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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성 / 이산하

 

 

광주 수산시장의 대어들

육질이 빨간 게 확실하네요

거즈 덮어 놓았습니다

에미야, 홍어 좀 밖에 널어라

 

1980 5월 광주에서 학살된 여러 시신들 사진과 함께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 있는 글이다

 

우리 세월호 아이들이 하늘의 별이 된 게 아니라

진도 명물 꽃게밥이 되어 꽃게가 아주 탱글탱글

알도 곽 차 있답니다~”

 

요리 전의 통통한 꽃게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라 있는 글이다

이 포스팅에 좋아요 500여 개이고

감탄하고 부러워하는 댓글은 무려 1500개가 넘었다

좋아요보다 댓글이 더 많은 경우는 흔치 않다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고 환호한 사람들은

모두 한번쯤 내 옷깃을 스쳤을 우리 이웃이다

문득 영화 살인의 추억 마지막 장면에서

비로소 범인을 찾은 듯 관객들을 꿰뚫어 보는

송강호의 날카로운 눈빛이 떠오른다

범인은 객석에도 숨어 있고 우리집에도 숨어 있지만

가장 보이지 않는 범인은 내 안의 또 다른 나이다

 

 

 

악의 평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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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하 시인과 이은봉 문학평론가가 제32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시사랑문화인협의회가 31일 발표했다.

 

이산하는 시 부문에서 시집 악의 평범성으로, 이은봉은 평론 부문에서 평론집 시의 깊이, 정신의 깊이로 각각 수상했다. 상금은 시 부문 2000만 원, 평론 1000만 원이다.

 

이산하는 1960년 경북 영일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어국문학과를 나왔다. 그는 반정부 활동으로 수배 중이던 1987년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미국을 비난한 장편서사시 한라산을 발표한 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대표 시집으로는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 등이 있다.

 

이은봉은 1953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숭전대 국문과를 나왔다. 1983 삶의 문학을 통해 평론가로, 1984 창작과 비평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산하와 마찬가지로 지하 신문 등을 발행하며 반정부 운동을 벌였다. 해직 교사 출신으로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재구성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국립한국문학관 비상임이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한편 김달진문학상은 시인이자 한학자인 월하 김달진(1907~1989)을 기리고자 1990년 제정됐다.

 

올해 시상식은 오는 10월 2일 경남 창원시 김달진 문학관 생가마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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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신 어머니 / 나태주

 

 

어머니 돌아가시면 가슴속에

또 다른 어머니가 태어납니다

 

상가에 와서 어떤 시인이

위로해주고 간 말이다

 

어머니, 어머니, 살아계실 때

잘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부디 제 마음속에 다시 태어나

어리신 어머니로 자라주세요

 

저와 함께 웃고 얘기하고

먼 나라 여행도 다니고 그래 주세요

 

 

 

어리신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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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과 전경욱 고려대 사범대 교수가 제31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달진문학상 운영위원회는 6 '어리신 어머니'의 저자 나태주 시인을 시 부문 수상자로, '아라리의 기원을 찾아서' 연구를 진행한 전경욱 교수를 학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나태주 시인은 1945년 충남 서천 출생으로 시초초등학교와 서천중학교를 거쳐 1963년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했다. 1964년부터 2007년까지 43년 동안 초등학교 교단에서 일했으며 정년퇴임 시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이때까지 41권의 창작시집을 펴냈다.

 

수상소식을 접한 나태주 시인은 "월하 김달진 선생께서 저 너머서 미소로 바라보는 것 같다. '오래 견뎌라, 잘 참아라, 갈 데까지 가보아라'라고 선생께서 타이르는 것 같다" "나도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사람이다. 이만큼 견뎠으니 긴 인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장생, 그 길에 문자의 방법밖에는 달리 길이 없음을 안다. 열심히 쓸 때는 이미 지났다. 죽을 둥 살 둥 써야 한다. 가는 데까지는 가보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2020년 제31회 김달진 문학상 수상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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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욱 교수는 1959년 출생해 서울 미동초등학교와 한성중학교, 동국대 부속고교 등을 거쳐 1978년 고려대 사범대 국어교육과에 입학했다. 1978년 당시 중요무형문화재 제15호 북청사자놀음 인간문화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탈춤에 입문해 북과 장구를 연주했다.

