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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 / 이진희

 

 

달콤한 말만 선물로 받을 거야

달콤하다면 뭐든 좋아

 

커다란 리본을 달아 줘

커다란 선물을 넣어 줘

커다란 상자에 넣어 줘

커다란 꽃다발과 함께

커다란 케이크를 만들어 줘

 

나는 부서지기 쉬운 불멸의 거울

소중한 보석으로 다뤄 줘

언제 무슨 일이 벌어졌든 나를 달래 줘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지든 나를 받아 줘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는 노래를 불러 줘

꿈속에서도 반짝일 만큼 재생해 줘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믿음과 의심이 동시에 깊었다는 거

단 하나의 마음을 모두에게 무한수열처럼 나열했다는 거

 

나는 진실만을 말하지 물론

맹세할 수 있어 이까짓 거짓말

내 앞의 당신은 달콤해야 하니까

당신 앞에선 달콤한 말만 선물할 거니까

 

커다란 리본을 달아서

커다란 선물을 넣어서

커다란 상자에 넣어서

커다란 꽃다발과 함께

커다란 페이크를 만들어 줄 테야

 

줄게, 나를 달콤하게만 대해 준다면

당신을 최고라고 느끼게 해 줄게

쓰디쓴 것도 달콤하게 만들어 줄게

 

 

 

페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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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13회 오장환 문학상 본심 심사는 각 지역에서 신망 받는 작가들의 추천에 의해 13명 시인들의 시집들을 그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본심 심사위원들은 일차 모임 후 그 시집들을 숙독한 후 다시 만나되 최종적으로 각기 두 권의 시집을 추천, 그 추천 시집을 대상으로 본심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 결과, 정기복의 나라꽃이 내게 이르기를, 김형수의 가끔 이렇게 허깨비를 본다, 황규관의 이번 차는 그냥 보내자, 박경희의 그늘을 걷어내던 사람, 이진희의 페이크5권의 시집들을 최종 심사의 논의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먼저 정기복의 경우, 한낱 기행이나 산행시가 아니라 자신과 정직하게 대결하는 체취體臭가 감동을 안겨줬다. 또 황규관의 경우 전망 부재의 시대 속에서 문명사적 대결의지가 돋보여쓰며, 김형수의 경우 지난 시대의 열망의 좌절과 개인사적 슬픔의 변주가 곡진하게 다가왔다. 특히 수상작과 최종까지 겨룬 박경희의 경우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의 슬픔과 아픔을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솜씨가 일정한 경지에 이뤘다고 보았다. 수상자를 비롯한 모든 시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축하의 꽃다발을 전한다.

 

 

 

실비아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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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과 계간 '영화가 있는 문학의 오늘', 솔출판사, 오장환문학상 운영위원회가 공동주관한 '13회 오장환문학상', '9회 오장환신인문학상' 당선자가 선정됐다.

 

5일 군에 따르면 '13회 오장환문학상'에는 이진희(48) 시인의 시집 '페이크', '9회 오장환신인문학상'에는 정민식(30)씨의 '디아스포라'가 뽑혔다.

 

이번 오장환문학상의 심사는 임동확 시인, 오봉옥 시인, 이성혁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수상 시집인 '페이크'에 대해 "오장환의 시대정신과 세계 인식을 되살리는 역설적 인식을 통해 현실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깊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시집"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진희 시인에 대해 "이진희 시인의 시적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역설적 세계인식은 단지 수사적이고 장식적인 것이 아니며 미증유의 고통에 시달리는 인간과 세계의 역동적 실재를 포착하려는 고투를 포함한다"면서 "무엇보다도 그럼으로써 주관과 객관, 물질과 정신, 자기와 타자를 궁극적으로 화해시키고 조화시키려는 노력과 일치한다"고 평했다.

 

오장환 신인문학상의 심사는 권성우 문학평론가와 안현미 시인이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당선작 '디아스포라' 등의 시편들은 오장환의 문학 세계에 잘 부합하는 시세계를 보여준다. 오장환의 시대의식과 역사의식이 살아 있는 동시에 이를 세련된 문학적 언어 형식으로 풀어냈다""개성적인 다섯 시편이 모두 고른 수준을 지녀 시인으로서의 미래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예감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오장환문학상 수상자인 이진희 시인은 1972년 제주 중문 출생으로 2006년 계간·문학수첩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시집으로 '실비아 수수께끼', '페이크'가 있다.

 

신인문학상 수상자인 정민식 씨는 1990년 경기도 광명에서 태어나 유년시절 대부분을 수원에서 보냈다.

