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회 신인문학상 공모에 응모한 작품들 중에서 선자에게 넘겨준 작품(387편)을 숙독하면서 느낀 점은 난해하거나 미숙한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서 그래도 성숙한 작품들이 다수 눈에 띄어서 다행이었다.
끝까지 선자의 손에 남아 우열을 겨룬 작품으로 김난수의 ‘봉안담’과 최현숙의 ‘바다에 비가 옵니다’ 그리고, 이재곤의 ‘저잣거리, 노부부의 사랑’이란 시이다.
김난수의 ‘봉안담’이라는 시에서 “영평사 야외 납골당 황련궁 2열 22호” 이곳은 내가 죽어서 들어갈 나의 봉안담, “내 죽음의 집이다”면서 “처음 살림집 장만했을 때보다 더 설레어 아무나 붙잡고” 자랑하고 싶었다면서 납골당을 장만했을 때 “새벽 내내 안주가 되었고” 사람들은 “집들이를 서둘러 하라고 난리였다”라면서 당장 날 잡자는 말에 “있는 돈 없는 돈” 풀어 술부터 샀다. 황련궁 벤치에 앉아 돌들과 구절초들과 모과나무에게 “눈인사를 나눈다며 ”내가 들어오면 심심치 않게 놀아 달라“고 당부하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최현숙의 ‘바다에 비가 옵니다’란 시에서 바다에 비가 오면 “바다가 물배를 채웁나다” 포구에 줄줄이 매달린 어선들과 갈매기호들을 바라보며 “바다가 뻐끔뻐끔 물배를 채웁나다”라면서 우리 “어머니도 육남매를 낳아 키우느라” 바다처럼 삶의 허기로 배를 채우셨다”며 그뿐만 아니라 ”십 리쯤 걸어야 하루 다섯 번 오가는 버스길을 “이고지고 오르내린 어머니의 길” “코빼기도 뵈지 않는 자식들이 있어 처마 밑에 주렁주렁 매달린 곶감만 속이 말라간다.”며 모정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엿보이고 있다.
이재곤의 ‘저잣거리, 노부부의 사랑’이란 시에서 “짧아진 가을 해” 뉘엿뉘엿 서산에 숨어들고 “온종일 분주하던 저잣거리는 좌판을 거두고 철시를 서두른다.”기억 자 허리 억지로 반쯤 펴며 “통증을 뿜어내는 할머니 신호에 웅크린 채 기다리던 리어카는” 소박한 방석 하나에 “황제의 가마가 부끄럽지 않은 듯” 두 다리를 펴 보면서 안도하는 할머니를 리어카 뒷자리에 태우고” 오가는 인파 속에 묻혀가는 할아버지의 “그 뒷모습 따라가는 그림자에 고된 일상 한 줌 고스란히 흘리며”어둠을 밀어내는 가로등 아래로 “따스함과 쓸쓸함이 숙연하게” 깃든다고 하였다
저잣거리 노부부의 삶 속에서 사랑과 설렘이 번져나고 있다. 늦가을 삶의 구체적 모습 속에서 신실한 설렘과 삶의 성찰이 돋보인다. 이재곤의 ‘저잣거리, 노부부의 사랑’을 당선작으로 내놓는다. 더욱 정진하여 대성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