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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연변일보]2009년 해란강문학상 CJ 문학상 시상식 연길서

 

 

2009년 해란강문학상 CJ 문학상 시상식 연길서
(2010-1-24 18: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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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2일,  연변일보사 조선문편집부에서 주최하고 한국 CJ그룹 중국본사에서 후원한 해란강문학상, CJ 문학상 시상식이 백산호텔에서 열렸다.

김현순의 시 “벌써 사십대(외3수)”와 김인덕의 수필 “가을려행”, 권중철의 수필 “아, 넋과 얼의 놀이여”가 나란히 2009년 해란강문학상을 수상했고 CJ문학상(상금 만원)에는 류일복의 수필 “그 작은 산과 큰 산의 계곡”이 수상했다.

김인덕의 수필 “가을려행”은 천자만홍을 이룬 생명의 꽃들에 대한 다문화주의적인 시각을, 권중철의 수필 “아, 넋과 얼의 놀이여”는 장구, 꽹과리, 북과  징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지는 사물놀이의 미학을, 김현순의 시 “벌써 40대(외3수)”는 덧없는 인생에 대한 상실감과 회한 그리고 인생무상의 주제를 무겁게 다루었고 CJ문학상 수상작 “그 작은 산과 큰 산의 계곡”은 장애자 아버지에게서 받은 귀중한 생명과 그 가치에 대한 리해가 철학적이다.  

이날 시상식에는 연변문련과 연변작가협회를 비롯한 문화(민간)단체들과 연길시안의 부분적인 원로작가, 소설가, 녀류수필가 그리고 본사 임직원들이 참가하였다.

최국철기자

조선족문학발전에 기여할터
(2010-1-28 15:23:37)


오늘 CJ를 대표하여 해란강 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하게 된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먼저 이 뜻깊은 자리를 빌어 오늘 수상하신 모든분들께 축하의 마음을 전해드리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문화사업을 위하여 십여년간 초심으로 문학상을 주최해오신 연변일보사에 존경의 마음을 표하는바입니다.

저희 CJ가 문학상을 협찬해온지도 17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1993년 연변땅에서 조선족 문화사업에 대한 협찬을 계기로 CJ그룹도 중국사업을 진출을 시작하게 되였고 십여년간 문학상과 함께 중국에서 성장해왔습니다.

CJ문학상은 17년의 발전으로 현재 조선족 문화분야에서 문학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자신만의 영향력을 과시할수 있는 문학상으로 성장하게 되였으며 저희 CJ도 꾸준한 노력으로 중국시장에서 많은 성과를 이룩하였습니다. 조선족들이 잘 알고 계시는 소고기다시다뿐만아니라 중국소비자를 타켓(대상)으로 출시한 닭고기다시다도 업계의 경쟁속에서 우뚝 서게 되였습니다.

2009년 저희 CJ계정 다시다는 북경시장에서 30% 이상의 시장점유률로 확고한 2위 위상을 구축하게 되였으며 매년 4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있습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2009년에 저희는 카레, 선미즙, 계분 다시다와 같은 훌륭한 신제품을 출시하였으며 한단계 더 높은 성공에 도전하고있습니다.





해란강 문학상은 연변일보의 오랜전통을 자랑하는 문학상입니다.그래서 해란강 문학상, CJ문학상은 더 진한 정과 더 깊은 뜻이 배여있는 축제인듯합니다.

“한사람의 꿈은 꿈으로 끝나지만 만인의 꿈은 현실로 실현된다”는 명언이 있는데 지금까지 조선족들은 중국에서 민족의 자부감을 안고 발전해왔습니다.  중국에서 민족문화가 더 빛날수 있고 영원토록 후세에 전해가는 일이 꿈만은 아닐것입니다. 이런 꿈을 실현하는 과정에 저희 CJ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09년 저희 CJ계정 다시다는 북경시장에서 30% 이상의 시장점유률로 확고한 2위 위상을 구축하게 되였으며 매년 4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있습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2009년에 저희는 카레, 선미즙, 계분 다시다와 같은 훌륭한 신제품을 출시하였으며 한단계 더 높은 성공에 도전하고있습니다.

해란강 문학상은 연변일보의 오랜전통을 자랑하는 문학상입니다.그래서 해란강 문학상, CJ문학상은 더 진한 정과 더 깊은 뜻이 배여있는 축제인듯합니다.