 

1982년에는 탈춤 연구를 위해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부설 한국학대학원 석사과정을 밟았다. 이후 국립민속박물관 임시직 연구원, 창문여고 국어 교사 등을 거쳐 고려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부임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연희', '한국의 가면극', '동아시아 가면극의 역사와 전승양상' 등을 출간했고, 문화유산 보호 학술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전 교수는 "20109월 중국 복건성 천주의 인형극에서 노래하는 구음을 들은 이후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해 10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매년 한두 편씩 논문을 발표하면서 정말 신나게 작업했다. 기존 연구가 없었던 새로운 영역의 개척이라 자료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지만 그만큼 스스로 만족감도 높았다. 2020년도 김달진문학상에 선정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오는 918일 오후 4시 경남 창원 김달진문학관 생가마당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오는 10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3호선 매봉역 2번 출구 마켓 오 2층에서는 김달진문학상 기념 시낭독회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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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 곽효환

 

 

비에 젖은 통영에 가서 얼마간 머물고 싶다고 했다

너는

날이 춥고 바람 차다고 옷을 단단히 입으라고 했다

나는

 

바람을 갖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게 어렵다고

한꺼번에 울지 않기 위해

아침부터 조금씩 나누어 울었다고 이제

더 이상 소리 내어 울지 않기로 했다고

너는

젖은 나무껍질 냄새가

몸 구석구석에 배어 지워지지 않는다고

아직 잎새를 다 떨구지 못하고

우투커니 겨울을 맞는 나무 한 그루에

, 라고 이름 붙였다고 했다

너는

 

미세먼지 가득한 연무에 싸인 겨울 도심 공원

걸음마다 마른 잎새가 바스락거리며 내려앉았다

멀리 왔다고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고

조금은 쓸쓸한 것도 괜찮다고 했다

나는

 

너는, 나는

많이 싸웠어야 했다

불확실한 위험과 시련에서

등 돌리지 말고 도망치지 말고

그 차오르는 말들을

그 세세한 기억들을

그 기적같은 감정을 지키기 위해

한때 가까웠던 우리는

더 많이 더 열렬하게 싸웠어야 했다

아무 데도 없으나 어디에도 있는

너라는 깊고 큰 구멍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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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시사랑문화인협의회는 제30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였다. 시 부문은 곽효환 시인(시집 '너는'), 평론부문은 김문주 평론가(수상작품집 '낯섦과 환대')가 선정되었다. 상금은 시부문은 2000만원, 평론부문은 1000만원이다.

 

곽효환 시인은 1967년 전주출신으로 1996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 문예지 '시평'으로 등단하였다. 시집 '인디오 여인', '지도에 없는 집', '슬픔의 뼈대' 등이 있으며 고대신예작가상, 애지문학상, 편운문학상, 유심작품상을 받은바 있다.

 

김문주 평론가는 1969년 서울 출신으로 2001년 서울신문신춘문예 평론 당선으로 등단하였으며 '소통의 미래', '수런거리는 시', '분기하는 비평들' 등이 있다.

 

9회 젊은 평론가 상, 6회 김달진 젊은 평론가 상을 받은바 있다. 시상식은 9 28일 오후 4시 진해문화센터 강당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는 6 7일 서울 고려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수상작 시낭송회가 열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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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아니다 / 신달자

 

 

북촌으로 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할아버지 노방저고리 단추만 한 이 한옥도 우연이 아니다

 

나는 되돌아서서

 

다시 되돌아서서

느리게 느리게 북촌을 걸으며 되돌아서서

걸어온 내 생을 본다

 

산으로 둘러싸인 작을 마을 거창

가끔 하늘이 열리며 서울을 그리워하던 곳

어머니라는 말 친구라는 말 사랑이라는 말을 배운 일

그렇게 산에서 부산 바다로 다시 서울 한강으로

그게 어디 우연이겠는가

되돌아서서 바라보면 다 예쁘다

 

다시 돌아가진 않겠지만

결코 돌아가진 않겠지만

 

나는 지금

다시 되돌아서서

지난 시간들을 어루만진다

 

어루만지다가

노후의 계단을

 

시큼하게 본다

 

 

 

 

북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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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75) 시인이 시집 <북촌>(민음사, 2016)으로, 고려대 심경호(63) 교수가 학술연구서 <김삿갓 한시>(서정시학, 2018)로 각각 제29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달진문학상은 진해 출신으로 한학자이자 시인인 김달진(1907~1986) 선생을 기리고자 타계 1주기인 1990년 6월에 제정됐다. 창원시와 서울신문사 후원으로 (사)시사랑문화인협의회가 주최하는 전국 단위 문학상이다.

