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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뜬한 잠 / 박성우

 

 

곡식 까부는 소리가 들려왔다

 

둥그렇게 굽은 몸으로

멍석에 차를 잘도 비비던 할머니가

정지문을 열어 놓고

누런 콩을 까부르고 있었다

키 끝 추슬러 잡티를 날려 보내놓고는,

 

가뜬한 잠을 마루에 뉘였다

 

하도 무섭게 조용한 잠이어서

생일 밥숟갈 놓고 눈을 감은

외할매 생각이 차게 다녀갔다

 

 

 

가뜬한 잠

 

nefing.com

 

 

한국작가회의 전북지회(회장 이병천)가 선정하는 제3회 불꽃문학상에 박성우(37) 시인이 선정됐다.

 

지난해 5년만에 시집 ‘가뜬한 잠’을 출간하고 이 시집으로 신동엽 창작상을 수상했으며, 지역을 중심으로 대내외적인 활동을 활발히 펼쳐 온 점이 높이 평가됐다. 상금은 300만원.

정읍 출신으로 지난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거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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