“한사람의 꿈은 꿈으로 끝나지만 만인의 꿈은 현실로 실현된다”는 명언이 있는데 지금까지 조선족들은 중국에서 민족의 자부감을 안고 발전해왔습니다.  중국에서 민족문화가 더 빛날수 있고 영원토록 후세에 전해가는 일이 꿈만은 아닐것입니다. 이런 꿈을 실현하는 과정에 저희 CJ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09년 연변일보《CJ문학상》,《해란강문학상》심사평

다문화주의 시각과 겨레 얼에 대한 례찬
(2010-1-28 15:26:31)

김호웅(연변대학교 교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CJ문학상”수상작으로 류일복의 수필“희망, 그 작은 산과 큰 산의 계곡”, “해란강문학상”으로 김인덕의 수필“가을여행”, 김현순의 시“벌써 40대”(외 3수), 권중철의 수필“아, 넋과 얼의 놀이여”를 선정하였다.

수상작품들은 다문화주의 시각으로 의미 있는 소재들을 찾아 생명을 주신 어버이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 으며 작은 생명들과 그 각양각색 삶에 대한 존재가치를 확인하고 으며 우리 민중예술의 무궁무진한 매력을 노래하고 다.

류일복의 수필“희망, 그 작은 산과 큰 산의 계곡”은 우리에게 소중한 생명을 준 어버이에 대한 효성을 깊이 있게 다루고 다. 작자의 아버지는 벙어리인데다가 평생 어머니와 싸우고 술주정을 부렸다. 세 자식을 낳아 키웠지만 동물원 구경 한번, 백화구경 한번 시켜주지 못했다. 자식들은 오히려 아버지 때문에 “병신 새끼”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작자는 자식을 낳아 아버지가 된 이 시점에서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그 무엇보다 값진 생명을 주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초년고생은 금 주고도 못 산다고 이렇게 아버지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기때문에 오히려 강인의 의지를 키워나갈수 있었고 세 형제가 서로 아끼고 사랑하면서 자수성가할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이 작품이 수많은 렬녀, 효자의 이야기보다 더 진한 감동을 주는 까닭은 바로 불구자 아버지에게서 받은 귀중한 생명과 그 가치에 대한 깊은 리해에 있다고 하겠다.

김인덕의 수필“가을여행”은 천태만상, 천자만홍을 이룬 생명의 꽃들에 대한 작자의 다문화주의 시각을 보여준다. 다문화주의란 “다름”과 “평등”이라는 가치의 조화를 추구한다. 진정한 다문화사회는 “다름”을 리유로 차별화하지 않으며 “평등”을 리유로 동화를 강요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사회구성원 각자의 개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되 평등한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사회를 말한다. 이 작품을 보면, 휴일이라 가을산행을 떠나는 작자는 각양각색의 옷차림을 한 길손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드리고 맑고 야무진 울음을 우는 매미에게도, 언제나 바쁜 다람쥐에게도, 가을꽃을 찾아 나풀나풀 날아가는 나비에게도, 지천에 널려있는 여름꽃과 가을꽃에도 정겨운 인사를 건넨다. 다람쥐나 나비는 사는 모습이 다르지만 서로를 부러워하거나 시비의 눈총을 보내지 않는다고 했고 여름꽃과 가을꽃은 서로 저만치 거리를 두고 피였으니 서로 얼굴을 붉힐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천(千)의 얼굴 가을모습에서 서로 다른 것에 대해 겸양하는 모습을 배운다”고 했다. 산행에 오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볼수 있는 인간과 자연의 꽃물결속에서 참신한 주제를 발굴하고 깊이있게 의론을 전개하고있다는데 이 작품의 가치와 묘미가 있다.

권중철의 수필“아, 넋과 얼의 놀이여”는 장구, 꽹과리, 북과 징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지는 사물놀이의 미학을 풀이하고있다. 우리 민족은 락천적인 민족이다. 이 작품은 정한(情恨)과 신명(神明)은 동전의 량면처럼 우리 민족의 기질과 정서의 특징을 이룬다고 하면서 가슴에 서린 한을 흥겨운 사물놀이로 풀어내는 우리 민족의 총명과 슬기를 노래했다. 또한 장구와 북은 음(陰)이요, 꽹과리와 징은 양(陽)이며, 그 중간에 서있는게 바로 인간이라고 하면서 사물놀이에 깃들어있는 음양의 원리, 천지인(天地人),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사상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김현순의《벌써 40대》(외 3수)는 덧없는 인생에 대한 상실감과 회한(悔恨), 그리고 인생무상의 주제를 다루었으되 요즘 서민들의 고달픈 삶과 사그라지지 않은 우리 민족의 풋풋한 인심과 어우러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준다. 특히“처가집”은 담시(譚詩) 풍(風)의 구순한 이야기에 해학과 유머가 들먹어져 있어 한결 맛을 돋우어준다.

