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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꽃 / 김형미

 

 

그렇게 간절히 기다리던 달개비꽃이 피었더랬지

파란 귀를 두 개나 가진 꽃이 피는가 싶더니

오전 햇살이 채 시간에 머무르기도 전에

연기처럼 제 흔적을 감추고 말았더랬지

어쩌면 바람은 기억하고 있을까

달개비 마디진 몸 안을 걸어나온 운판(雲版)이라는 악기 소리를

어쩌면 달빛은 기억하고 있을까

그토록 오래 기다려온 시간이

세상에 눈을 둔 시간은 너무도 짧지만

지상의 모든 움직임을 다 듣고 가는 파란 귀를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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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정양 시인)는 지난 17일 심사위원회를 열고 제6회 불꽃문학상 수상자로 김형미(33) 시인을 선정했다.

 

김 시인은 지난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와 2003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하고, 2010년 첫 시집 산 밖의 산으로 가는 길’(문학의 전당)을 펴내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김 시인의 시는 삶의 안팎에서 빚어지는 간절한 이야기와 빛깔을 자신만의 개성적인 언어로 갈무리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가시(可視)의 세계와 불가시(不可視)의 세계를 꿰뚫어 그 경계를 허물어뜨리며 보편적인 존재자로서의 인간 삶을 그려내고 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줬다.

 

이번 심사는 정양 시인(우석대 명예교수), 김용택 시인, 임명진 문학평론가(전북대 교수), 신형식 시인(전북대 교수), 이병천 전북작가회의 회장, 정철성 문학평론가 (전주대 교수)가 참여했다.

 

2005년부터 고창 복분자주 생산업체인 주식회사 선운산복분자흥진(대표 장현숙)의 후원으로 사단법인 전북작가회의(회장 이병천)가 주관하고 있는 불꽃문학상은 43세 이하의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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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죽 북 / 문신

 

 

새벽, 저수지를 보면

끈 바짝 조여 놓은 북 같다

야트막한 언덕이 이 악물고 물가죽을 당기고 있어서

팽팽하다

 

간밤 물가죽에 내려앉은 소리들이 금방이라도 솟구쳐오를 것 같다

낮고 빠르게 다가온 검은 새 한 마리

-

물가죽 북을 울리고 가는 동안

 

물가죽 북에 이는 파문은

무심결이다

 

물가죽 북이 울어

소리를 눌러두고 있던 반대편 하늘 가죽도

맞받아 운다

 

검은 새 한 마리 버드나무 가지에 앉아

그것들 번갈아가며 냉큼 받아 먹는다

 

 

 

 

곁을 주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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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용택 시인)는 제5회 불꽃문학상 수상자로 문신(38) 시인을 선정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문신 시인은 2004년 전북일보와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2008년 첫 시집 물가죽북을 펴내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젊은 시인.전통서정을 내면에 깔고 대상과의 은밀한 대화를 모색하고 있는 문신 시인의 독특한 시세계는 말(언어)을 내세워 대상을 해체하는데 경도되고 있는 요즘 시단에 편승하지 않고 대상의 이면을 차근차근 더듬어가면서 대상과의 접점을 모색한다는 점이 부각되었다.

 

김용택(심사위원장) 시인은 문신 시인의 시는 물줄기 같다. 사물의 존재를 그 자체로 보듬어 안으면서 막힘을 에둘러가기도 하고, 때로는 거침없는 상상력으로 사물의 저항을 돌파해나가는 정신이 번뜩인다.”며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5회 불꽃문학상 시상은 2010226() 저녁7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다.

 

지난 2005년부터 고창 복분자주 생산업체인 ‘()선운산복분자흥진’(대표 장현숙)의 후원으로 사)전북작가회의(회장 이병천)가 주관하고 있는 불꽃문학상은 43세 이하의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한 상.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아주기 위해 마련된 이 상은 문학적 활동이 활발하고 독자적 문학세계를 확고하게 자리잡아가는 작가를 선정, 매년 한명씩을 시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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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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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작가회의가 주관하는 제4회 불꽃문학상에 극작가 최기우(37)씨가 선정됐다. 상금은 300만원이다.

