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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성경신춘문예 성시부문 당선소감 - 권수진 씨 ‘유다의 최후’
http://newslink.media.daum.net/news/20110107155611405

출처 :  [미디어다음] 보도자료 
글쓴이 : 뉴시스 보도자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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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와이어】2011 성경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이 아래와 같이 발표되었다.

성시부문 : 권수진 ‘유다의 최후’
동화부문 공동당선작 : 김효진 '꽃씨의 노래', 강미진 '세자오 이야기'

 

 

 

[2011 성경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유다의 최후 / 권수진

허기진 공복空腹의 밧줄들이
밤마다 절망에 빠진 먹잇감을 찾는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맴돌던 뱀 한 마리
똬리를 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숨통을 죄여오는 긴장감
독사의 혀가 피부를 스칠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목을 휘어 감고 대가리를 치켜 든
뱀의 눈빛이 유다와 마추쳤다
동공의 크기에 비례해서
흰자위 실핏줄들이 뿌리를 뻗어 나간다
거칠어진 심장 박동 수
리듬에 맞추어 밧줄이 요동친다
더 바랄 것도
더 잃어버릴 것도 없는 세상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애써 태연한 척하던 정신이 축 늘어진다
허공에 떠 있는 깊은 숙면
가끔씩 바람이 인기척을 해보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었다
진리의 말씀으로부터 벗어난
선택받지 못한 족속들
능력도, 실력도, 노력도 밧줄 앞에서는 무력했다
오늘 밤에도 절망에 빠진 누군가가
사람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은전 30냥을 붙잡는다.

 

출처 : (사)녹색문단, 창조문학신문사
문의 : 0502-008-0101, 010-2275-8833

심사위원 : 박인과 문학평론가, 문근영 시인, 채현병 시조시인, 이재신 시인, 이성이 시인, 홍지희 작가

 

 

* 시상식 일정은 추후에 발표한다.
* 본 보도자료는 뉴시스와이어의 편집방향과 무관하며 모든 책임은 정보 제공자에 있습니다.

출처 : 경남대학교 철학인들의 모임
글쓴이 : 권수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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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똥돼지 신드롬 >


 

                          - 권수진 -


 

한 마리의 똥돼지를 키우기 위해

봄부터 외교부는

그렇게 특별채용을 서둘렀나 보다


한 마리의 똥돼지를 만들기 위해

유장관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평가를

필기시험 없이 집단토론과 면접만으로 지시를 했었나 보다


행여나 합격할까 가슴 조이던

돈 없고 빽 없는 서민들의 뒤안길에서

정부 부처, 군대, 학교, 금융기관 등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음서제도여,


똥돼지가 판을 치는 세상을 만들려고

대한민국엔 똥돼지 서식지가 저리 퍼지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출처 : 경남대학교 철학인들의 모임
글쓴이 : 권수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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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덮다
    

                                                                         - 정일근 -

               
  도서관 겨울 벤치에 앉아 민음사에서 나온 세계시인선 십일번
에이츠의 시집 『첫사랑』을 읽으며 그녀를 기다렸다. 일천구백
칠십사년 초판이 나왔던 시집은 올해 넓은 판형 두툼한 두께의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초판과 개정증보판 사이 이십 년이란 세
월이 뚜벅뚜벅 흘러갔다. 초판본을 읽던 시절 나는 그녀를 사랑
했다. 첫사랑이었다. 그때 월영동 고목나무에 그녀의 이름을 칼
로 새기며 밤새워 신열에 떨며 오지 않는 그녀를 기다린 적이
있었다. 모름지기 시인의 사랑은 그러해야 한다고 믿으며 깊은
밤 홀로 깨어 빈 원고지에 눈물을 채웠다. 세월은 흘러갔고 첫
사랑이 남긴 아픈 상처는 내 시집 속에 몇 편 슬픈 사랑의 물무
늬로 남았을 뿐이다. 그런데 첫사랑의 개정증보판이라니! 시간
과 시간 사이에 쌓인 세월의 검은 먼지를 후후 불어내고 가슴
설레는 첫사랑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초판이 절판된 내 첫
사랑도 개정증보판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런 꿈을 꾸며 그녀를
기다렸지만 그날처럼 더이상 얼굴이 붉어지지 않았다. 판형이
커진 첫사랑의 개정증보판처럼 어느새 내 그리움의 허리도 기
름져 굵어져버렸다. 두툼해진 책의 무게처럼 내가 가지고 살아
가는 죄의 무게만 무거워져왔을 뿐이다. 이게 세월이구나, 아
득히 절망하며 첫사랑을 덮었다. 그때까지도 그녀는 오지 않았
다.

