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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행간에 비친 주님 / 김재호


행간마다 저 깊은 곳에서 생수가 샘솟는다

엿새 동안 펼쳐진 좋았더라 좋았더라의 행진이 끝나고 그가 안도하며 긴 숨을 내쉬었을 때 시간의 동선에서 비켜선 선자의 낯익은 생각들이 상처
위에 앉은 수포처럼 증식되는 무수한 무중력의

밤하늘 별을 보며 올려드리던 기도는 유성처럼 스러져 가는데 화해의 손을 내밀던 날의 빛은 외마디 비명 같은 꼬리 남기며 사라지고 포도원을
서성이던 가슴엔 시작도 끝도 여반장이라 기포처럼 선명하게 흩어지는

향방을 모르기는 바람뿐 아니다 그가 동하면 서요 서하면 동이라 허물은 부스러기라도 벗어내야 하고 용서는 티끌이라도 탓하지 않으니 봄을 맞아
제 몸을 터뜨려 순례를 시작하듯 짓누르는 무게의 침묵을 벗으라 얍복 나루에서 환도뼈 꺾이리니

가죽옷을 짓고 무화과 잎으로 가린다고 덮이랴 유리 천정 위에 서면 수치가 드러나리니 오호, 통재라! 신이여 나의 허물을 용서하소서 고백의
수직 물관을 당겨 거북등 같은 허물을 채우리니 한 생을 부리며 허세로 휘적이던 때 묻은 옷자락을 그의 강가에 벗어내려 하네

포도원 문 열고 들어선 별이 기억의 지층을 씻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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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이은심/ 종탑이 있는 마을

[우수상]

정범석/ 갯벌
오정순/ 어머니와 지우개
장헌권/ 어머니의 기도
최인경/ 생강 사람
곽홍란/ 겨울나무
강서경/ 당신
김희숙/ 바닥을 향한 시
이동주/ 매화
김은숙/ 올리브나무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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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문경새재에 갔다 / 최형만

 

조령에 서면 옛사람이 보인다

도포자락 너풀대던 선비도

봇짐 진 그림자도 서둘러 넘어가는 곳

억새풀 움켜쥔 돌길을 따라 걷다가

멀어지면 처음처럼 돌아본다

모가지가 얼어붙는 계절에 섰어도

새재의 풀포기는 피고 지고 또 피는 걸까

재를 넘어간 소식 없는 안부에

숨소리는 몇 갑자가 지나서야 돌아왔다

빛이 다녀간 길마다 들숨을 품고

벗겨진 무늬엔 그 밤의 별빛만 총총

하늘재는 몇 개의 계절을 이고 살았는지

구릉의 말은 물처럼 흐른다

젖은 날숨이 바닥으로 기울 때마다

마른 결기로 흩어지는 청운靑雲의 이름

궁리를 다한 숨도 비껴섰을까

풋내 나는 흙내를 끌어안고

새처럼 휘어간 새재의 후예들

허기진 등골에 그을린 바람을 읽는다

기쁜 소식 죄다 달빛에 숨겨 놓고

천 길 바깥까지 걸어간 사람들

풋눈에 엎드려 문희*聞喜를 적어보면

고개는 그늘의 울음까지 기억하는지

한 시대가 문경聞慶을 불러온다

, 나는 호시절에 맨발로 왔구나

 

*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는 문경의 옛 지명으로 과거길과 관련 있다

 

 

 

 

 

[우수상] 문경새재, 멧발이 펼쳐지고 / 박봉철

 

 

험준한 길이라 새도 쉬어가게 하는

길마루에 젖어 고루한 고개처럼 유곡일까

깎아지른 벼랑의 이력들이 제 몫을 품은 채였다

 

숨 가쁘게 올라온 축성이 요충지가 되고

새재 곳곳 종일 수런대는 날갯짓, 새의 문자로 기록하는지

길목 몸피 마디마디 출렁이는,

이름 모를 나그네의 족적足跡이 선명하다

 

골골샅샅이 요충지로 이어가고

눈빗질에 목울대 곧추세우고

당당하게 사수하고 버티고 선

물오른 산줄기, 그 멧발이 펼쳐지네

 

녹음으로 짙게 물들이는

계절 초입 무성한 생각들이

늘 관문의 갑옷자락으로 휘날린다

 

한참을 걸어서

낮새껏 넘어가던, 너울가지 새재

철마를 타고 잊혀가는

한적한 발자취, 겅중겅중 달아나고

 

몸피에 그을린 너른 돌비석들, 즐비하고

저기 쭉 물레걸음하는 긴 관문,

총총 흙길로 뻗은, 문경새재는

고스란히 불그레한 역동域動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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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의 빛 / 손석만