지난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면서 소설가이자 극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씨는 현재 최명희 문학관 기획연구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후 2003년 전북연극제 희곡상과 전국연극제 희곡상등을 수상했으며 주요 논문으로 ‘최명희 문학의 원형 비평적 연구’를 비롯한 다수의 희곡과 창극 작품들을 써 왔다.

심사에는 정양 시인, 김용택 시인, 임명진 문학평론가, 최동현 시인, 이병천 소설가, 정철성문학평론가, 안도현 시인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수상자 최씨에 대해 “연극과 창극, 국악 뮤지컬, 창작 판소리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튼실한 극작가로 성장했다”며 “우리 지역을 기반으로 극예술의 열정을 피워내고 있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수상자가 새로운 수상자에게 상패 문안을 작성한다는 문학상 원칙에 따라 제2회 수상자였던 이병초 시인이 상패문안을 작성했다. 

최씨는 2000년 소설 <재즈바에서 거울을 보다>로 등단한 이후, 북송된 비전향 장기수를 다룬 희곡집 <상봉>을 지난해 펴내는 등 그동안 작품을 통해, 언어가 가진 맵시와 의미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한국 근현대사를 조망할 수 있는 세계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13일 오후 7시 전주시 풍남동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다.

 

불꽃문학상은 젊은 작가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선배문인들이 전북 출신이나 전북에서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후배 작가들을 격려하는 상이다. 해마다 1명을 시상하며 상금은 300만원이다. 지금까지 1회 유강희 시인, 2회 이병초 시인, 3회 박성우 시인이 수상했다.

 

불꽃문학상은 2005년부터 고창 복분자주 생산업체인 ㈜선운산복분자주흥진(대표 장현숙)의 지원으로 전북작가회의가 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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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뜬한 잠 / 박성우

 

 

곡식 까부는 소리가 들려왔다

 

둥그렇게 굽은 몸으로

멍석에 차를 잘도 비비던 할머니가

정지문을 열어 놓고

누런 콩을 까부르고 있었다

키 끝 추슬러 잡티를 날려 보내놓고는,

 

가뜬한 잠을 마루에 뉘였다

 

하도 무섭게 조용한 잠이어서

생일 밥숟갈 놓고 눈을 감은

외할매 생각이 차게 다녀갔다

 

 

 

가뜬한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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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회의 전북지회(회장 이병천)가 선정하는 제3회 불꽃문학상에 박성우(37) 시인이 선정됐다.

 

지난해 5년만에 시집 ‘가뜬한 잠’을 출간하고 이 시집으로 신동엽 창작상을 수상했으며, 지역을 중심으로 대내외적인 활동을 활발히 펼쳐 온 점이 높이 평가됐다. 상금은 300만원.

정읍 출신으로 지난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거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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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독사 / 이병초

 

 

산과 산 사이 작은 마을 위쪽

칡넝쿨 걷어낸 뒤뙈기를 둘러보는데

밭의 경계 삼은 왕돌 그늘에 배 깔고

입을 쩍쩍 벌리는 까치독사 한 마리

더 가까이 오면 독 묻은 이빨로

숨통을 물어뜯어버리겠다는 듯이

뒤로 물러설 줄도 모르고 내 낌새를 살핀다

누군가에게 되알지게 얻어터져

창자가 밖으로 쏟아질 것만 같은데

꺼낸 무기라는 게 기껏 제 목숨뿐인 저것이

네 일만은 아닌 것 같은 저것이

저만치 물러난 산그늘처럼 무겁다

 

 

 

까치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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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작가회의(회장 임명진)가 제정하는 제2회 불꽃 문학상에 이병초(45) 시인이 선정됐다.

 

전주출신으로 1998년 계간 ‘시안’에 시 ‘황방산의 달’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지난해에 30여편의 우수 시작품을 문단에 발표하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 등이 높이 평가됐다.

