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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중도(河中島) / 홍성준

 

영산강 하구에는

강물이 흘리고 간 모래가 섬처럼 남아

이내 남겨진 것들을 끌어 모으는 것이다.

몇 개의 억새풀 씨앗이 검게 떠밀려와

서로 몸을 비비며 군락을 이루고

검은 비닐 따위가 수초마냥 휘청대고 있다.

아차, 하는 순간 모두 떠내려갈 것 같은 적막.

하지만, 하중도는 적막 속으로 떠내려가지 않는다.

차박차박 물장구치는 소리와 함께

무리를 놓친 뿔논병아리가 머리를 내밀고

깃털을 털며 가늘게 훌쩍이는 소리가

간간히 물결치듯 적막을 밀어냈다.

시베리아 강가에 알을 품은 다른 둥지마냥

빈 모래 무덤에 슬픈 부리를 비비며

그는 오후의 여름을 힘겹게 넘고 있다.

비빌 언덕이 필요한건 모두 마찬가지.

누군가 크게 한숨이라도 쉬면 날아갈 듯한,

하중도가 떠내려가지 않는 건

그가 부리로 단단히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상류에서 떠내려 온 비닐봉지만 칭얼댈 때에도

텅 빈 모래 둥지가 황폐한 바람에 나동그라질 때에도

강가와 맞닿은 곳에 하늘로 물관을 내린

나무뿌리 사이로 빠끔히 얼굴을 내밀며

지치지 않은 새로운 둥지를 쌓아올린다.

늦은 가을의 귓바퀴, 뿔논병아리의 물장구소리에

도시에서 떠내려 온 이들이 어딘가 자신을 단단히 묶어둘 곳을 찾고 있다.

 

 

 

홍성준- 하중도

이진 - 물 속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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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마을은 섬진강에 안겨 잠든다 / 박한얼

 

해가 지자 세상일이 버거워 강가까지 내려온

마을들 모두 강물 속으로 들어가

비우는 일이 얼마나 찬란한 가 몸소 보여 준다.

 

물 속 안긴 집들이 하나둘 등불 켜 들고

가슴 깊이 묻고 살아온 날의 얼룩을 씻기면

은하수 쪽배 타고 내려온 나이 지긋한 별들이

골목마다 휜 사연을 위로해 보지만 오히려

별들마저 침묵을 배운 듯 고요를 입에 물고

물밑 아득 가라앉아 따스한 눈빛만 깜박 거린다.

 

스스로 강의 품속으로 들어간 이에게만 집이 되어주는 강

누워서도 잠들지 못하는 마을을 위해

세상 밖 떠도는 바람을 불러

젖은 마을의 어깨 다독여 줄 때도 있다.

 

그때마다

지리산 허리 소리없이 걸어 나온 조금달이

물푸레나무 가지에 기대앉아

섬진강보다 낮게 살아가는 마을의 잔등을 다독이다

새벽이 올 때까지 집과 어둠 한테 얼려 강물이 되는

저 기막힌 내력을 듣고 간다.

 

넓어진 강 하구 피어나는 물안개가

옆구리 결리는 마을의 꿈을 포근하게 덮어주는 강기슭

섬잠 깬 암 두꺼비들 목울대 가득 어둠을 삼켜

해를 잉태한 아침이 떠 오른다

 

 

 

 

[심사평] 생명성 원류에 대한 체험

 

제2회 하천문학상은 우리의 생명성 원류에 대한 체험으로 삶과 자연 생태를 교감하는 중요한 현장의 문학적 수확이다. 한국하천협회에서는 ‘국토와 민족의 생명줄이자 삶의 원천인 하천’을 주제로 내걸고 문학상을 공모한 결과 이에 걸맞는 작품들이 일반부, 중. 고등부, 초등부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진솔한 언어로 다양하게 표현하여 많은 관심과 정감이 이루어졌다.

 

우리 심사위원들은 응모된 총 000편의 작품을 운문과 산문으로 분류하여 먼저 예심을 실시하고 여기에서 선정된 작품을 놓고 심사규칙을 약정한 후 본심으로 최우수, 우수, 장려 등 당선작을 선정하는 절차로 심사를 진행하였다.

 

우선 응모자들이 작품 공모의 목적과 취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가하는 주제와 더불어 언어의 적절한 사용, 문장의 간결성으로 문학상의 목적을 널리 주지시켜서 ‘새로운 하천 문화의 지평’을 열어나가는데 기여할 수 있는가하는 것을 중점으로 살폈다.

 

그 결과 예심에서 000편이 본심 후보작으로 선별되어 심사위원 전원의 작품 평가 토론으로 공모 취지에 합당한 작품을 선정하게 되었다. 이 토론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은 작품의 수준이 높아서 당선작 결정에 고심하여 장시간의 재검토와 토론이 필요했다.

 

최우수상은 일반부에서 박한울의 「밤이면 마을은 섬진강에 안겨 잠든다」(시), 중고등부에서 김나연의 「사라지다」(꽁트), 초등부에서 고희주의「우리가 할 수 있는 물 살리기」(수필), 로 당선작을 결정하는데 합의했다. 모두가 글쓰기에 대한 이해는 물론, 하천에 대한기본개념을 숙지하고 있었으며 하천과의 친숙한 환경 체험으로 좋은 글을 썼다고 평가되었으며 우수상, 장려상 입상자들도 그 수준의 탁월한 면모를 높이 칭찬을 보낸다.

