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묘사시의 계보를 이어가는 이윤학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 개정판 출간
199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묘사시의 계보를 이어온 이윤학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1997년 대산문화재단 창작기금을 받아 출간된 초판본에서 74편이던 시를 54편으로 선별해 다듬어 엮은 이번 개정판 시집은 한결 완성도 높은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그는 첫 시집 『먼지의 집』부터 열 번째 시집 『나보다 더 오래 내게 다가온 사람』에 이르기까지 묘사로 시를 쓰는 시인이었다. 그는 일찍이 망원경과 현미경의 장점을 살린 렌즈를 만들어 시적인 순간을 포착해내는 방법을 터득하였다. 그리하여 선명한 화소의 각기 다른 이미지를 배치해 절묘하게 조합해 내는 작업을 이어올 수 있었다. 그의 시는 대상과 현상에 초점을 맞추고 세밀화해 독자의 선택에 맡기는 보여주기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시는 독자들에게 다르게 전달될 수 있고 같은 독자라도 읽을 그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된다. 그의 시는 말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실은 많은 말을 숨기고 독자에게 스스로 원하는 말을 찾아 위로를 삼기를 고대하고 있다.
시인의 말
살아가는 일은 바닥이 없는 갈증이다, 그래서
수시로 가까운 우물을 찾게 된다.
그 우물은 일찍이 누군가가
내 몸속에 파놓은 것이다.
어떤 때는 몸 전체가 우물로
변하기도 한다.
내 관심은 여전히 버려지고 잊히는 것에
닿아있다. 나는, 언제나, 그 우물을 바라보고
퍼먹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그 우물을 메우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개정판 시인의 말
쌍둥이를 낳아
하나를 남에게 준 부모의 심정이
이러했을 것.
면목은 없다만,
이제라도 데려와 살붙이고
정붙였음 원이 없겠다 싶었다.
목차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1부
잠긴 방문 11
사다리 12
목이 떨어진 석불들 13
화려한 유적 14
금장 가는 길 15
고목 속의 풍경 16
저녁의 공원 18
오락실 20
수영약국 22
옥상의 의자 24
난로 위의 주전자 26
암흑 속을, 불빛을 깜박거리며 28
진흙탕 속의 말뚝을 위하여 30
버들강아지 가지 하나가 32
유리컵 속으로 가라앉는 양파 34
처절한 연못 36
과수원길 3 38
2부
집 43
집 없는 길 44
봄밤 46
깊은 곳 48
둥근달 50
거꾸로 도는 환풍기 날개 52
밤나무 53
고사목 54
사진 속에 갇혀있는 연기 55
향연사(香蓮寺) 56
저수지 2 58
버려진 길 60
해청을 지나는 버스 62
한낮의 공원을 위하여 64
기울어진 전봇대 66
고장 난 수도꼭지에서 68
콘크리트에 찍힌 발자국 69
목련나무 아래 소파 70
금강휴게소 72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 74
잠만 자는 방 76
3부
겨울에 지일에 갔다 1 79
겨울에 지일에 갔다 2 80
겨울에 지일에 갔다 6 82
겨울에 지일에 갔다 7 84
겨울에 지일에 갔다 9 86
겨울에 지일에 갔다 10 88
겨울에 지일에 갔다 8 90
구절리에서 91
벽 속의 관 92
깨어진 화분 94
화살 96
연못에 박힌 전봇대 98
벚꽃나무들의 거리 100
긴 점포의 한낮 102
녹슨 창살 사이로 104
양철지붕에 떨어지는 비 106
에필로그 | 그곳으로부터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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