 

 

1

새벽 등대 빛은 운석의 속도로 마중을 간다 밤새 지친 배들을 향하여,

극의 좌표로, 돌아온 어제의 노을은, 레일을 타고와 만선이 풀어놓은 아침 부두에 어슬렁거린다

날름거리는 바다의 혀 속에서 건져 올린 갈치는 아침빛을 자른다

 

사람들은 심심하지 않을 때까지 바다를 담아 주문을 외운다 어떤 사람은 카멜레온처럼 바다를 사냥한다

 

갈매기가 안개를 밀치고 기웃거린다

 

2

빌딩이나 등대의 빛은 같은 질량이나 소음이 다르다 등대는 홀로 거리에 서 있고,

빌딩은 도시의 바다에 빛을 마구 뿌린다 바다속 플랑크톤을 먹기 위해 몰려드는 물고기처럼, 사람들은 빛 속으로 살기 위해, 죽도록 살도록 죽도록 몰려다닌다

 

등대의 빛으로는 만선이 들어온다 속에는 빌딩 속사람들처럼 바다가 네모로 쌓여있다

 

네모에서 갇힌 사람들, 냉동인간이 아니고 살아서 바다 속 멸치처럼 떼거리로 지하철 해초사이를 헤엄친다

걸리적거리는 것이 있으면 바다를 주문하여 오린다

 

항구와 바다, 수평선은 한통속이다 등대가 바라보는 시각에서, 물컵 안 수평선 아래에도 항구와 바다가 있다

 

사람들은 등대를 치켜들고 부라보를 외친다 항구를 마시면서 바다같은 소음을 밀어낸다

이 모두가 바다가 생산한 비린내에서 시작되었다 등대가 보는 앞에서

 

 

 

제9회 등대문학상, 대상에 손석만 작가 ‘등대의 빛’ 선정 - 울산제일일보

2021년도 ‘제9회 등대문학상 공모전’에서 손석만의 시 ‘등대의 빛’이 대상으로 선정됐다. 최우수상은 수필 부문에서 지영미의 ‘해무’와 소설 부문에서 신수나의 ‘메르쿠리우스의 달’이

www.uj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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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잣거리, 노부부의 사랑 / 이재곤

 

 

짧아진 가을 해

뉘엿뉘엿 서산에 숨어들고

땅거미 어둠 품으며 내려앉으니

온종일 분주하던 저잣거리는

좌판을 거두고 철시를 서두른다

 

기억자 허리 억지로 반쯤 펴며

통증을 뿜어내는 할머니 신호에

즐비하게 주차된 자동차 사이로

웅크린 채 기다리던 리어카는

지나치며 건네는 뾰족한 시선에 멍들어

싱싱함을 부끄러움과 좌절로 맞바꾼 물건들을 싣는다

 

소박한 방석 하나에

황제의 가마가 부럽지 않은 듯

그제야 두 다리를 펴보면서 안도하는

할머니를 리어카 뒷자리에 태우고

오가는 인파 속에 묻혀가는 할아버지

 

그 뒷모습 따라가는 그림자에

고된 일상 한 줌 고스란히 흘리며

어둠 밀어내는 가로등 아래로

따스함과 쓸쓸함이 숙연히 깃든다

 

 

 

 

 

[당선소감] “진솔함으로 참된 글을 지어가겠습니다

 

! 내게도 이런 행운이 오게 될 줄이야 상상도 못했습니다. 가슴 쿵쾅거리며 심박동이 빨라지는 기쁨으로 마치 먼 남의 얘기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나이 들어 은퇴를 하고 이제 그만 좀 쉬어야 한다는 말들이 처음에는 큰 위로로 들렸지만 6개월, 일 년이 지나면서 삶은 메말라지고 무의미한 일상의 반복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글쓰기였는데, 어느 날 문득 취미로 쓴 글이지만 세상에 내보이고 싶어져, 수없는 망설임 끝에 용기를 내어 이번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광은 더 겸손함으로 진솔한 글을 짓기 위해 성찰과 정진하라는 뜻으로 여기고, 앞으로도 독자가 보다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가치와 신념으로 창작에 몰입할 생각입니다.

 

행복한 즐거움으로 가슴 벅찬 기쁨과 함께 새로운 무게감을 느끼며, 지금까지와는 달리 더 세련되고 엄격한 기준으로 자신의 평가 잣대를 설정하는 것에도 소홀하지 않겠습니다.