출처 : 경남대학교 철학인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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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와 분석의 차이


  나누기 전의 것을 A, 나눈 후의 것을 B라고 한다면 분류는 B가 A의 종류이며 분석은 B가 A의 부분입니다. 분류인 경우, ‘B는 A이다’라는 말이 가능합니다. 즉 ‘적혈구는 혈구다’와 같은 말이 성립하는 것이지요. 분석인 경우, ‘B는 A이다’라는 말이 불가능합니다. 즉 ‘혈구는 혈액이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지요.

  다른 예를 들어보면 연필은 심과 그것을 감싼 나무로 되어있습니다. 이때 ‘연필은 심과 나무로 나눌 수 있다’라고 하면 이것은 분석이 됩니다. ‘심은 연필이다, 나무는 연필이다’라는 말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심과 나무가 합쳐져야 연필이지 각각의 개체로는 연필이 아닌 것입니다. 반면 ‘연필은 검은 연필, 색연필로 나눌 수 있다’라고 한다면 이것은 분류가 됩니다. ‘검은 연필은 연필이다, 색연필은 연필이다’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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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素材)와 제재(題材)


소재(素材)란 문학 작품의 바탕이 되는 재료로서 환경, 사람들의 생활, 행동, 감정 따위가 모두 소재가 될 수 있다. 예)그 작가는 요즘 중산층의 의식과 생활을 소재로 한 작품을 쓰고 있다.


제재(題材)란 글을 쓰는 바탕이 되는 소재 중에서 주제나 제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를 말한다. 따라서 제재를 경우에 다라서는 중심소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소재 : 작품의 바탕이 되는 재료.

제재 : 작품의 주제가 되는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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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순의 면앙정가

 

 

1. 송순[宋純, 1493~1583] : 조선 중기 문신. 구파의 사림으로 이황 등 신진 사류와 대립했다. 대사헌 등을 거쳐 우참찬에 이르러 기로소에 들어갔다가 치사했다. 강호가도의 선구자로 시조에 뛰어났다. 송순의 본관은 신평(新平). 자 수초(遂初). 호 면앙정(俛仰亭) · 기촌(企村). 시호 숙정(肅定). 1519년(중종 14) 별시문과에 급제, 1547년(명종 2) 주문사(奏聞使)로 명나라에 다녀와서 개성부유수(開城府留守)를 지냈다. 1550년 이조참판 때 죄인의 자제를 기용했다는 이기(李芑) 일파의 탄핵으로 유배되었다. 구파의 사림(士林)으로 이황(李滉) 등 신진사류(士類)와 대립하였다. 1569년(선조 2) 대사헌 등을 거쳐 우참찬(右參贊)에 이르러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갔다가 치사(致仕)했다. 강호가도(江湖歌道)의 선구자로 시조에 뛰어났다. 담양(潭陽) 구산서원(龜山書院)에 제향(祭享)되었다. 문집에 《기촌집》 《면앙집》이 있고 작품에 《면앙정가(俛仰亭歌)》가 있다. 현재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담양 가사문학관 면앙 송순 전시실이 있다.