 

한편 '오장환문학상'은 보은군 회인면에서 출생해 한국 아방가르드 시단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오장환(19181951) 시인을 기리기 위해 2008년 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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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오장환문학상 수상자로 육근상(59) 시인이 선정됐다.

 

문학상 심사로는 처음 SNS 독자 참여가 이뤄져 화제가 됐던 오장환문학상의 제12회 수상자로 육 시인이 선정됐다고 9일 솔출판사가 발표했다. 수상 시집은 지난해 발간된 <우술 필담(雨述筆談)>이며 상금은 1천만 원이다.

 

심사위원단은 “<우술 필담>은 오장환의 시 정신을 환기하면서 시류에 편승하지 않은 독특한 시적 성취를 이룬 시집”이라며 “광포한 서치라이트에 섬세한 사물의 빛들이 죽어가는 난폭한 시대에 육근상의 시는 우리의 눈앞에 반딧불을 현시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로컬을 통하여 진정한 가치를 발굴하려는 시적 고고학은 폐허의 현대에서 미미하나마 밝아오는 생명의 푸른빛을 찾는 희망의 기획에 속한다”며 육 시인과 그의 시를 높이 평가했다.

 

육근상 시인은 여기에 대해 “남들처럼 보기 좋고 입에 혀 같은 소리 제쳐두고 어눌하고 느려터지고 의뭉스럽기만 한 충청도 방언으로 씌어져 저걸 어따 써먹어 고민이던 시집 <우술 필담>을 끝까지 읽어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린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제8회 오장환신인문학상(상금 500만 원) 수상자로는 이신율리(60, 본명 이병애) 시인이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통통 튀는 감각으로 무장한 자유로운 상상력은 우리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며 “무엇보다 자신만의 리듬을 통해 그 상상력에 생기를 불어넣는 점은 그의 시가 지닌 큰 장점”이라고 신인문학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오장환문학제가 열리는 오는 18일 충북 보은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다.

 

 

 

 

우술 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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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시는 개별 발화이므로 단독자인 시인의 특이성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그에 상응하는 언어의 구체성이 관건이다. 최근의 시적 경향에서 경험이 줄어들고 조사(措辭)가 전면화하는 현상이 많아졌다. 새로움을 언어의 쇄신에 기대거나 관념을 언어 놀이로 풀어가는 시인들이 늘었다. 그만큼 시가 날로 추상화된 삶을 뒤따르고 있는 셈이다. 물론 경험적 사실에 그대로 매달리는 일로 시작의 과정을 대신할 수 없다. 그에 상응하는 시어와 리듬을 포획하는 일이 요긴하다.

 

12회 오장환문학상 후보로 추천된 시집들을 접하면서 무엇보다 삶과 사유의 구체적인 발현을 주목할 수 있었다. 경험적 진실과 의식의 진정성을 좇아가는 표정들이 뚜렷했다. 새로운 생각을 추구하면서 그에 적합한 언어를 얻으려는 몸짓이 선연했고 노동과 나날의 삶을 통하여 사람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이 감동을 주었다. 상처의 기억에 곡진하게 다가가면서 타자의 고통에 연대하는 숭고한 마음을 뜨겁게 만날 수 있었다. 타자와 장소와 삶이 어우러진 이야기들을 바로 이 시간으로 불러내거나 그에 생생한 리듬을 더하여 읽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준 시편이 많았다. 그 우열을 가늠하기 어려운 다섯 권의 본심 대상 시집을 두고 심사위원들은 행복한 고민을 거듭하였다. 물론 이 상이 자리한 터의 취지에 맞고 그 정신을 계승할 시인의 시집이면 좋겠다는 전제를 달았다. 더불어 이미 다른 자리에서 좋은 평가를 받거나 영예를 얻은 이들이 양해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누었다.

 

마지막까지 남은 세 권의 시집을 두고서 토론 끝에 심사위원들은 육근상의 우술필담을 제12회 오장환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결정하였다.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하여 사는 고장의 장소에 담긴 내력과 삶의 애환을 노래하였다. 단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시인은 장소의 혼을 말하려 했다. 구체적인 삶의 언어를 발굴하였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의 진실한 표정을 그리려 했다. 상응하는 말을 얻어서 이야기와 리듬을 함께 어울리게 하였다. 멀리 백석과 가까이 고은 등이 보인 시적 전통을 쇄신하였다. 광포한 서치라이트에 섬세한 사물의 빛들이 죽어가는 난폭한 시대에 육근상의 시는 우리의 눈앞에 반딧불을 현시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로컬을 통하여 진정한 가치를 발굴하려는 시적 고고학은 폐허의 현대에서 미미하나 밝아 오는 생명의 푸른빛을 찾는 희망의 기획에 속한다. 현대시는 어떻게 현대를 말할 것인가의 문제보다 어떻게 현대를 극복할 것인가의 문제에 더 열중해야 한다. 육근상은 스스로 애써 찾아낸 로컬리티를 이러한 시적 과업의 목록에 더하였다. 실로 경이로운 일이다. 그가 발로써 걷고 손으로 받아 적은 몸의 시편들이 가진 의미를 우리는 높게 평가한다. 수상을 계기로 그의 돌올하고 특이한 개성이 지속하면서 더 큰 성취로 나타나길 기대하는 마음이다.