 

겨울추위까지 동반한 채 코로나19 보릿고개를 건너고 있는 분들과 함께, 머지않아 마주할 터널 끝의 봄과 희망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이 나이에 신인이라는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당선작으로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그리고 지속적인 문화사업으로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신 동양일보와 관계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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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신실한 설렘과 삶의 성찰 돋보여

 

28회 신인문학상 공모에 응모한 작품들 중에서 선자에게 넘겨준 작품(387)을 숙독하면서 느낀 점은 난해하거나 미숙한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서 그래도 성숙한 작품들이 다수 눈에 띄어서 다행이었다.

 

끝까지 선자의 손에 남아 우열을 겨룬 작품으로 김난수의 봉안담과 최현숙의 바다에 비가 옵니다그리고, 이재곤의 저잣거리, 노부부의 사랑이란 시이다.

 

김난수의 봉안담이라는 시에서 영평사 야외 납골당 황련궁 222이곳은 내가 죽어서 들어갈 나의 봉안담, “내 죽음의 집이다면서 처음 살림집 장만했을 때보다 더 설레어 아무나 붙잡고자랑하고 싶었다면서 납골당을 장만했을 때 새벽 내내 안주가 되었고사람들은 집들이를 서둘러 하라고 난리였다라면서 당장 날 잡자는 말에 있는 돈 없는 돈풀어 술부터 샀다. 황련궁 벤치에 앉아 돌들과 구절초들과 모과나무에게 눈인사를 나눈다며 내가 들어오면 심심치 않게 놀아 달라고 당부하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최현숙의 바다에 비가 옵니다란 시에서 바다에 비가 오면 바다가 물배를 채웁나다포구에 줄줄이 매달린 어선들과 갈매기호들을 바라보며 바다가 뻐끔뻐끔 물배를 채웁나다라면서 우리 어머니도 육남매를 낳아 키우느라바다처럼 삶의 허기로 배를 채우셨다며 그뿐만 아니라 십 리쯤 걸어야 하루 다섯 번 오가는 버스길을 이고지고 오르내린 어머니의 길” “코빼기도 뵈지 않는 자식들이 있어 처마 밑에 주렁주렁 매달린 곶감만 속이 말라간다.”며 모정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엿보이고 있다.

 

이재곤의 저잣거리, 노부부의 사랑이란 시에서 짧아진 가을 해뉘엿뉘엿 서산에 숨어들고 온종일 분주하던 저잣거리는 좌판을 거두고 철시를 서두른다.”기억 자 허리 억지로 반쯤 펴며 통증을 뿜어내는 할머니 신호에 웅크린 채 기다리던 리어카는소박한 방석 하나에 황제의 가마가 부끄럽지 않은 듯두 다리를 펴 보면서 안도하는 할머니를 리어카 뒷자리에 태우고오가는 인파 속에 묻혀가는 할아버지의 그 뒷모습 따라가는 그림자에 고된 일상 한 줌 고스란히 흘리며어둠을 밀어내는 가로등 아래로 따스함과 쓸쓸함이 숙연하게깃든다고 하였다

 

저잣거리 노부부의 삶 속에서 사랑과 설렘이 번져나고 있다. 늦가을 삶의 구체적 모습 속에서 신실한 설렘과 삶의 성찰이 돋보인다. 이재곤의 저잣거리, 노부부의 사랑을 당선작으로 내놓는다. 더욱 정진하여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정연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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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 외 1/ 홍서연

 

 

십이월,

마른 나뭇가지 위에 어미 새가 집을 짓는다

앙상한 바람 사이로

고집멸도의 지푸라기를 얹는다

하루 사흘 그리고 며칠,

바닥에서 퍼드덕거리는 아기 개똥지빠귀

모닥불이 훨훨 타고 있었다

휘이 휘이, 여린 휘파람 소리

나지막이 저 먼 치서 들리는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겨울 잎새 하나, 와불 와불 굴러다닌다.

 

 

 

 

맛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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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너머

 

 

식물의 뿌리가 아래로 자라는 것처럼

폭포가 너의 우듬지를 때리는 것처럼

 

생활 밖으로 뻗어가는 중력은

어둠의 적막으로 향하는 것만은 아니지

 

세수를 하고 집을 나설 때마다

벽이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지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할 때마다

벽은 조금씩 조금씩 부풀어 오르지

 

멀어지는 사랑만큼 벽 따라 골은 파이고

몸을 밀어 넣을수록 자라나는 욕망은 휘어지고

 

깊고 깊은 밥을 배부르게 먹고

달고 맛있는 잠을 늘어지게 잡니다

 

속눈썹을 붙이고 아이라인을 짙게 그리고 속옷을 고를 때마다

별똥별이 어릴 적 뒷산으로 몸을 누인다

 

보라매가 지상의 먹이를 향하여 수직으로 하강하듯이

떨어지는 소행성의 조각들, 타닥타닥 빛으로 떨어지고

 

