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어부바 / 유종인
바닷가 소나무숲에 들어갔다
수평선은
가늘게 눈을 뜨고 날 바라봤다
혹여 당신이 가 계신 곳 아느냐 물으면
어부바, 어부바
발끝에 닿는 파도소리에 업혀온 말
당신이 날 업으려 온몸으로 건넸던 말들
솔숲에 파도소리로 부려놓았다
세월은 당신인데 가벼워진 몸,
더 깊어진 속종을 미소로 갈무리한 채
당신은 여전히 내게
늡늡한 영혼의 등을 내보이며 어부바,
실패와 좌절조차 꽃처럼 받아 안듯이
넉넉히 등을 내미는 말, 어부바는
수평선이 영원의 선반처럼 해와 달을 업어주는 말
바닷가 소나무숲에 서 있었다
소나무는 하나같이 허리가 굽었다
당신이 그러하였다
굽은 소나무 허리를 쓰다듬을 때
어부바 어부바 당신 목소리가 나무에서 흘러나왔다
이젠 내 차례에요 해와 달이 모셔간 어머니
나는 눈부신 수평선처럼 등을 내밀어
당신 이제 파도처럼 철썩 제게 업히세요
어부바
본 공모전에 당선된 작가께서 출간한 시집을 소개합니다.
백교효문화선양회는 11일 강릉문화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제12회 백교문학상 대상에 유종인 시인의 시 '어부바'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우수상에는 전순선씨의 시 '하늘 높이 날고 싶은 오월', 최남미씨의 수필 '아버지의 그림', 이임진씨의 수필 '신사임당과 이율곡의 효사상 계승'이 뽑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후인 시인은 대상작에 대해 "어머니와의 사랑을 노래한 감동적인 시”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백교문학상은 해마다 효친 사상과 문화를 주제로 한 시와 수필 작품을 공모, 시상하고 있다. 수상작은 '사친문학지'에 실리며 시상식은 10월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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