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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 박은형

주남지 왕버들이 연두를 시동 겁니다

넌짓한 마음을 단숨에 뜯어내는 승냥이 떼 같습니다

늦으면 늦은 대로 연두를 따라붙으려

두툼하게 녹이 난 슬픔이나

생애 첫 연서의 무용한 형식에 대해 고심합니다

일몰의 긴 회랑이라면 눈부신 졸음

폐역의 늦은 당신이라면 단팥죽 한 그릇

빈 식탁이라면 먼지를 보여 주는 흑백 한 문장

다발로 묶어 연두를 실어 갈 당나귀 어디 없을까요

당신과 나의 담장에도 뭉개질 만큼만 놓아기르기로 해요

연두가 그저 몇 걸음의 눈 배웅에 관여하는 거라면

나는 말할 수 없이 쓸쓸해서 꼭 살겠습니다

전승된다면 사랑

죽음이라면 끄덕끄덕 자장가까지

저수지 너른 고독에 찔려 신접의 병상처럼 에는 것

내 마음을 따라잡는 연두였다고 중얼거립니다

 

 

 

 

흑백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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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공모전에 당선된 작가께서 출간한 시집을 소개합니다.

 

 

‘맴맴’ 매미들이 합창하는 이맘때면, 우리지역 시인들에게 초유의 관심사가 되는 상이 있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김달진창원문학상이다. 경남 출신 또는 거주 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상은 구체적 지역가치의 실천과 전망을 제시해 주는 문학에 대한 격려와 선양을 취지로 기성·신인 제한 없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상금이 1000만원으로 큰 데다 역대 수상자들이 걸출해 여러 문인들이 탐내는 상으로 평가받는다.

 

2021년 제17회 김달진창원문학상의 영예는 창원에서 활동하는 박은형(사진) 시인에게 돌아갔다. 수상 시집은 ‘흑백 한 문장’(파란.·2020년)이다. 박은형 시인은 2000년 ‘경남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고등학교에서 황선하 시인의 가르침을 받은 박 시인은 경남여류문학 회원으로 활동하며 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2013년 문예지 ‘애지’ 신인상으로 재등단한 시인은 식물의 생명력을 지닌 시를 짓고 있다. 특히 이번 수상이 눈에 띄는 점은 첫 시집으로 수상했다는 점이다.

 

심사를 맡은 이숭원 문학평론가와 배한봉 시인, 장만호 시인은 심사평에서 “수상작은 섬세한 감각과 시선의 참신함이 돋보였다. 또 시에 대한 깊은 고민과 경험을 오래 삭혀 성실하게 자기만의 언어로 만들어내는 역량을 높게 평가했다. 시적 지평의 확대를 위해 긴 시간 고투해온 점도 높이 평가했다”고 평했다.

 

동이 트지 않은 강가에서 여자가 디아를 내민다// 속눈썹이 가장 깨끗할 때의 갓 난 잠을 껴안고/터지지 않는 천둥 장전한 눈매를 건넨다// 나는 이 어린것에게 무엇을 해도 될까요?// 젖은 캥거루같이 강가를 헤매는 몸피에/모성과 가난의 중력을 압정처럼 박은 여자는// 꽃불을 들고 세상의 가파른 기도를 대변한다 -(‘디아’ 일부)

 

박은형 시인은 “크고 너른 손바닥으로 내 시의 어깨를 다정하게 두드려주는 것 같아 무한 기쁘면서도 한편 더 나은 시를 써야 한다는 책임감에 무거운 마음도 든다. 내 시들은 여타 주변의 식물들에게 빚졌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나무와 풀과 꽃들의 사계를 어정거리다 마주친 푸른 저녁들. 죽음과, 시간과, 고독과, 사랑과, 사람과 슬픔 그리고 존재에 대한 질문들이 식물의 생멸을 좇으며 감각되다가 시가 되곤 했다. 은사이신 고 황선하 선생님과 심사위원, 새로 태어난 삼십삼 년 인연의 이수문학회, 문우들,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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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한 장의 햇살 / 최석균