 

- 본심 심사위원: 이상국 구모룡 오봉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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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 / 이근화

 

 

오늘밤 한 권의 책이 나를 낳았다

피부와 머리카락이 없고

입술과 성기가 없는 어여쁜 사람

오늘밤 내가 태어나고 나는

한 권의 책을 네 옆구리에서 다시 찾아냈다

여러 개의 서랍 속에서

모두들 태어나고 싶은데

 

그게 나를 부르는 소리라니

안아줄 팔도 없이

달려갈 발도 없이

네가 나를 부른다

아무 냄새가 없는 꿈속에서

나는 괴로워한다

나의 탄생을

한권의 책을

 

그건 내가 너를 만나는 동안 만들어낸

길쭉한 귀 동그란 코 벌어진 입술

애써 얼굴을 지우며

한권의 책을 가만히 내려놓았다

그게 너일까

한권의 책 속에서

정말 그렇게 살려고 내가 태어났다

 

네가 영원히 죽는다 해도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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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문화원과 솔출판사가 주관하는 11회 오장환문학상수상자와 7회 오장환 신인문학상당선자가 발표됐다.

 

솔출판사는 11회 오장환문학상수상자로 이근화(43) 시인을 선정했고 수상 시집은 지난 2016년 창비사에서 발간된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이다.

 

7회 오장환신인문학상당선작으로 '파이프'를 쓴 신성률(49) 씨를 선정했다.

 

이번 오장환 문학상의 심사는 최정례 시인, 박수연 문학평론가, 유성호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수상 시집인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오장환의 시 정신을 환기하면서 탁월한 시적 성취를 이룬 시집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수상자인 이근화 시인은 차분하면서도 이지적인 시선과 목소리로 삶의 낱낱 장면들, 시간들, 관계들, 풍경들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나직하게 표현한다""잔잔한 일상 속에 잠긴 개별 존재자로서의 갈등과 사랑을 촘촘한 언어로 담아간다. 새로운 일상시의 개화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오장환 신인문학상의 심사는 오봉옥·하재일·함순례 시인이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당선작 '파이프'등의 시편들은 구체적인 현실이 상상력과 만나 독특한 시적 의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고통에 매몰되지 않고 생에 대한 관조의 경지까지 화자가 도달했으며, 그만큼 이 시가 환기할 수 있는 세계는 매우 암시적이며 이미지의 변주 또한 중층적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오장환문학상 수상자인 이근화 시인은 1976년 서울 출생으로 2004'현대문학'으로 등단, 단국대 국문과와 고려대 대학원 졸업했다. 시집으로 '칸트의 동물원'(2006), '우리들의 진화'(2009), '차가운 잠'(2012),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2016)가 있고 동시집으로 '안녕, 외계인'(2008), '콧속의 작은 동물원(2018)을 발표했다.

 

산문집으로는'쓰면서 이야기하는 사람'(2015) 등이 있습니다.

 

이 시인은 윤동주상 젊은작가상(2009), 김준성문학상(2010), 시와세계 작품상(2011), 현대문학상(2013)을 수상한 바 있다.

 

신인문학상 수상자인 신성률 시인은 1970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오장환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창작기금 1000만 원, 오장환 신인문학상 당선자에게는 50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함며 시상식은 오장환문학제가 열리는 오는 19일 보은문화예술회관 앞 뱃들공원에서 열린다.