모두의 수상을 축하한다.

2010년 1월 15일

싸우고 술주정을 부렸다. 세 자식을 낳아 키웠지만 동물원 구경 한번, 백화구경 한번 시켜주지 못했다. 자식들은 오히려 아버지 때문에 “병신 새끼”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작자는 자식을 낳아 아버지가 된 이 시점에서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그 무엇보다 값진 생명을 주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초년고생은 금 주고도 못 산다고 이렇게 아버지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기때문에 오히려 강인의 의지를 키워나갈수 있었고 세 형제가 서로 아끼고 사랑하면서 자수성가할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이 작품이 수많은 렬녀, 효자의 이야기보다 더 진한 감동을 주는 까닭은 바로 불구자 아버지에게서 받은 귀중한 생명과 그 가치에 대한 깊은 리해에 있다고 하겠다.

김인덕의 수필“가을여행”은 천태만상, 천자만홍을 이룬 생명의 꽃들에 대한 작자의 다문화주의 시각을 보여준다. 다문화주의란 “다름”과 “평등”이라는 가치의 조화를 추구한다. 진정한 다문화사회는 “다름”을 리유로 차별화하지 않으며 “평등”을 리유로 동화를 강요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사회구성원 각자의 개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되 평등한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사회를 말한다. 이 작품을 보면, 휴일이라 가을산행을 떠나는 작자는 각양각색의 옷차림을 한 길손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드리고 맑고 야무진 울음을 우는 매미에게도, 언제나 바쁜 다람쥐에게도, 가을꽃을 찾아 나풀나풀 날아가는 나비에게도, 지천에 널려있는 여름꽃과 가을꽃에도 정겨운 인사를 건넨다. 다람쥐나 나비는 사는 모습이 다르지만 서로를 부러워하거나 시비의 눈총을 보내지 않는다고 했고 여름꽃과 가을꽃은 서로 저만치 거리를 두고 피였으니 서로 얼굴을 붉힐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천(千)의 얼굴 가을모습에서 서로 다른 것에 대해 겸양하는 모습을 배운다”고 했다. 산행에 오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볼수 있는 인간과 자연의 꽃물결속에서 참신한 주제를 발굴하고 깊이있게 의론을 전개하고있다는데 이 작품의 가치와 묘미가 있다.

권중철의 수필“아, 넋과 얼의 놀이여”는 장구, 꽹과리, 북과 징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지는 사물놀이의 미학을 풀이하고있다. 우리 민족은 락천적인 민족이다. 이 작품은 정한(情恨)과 신명(神明)은 동전의 량면처럼 우리 민족의 기질과 정서의 특징을 이룬다고 하면서 가슴에 서린 한을 흥겨운 사물놀이로 풀어내는 우리 민족의 총명과 슬기를 노래했다. 또한 장구와 북은 음(陰)이요, 꽹과리와 징은 양(陽)이며, 그 중간에 서있는게 바로 인간이라고 하면서 사물놀이에 깃들어있는 음양의 원리, 천지인(天地人),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사상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김현순의《벌써 40대》(외 3수)는 덧없는 인생에 대한 상실감과 회한(悔恨), 그리고 인생무상의 주제를 다루었으되 요즘 서민들의 고달픈 삶과 사그라지지 않은 우리 민족의 풋풋한 인심과 어우러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준다. 특히“처가집”은 담시(譚詩) 풍(風)의 구순한 이야기에 해학과 유머가 들먹어져 있어 한결 맛을 돋우어준다.

모두의 수상을 축하한다.