 

 

유리창 한 장으로 들어온 햇살이 바닥에 앉았다. 환한 자리에 발을 담가본다. 손을 적셔본다. 따뜻하다. 오래 보고 있으니 조금씩 기운다. 네게로 향하는 정직한 마음처럼 옮겨 간다. 지금껏 네 주변으로 다가간 몸의 열기 마음의 빛, 그렇게 살아있다. 네모거나 둥글거나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 너 아닌 존재의 그늘에 떠오른 눈빛 하나, 너 아닌 존재의 그늘까지 쓰다듬는 심장 하나, 안 보이던 것이 선명할 때는 모든 길이 너를 향해 열린다.

 

 

 

유리창 한 장의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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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회 김달진창원문학상에 최석균(57·사진) 시인의 시집 <유리창 한 장의 햇살>(천년의 시작, 20198)이 선정됐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김달진문학상과 달리 김달진창원문학상은 경남에서 태어나 타지에서 활동하거나, 현재 경남에서 활동하는 시인의 최근 2년 이내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수상자에게는 창원시 후원으로 상금 1000만 원을 준다.

 

합천에서 태어난 최 시인은 2004년 문학 계간지 <시사사>로 등단했다. 현재 창원경일고에서 국어교사를 하며 창원문협 이사를 맡고 있다.

 

<유리창 한 장의 햇살><배롱나무 근처>(문학의 전당, 200810), <수담(手談)>(황금알, 201210)에 이은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전반적으로 잔잔한 일상 속 풍경들을 세심하게 담아낸 시가 많다. 우리에게는 무심한 사물들이겠지만, 시인에게는 그 사물 하나하나가 저마다 온 생을 바쳐 다가오는 것들이다.

 

수상소감에서 최 시인은 스스로 시집에 대한 혹평을 쏟아낸다. 겸손하면서도 냉정한 결의가 엿보인다.

 

"창원이라는 지역 이야기를 엮어서 팍팍한 일상에 온기를 불어넣고자 나름의 뜻을 세우긴 했지만 결국 상투성과 평범함의 테두리를 벗지 못했음을 자인해야만 했습니다. (중략) 기쁨에 앞서 매서운 채찍이 등을 때리는 듯했습니다. 묵직한 과제를 가슴에 안은 기분이었습니다."

 

이번 문학상 심사를 맡은 이하석 시인(대구문학관 관장), 신덕룡 시인(문학평론가·광주대 명예교수), 김문주 시인(문학평론가·영남대 교수)이 본 것은 시인이 지금까지 지나온 길이라기보다는 그의 앞에 놓인 길이다. 지금보다 훨씬 좋은 시를 쓸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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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어 / 박용진

 

 

물방울 속에

물방울이 있었다

내가 태어나고

네가 태어났다

가만히 몸을 말고 있던

가만히 착하게 사랑하고 있던

내 딸이며 누이이며 아내이며

내 투명한 고향

비도 내리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고

결도 없는 물방울 속에

오로지 우리 둘만 있어

네 손끝에서 피어나던 꽃

내 손끝에서 터져 나가던 꽃

배 속에 알이 가득 차 있었다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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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문학상운영위원회는 경남 출신 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15회 김달진창원문학상에 박용진 동문의 시집 미궁’(파란, 2018)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박 동문은 한양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2006서정시학신인상을 받으면서 등단했다. 그는 서울 양정중학교 국어교사로 근무하면서 등단 12년 만인 지난해 10월 자신의 첫 시집 미궁을 냈다.

 

수상작 미궁의 시들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독특한 작가의 세계를 보여 준다. 시집 미궁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기이한 서사의 매력이 독특한 언어적 장력(張力)과 결합돼 오롯한 자기 개성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928일 창원시 진해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제24회 김달진문학제에서 진행되며,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이 지급된다.