 

대상은 매년 3월을 기준으로 최근 2년 이내 발간한 시집, 평론집, 학술서다. 올해부터는 저자 문단 경력을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고, 시와 평론에다 학술연구를 포함했다. 시는 매년, 학술과 평론은 격년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시집 <북촌>은 신달자 시인의 열네 번째 시집이다. 2014년부터 서울시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에 열 평 남짓 작은 둥지를 틀고 살면서 계동이며 가회동 구석구석 골목을 누빈 발걸음이 담겼다. 시인이 '가슴으로 썼지만 발로도 썼다'고 표현한 이유다.

 

북촌에서 삶은 시인에게 그의 고향 거창 같은 편안함과 그리움을 줬다.

 

"거창을 다녀오면 한 사흘 콧노래가 나오지/원서동은 거창의 대동리 같다고/아니아니 계동이 거창 같다고/그건 아니지/가회동이 거창 같다고/좋은 것은 무도 거창 같다고/아니 북촌이 거창이라고" ('거창을 다녀왔다' 중에서)

 

지난해 수상자이자 올해 심사위원인 유안진(77) 시인은 특히 북촌의 내력이 담긴 시들을 높이 평가했다. 우리말을 쓰는 시인으로 마땅히 해야 할 역사와 민속 사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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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마단 뒷마당엔 말이 한 마리 있었네 / 이건청

 

 

곡마단이 왔을 때

말은 뒷마당 말뚝에 고삐가 묶여 있었다.

곡마단 사람들이 밥 먹으러 갈 때도

말은 뒷마당에 묶여 있었다.

하염없이, 하염없이

꼬리를 휘둘러 날것들을 쫒거나

조금씩 발을 옮겨놓기도 하면서

하루 종일 묶여 있었다.

 

날이 저물고, 외등이 환하게 밝혀지고

트럼펫 소리가 울려 퍼질 때까지

말은 그냥 뒷마당에 묶여 있었다.

곡마단 곡예사가 와서 고삐를 풀면

곡예사에 끌려 무대에 올라갔는데

말 잔등에 거꾸로 선 곡예사를 태우고

좁은 무대를 도는 것이 말의 일이었다.

 

크고 넓은 등허리 위에서 뛰어오르거나

무대로 뛰어내렸다가 휘익 몸을 날려

말 잔등에 올라타기도 하였다.

그럴 때마다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는데

곡예사는 채찍으로 말을 내리쳐

박수소리에 화답해 보였다.

 

곡예사가 떠나고 다른 곡예사가 와도

채찍을 들어 말을 내리쳤다.

말은 매를 맞으며 곡마단을 따라다녔다.

 

곡마단 사람들이 더러 떠나고

새 사람이 와도

말은 뒷마당에 묶여 있었다.

하염없이, 하염없이

꼬리를 휘둘러 날것들을 쫒거나

조금씩 발을 옮겨놓기도 하면서

평생을 거기 그렇게 묶여 있을 것이었다.

 

 

 

 

2017년 제28회 김달진 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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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이건청(75)과 문학평론가 장경렬(64)이 선정됐다고 상 운영위원회가 29일 밝혔다.

 

수상작은 시집 곡마단 뒷마당엔 말이 한 마리 있었네와 평론집 꽃잎과 나비, 그 경계에서.

 

이건청 시인은 196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낸 문단의 대표적 작가다. 지난 2010년 목월문학상을 수상했다.

 

서울대 영문학과 교수로 활발한 비평 활동을 하는 장경렬 평론가는 평론집 꽃잎과 나비,그 경계에서로 수상자가 됐다.

 

김달진문학상은 경남 창원 태생의 시인이자 한학자 월하(月下) 김달진(1907~1989)의 문학과 삶을 기리고자 1990년 제정된 문학상으로 김달진문학상운영위원회가 해마다 선정한다. 1990년 제정한 이래 시 부문만 시상하다가 1998년부터 평론 부문도 신설했다.