 

 

2. 면앙정가[俛仰亭歌]는 조선 중종∼선조 때의 시인 기촌(企村) 송순(宋純)이 지은 가사(歌辭)로 1524년(중종 19)에 발표된 것으로 《면앙정장가(俛仰亭長歌)》라고도 불린다. 1524년(중종19)의 작품으로, 작자가 고향인 담양(潭陽)에 면앙정을 짓고 은거할 때 주변 산수의 아름다움과 정서를 읊은 것이다. 모두 146구로서 《기촌집(企村集)》에 한역(漢譯)되어 있으나, 가곡집에는 한글로 전한다. 이 가사는 표현이나 정조(情調) · 어구(語句) 등으로 보아 송강(松江) 정철(鄭澈)의 《성산별곡(星山別曲)》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짐작되며, 세련된 언어와 다양한 수사법 등이 뛰어난, 가사의 효시적인 작품이라 하겠다.

 

 

3. 무등산의 한 줄기 산이 동쪽으로 뻗어 있어, (무등산을) 멀리 떼어 버리고 나와 제월봉이 되었거늘, 끝없이 넓은 들에 무슨 생각을 하느라고 일곱 굽이가 한데 움츠려 우뚝우뚝 벌여 놓은 듯하다. 그 가운데 굽이는 구멍에 든 늙은 용이 선잠을 막 깨어 머리를 얹어 놓은 듯하다. 넓고 평평한 바위 위에 소나무와 대나무를 헤치고 정자를 앉혀 놓았으니, 마치 구름을 탄 푸른 학이 천리를 가려고 두 날개를 벌린 듯하다. 옥천산, 용천산에서 내리는 물이 정자 앞 넓은 들에 끊임없이 (잇달아) 퍼져 있으니, 넓거든 길지나, 푸르거든 희지나 말거나(넓으면서도 길며 푸르면서도 희다는 뜻), 쌍룡이 몸을 뒤트는 듯, 긴 비단을 가득하게 펼쳐 놓은 듯, 어디를 가려고 무슨 일이 바빠서 달려가는 듯, 따라가는 듯 밤낮으로 흐르는 듯하다. 물 따라 벌여 있는 물가의 모래밭은 눈같이 하얗게 펴졌는데, 어지러운 기러기는 무엇을 통정(通情)하려고 앉았다가 내렸다가, 모였다 흩어졌다 하며 갈대꽃을 사이에 두고 울면서 서로 따라 다니는고? 넓은 길 밖, 긴 하늘 아래 두르고 꽂은 것은 산인가, 병풍인가, 그림인가, 아닌가. 높은 듯 낮은 듯, 끊어지는 듯 잇는 듯, 숨기도 하고 보이기도 하며, 가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며, 어지러운 가운데 유명한 체하여 하늘도 두려워하지 않고 우뚝 선 것이 추월산 머리 삼고, 용구산, 몽선산, 불대산, 어등산, 용진산, 금성산이 허공에 벌어져 있는데, 멀리 가까이 푸른 언덕에 머문 것(펼쳐진 모양)도 많기도 많구나.

 

흰 구름과 뿌연 안개와 놀, 푸른 것은 산 아지랭이다. 수많은 바위와 골짜기를 제 집을 삼아 두고. 나며 들며 아양도 떠는구나. 오르기도 하며 내리기도 하며 넓고 먼 하늘에 떠나기도 하고 넓은 들판으로 건너가기도 하여, 푸르락 붉으락, 옅으락 짙으락 석양에 지는 해와 섞이어 보슬비마저 뿌리는구나. 뚜껑 없는 가마를 재촉해 타고 소나무 아래 굽은 길로 오며 가며 하는 때에, 푸른 들에서 지저귀는 꾀꼬리는 흥에 겨워 아양을 떠는구나. 나무 사이가 가득하여(우거져) 녹음이 엉긴 때에 긴 난간에서 긴 졸음을 내어 펴니, 물 위의 서늘한 바람이야 그칠 줄 모르는구나. 된서리 걷힌 후에 산 빛이 수놓은 비단 물결 같구나. 누렇게 익은 곡식은 또 어찌 넓은 들에 퍼져 있는고? 고기잡이를 하며 부는 피리도 흥을 이기지 못하여 달을 따라 부는 것인가? 초목이 다 떨어진 후에 강과 산이 묻혀 있거늘 조물주가 야단스러워 얼음과 눈으로 자연을 꾸며 내니, 경궁요대와 옥해은산같은 눈에 덮힌 아름다운 대자연이 눈 아래 펼쳐 있구나. 자연도 풍성하구나.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경치로다.

