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연변일보]2009년 해란강문학상 CJ 문학상 시상식 연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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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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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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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동 골리앗 / 백상웅(금상)
내가 따뜻할 때
외곽부터 성에가 밀려온다
손톱 세워 창문을 긁는다
굴삭기 손 끝에 박혀 있다가
방 있던 자리 찾아 떨어져 나가는 유리조각들
굴삭기 몰고 한 채, 두 채
집을 무너뜨릴 때마다
사람들 이 악물고 망루를 높여갔다
그들이 미처 챙겨가지 못한 세간 위에
촘촘하게 박히는 별
창문 중심에 버틴 골리앗 크르킁
찬바람 끼고 일찍 잠든다
-너는 어느 나라의 하청을 받아
-피곤한 지역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냐
기울어진 전봇대와 부서진 처마 사이
변명처럼 흔들리는 재개발 찬성, 반대 현수막
내일은 꼭 쓰러트려야 한다
난로 위에서 주전자 쉭쉭, 가쁜 숨 몰아쉰다
-난로는 ......사람 있을 때만 따뜻한 것이야
-그만 좀 하세요.....네.네?
-바깥이 따듯해 질 때야 젖은 별이 흐른다
-골리앗 뒤척이며 붉은 녹을 털어내잖아
-내가, 나였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어
허물어진 동네 하얗게 질려간다
살기 위해, 누구든
죄 하나씩 짊어지고 사는 상도동
곰소 / 백상웅
여기는 곰소라고 해두자
전철 차장에 머리 눕히면
덜컥 얼룩지는 한강
소매로 훔치면 밀려오는 섬들
짠내가 물씬 묻어난다
고개 숙인다 늘, 뻐근한 가슴께
녹슨 경첩에 간혹 다가오는 마찰처럼
당신이나 나나 붉은 녹, 한 구석 쯤 지녔겠지만
출항 줄어든 항구에서는 해지는 습관만 길들였다
계절오면 곧 꽃지고
길에서 길 피겠지만
해지면 아직 영하의 바다
물 빠진 어전에는 빈 살만 남아
걸려도 걸려도 갯벌에 흙별뿐인 것을
안다 지금 습관은 철저히 단단해져 희망이 없는 시간
산은 푸른 색에 힘주고
바다는 항구에 폐선을 깁는다
그 쯤에서 눈 비비고 일어나면 전철의 한 구석
두 눈에 기웠던 곰소가 무겁게 떼어진다
나트륨 불빛 스치는 지하역 빠져나오면
발에 밟히는 정보지, 구겨진 구인
그러면 아직 꽃피지 않은 나무의 변명을 하면서
같은 이름으로 붉게 뭉친 어리굴젓마냥
숙 푹 삭힌 독이 도시의 겨울을 지나간다
항아리 위에 꽃잎 떨어지고
염전을 눈두덩에 두어도 따갑지 않을 때가 오면
모른 척 지나가는 일 없이
여기는 곰소라고 해두자.
라면은 나쁘다 / 김영건(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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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우流星雨에 젖은 날 / 최정진
유성우가 내린다하여 강변에 간다
아직은 저녁이어서
수면을 따라 걸으며 기다리는 밤
석양 앞세워 밀물 차 오르는 바다처럼
강도 만조를 꿈꾸는 걸까
수면이 상류를 향해 흐르고 있었다
뜨거운 숨 뿜으며 거꾸로 걷는 아줌마들
등이 아니라, 밤으로 가는 저녁 하늘처럼
짙어가는 표정 마주 보고 걷는다
맞닥뜨린다는 것은 본래
더 가까워질 거리가 남아있지 않을 때
터벅터벅 멀어질 일만 남을 때 아니었나
눈 마주치며 같은 방향을 향해 걸을 수 있다니
앞서 가는 아줌마 눈이 밤처럼 깊어지고
거꾸로 보면 느낌표 같은 그림자가
찰박찰박 흔들리다 내 발을 향해 차 오른다
한참을 걷다 거꾸로 흐르던 하류가
상류와 만나는 곳에서 멈춘다
차 오르던 밀물도 어디쯤에서 썰물과 만나
흰 물거품 일으키며
서로의 안부, 파도소리로 토닥였으리라
강변에 무리 이룬 억새
유성우를 기다리는 사람들 표정 잔잔하다
어느 쪽으로도 흐르지 않는 수면에서
송사리들이 물 밖으로 몸을 활시위처럼 당긴다
그녀가 내 밖으로 튀었을 때도
저렇게 반짝이는 것이 흘렀었나
오늘은 페르세우스자리에서 별들이
지상으로 튀는 날
만조의 별자리가 쏟은 눈물
우린 그것을 유성우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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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꽃 사연 / 변삼학(은상)
산간 다락 밭에 감자꽃들,
그 사연 전해들은 듯
온몸 흔들어 아프게 웃는다
어디서 손가락 잃은 사연 들었을까
그 하얀 웃음 속에 살 하나 부러진
갈고리 같은 손으로
씨감자 쪽 심던 어머니가 보인다
오래 전
내게도 씨감자 하나 있었다
일생 단 한번 화려한 약속을 맺는
여자의 왼손 약지를 잃은 내게
어머니
당신의 약지를 씨감자처럼 심어주셨다
뚫린 빈터에 한줄기 깊은 상처를 보듬고
단단한 열매로 달렸을 때
그 굴곡의 손마디 고갯길
빠듯이 아픔 뚫고 결혼반지 끼었던 날
혼주 석에 앉아 눈물 훔치시던
어머니의 장갑 낀 왼손
빈 손가락 하나
흰나비의 날개처럼 흔들렸다
지금 내 약지, 반세기의 세월이 실려
묵은 감자처럼 주름져있지만
그 골마다 품은 어머니의 세포가 아직
씨감자 순인 듯 생생이 눈뜨고 있다.
주머니의 힘 / 박주용(동상)
주머니 만드는 일을 하는
그녀의 웃음소리가 도회지의 아침을 여네
새떼들의 빛나는 날개짓이네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저 어린날 여치와 방아개비의
푸른 날개짓을 주머니 속에 한 데 비벼 넣어
웃음 빛깔 토해낼 줄을
가을 들녘 콩깎지 터지듯 웃음보 터트릴 줄을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아스팔트 기어가는 초록 애벌레의
투명한 속살 쳐다보며 벌거벗은 웃음 웃을 줄을
공장 지붕으로 이륙하는 비행기 엔진소리같은
재봉틀을 돌리며 꿈처럼 훨훨 웃음 날릴 줄을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아동복을 만드는 공장에서
재봉 일을 하는 열아홉 그녀가 주머니를 달 때마다
반지하 유리창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을
단칸방에 간간히 들려오는 풀벌레소리를
주머니 속 가득 집어넣어 삶을 박음질하며 웃을 줄을
주머니 만드는 일을 하는
그녀의 웃음소리가 도회지의 하루를 마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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