 

그러나 응모작품 중 입상하지 못한 분들은 더욱 좋은 연마와 노력을 배가해서 내년의 공모작에서는 입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 문학의 본령은 작품이 널리 읽혀져서 독자들과 공감하면서 주제에 대한 새로운 정신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교육적인 측면을 무시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의 체험을 소중하게 간추려서 간결한 언어와 섬세한 문장으로 표현해서 우리 모두에게 감동할 수 있어야 한다.

 

제2회 하천문학상의 역사가 일천하지만 우리의 기대는 지대하다. 물과 환경을 포괄하는 인류의 생명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메시지를 정립하는 계기로 발전하기 바라면서 입상자들 모두에게 축하를 보낸다.

 

 

* 심사위원 : 김송배(글). 이경철, 이승하, 정해옥. 김중위, 방재석, 이길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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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종사水鐘寺 물소리 / 최분임


저기, 저 강물 굽이치는 소리에 귀 던져둔 늙은 절 하나 있지


절을 빠져나간 귀가 데려오는 흐린 강물 한 자락

요사채 마루 헛기침 소리에도 아득하게 돋아나곤 하지

내 얕은 잠 속 일주문을 들락거리던

해우소 앞 은행나무 한 그루 

저 세월 안쪽 누군가 몸속을 비우러 들어가서 돌아오지 않는지

노복老僕같은 몸, 늘어진 가지마다 강물 서성이는 소리를 매달지


강기슭 환한 엉덩이 내리고 물결 해찰하던 보름달이

제 발밑 어린 짐승들 고픈 배를 끌안고

대웅전 앞마당 적요를 쓸어 담는 새벽이면

기다림으로 축축한 댓돌 코고무신 이슬 털고

물빛 탁발 나가는 연둣빛 나뭇잎들,

오래 그리운 것들은 제 그림자를 밟고서도

빛을 찾아 나서곤 하지


그 어스름 길섶으로

꿈은 제 안의 모서리를 깎는 일이라며

풍경소리 속으로 밤낮없이 아가미를 헹구러 오는

물고기의 슬픔을 어루만지다보면

텅 빈 목탁소리에 똬리 튼 내 가파른 생각들

자박자박 파랑波浪으로 쓸려가곤 하지

주먹만 한 어린 것 하나 매달지 못한

내 마음의 백팔번뇌 돌계단을 때리고 가는

길고 푸른 종소리


저기, 저 말간 말씀 하나 저물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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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야리 왕숙천 / 최윤희 

내리 쬐는 태양, 터벅터벅 목 마른 듯 내 발자욱.
저녁에 다다르면 한강과 몸을 섞을 수 있을까.
남양주에서 구리를 지나 한강으로 걸음을 옮긴다.
팔야리에서 누웠던 격렬함, 여전히 잉어들은 날쎄다.
불안한 현기증 눈부시게 부서지는 강물에 쏟아내어 부서뜨려 본다.
철분제와 신경안정제, 의사의 조언 따위를 양발에 묶는다.
왕숙천에선 날쎈 물고기 튀어 오르겠지.
고기 비늘처럼 눈부시게 빛나는 은빛, 검푸른 물결은
마치 숨쉬는 듯 강을 지키려고 호흡하는 것.
왕숙천에 다다르면 강의 호흡을 배울 수 있을까.
조선 태조가 상왕으로 있을 때 팔야리에서 8일을 머무른 것 처럼
나 자신도 강의 숨결을 느끼기 위해 잠시 동안의 거처를 두고 사색에 잠긴다.
저녁을 지나 밤이 되고 또 다시 새로운 날이와도
팔야리 왕숙천은 넘치지 않고 오래도록 흐를 거라고.
상왕과 나에게 그러했듯 하천은 또 다시 누군가에게 불안을 묻게하고,
시를 쓰게 하고, 굴곡진 삶을 헤쳐 나갈 호흡을 알려 줄 것이다.
그러고도 또한 하천은 약이 없이도 나를 숨쉬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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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독서 / 이종섶

  

   풀을 읽고 나무를 읽는 물은 접근하는 모든 것들을 읽어버린다 실물보다 아름다운 물의 접사, 물가엔 물이 반한 마음들로 가득하다 먼 산봉우리도 가까이 잡아당긴 물이 세밀하게 그려놓은 수묵화 한 폭, 누구도 물의 솜씨를 따라갈 수 없다 새들의 비행과 구름의 산책을 바라보면 새들이 하늘로 날아가고 구름이 땅으로 내려온다 해와 달과 별들을 관측하는 물이 들려주는 또 하나의 창세기, 우주는 물속으로 돌아가 안식을 누린다

 

   물그림자가 늘어서있는 물의 거리에는 사람을 읽은 흔적도 보인다 그러나 사람이 돌아가면 기록한 이야기에서 사람을 빼버리는 물의 독후감, 사람은 스스로 주인공이라고 생각했으나 물의 자서전에서는 언제나 지나가는 사람에 불과했다 바람을 분석하고 계절을 파악할 때도 마찬가지, 사물이든 사람이든 움직이는 것들이 가까이 오면 물은 변함없는 애정으로 그것들을 맞이해준다 그러나 떠나는 순간 바로 지워버리는 물의 페이지, 물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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