 

심사를 맡았던 신형식 전북대 교수는 “그의 시는 전라도 사투리로 쓰여 명주나 옥양목처럼 결이 곱지 않으나 삼베옷 처럼 질박하고 거친면이 오히려 정겹다”며 “해학과 위트가 배어있는 시들을 통해 사람됨을 여지 없이 보여준다”고 평했다.

 

한편 불꽃문학상은 지역 향토기업인 ‘선운산 복분자주 흥진(대표 장현숙)’의 후원으로 만 44세 미만의 회원 중 문학적 활동이 활발하고 독자적 문학세계를 확고히 잡아가는 작가를 선정해 시상하며 상금은 300만원이다.

 

시상식은 오는 2월 3일 오후 5시 최명희 문학관 비시동락지실에서 열리는 전북작가회의 정기총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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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막 / 유강희

 

 

나팔꽃 작은 손이 빗방울을 털며

무어라고 고시랑거리는 저녁 무렵

나는 오리 울음소리 들으러 오리막 간다

우편함엔 편지 대신 빗방울이 뛰어든다

담장 위의 박꽃은 투덜투덜 저녁밥이 늦었다

모기장처럼 푸른 그물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나는 오리들의 꽉꽉거리는 울음소리를 듣는다

오리막 안에는 닭 몇 마리가 눈치 보듯 섞여 있다

모이 그릇과 물통이 여기저기 함부로 널려 있다

오리들이 뒤뚱뒤뚱 뙤똥뙤똥 이리저리

마치 몰이를 당하는 물고기떼처럼 분주하다

예전의 고향 시골 도랑에서 오리들은 자랐었다

오리들은 노란 주둥이를 물 속에 넣고 먹이를 찾았다

잠깐 햇볕에 나와 깃을 고르거나 낮잠을 잤다

우리들은 오리들이 돌아간 도랑에서 오리알을 줍거나

미처 집을 찾지 못한 오리를 집까지 안고 갔다

오리 울음소리 오리 울음소리 도랑물 거슬러오르는 소리

나도 네 오리발 하나 빌려 신고 버드나무 방죽을 찾아

해 지는 줄도 무르고 물 속을 뒤지며 쏘다녀보고 싶다

그 물 속에는 마을이 있고 절룩발이 할아버지가 있다.

 

 

 

 

오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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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젊은 문인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쳐내고 있는 가운데 이런 상을 받게 돼 기쁘기도 하지만 송구스럽기도 합니다. 더욱 열심히 지역문단을 위해 노력하라는 선배 문인들의 마음이 담긴 상으로 여기겠습니다.”

 

()전북작가회의(회장 임명진)가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1회 불꽃문학상에 시인 유강희(38)씨가 선정됐다.

 

불꽃문학상선운산 복분자주 흥진의 후원을 받아 전북작가회의 회원 중 문학적 활동이 활발하고 독자적인 문학 세계를 확고하게 자리 잡아가는 작가를 올해부터 매년 선정해 격려할 예정. 상의 이름처럼 어둠과 혹한 속에서 빛을 발하는 불꽃처럼 뜨거운 청년 정신으로 문학의 길을 밝혀 주기를 바라는 선배 문인들의 마음이 담긴 상으로 상금은 300만원이다.

 

올해 처음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유강희 시인은 전북작가회의에서 청년분과 분과장을 맡아 젊은 작가들을 이끌어 왔고, 첫 시집 불태운 시집에 이어 지난해 출간한 오리막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순결한 눈과 치열한 시 정신으로 독자적인 시 세계를 만들어 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68년 전북 완주 출생인 유 시인은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8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어머니의 겨울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 2권의 시집을 출간하는 등 많은 문학적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불꽃문학상 운영위 관계자는 이번에 처음 제정된 이 상을 앞으로 전국의 많은 문학상 중 우리 지역의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갈 상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특히 지역 기업의 메세나 환원의 좋은 사례가 되는 상으로의 의미도 깊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작가회의는 오는 25일 오후 5시 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서 올해 전북작가회의 정기총회 마련, 1회 불꽃문학상 수상자에 대한 시상과 함께 올해 펼쳐질 전반적인 사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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