 

인간 세상을 떠나와도 내 몸이 한가로울 겨를이 없다. 이것도 보려 하고, 저것도 들으려 하고, 바람도 쏘이려 하고, 달도 맞이하려고 하니, 밤은 언제 줍고 고기는 언제 낚으며, 사립문은 누가 닫으며 떨어진 꽃은 누가 쓸 것인가? 아침나절 (자연을 완상하느라고) 시간이 부족한데 저녁이라고 싫을 소냐? (자연이 아름답지 아니하랴.) 오늘도 (완성할 시간이) 부족한데 내일이라고 넉넉하랴? 이 산에 앉아 보고 저 산에 걸어 보니 번거로운 마음이면서도 아름다운 자연은 버릴 것이 전혀 없다. 쉴 사이가 없는데(이 아름다운 자연을 구경하러 올) 길이나마 전할 틈이 있으랴. 다만 하나의 푸른 명아주 지팡이가 다 못 쓰게 되어 가는구나.

 

술이 익었거니 벗이 없을 것인가. 노래를 부르게 하며, 악기를 타게 하며, 악기를 끌어당기게 하며, 흔들며 온갖 아름다운 소리로 취흥을 재촉하니, 근심이라 있으며 시름이라 붙었으랴. 누웠다가 앉았다가 구부렸다 젖혔다가, (시를) 읊었다가 휘파람을 불었다가 하며 마음 놓고 노니, 천지도 넓고 넓으며 세월도 한가하다.

 

복희씨의 태평성대를 모르고 지내더니 이때야말로 그것이로구나. 신선이 어떻던가 이 몸이야말로 그것이로구나. 강산풍월(江山風月) 거느리고 내 평생을 다 누리면 악양루 위에 이백이 살아온다 한들 넓고 끝없는 정다운 회포야말로 이보다 더할 것인가. 이 몸이 이렇게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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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남수의 생애

 

시인 박남수(朴南秀, 1918~1994) 는 1918년 5월 3일 평양시 진향리에서 태어났다. 평양 숭인 상업고등학교(崇實商高)를 거쳐 1941년 일본 중앙대학 법학부를 졸업하였다. 6.25이전에는 한국 척산은행 평양지점장으로 근무하였으며 1951년 1.4후퇴 때, 월남하여 창작활동을 하다가 1973년 미국으로 이주하였다.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1994년까지 계속적인 창작생활을 하다가 별세함.

1932년부터 신문과 동인지에 시와 희곡을 발표해 오다가 다음해인 1933년에 <기생촌>이 《조선문단》에 당선되었으며, 1939년 김종한의 권유로 《문장(文章)》지에 투고된 《심야(深夜)》 《마을》 《주막》 《초롱불》 《밤길》 등의 시를 정지용(鄭芝溶)으로부터 추천받음으로써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1951년 1·4 후퇴 때 월남하여, 《문학예술》지 《사상계》지의 편집위원(1954)으로 있다가 박목월, 조지훈, 장만영, 유치환 등과 함께 한국시인협회 창립회원이 되었다. ,《사상계》지 편집위원(1959) 등을 거쳐 한양대 강사,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첫시집 《초롱불》(1940)을 일본에서 발간한 이후 1957년 아세아자유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2번째 시집 《갈매기 소묘》(1958)를 발간하여 이어령(李御寧)으로부터 “시원스레 울리는 지성의 악기”라는 호평을 받았다. 《신의 쓰레기》(1964) 《새의 암장(暗葬)》(1970) 등의 시집을 내고 1975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후 5번째 시집 《사슴의 관(冠)》을 한국에서 발간하였다. 1993년 《그리고 그 이후》를 발간, 공초(空超)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뉴저지주(州)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하였다.