2010년 1월 15일

 

저만의 독실한 향수를 위해
(2010-1-28 15:22:41)
 


—류일복


우선 이번 상을 기획하고 뽑아주신 연변일보사 편집선생님들과 CJ회사 관계자분들 그리고 심사위원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연변일보와의 인연이 깊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글쓰기 시작한지 어느덧 20여년이 되였고 그 과정에 연변일보는 저를 글쓰기열성자로부터 통신원, 문학인으로 키워주었습니다. 오늘은 고무와 위안으로 미숙한 저의 수필 작품에도 불구하고 큰 상을 준  같습니다. 정말이지 많은 문학작품을 발표하여도 큰 문학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더 나은 삶의 영위를 위하여 타향땅으로 가출했지만 한동안 힘들고 소외를 느끼면서 필을 접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슬픔과 고뇌와 외로움, 이 모든것을 문학이 따뜻이 품어주고 무마해준다는 한 방법을 찾으면서 다시 컴퓨터에 마주 앉아 넋두리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환절기때마다 똑같이 아픈 가출자처럼 자꾸  글을 짓습니다. 그것이 한 치유방법이라면 앞으로도 누가 보든 말든 저만의 독실한 향수를 위해 문학의 고행길을 걸을것입니다.

려행에서 얻은것…
(2010-1-28 15:21:56)


음력설전야에 《연변일보》 해란강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여 감회가 깊습니다.

시, 논픽션 등 문학장르에서 여러번 수상하였지만 수필로 문학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문학의 깊이도 모른채 종사한 직업상 겁도 없이 이런저런 문학장르의 글을 써왔습니다. 문화관에 근무하면서 무대작품을 위주로 가사나 소품을 썼고 방송국 문학부에 근무하면서 업무상 또 라지오방송드라마를 썼습니다. 몇년전부터는 주문련 《예술세계》에 근무하면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예술인들을 취재하면서 논픽션쓰기에 달라붙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출판사에서 시와, 수필을 주로 책임지고 편집하다보니 수필을 쓰게 된것입니다.

어떠한 문학작품을 쓰든지 모두 고역이 아닐수 없습니다. 하루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르고 이것저것 쓰던 와중에 이제는 한두가지 문학장르에 초점을 맞추고 문학창작에 정진하리라는 주위의 권고가 있던차 이번 수상의 의미는 클수밖에 없습니다. 수필을 찾아 떠난 려정에 뜻하지 않게 안겨준 해란강문학상이 앞으로 제 문학의 길에 든든한 리정표역할을 해주는 심상(心像)이 될것입니다.

민족의 넋과 얼에 이 상을…
(2010-1-28 15:19:01)
 


—권중철


뜻밖의 수상소식을 접하고나니 얼마간 심사숙고해졌습니다. 왜냐하면 확실이 수상할만한 작품을 창작하였는가 하는 우려의 마음이여서 그 작품과 그 작품을 창작할 때의 창작자세를 돌아다보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문학창작을 하는 과정에 다른 장르의 작품들과 함께 수필작품도 적잖게 창작하여왔습니다. 하여 또한 수상도 두루 하여왔습니다. 하지만 수필문학상으로서는 이번이 딱 두번째로 되는 수상이니 우려의 마음을 감출수가 없습니다.

한 문학도로서 문학창작이라는 오솔길과 구렁텅이에 푹 빠져서 한생을 걸고 살아온 길도 돌아다보면 퍽 멀고도 멉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괜찮다고 여겨지는 온전한 작품 한편 창작하지 못하였으니 정말 자기로서 자기가 부끄럽습니다. 하여 이 작품의 수상을 작중에서 말하였지만 “흥겹고 즐거운 놀이를 놀줄을 알고 또한 신명나게 놀뿐만아니라 멋진 놀이문화를 만들고 그속에서 성수나게 노는” 우리 민족의 얼과 넋에 돌리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민족 문화의 발전을 힘껏 밀어주시는 한국 “CJ그룹” 북경본사 임직원들에게 머리 숙여 고마움을 표합니다.

재충전의 계기
(2010-1-28 15:18:09)
 


—김현순


젊음의 열기에 술과 담배와 사업과 한데 어우러져 딩굴며 싸우며 밤을 패다가 새벽녘 쪽잠에서 깨여나보고 깜작 놀랐습니다. 어느덧 벌써 사십대가 되였더라구요. 성숙이라는 대명사가 내 몸과 마음을 억누르고있었습니다.

    시인이 되여보겠다고 심신을 불태우던 이십대 언덕의 들국화가 그립습니다. 들국화 한송이 꺾어들고 사랑에 빠져있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시골중학교 교원으로부터 연변인민출판사에 전근되여온후 16년간 아동문학편집사업에 종사하면서 시인이 되여보겠다는 꿈을 꾸었고 그 꿈은  추운 겨울날 따스한 난로같이 시종 저의 얼어드는 마음을 녹여주고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꿈의 실천, 그 길은 너무나도 멀고 험하지만 성스러울수밖에 없습니다. 그 길따라 힘차게 자맥질하는 저에게 안겨준 해란강문학상은 거대한 칼로리가 되며 재충전의 계기가 되지 않았나 고맙게 생각하고있습니다.

