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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동을 지나왔다 / 이승호


늘씬한 여자만이

사내의 눈을 붙드는 것은 아니다

약장수 악사 야바위꾼이 사람들을 불러 모으듯

우리 한 시절도 죽치고 앉아

빈털터리

허송세월

씁쓸한 기억을 갖고 있지 않은가

그 뿐인가

세상사 고달파서 눌러 앉은 여인네도 있었으니

싸릿재 소나깃재 노루고개

우리나라의 고개 이름들

사연 없는 고개가 어디 있겠느냐

멀리 세월 지나가는 것 보면서

또 어떤 마을에 이른 덤덤한 사내도 있으려니

황량함이야 때로는

사내의 손목을 잡아끄는 서글픈 유혹이 아니겠느냐

움츠린

어떤 새벽 골목을 걸어 나왔을 때처럼

차장 밖으로 희뿌연 상동을 닦아 내렸다

다락방 공책처럼

잔뜩 쓸쓸함이 묻어나는

치석 같은 밤이 오리라.






어떤 이력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세계는

늘 싸움질이다

대변인처럼

말과 말이 주먹을 앞세우고

이미지와 이미지가 핏대를 세워가며

싸운다, 땅을 파 봐라

허공을 만져 보아라

거기 핏방울이 맺혀 있을 것이니

날렵한 혀와 빠드득거리는 어금니가

싸운다, 못 믿겠거든

그녀의 손톱을 봐라 그녀의 붉은 입술을 봐라

배신감과 질투와 어리석음의 칼부림,

한여름과 매미가 싸우듯이

싸움을 말리는 사람과도 싸운다

대화와 타협이라며

밤새워 웃으면서 싸운다

이 세계는 죽도록 싸우면서 산다

중학교 때 처음 본 포르노 비디오에서처럼

헉헉거리며

분명, 저건 싸우고 있는 거야!






흥, 이십일 세기, 당신


지금 저 나무는 위험하다

봄비

꽃 튀밥

불 질러 환한 죽음을 꽃피웠기 때문이다

죽음은 십 년 같고

이십 년 같고

삼십 년 생 멀미꽃 같은데

지긋지긋한 이 생을 나는 어쩌지 못 해

화분 두어 개씩 곁에 두고

눈비를 맞혔을 뿐


위험하다, 위험하다

내가 지금 위험하다

창가로 거슬러 올라

닻을 내린 꽃가지여

지금 내가 벚꽃나무에로 뛰어내릴 작정이라면


하마터면 당신과 이미 나


여전히 당신과 만약인 내가

꽃구름 너머

푸른 바다로 함께 노 저어 간다면

흥, 흥

당신

벼랑

당신의 멧돼지

벚꽃 날리네 벚꽃 날리네

차를 몰고 모퉁이를 돌아가다

흥!




-----------------------------------------------------------------------

 

 


모호한 생 / 하상만


그가 말아 쥐고 있는 것은 욕망이다

풀려지는 순간 욕망은 부풀어 오른다

여기서 그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쥐기 위해 태어났으나 정해진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가 부풀어 올랐다는 것이다

중학교 아이의 입에서 나온 공기를 쥐고 있거나

기다랗고 딱딱한 채소를 쥐고 있거나

호기심에 방사한 따뜻한 오줌을 쥐고 있거나

어쨌든 그의 둥근 생이 부풀어 올랐다는 것이다

그의 이름은 콘돔이다 중요하지 않다

때론 찢겨지고 때론 잉태한다







노인의 얼굴과 머리카락이

연탄에 스며 들어 연탄도

반쯤은 사람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아주 오랫동안 한 몸이었던 것처럼

쉽게 분리되지 않았다

지나간 꽃샘 추위는 피어 오르던 불을

잠시 끄뜨렸다

노인은 불을 지키기 위해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다

노인이 발견된 아궁이 근처 연탄 한 장 없었다

필사적으로 노인은 불을 지키려 한 것 같았다

무릎을 꿇은 건 그 때문이었다

며칠 전 진동하던 달콤한 냄새는

실은 살이 타는 냄새였다

기진맥진한 줄기처럼 연탄은

내가 피워낸 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흔들리며 피는 꽃


엄마, 꽃은 어떻게 피나요


줄기가 바람에 흔들리다가

멀미가 나서 토하면

꽃이 핀단다


어젯밤 형은 전봇대 앞에서

꽃을 피웠다

온몸을 뚫고 나온 피의 색이 아닌

속에서 곪고 골은 고름의 색으로


엄마, 형을 바라보면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요 이제 곧

제게도 꽃이 피겠죠


네게도 꽃이 피겠다마는

형의 꽃을 품고 있다면 너는

평생 어지럽기만 할 거야


몸이 젖도록 꽃을 피우고

무거워지는 꽃


흔들리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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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빨리고 있다 / 백현국


골목시장, 어린것이 소걸음이다

길을 재촉하는 어미의 성화를 귓전으로 흘리며

솜사탕의 단맛에 푹 빠져 있다

축축한 슬픔을 눈에 달고 빨아대는

저 치명적인 단맛에

무진장 휘둘리는 혓바닥을 보라

솜사탕이 빨리고, 손가락이 빨리고

마침내 골목시장까지 쭉-쭉 빨아대고 있다

젊은 어미는 짜증난 얼굴이다

손목을 낚아채고 종종 걸음이다

어미의 손목 끝에 걸려 유영하는 어린것

이제 입에 남은 것은

닳고 닳은 단맛의 추억뿐

순간, 어린것은 곧장

슬픔의 흔적을 단맛으로 변화 시킨다

혓바닥을 내밀어 쭉, 쭉,

눈물, 콧물까지 빨고, 또 빨고 있다

슬픔도 빨다보면 단맛이 된다는 것을

대번에 깨닫는 저 어린것,

 

 

 계간 <시인시각> 2008 .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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