 

시상식은 오는 99일 오후 4시 진해문화센터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곡마단 뒷마당엔 말이 한 마리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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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시렁 궁시렁

 

 

등단 50년 하고도 한 해를 더 지났다. 그동안 나는, 구름의, 딸이고 바람의 연인 구름의 딸이요 바람의 연인이어라이었고, 어쭙잖은 헌혈 몇 방울 봄비 한 주머니였고, 10원짜리 동전 다보탑을 줍다에 불과했고, 감쪽같은 거짓말로 참말하며 거짓말로 참말하기,민속해학 알고에 홀렸고, 지향현실의 모순 둥근 세모꼴이었고, 때 얼룩 뭉치 검정 모성의 색걸어서 에덴까지를 거쳐 와, 이제는 녹두보리 구별 못하는 숙맥菽麥이라, 제 눈에 안경이라서 숙맥 짓만 보이는지

 

평생 인간발달(발달심리학)과 우리의 여성아동민속으로 밥 먹었다, 삶은 축적이면서도 소멸인데도, 그 점을 향한 발달은 아이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그래서 어른의 아버지인가? 나를 건너지 못하는 (이미 건넜거나) 고독이거나 유약함이거나, 내 속에서 못 자란 ''라는 아이가 숙맥인가? 나에게는 나 이상의 불가사의가 없어,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Less is more라는 제정신이 아닌 시인 정신에서도, 시인詩人이라는 인간되기에서도, 다 실패한 줄을 확인해가며, 그 실패를 쓰는 숙맥 짓만 한다.

 

다 폭로도 괜찮다는, 부끄러움을 강 건너 불처럼 구경하며의 몸에 만의 얼굴을 가진 시! 동화(Fairy)와 우화(parable현실)! 그래서 거짓말로 참말하기의 ! 언어경제학言語經濟學적 언어예술言語藝術!모르겠다. 내일도 있으니까. 혼신이 종합병원이 되고서야 맛보는 자학적 쾌감도 때로는 일몰의 황혼 같다. 낡고 허물어지면서도 새로운 신비를 풍기는 듯도.

 

이 시집은 최동호 시인의 독촉 덕분이다. 시인들도 많은데, 최 교수의 우정과 시인이 읽는 감상을 써 주신 沙泉(이근배) 사백께 감사하며.

 

2016년 부활하는 봄 아지랑이 더불어유안진이가

 

 

 

 

숙맥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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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76) 시인이 <숙맥노트>(서정시학)로, 이광호(54) 평론가가 <시선의 문학사>(문학과지성사)로 제27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달진문학상은 경남 진해 출신 김달진 시인의 시적 업적을 기리고자 고인 타계 1주기인 지난 1990년 제정됐다. (사)시사랑문화인협의회와 김달진문학관이 주최하고 창원시와 서울신문사가 후원한다.

 

시와 평론 두 부문에서 문단 경력 10년 이상인 작가의 최근 1년간(전년도 4월부터 그해 3월까지) 발간된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해 수상자를 선정해왔다.

 

올해 수상자인 유안진 시인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1967년 현대문학 3회 추천완료로 등단했다. 수상작인 <숙맥노트>는 유 시인의 등단 50년께인 올해 나온 시집이다. 심사위원들은 유 시인의 이번 시집이 독특한 이야기체의 시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는 평가를 했다.

 

평론 부문 수상자인 이광호 평론가는 대구 출신으로, 198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평론 '시적 어조와 사회적 상상력'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수상작인 <시선의 문학사>는 문학사 서술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안진 시인과 이광호 평론가는 각각 상금 2000만 원을 받는다. 수상 기념 시낭독회는 내달 3일 오후 6시 30분 고려대 100주년 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열린다. 시상식은 9월 3일 창원시 진해문화센터 1층 대공연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016년 제27회 김달진 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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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에 불타다 / 정현종

 

 

버스 타고 

근동 지방을 구불구불 가다가 

드넓은 밀밭을 검게 태운

구름 그림자를 보았다 

구름 그림자에 타서! 대지는 

여기저기 검게 그을려 있었다.

 

욕망 - 구름 그림자 

마음 - 구름 그림자

 - 구름 그림자에

일생은 그을려

 - 구름 그림자 

 - 구름 그림자 

 - 구름 그림자에  

세계는 검게 그을려

 

그 모든 너울을 걷어낸 뒤의

구름 자체를 나는 좋아하고

그리고 

은유로서의 그림자에 불타는 바이오나

 

 

 

제26회 김달진문학상 수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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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77) 시인과 김재홍(69) 평론가가 시집 <그림자에 불타다>(문학과지성사)와 평론집 <생명, 사랑, 평등의 시학탐구>(서정시학)2015년 제26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에 각각 선정됐다.