    벌써 사십대, 생각이 깊어지는 계절입니다. 깊이 있는 삶을 회한없이 살도록 혼신을 불태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글쓴이 : 杜鵑花 원글보기
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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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동 골리앗 / 백상웅(금상)

내가 따뜻할 때
외곽부터 성에가 밀려온다
손톱 세워 창문을 긁는다
굴삭기 손 끝에 박혀 있다가
방 있던 자리 찾아 떨어져 나가는 유리조각들

굴삭기 몰고 한 채, 두 채
집을 무너뜨릴 때마다
사람들 이 악물고 망루를 높여갔다
그들이 미처 챙겨가지 못한 세간 위에
촘촘하게 박히는 별
창문 중심에 버틴 골리앗 크르킁
찬바람 끼고 일찍 잠든다
-너는 어느 나라의 하청을 받아
-피곤한 지역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냐
기울어진 전봇대와 부서진 처마 사이
변명처럼 흔들리는 재개발 찬성, 반대 현수막
내일은 꼭 쓰러트려야 한다
난로 위에서 주전자 쉭쉭, 가쁜 숨 몰아쉰다

-난로는 ......사람 있을 때만 따뜻한 것이야
-그만 좀 하세요.....네.네?
-바깥이 따듯해 질 때야 젖은 별이 흐른다
-골리앗 뒤척이며 붉은 녹을 털어내잖아
-내가, 나였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어

허물어진 동네 하얗게 질려간다
살기 위해, 누구든
죄 하나씩 짊어지고 사는 상도동

 

 

 

 

곰소 / 백상웅

 

여기는 곰소라고 해두자

전철 차장에 머리 눕히면

덜컥 얼룩지는 한강

소매로 훔치면 밀려오는 섬들

짠내가 물씬 묻어난다

고개 숙인다 늘, 뻐근한 가슴께

녹슨 경첩에 간혹 다가오는 마찰처럼

당신이나 나나 붉은 녹, 한 구석 쯤 지녔겠지만

출항 줄어든 항구에서는 해지는 습관만 길들였다

계절오면 곧 꽃지고

길에서 길 피겠지만

해지면 아직 영하의 바다

물 빠진 어전에는 빈 살만 남아

걸려도 걸려도 갯벌에 흙별뿐인 것을

안다 지금 습관은 철저히 단단해져 희망이 없는 시간

산은 푸른 색에 힘주고

바다는 항구에 폐선을 깁는다

그 쯤에서 눈 비비고 일어나면 전철의 한 구석

두 눈에 기웠던 곰소가 무겁게 떼어진다

나트륨 불빛 스치는 지하역 빠져나오면

발에 밟히는 정보지, 구겨진 구인

그러면 아직 꽃피지 않은 나무의 변명을 하면서

같은 이름으로 붉게 뭉친 어리굴젓마냥

 숙 푹 삭힌 독이 도시의 겨울을 지나간다

항아리 위에 꽃잎 떨어지고

염전을 눈두덩에 두어도 따갑지 않을 때가 오면

모른 척 지나가는 일 없이

여기는 곰소라고 해두자.

 

 

 

 

 

라면은 나쁘다 / 김영건(은상)

 


사람을 열불나게 한다.
라면은 글쎄, 촌놈들 형편을 몰라도 너무 몰라.

올해도 '金치'라며?
히죽히죽 웃음 이파리 흔드는 현대아파트 A동 1029호 金봉섭씨는
손바닥만한 시골밭뙈기에 앉아 시퍼렇게 눈에 불을 켠
배추를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서울 놈이다.

배추파동이니 무파동이니...,
한해 걸러 밭떼기를 갈아엎는 아버지에게 라면은
음식이 아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람이다.
일곱 남매도 모자라 바득바득 개돼지까지 먹여 살린
어머니는 아버지 몰래 찌든 가난도 오동통하게 삶아내셨지만
퍼질수록 양이 많아진다는 게 문제다.
집안을 말아먹고 나라마저 팔아먹을 놈이 틀림없다고
핏대 올리시는 아버지, 그러다가도 밥은 묵었나 하시는 당신
빚더미로 쌓아올린 우리 집 현대사를
부글부글 끓게 한다.