 

김달진창원문학상 공모전은 세계화와 지역화의 이상이 다양하게 분리·통합하고 있는 21세기 민족 현실 아래서 구체적인 지역가치의 실천과 전망을 제시해 주는 문학에 대한 격려와 선양을 취지로 기성·신인 제한 없이 매년 개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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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 이기영

 

 

오래된 악사들과 귀에 익은 째즈와

시끌벅적한 서른아홉 체 게바라와 스물일곱의 이상이 있다

 

부르주아적 시가를 피우는 이상과 노동자의 술 모히또를 마시는 체 게바라

 

절인 청새치와 코히마르 해변에 뜬 붉은 달을 말하면

어린 여인들의 앳된 입술과 꼬치니로cochinillo에 대해 입맛을 다신다

 

혁명은 주방장이 추천한 오늘의 아기 통돼지 바비큐보다 못하고

달아나지 못한 열세 명의 아해들은

가난한 생일 파티가 열리고 있는 마술사의 입속으로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다

 

더부룩한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불금이라 선언하고

눈이 너무 부시다고 선글라스를 껴야한다고

 

봉고, 바따, 체께라, 마라까스가 찬찬Chan Chan을 연주한다

 

-나는 알토 쎄드로에서 마르카네로 가고 쿠에토에 도착한 후에는 마야리로 가

인생에 흐르는 힘 어쩔 수 없다네*

 

시인도 못 되고 내일의 혁명가는 오늘의 혁명을 모르는

불온한 승객들은 이 밤 또 어디로 다 흘러가나

 

그와 그가 감쪽같이 사라진 오, 쿠바!

 

*‘찬찬의 노래 가사 중에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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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에서 활동하는 이기영(사진) 시인이 첫 시집으로 제14회 김달진창원문학상을 받는다.

 

김달진문학상운영위원회는 이기영 시인이 시집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천년의시작)’으로 제14회 김달진창원문학상의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김달진창원문학상은 구체적인 지역 가치의 실천과 전망을 제시해주는 문학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최근 2년 동안 시집을 펴낸 경남 출신 또는 경남에 거주하는 문인을 대상으로 공모·시상한다. 시상식은 오는 98일 창원시 진해문화센터에서 개최되는 김달진문학제에서 함께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심사위원(이하석·신덕룡·김문주)들은 심사평에서 그간의 수상자와 달리 첫 시집을 낸 신진급 시인을 격려하는 일도 지역문학상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의의를 설명한 뒤 수상작에는 인간관계의 경험들을 자신의 찬찬한 언어로써 구축해 가는 시인의 개성적 어법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이 시인은 스무 살부터 꿈꾸던 시인의 삶을 살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죽을힘을 다해 시에 매달려 늦깎이 시인이 됐다세속과 영욕을 초탈한 절대 세계를 지향했던 김달진 선생의 이름으로 받는 상은 더없는 영광이며, 더 고민하고 치열하게 시를 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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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지의 새들 / 배한봉

 

 

해 지는 하늘에서 주남저수지로

새들이 빨려 들어오고 있다, 벌겋다, 한꺼번에 뚝뚝, 선지빛으로 떨어지는 하늘의 살점 같다

 

한바탕 소란스러운 저 장관

창원공단 퇴근길 같다

 

삶이 박아놓은 가슴팍 돌을 텀벙텀벙 단체로 시원하게 물속에 쏟아내는 몸짓 같다, 온몸으로 그렇게

삶을 꽉 묶어놓은 투명한 끈을 풀고

집으로 돌아오는 가장들,

그 질펀한 힘이 선혈 낭자한 시간을 주남저수지 물바닥에까지 시뻘겋게 발라놓았겠다

 

장엄하다, 이 절정의 파장

삶의 컴컴한 구덩이조차도 생명의 공명통으로 만들 줄 아는

저 순하고 아름다운 목숨들,

달리 비유할 것 없이 만다라의 꽃이다

저 꽃 만져보려고 이제는 아예 하늘이 첨벙 물속에 뛰어드는 저녁이다

 

 

 

 

주남지의 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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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김달진창원문학상에 배한봉 시인의 주남지의 새들(천년의 시작/2017)’이 선정됐다.