접혔다 펴지는 굽은 가로등, 그리하여 환한 저녁이여

평범한 일상이 외출이 되는 중력 너머

 

흡사 다족류 우주인의 발처럼

한 발 두 발 밀어내면 낼수록 가까워지는,

 
 
 

한국불교신문 2022 신춘문예 시 당선작 - 한국불교신문

수미산 외 1편 홍서연십이월,마른 나뭇가지 위에 어미 새가 집을 짓는다앙상한 바람 사이로고집멸도의 지푸라기를 얹는다하루 사흘 그리고 며칠,바닥에서 퍼드덕거리는 아기 개똥지빠귀모닥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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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 / 이영미

헤엄쳐서라도 뭍 너머 섬과 섬 건널 만큼

눌러도 솟구치는 바람, 비늘로 덮을 만큼

거대해져라 주문을 걸었으나

제 살 태워 얻은 것이 겨우 나무 몸뚱이라

삼켜 채웠던 비릿한 한 살이, 게워낸 텅 빈속

뼈대 긁어 귀 열라 들려주는 붉은 속울음

티끌 걷어내려 아가미 시리도록 울어 보는 것인데

바당보름 불어 건져올린 심해의 말씀

눈 푸른 운수납자 깨워 풀어가는 님 앞에서

더 갖지 못해 속 끓이던 욕심 들킨 양

미안하오 미안하오, 오래된 기약만 되뇌며

늙었으나 견고한 결 주름 매 만지던 봄날

화암사 우화루 마당이 그토록 환했던 이유는

오색 옷 한 벌 걸치지 못했어도 잠 못 들며

꽃비 나긋이 바라보던 님의 그 눈빛 때문

 
 
 

28회 지용 신인문학상 이영미 ‘목어’ 선정 - 동양일보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28회 지용신인문학상에 이영미(57·청주시 서원구)씨의 ‘목어’가 선정됐다.12일 옥천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김재종 옥천군수,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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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보리굴비 / 박찬희

 

 

깊은 곳, 동안거에 들 날이 가까워지면 옆구리가 가려웠다

수년을 가로거침 없던 길 없는 길이 아른거리기만 하고

바싹 말라버린 감정이 압착된 채 눌어붙어 겉보리 색깔이다

 

꼬아 내린 새끼줄이 미명을 건져 올리는 때마다

조금씩 빠져나가는 기억, 잊은 물질의 기법을 유추해

켜켜이 돋워 꿰면 아가미에서 배어 나오는 소금기

바람이 낙관을 찍고 갈 때마다 입술이 들썩거리고

항아리 깊은 속에서 오장육부를 비워내면

아가미를 통해 내통하는 바다와 육지

 

숨이 찬 시절이 건조되는 동안

주둥이부터 꼬리까지 흘러 빠져나가는 너울

아무도 들어보지 못한 음께를 바람이 변주하면

뭉툭하던 허리를 조여 맨 상처가 껍데기에서 바삭거린다

 

잠이 깰 때 아무 느낌이 없게 될지도 모르는 귓속말을

차곡차곡 채우면

봄 건너 가을에 이른 연록의 찻잎이 움 트는 게 보이고

긴 호흡으로 너른 바다를 마시고 뱉던 간절기의 촉감이

비워낸 속에 사분사분 채워진다

 

무뚝뚝한 등대의 시선이 흘리고 간 은빛 주단 위를

미끈하게 흐르다 누워 동경했던 뭍을

응달을 비집고 든 볕에 기대어 다시 찍어내는

데칼코마니

오랜 기억이 바람에 말라가면

허공에 박제되는 바다의 냄새

 

동안거를 마친 날엔 점점이 찢겨도 좋다며

그만큼 찢긴 바다가 청보리밭을 덮는

그 하나로 가뿐해지는 몸이

시간의 변곡점 속으로 너끈히 헤엄쳐 간다

 

 

 

 

 

 

 

 

제16회《바다문학상》 대상에 박찬희씨 ‘보리굴비’

제16회 바다문학상 대상에 박찬희 씨의 시 ‘보리굴비’가 선정됐다. 본상에는 김원순 씨의 수필‘화두話頭, 혹등고래가 풀다’가 뽑혔다. 전북지역에 거주하고 해양문학 발전에 힘쓴 공로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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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사는 4명의 합동시집 ‘시골시인-J’ 출간 - 제주도민일보

“섬을 떠나 살아 본 적이 없다. 바람이 지나간 곳은 언제나 시가 있다. 바람이 닿는 곳곳은 내 생의 바다가 된다. 한 줌 바람으로도 시를 쓸 수 있다. 가장 외로운 곳에서 쓰는 시를 제주라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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