 

김달진문학상은 진해 출신 김달진 시인의 시적 업적을 기리고자 고인 1주기인 지난 1990년 제정됐다. ()시사랑문화인협의회와 김달진문학관이 주최하고 창원시와 서울신문사가 후원한다.

 

시와 평론 두 부문에서 문단 경력 10년 이상인 작가의 최근 1년간(전년도 4월부터 그해 3월까지) 발간된 작품을 대상으로 시상을 해왔다.

 

올해 수상자로 뽑힌 정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지난 1965<현대문학> 3월호에 박두진 선생의 추천으로 등단해 1972년에 첫 시집 <사물의 꿈>을 비롯해 <나는 별아저씨>,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한 꽃송이> 등의 시집을 냈다. 정 시인은 서울신문 문화부 기자, 연세대 국문과 교수 등으로 일했다.

 

<그림자에 불타다>는 시의 정통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건청 시인은 "정현종의 짧은 시편은 선연한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한 오랜 내공과 고투의 결과다. 정 시인은 유구한 시의 정통을 이어받아 궁벽한 고독 속으로 침잠해 시를 건져내오는 일을 계속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시인은 수상 소감으로 글쓰기에 더 매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세상 일과 자기 자신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되고, 그리하여 생각과 감정이 균형과 조화를 향해 움직이며 따라서 정신은 넓어지고 깊어진다""나는 꽤 오랫동안 시를 쓰고 산문도 썼는데, 그게 얼마나 공부가 됐는지 모르겠다. 분명한 건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수상자로 선정된 김재홍 문학평론가는 충남 천안 출생으로 지난 1969년 문학평단에 등단했다. 경희대 국문학과 교수로 일했고, <한용운문학연구>, <시어사전> 등을 펴냈다. 현재는 계간지 <시와시학>의 창간인 겸 주간으로 경희대 명예교수 겸 백석대 석좌교수로 재임 중이다.

 

평론집 <생명, 사랑, 평등의 시학탐구>는 한국 현대시를 매우 넓고 깊게 바라본 비평서라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인 문홍술 평론가는 "이 비평서는 한국 현대시에 대한 문학 비평적 사유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약 50년간 현대시를 통해 '''''사회'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탐색해온 비평가의 비평적 삶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단연 주목된다"고 표현했다.

 

김 평론가는 "새삼 부족한 사람에게 신선한 수상소식으로 새로운 깨침과 활력을 줬다. 월하 선생의 명복을 빈다. 남은 날은 적겠지만 성심성의 맑고 곧은 마음으로 문학적 생애를 마무리해 갈 것으로 스스로 다짐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정 시인과 김 평론가는 각각 200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시상식은 김달진 문학제 기간에 맞춰 95일 오후 5시 창원시 진해문화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림자에 불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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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아프다 / 김남조

 

 

“내가 아프다”고 심장이 말했으나

고요가 성숙되지 못해 그 음성 아슴했다

한참 후일에

“내가 아프다 아주 많이”라고

심장이 말할 때

고요가 성숙되었기에

이를 알아들었다

 

심장이 말한다

교향곡의 음표들처럼

한 곡의 장중한 음악 안에

심장은

화살에 꿰뚫린 아픔으로 녹아들어

저마다의 음계와 음색이 된다고

그러나 심연의 연주여서

고요해야만 들린다고

 

심장이 이런 말도 한다

그리움과 회한과 궁핍과 고통 등이

사람의 일상이며

이것이 바수어져 물 되고

증류수 되기까지

아프고 아프면서 삶의 예물로

바쳐진다고

그리고 삶은 진실로

이만한 가치라고

 

 

 

2014년 제25회 김달진 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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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 시인과 문학평론가 김진희 씨가 시집 <심장이 아프다>와 평론집 <미래의 서정과 감각>으로 2014년 제25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에 각각 선정됐다.

 

()시사랑문화인협의회와 김달진문학관이 주최하고 창원시가 후원하는 김달진문학상은 진해 출신 김달진 시인의 시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고인 1주기인 지난 1990년 제정된 상으로, 시와 평론 두 부문에서 최근 발간된 작품을 대상으로 시상을 해왔다.

 

1927년 대구 태생으로 17편의 시집을 발표해온 김남조 시인의 신작 <심장이 아프다>"일상의 언어를 구원의 언어로, 사랑의 언어로, 실존의 언어로, 참회와 눈물의 언어로 승화시켰다"(심사위원 오세영 시인)는 극찬을 받았다.