장독을 버린 김치가 냉장고 품에 안기자 할머니 돌아가셨고
일회용종이컵과 눈 맞은 라면이 뻥, 양은냄비 찌그러진 엉덩이를 걷어차자
냉큼 날 버렸다. 아내는

참 나쁘다. 장독을 버린 김치도 나쁘지만
김치냉장고에 안겨 껑충, 몸값을 올린 '金치'를 찾아
필시 짝짓기를 하는 라면은
정말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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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우流星雨에 젖은 날 / 최정진


 

유성우가 내린다하여 강변에 간다

아직은 저녁이어서

수면을 따라 걸으며 기다리는 밤

석양 앞세워 밀물 차 오르는 바다처럼

강도 만조를 꿈꾸는 걸까

수면이 상류를 향해 흐르고 있었다


뜨거운 숨 뿜으며 거꾸로 걷는 아줌마들

등이 아니라, 밤으로 가는 저녁 하늘처럼

짙어가는 표정 마주 보고 걷는다

맞닥뜨린다는 것은 본래

더 가까워질 거리가 남아있지 않을 때

터벅터벅 멀어질 일만 남을 때 아니었나

눈 마주치며 같은 방향을 향해 걸을 수 있다니

앞서 가는 아줌마 눈이 밤처럼 깊어지고

거꾸로 보면 느낌표 같은 그림자가

찰박찰박 흔들리다 내 발을 향해 차 오른다


한참을 걷다 거꾸로 흐르던 하류가

상류와 만나는 곳에서 멈춘다

차 오르던 밀물도 어디쯤에서 썰물과 만나

흰 물거품 일으키며

서로의 안부, 파도소리로 토닥였으리라

강변에 무리 이룬 억새

유성우를 기다리는 사람들 표정 잔잔하다

 

어느 쪽으로도 흐르지 않는 수면에서

송사리들이 물 밖으로 몸을 활시위처럼 당긴다

그녀가 내 밖으로 튀었을 때도

저렇게 반짝이는 것이 흘렀었나

오늘은 페르세우스자리에서 별들이

지상으로 튀는 날

만조의 별자리가 쏟은 눈물

우린 그것을 유성우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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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꽃 사연 / 변삼학(은상)


산간 다락 밭에 감자꽃들,
그 사연 전해들은 듯
온몸 흔들어 아프게 웃는다
어디서 손가락 잃은 사연 들었을까
그 하얀 웃음 속에 살 하나 부러진
갈고리 같은 손으로
씨감자 쪽 심던 어머니가 보인다

오래 전
내게도 씨감자 하나 있었다
일생 단 한번 화려한 약속을 맺는
여자의 왼손 약지를 잃은 내게
어머니
당신의 약지를 씨감자처럼 심어주셨다
뚫린 빈터에 한줄기 깊은 상처를 보듬고
단단한 열매로 달렸을 때
그 굴곡의 손마디 고갯길
빠듯이 아픔 뚫고 결혼반지 끼었던 날

혼주 석에 앉아 눈물 훔치시던
어머니의 장갑 낀 왼손
빈 손가락 하나
흰나비의 날개처럼 흔들렸다

지금 내 약지, 반세기의 세월이 실려
묵은 감자처럼 주름져있지만
그 골마다 품은 어머니의 세포가 아직
씨감자 순인 듯 생생이 눈뜨고 있다.

 

 

 

주머니의 힘 / 박주용(동상)



주머니 만드는 일을 하는

그녀의 웃음소리가 도회지의 아침을 여네

새떼들의 빛나는 날개짓이네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저 어린날 여치와 방아개비의

푸른 날개짓을 주머니 속에 한 데 비벼 넣어

웃음 빛깔 토해낼 줄을

가을 들녘 콩깎지 터지듯 웃음보 터트릴 줄을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아스팔트 기어가는 초록 애벌레의

투명한 속살 쳐다보며 벌거벗은 웃음 웃을 줄을

공장 지붕으로 이륙하는 비행기 엔진소리같은

재봉틀을 돌리며 꿈처럼 훨훨 웃음 날릴 줄을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아동복을 만드는 공장에서

재봉 일을 하는 열아홉 그녀가 주머니를 달 때마다

반지하 유리창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을

단칸방에 간간히 들려오는 풀벌레소리를

주머니 속 가득 집어넣어 삶을 박음질하며 웃을 줄을


주머니 만드는 일을 하는

그녀의 웃음소리가 도회지의 하루를 마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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