 

배 시인은 수상소감을 통해 갈수록 제게 시는 어렵습니다. 왜 그러한가 하고 보니 제가 시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시를 쓰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에게 좀 살려달라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빕니다. 앞으로 시에 사는 사람이 되기를 제가 저에게 요구합니다.”라고 밝혔다.

 

함안에서 태어난 배 시인은 1998현대시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잠을 두드리는 물의 노래’, ‘악기점’, ‘우포늪 왁새’, ‘주남지의 새들등을 펴냈다.

 

김달진창원문학상은 ()시사랑문화인협의회·창원시김달진문학관이 주최하고 김달진문학상운영위원회가 주관해 도내 출신 또는 도내 거주 시인을 대상 전년도 7월부터 당해연도 6월까지 발간된 시집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올해는 이하석·신덕룡·김문주 시인이 심사를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시인은 자연과 생명에 관한 개성적인 시선으로서 이미 한국시단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인정받고 있는 중견시인이다다섯 번째 시집 주남지의 새들은 생명에 대한 열렬한 애정으로서 자연과 삶의 세계를 물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는 서정의 전통을 고스란히 계승한, 서정의 적자(嫡子)"라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99일 제22회 김달진문학제에서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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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중력 화요일 / 김재근

 

 

1

바닥이 없는 화요일

슬로우 슬로우

자신의 음성이 사라지는 걸 본다

발이 가는 식물의 잠, 초록의 잠 속처럼

희미해지는 손목

깁스를 한 채,

언제 일어나야 할까

창문에 닿는 겨울 음성들의 결빙

맑아지는 링거의 고요

혈액이 부족한 걸까

그렇게 화요일이 왔다

 

2

화요일을 이해한다는 건 뭐지

화요일은 무얼 할까

 

일주일이 세 번 오고

화요일이 두 번 오고

 

화요일에만 피어나는 장미와

화요일에만 죽는 장미의 눈빛

밤하늘에 붙여놓을까

 

가시에 긁힌 잠 속으로 되돌아오는 화요일

이해해도 될까

 

3

시시해지는 화요일

 

화요일의 날개

화요일의 입술

화요일의 같은 숫자

화요일의 손목

 

회전목마처럼 화요일이 돌아와도

화요일인지 아무도 모르겠지만

 

4

눈알을 씻는다

 

느린 얼굴로 떠오르는

화요일의 낙서

 

너도

나처럼 죽은 거니……

 

 

 

 

무중력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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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50·사진) 시인이 제12회 김달진창원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인은 지난해 3월 시집 <무중력 화요일>을 펴냈다.

 

김달진문학상운영위원회는 지난 2014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최근 2년간 발간된 시집을 심사해 김 시인의 시집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김달진창원문학상은 시사랑문화인협의회·창원시김달진문학관이 주최한다. 기성·신인 구분 없이 경남지역 출신 또는 현재 경남에 거주하고 있는 문인의 시(시조)를 심사해 매년 시상한다.

 

올해는 이하석 시인, 신덕룡 시인(문학평론가·광주대 교수), 김문주 시인(문학평론가·영남대 교수)이 본심에 오른 6권의 시집을 심사했다.