박남수는 언어표현의 암시성을 중시하는 이미지의 시인이다. 시사적 측면에서 그는 정지용과 함께 김영랑에 버금가는 언어와 형태미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아울러 언어에 형이상학적 깊이도 부여하였다.

그의 시적 경향은 첫시집부터 다섯 번째 시집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흐름을 보여주는데, 암시적인 이미지로 사물의 존재에 대한 관념을 함축시키는 힘이 바로 그것이다. 그가 일관되게 의도한 것은 결국 ‘존재’의 문제로, 그 양면성의 본질 탐색에 그의 모든 직관과 감각이 받쳐져 있다.

구성의 강렬성 및 사물의 섬세한 표현에 뛰어난 그는 ‘새의 시인’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시에서 새는 자아의 생명탐구를 상징하는 존재론적 반영으로, 그의 철학이자 미학이 되고 있다. 감각과 인식의 적절한 조화로 언어의 자각에 누구보다 관심을 기울인 그는 사물이 지닌 미적 질감을 넘어 그 존재의 이원성을 꿰뚫는 ‘존재의 시인’으로 우리 시사에 기록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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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세영의 생애

 

오세영(吳世榮, 1942 ~ ) 시인은 1942년 전라남도 영광(靈光)에서 태어났으며, 본관은 해주(海州)이다. 1960년 전주 신흥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65년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68년 동대학 대학원 국어국문학에 진학해 석사학위(1971) 및 문학박사학위(1980)를 취득했다. 충남대학교(1974~1981)와 단국대학교(1981~1985)에서 국문학을 강의했다. 1985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현대문학(현대시)을 강의했으며,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버클리캠퍼스(1995~1996)에서 한국 현대문학을 강의했다. 2005년 현재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68년 시인 박목월(朴木月)에 의해《현대문학》지에 <잠깨는 추상>이 추천되어 시인으로 등단했다. 1970년 첫시집 《반란하는 빛》을 발간하였고, 1980년 《한국 낭만주의 시연구》를 발간하였으며, 1982년 시집《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를 발간하였다. 1983년 한국시인협회상을 수상하였고, 1984년 제4회 녹원문학상을, 1986년에는 제1회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밖에도 정지용문학상(1992), 편운문학상(평론부문, 1992), 공초문학상(1999), 만해시문학상(2000) 등을 수상했다. 현재 <현대시 동인>을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시집 《반란하는 빛》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모순의 흙》(1985) 《무명연시》 《불타는 물》(1988) 《사랑의 저쪽》(1990) 《신의 하늘에도 어둠은 있다》(1991) 《꽃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1992) 《어리석은 헤겔》(1994) 《벼랑의 꿈》(1999) 《적멸의 불빛》(2001) 등이 있다. 이 밖에 평론집 《한국낭만주의 시 연구》(1981) 《20세기 한국시 연구》(1987) 《한국현대시의 해방》(1988) 《상상력과 논리》(1991) 《문학연구방법론》(1993) 등이 있고, 산문집 《꽃잎우표》(2000)와 시론집 《시의 길 시인의 길》(2002)이 있다.

 

2. 작품 세계

 

오세영 시인은 인간 존재의 실존적 고뇌를 서정적 · 철학적으로 노래하는 중견시인이자 교육자이다. 첫시집 《반란하는 빛》(1970)에서 알 수 있듯이 모더니즘에 심취해 있던 초기에는 언어를 극도로 함축시키는 지적 구사와 서정성을 접목시키려는 시도에 주력하면서 기교적이고 실험정신이 두드러지는 시들을 주로 발표했다.

