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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 이기영

 

 

오래된 악사들과 귀에 익은 째즈와

시끌벅적한 서른아홉 체 게바라와 스물일곱의 이상이 있다

 

부르주아적 시가를 피우는 이상과 노동자의 술 모히또를 마시는 체 게바라

 

절인 청새치와 코히마르 해변에 뜬 붉은 달을 말하면

어린 여인들의 앳된 입술과 꼬치니로cochinillo에 대해 입맛을 다신다

 

혁명은 주방장이 추천한 오늘의 아기 통돼지 바비큐보다 못하고

달아나지 못한 열세 명의 아해들은

가난한 생일 파티가 열리고 있는 마술사의 입속으로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다

 

더부룩한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불금이라 선언하고

눈이 너무 부시다고 선글라스를 껴야한다고

 

봉고, 바따, 체께라, 마라까스가 찬찬Chan Chan을 연주한다

 

-나는 알토 쎄드로에서 마르카네로 가고 쿠에토에 도착한 후에는 마야리로 가

인생에 흐르는 힘 어쩔 수 없다네*

 

시인도 못 되고 내일의 혁명가는 오늘의 혁명을 모르는

불온한 승객들은 이 밤 또 어디로 다 흘러가나

 

그와 그가 감쪽같이 사라진 오, 쿠바!

 

*‘찬찬의 노래 가사 중에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nefing.com

 

 

창원에서 활동하는 이기영(사진) 시인이 첫 시집으로 제14회 김달진창원문학상을 받는다.

 

김달진문학상운영위원회는 이기영 시인이 시집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천년의시작)’으로 제14회 김달진창원문학상의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김달진창원문학상은 구체적인 지역 가치의 실천과 전망을 제시해주는 문학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최근 2년 동안 시집을 펴낸 경남 출신 또는 경남에 거주하는 문인을 대상으로 공모·시상한다. 시상식은 오는 98일 창원시 진해문화센터에서 개최되는 김달진문학제에서 함께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심사위원(이하석·신덕룡·김문주)들은 심사평에서 그간의 수상자와 달리 첫 시집을 낸 신진급 시인을 격려하는 일도 지역문학상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의의를 설명한 뒤 수상작에는 인간관계의 경험들을 자신의 찬찬한 언어로써 구축해 가는 시인의 개성적 어법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이 시인은 스무 살부터 꿈꾸던 시인의 삶을 살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죽을힘을 다해 시에 매달려 늦깎이 시인이 됐다세속과 영욕을 초탈한 절대 세계를 지향했던 김달진 선생의 이름으로 받는 상은 더없는 영광이며, 더 고민하고 치열하게 시를 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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