 

심사위원들은 "지역 문단에 활력을 주고 자극이 되면서도 한국시단에 새로운 물길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 시적인 것에 대한 갱신과 개성적인 시적 영토를 개진한 사례를 주목했다. 수상작으로 결정한 김재근의 <무중력 화요일>은 이에 상응할 만한 충분한 개성을 갖고 있는 세계였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김 시인의 시어에도 주목했다. 심사위원들은 "그의 시는 그 자체로서 완결된 심미적 세계라 할 만하지만, 그 언어를 부리는 주술사의 상처와 쓸쓸한 내면을 틈틈이 되비춘다""낯설지만 매력적이고, 무중력의 언어-현실처럼 보이면서도 끊임없이 중력을 느끼게 하는 삶-현실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김 시인은 부산에서 태어나 해운대고, 부경대 토목과를 졸업했다. 현재 진해에서 감리사로 일하는 그는 2007년 한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고, 2010년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93일 창원시 진해문화센터에서 열리며, 김 시인은 창원시가 제공하는 상금 1000만 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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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생존 법칙 / 김복근

 

 

설계도 허가도 없이 동그란 집을 짓고 산다

작은 부리로 잔가지 지푸라기 물고와

하늘이 보이는 숲속에서 별들을 노래한다

눈대중 어림잡아 아귀를 맞추면서

휘어져 굽은 둥지 무채색 깃털 깔고

무게를 줄여야 산다 새들의 저 생존법칙

대문도 달지 않고 문패도 없는 집에

잘 익은 달 하나가 슬며시 들어와

남몰래 잉태한 사랑 동그마한 알이 된다

울타리 없는 마을 등기하는 법도 없이

비스듬히 날아보는 나는 자유의 몸

바람이 지나가면서 뼛속마저 비워냈다

 

 

 

비포리 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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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문학상운영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오후 김복근(65) 시인이 시조집 새들의 생존 법칙으로 제11회 김달진 창원문학상의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김달진창원문학상은 구체적인 지역 가치의 실천과 전망을 제시해주는 문학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최근 1년간 나온 시집을 공모, 심사한다. 수상자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심사위원들(최동호, 이하석, 김문주)은 심사평에서 시조의 형식적인 규율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는 자유로우면서도 세련되게 여러 갈래의 시상들을 정제된 언어로서 수려하게 펼쳐 냈다그의 탁월한 시들은 말이 아닌 장력과 더불어 부드러운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우리로 하여금 언어의 자연을 누리게 한다고 평했다.

 

시상식은 오는 95일 창원시 진해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김달진문학제에서 열린다.

 

자연과 인간이 융합하는 삶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김 시인은 시조는 밤바다의 뱃길을 알려주는 등대와 같이 고귀한 존재다. 이 상이 소통과 화해, 상생의 손짓으로 다가온다. 저의 시조가 어려운 시대를 사는 독자들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되면 좋겠다자존에 어긋나지 않는 삶과 사유를 통해 어렵고 힘든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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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무석(사진) 시인이 제10회 김달진창원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달진창원문학상을 심사한 이하석, 신덕룡, 방민호 심사위원은 올해의 수상작으로 우무석 시인의 시집 ‘10월의 구름들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10월의 구름들은 문학의 진실 제시 기능이 땅에 떨어진 시대에 산문적인 세계의 산문성을 직시하면서도 역사적 현장의 순간들, 그에 대한 기억들을 한편 한 편의 시로 형상화해 인간의 공동체적 삶에 대한 향수의 보편성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전했다.

 

우무석 시인은 아직 미완이면서 부족한 시집을 수상작으로 결정해주신 것은 아마 저 물처럼 모자란 웅덩이를 채우고 힘을 내어 부지런히 가라고 격려하신 것이라 여기겠다이제는 삐딱한 시선으로, 시인이란 존재는 꽤 교양 있는 우아한 속물들이란 사고도 다시 고쳐보겠다고 말했다.

 

우무석 시인은 마산서 태어났으며 1983년 개천문학신인상과 1985년 무크지 지평문학신인상을 수상한 이후 수평선이 있는 집, 10월의 구름들 시집을 냈으며, 현재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이며 날라리 인문학 모임 돗귀통신의 좌장으로 있다.