첫시집 출간 후 언어의 예술성에 철학을 접목시키는 방법론적 문제로 고민하던 시인은 동양사상 특히 불교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이후 불교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사물의 인식을 통해 존재론적 의미를 파악하는 데 주력함으로써 현대문명 속에서 아픔을 느끼는 인간정서를 서정적으로 형상화하는 시적 변모를 모색한다. 이러한 변화는 생(生)에 관한 서정적 인식을 노래한 두 번째 시집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1983)와 존재의 실존적 고뇌를 ‘무명(無名)’이라는 동양적 진리를 통해 탐구한 세 번째 시집 《무명연시(無名戀詩)》(1986)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연작시《그릇》을 들 수 있다.

1970년 첫시집을 펴낸 이래 2005년 열세 번째 시집 《시간의 쪽배》를 펴낸 시인은 절제와 균형이 미덕인 동양적 중용의 의미를 형상화함으로써, 형이상학적이면서도 삶의 체취가 느껴지는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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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지용의 생애


  시인 정지용(鄭芝溶, 1903~?) 은 1903년 충북 옥천에서 출생하여 1918년 휘문고보에 입학한 후 일본 도시샤 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모교인 휘문고보에서 영어 교사를 하였다. 해방 후에는 이화여전 문과대학 교수, 경향신문 주간, 조선 문학가 동맹 중앙 집행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그는 휘문보고 시절부터 습작 활동을 시작하여 이듬해 12월,《서광》 창간호에 그의 유일한 소설인 <삼인>을 발표하였다. 1925년《학조》 창간호에 <카페 프란스>를 비롯하여 동시와 시조시를 발표하였고, 1927년《조선지광》에 그의 대표작이라 불릴 수 있는 <향수>를 발표하였다. 1930년 <시문학>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시단의 중요한 위치에 서게 된다. 1939년 《문장》지의 추천위원이 되어 청록파 시인과 김종한, 박남수 등을 등단시켰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정치보위부에 구금되었다가 평양 감옥으로 이송된 후 타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까닭에 정지용의 작품은 남한에서 판매 금지 서적으로 묶여 있다가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해서 정부 당국이 일련의 금서를 해금할 때 함께 해금됨으로써 오늘날 지용문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시집으로는《정지용시집》(1935),《백록담》(1941),《지용시선》(1946),《문학독본》(1948),《산문(散文)》(1949)등이 있다.


 

 

2. 정지용 시의 변모과정


  그의 시세계는 크게 세 단계의 변모과정을 거친다. ①1925년경부터 1933년경까지의 감각적인 이미지즘의 시, ②1931년 <그의 반> 이후 1935년경까지의 카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종교적인 시, 그리고 ③<옥류동>, <구성동> 이후 1941년에 이르는 동양적인 정신의 시풍이 그것이다.

  초창기 그의 시는 섬세하고 감각적인 시어와 도시적인 소재로 선명한 이미지를 구사하는 새로운 언어감각을 가지고 1930년대의 모더니즘과 이미지즘을 대표하는 시를 만들어냈다고 평가된다. 동시에 그는 이 시기의 유행 사조였던 KAPF에 대립하여 <향수>와 같은 향토적인 순수 서정시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1931년 종교시(신앙시)의 첫 번째 작품인 <그의 반>을 발표하면서 시적 사조의 변모를 꾀하는데 그의 종교시에서는 주로 신의 절대성과 인간의 한계성을 드러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하지만 그의 종교시는 1934년 <다른 하늘>, <또 하나의 다른 태양> 이후로 자취를 감춘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초기의 감각적인 시와 후기의 고전적인 시들의 교량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4년여의 침묵 흐른 뒤, 1930년대 후반부터는 시풍이 바뀌어 동양적인 관조와 고독의 세계를 많이 다루었다. 대표작으로는 <옥류동>, <봉>, <구성동> 등이 있다. 이를 통해 현실의 고통을 정신으로 극복하려는 동양적 정신주의를 많이 강조하였다.

  정지용의 시는 서구적인 이미지즘이나 모더니즘을 넘어서서 우리의 오랜 시적 전통에 근거한 산수시의 세계를 독자적인 현대어로 개진함으로써 한국 현대시의 성숙에 결정적인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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