 

김남조 시인은 수상소감을 통해 "오늘 나는 생산이 줄어든 노년기 문인이면서 그러나 여기에도 생의 오묘함과 혹은 생의 은혜로움이 넘치고 있다는 그런 신념에 젖어 있다""두서없는 노년기 비호일지도 모르나 청·장년기의 활기찬 창작 대열의 그 후미에나마 동참하고자 한다는 뜻을 나타내면서 김달진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감사와 문학적 소신을 전하려 한다"고 밝혔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진희 씨는 이화여대 강의전담교수, <서정시학> 편집위원 등을 역임하며 평론을 써왔다. 네 번째 평론집 <미래의 서정과 감각>"화려하지도 발 빠르지도 않고 둔중하고 차분하지만, 한국문학의 미래에 열정적인 탐색과 예리한 전망을 내포하고 있다"(심사위원 문흥술 교수)는 평이다.

 

김진희 씨는 "시에서 만나는 다양한 삶과 언어를 성찰하는 일, 그리고 글로 쓰는 일은 저와 우리 사회의 그림자와 슬픔과 마주하는 일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성찰의 세계를 냉철하고도 따뜻하게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두 수상자에게는 각각 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김달진문학제 기간에 창원시 진해구민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심장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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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선문禪門에서 ''이란 몽둥이란 뜻이다.

 

내게 방!이란 나를 때리는 시의 몽둥이다.

 

시가 나를 방!해서 나는 시를 받아 적었다.

 

내 시를 읽는 분들께 그 한 방!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해지길 바랄 뿐이다.

 

어느새 시력詩曆 서른 해에 닿았다..

 

시인 30년이라니!

 

11번빼 시집을 세상으로 내보낸다.

 

!

 

                                 2013년 새봄에

                                           

                                          정일근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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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문화인협의회는 올해로 제24회째인 김달진문학상 시 부문에 정일근 시인의 ‘방’(서정시학), 평론 부문에 오형엽 평론가의 ‘환상과 실재’(문학과지성사)를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시 부문 심사는 신달자ㆍ김현자ㆍ조정권ㆍ이숭원, 평론 부문은 김윤식ㆍ김종회ㆍ문흥술ㆍ유성호 심사위원으로 진행됐다.

 

수상자인 정일근 시인은 이번 수상에 대해 “등단 서른해에 낸 11번째 시집 ‘방!’으로 월하 김달진 선생님이 주시는 ‘근속상’을 받았다”며 중학교 교가 작사가이자 대학시절 은사의 스승이었던 인연이었다는 인연을 소개하고, 그 인연이 이어져 이 상을 받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오형엽 평론가는 “문학비평을 시작한 지 20년 가까이 되니 독창적인 발상과 참신한 방법론과 패기 있는 주장보다는 매너리즘에 빠지는 모습을 확인하며 부끄럽기만 하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신인 비평가의 모습으로 환골탈태하는 일만이 부족한 저를 격려해 주신 운영위원회와 심사위원님들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시상식은 오는 10월26일 오후 5시 창원시 진해구민회관에서 치러지며, 상금은 각 2,000만원이다. 또 시상식 이전인 6월5일 오후 6시 서울 고려대학교에서 기념 시낭독회도 열린다.

 

 

 

2013년 제24회 김달진 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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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녘 / 장석남

- 모과의 일

 

 

저물면 아무도 없는 데로 가자

가도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고요의 눈망울 속에 묻어둔

보석의 살들--이마 눈 코

깨물던 어깨,

점이 번진 젖, 따뜻한 꽃까지 다 어루어서

잠시 골라 앉은 바윗돌아 좀 무겁느냐?

그렇게 청매빛으로다가 저문다

 

결국 모과는 상해버렸다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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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장석남과 문학평론가 이경수가 제23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장석남은 지난 2월 발표한 시집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문학동네)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이경 수는 3월에 내놓은

평론집 〈춤추는 그림자〉로 상금 2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창원시김달진문학관(관장 이성모)이 주관하는 이번 문학상 심사에는 시인 오세영, 신달자, 이숭원, 평론가 김윤식, 김종회, 문흥술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고도의 정신주의 시세계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 월하 김달진 선생의 뜻을 기리고자 제정된 김달진문학 상 시상식과 문학제는 오는 9월 8일 창원시 진해구민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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