 

한편, 19회 김달진문학제 행사인 111일 시상할 예정이며 상금은 1천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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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의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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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김달진창원문학상 수상자에 서일옥 시인이 올해 펴낸 그늘의 무늬’(동학사)란 시집으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사랑문화인협의회 창원시김달진문학관이 주관하고 창원시가 후원하는 김달진창원문학상 심사위원회 측은 "서일옥 시인의 작품은 평범한 듯 보이는 언어들 속에 예사롭지 않은 성찰의 깊이를 확보하고 있었고 일상과 현실을 향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이 돋보인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마산 출신인 서 시인은 1990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데뷔해 한국시조시인협회상, 경남아동문학상을 받은 바 있으며 시집 <영화스케치> <그늘의 무늬> 등을 펴냈다.

 

시인은 "높은 정신적인 시 세계를 열었던 시인이자 승려였으며 한학자이자 교사로 일생을 살아오신 월하 김달진 선생의 시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이 상을 받게 되어 영광스럽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함께 발표된 제4회 창원KC국제시문학상과 제7회 김달진문학상젊은시인상은 중국의 왕지시엔과 이현승 시인이 각각 차지했다. 시인이자 시사평론가, 번역가인 왕지시엔은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면서도 양식있고 가치 추구적인 정신을 지닌 글쓰기를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남 광양 출신인 이현승 시인은 "삶을 긍정과 선의의 눈으로 바라보는 진지한 탐구 능력과 은은한 해석적 개입 능력"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주목받았다.

 

김달진창원문학상 수상자인 서일옥 시인은 상금 1000만 원을 받게 되며, 왕지시엔과 이현승 시인에겐 각각 5000달러, 300만 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26일과 27일 진해구 소사동 김달진문학관과 생가, 진해구민회관 등에서 펼쳐지는 제18회 김달진문학제 때 김달진문학상 시상과 함께 진행된다.

 

26일 오후 415분 진해구민회관 대공연장에서다.

 

지난 5월 확정된 제24회 김달진문학상의 영예는 정일근 시인(시 부문)과 오형엽 평론가(평론 부문)에게 돌아간 바 있다.

 

올해 김달진문학제도 예년처럼 기념식과 축하 공연, 동화구연대회, 문학심포지엄 등 다양한 문화행사와 함께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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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가 살고 있다 / 김일태  

 

 

내 안에

겁이 많아

겁의 힘으로 진화된 뿔을 가진

코뿔소가 살고 있다

 

제 뿔에 가려 앞을 보지 못하고

작은 소리에 온몸 뿔 삼아

킁킁거리고 쭈뼛거리는

우스꽝스런 코뿔소

 

부러뜨릴 수도

뽑을 수도 없는

몸인 뿔에 갇혀

사바나의 허공을 들이 받는

아프리카 코뿔소처럼

무시로

내가 나를 들이받고 있다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지 못한 채

 

 

 

코뿔소가 사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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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김달진창원문학상 시 부문 수상자로 김일태(사진) 시인이 선정됐다. 김달진문학상운영위원회는 22일 "언어를 조립하고 그 정서를 세우는 면에서 우리 문학의 익숙한 포즈를 비범하게 보여주었다"며 그의 시집 〈코뿔소가 사는 집〉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창녕 출신으로 MBC경남에서 특임국장으로 재직 중인 김일태 시인은 그간 〈바코드속 종이달〉, 〈그리운 수개리〉, 〈어머니의 땅〉 등의 시집을 펴낸 바 있다.

 

김 시인은 수상 소감을 통해 "아직 문학적 수련이 부족한 내게 큰 영광을 주신 심사위원들께 절을 올리며, 내게 와서 시가 되어준 이 땅의 모든 것들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제17회 김달진문학제'가 열리는 오는 9월 8일 오후 4시 창원시 진해구민회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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