 

오장환 문학상은 보은군 회인면에서 출생해 한국 아방가르드 시단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오장환(19181951) 시인을 기리기 위해 2008년 제정돼 최금진(1백무산(2최두석(3김수열(4최종천(5윤재철(6장이지(7최정례(8이덕규(9박형권(10)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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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탕수구미 시거리 상향 / 박형권

 

 

달이 뜨지 않는 그믐밤이면 바다는 스스로 밝다

파도에 뛰어든 뿌연 인광이 항구의 앙가슴처럼 스스스 무너진다

아직 누구도 허락하지 않은 순결한 밤일수록 더욱 빛난다

빛도 바다의 일부분인 것을 어부들은 안다

가덕도 사람들은 어두운 밤바다의 인광을 시거리라고 부른다

인도에서 흑조黑潮를 타고 온 말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바다의 인광은 바다의 말일 것이다

사실은 야광충이 내는 빛이지만 나는 여전히 말이 빛을 내는 거라고

믿는다

누구나 한번은 어휘가 많은 인생을 살고 싶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말의 고향인 인도로 한번 놀러가고 싶었다

그 그믐밤 아버지는

나를 저어 탕수구미로 낚시를 갔다

칠흑 같은 바다가 노의 궤적을 그렸다

몰고씨이를 꿰고 바다에 넣자 바다가 몰고씨이의 궤적을 그렸다

그런 밤은 붕장어의 밤이다

섬광 같은 신호가 왔다 바다 밑이 외등을 켰다

꿈틀거리는 빛의 반란!

바다는 살아있는 빛을 모국어로 썼다

모두 몸으로 뒤채는 언어였다

그 사이 이 행성의 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가

가덕도의 밤은 육지에서 꺼졌고 이제 시거리로 말하지 않는다

밥 묵었나? 하고 이웃을 빛나게 하지도 않는다

아름다운 말의 시대는 내가 시거리를 처음 본 순간부터 떠나가고 있었다

가덕도 탕수구미의 황홀한 말씀이시여... 상향尙饗!

 

* 몰고씨이: 갯지렁이의 가덕도 말

 

 

 

가덕도 탕수구미 시거리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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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출판사와 보은문화원이 주관하는 10회 오장환문학상6회 오장환신인문학상당선자가 확정됐다.

 

솔출판사는 10회 오장환문학상수상자로 박형권(56) 시인을 선정했다. 수상 시집은 가덕도 탕수구미 시거리 상향’(모악)이다.

 

6회 오장환 신인문학상당선자로는 광화문바닥분수를 쓴 김백형(본명 김태희) 씨가 선정됐다.

 

이번 오장환문학상의 심사를 맡은 최두석·송찬호·방민호 시인은 수상 시집인 가덕도 탕수구미 시거리 상향이 온갖 생명으로 충만한 남해의 섬마을을 재현해냄으로써 과거로부터 전해 오는 모든 가치를 집어삼키며 질주하는 자본주의 문명의 암담한 현재와 미래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시집이라고 평가했다.

 

오장환신인문학상의 심사를 맡은 이경철·오봉옥·방민호 시인은 당선작 광화문바닥분수광화문광장이나 지렁이등이 갖는 시대적 상징성과 삶과 존재에 대한 고민을 우화적·알레고리적 기법으로 표현한 시라고 평가했다.

 

오장환문학상 수상자인 박형권 시인은 2006현대시학에 시 , 으로 등단했고, 2013년 한국안데르센상에 장편동화 메타세쿼이아 숲으로가 당선됐다. 시집 우두커니’(실천문학), ‘전당포는 항구다창비), ‘도축사 수첩’(시산맥) 등을 펴냈다.

 

신인문학상 수상자인 김백형(본명 김태희) 씨는 1967년 서울 출생으로, 현재 인문창작공간 <봄울지도>를 운영하면서 ‘12 더하기 시인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장환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창작기금 1000만 원, 오장환신인문학상 당선자에게는 5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하며, 시상식은 오장환문학제가 열리는 27일 보은문화예술회관 앞 뱃들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오장환 문학상은 보은군 회인면에서 출생해 한국 아방가르드 시단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오장환(19181951) 시인을 기리기 위해 2008년 제정됐으며, 최금진(1백무산(2최두석(3김수열(4최종천(5윤재철(6장이지(7최정례(8이덕규(9)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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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규

 

 

열일곱 살 여름이었습니다 이슥한 밤마실을 다녀오는 어둠 속이었는데요 그날따라

불빛 한 점 보이지 않는 칠흑의 허공을 더듬으며 집으로 가던 길이었는데요

눈감고도 찾아가던 집이었는데요

아무리 가도 집은 나오지 않고 자꾸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었는데요

냇가 쪽 같기도 하고 이미 동네를 벗어나 들판으로 접어든것 같기도 했는데요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방향을 수십 번 다시 잡았으나

집은 갈수록 멀어지는 듯했는데요 어느 순간

발을 헛디뎌 어떤 허구렁 속으로 까마득 굴러떨어졌는데요 그때 그 어둔 허구렁 속에서

누군가 내미는 손을 무심코 잡고 일어서다 소스라치게 놀라 물러섰는데요

놈이었습니다

깜깜한 놈,

어둠 속에서 나를 환히 내다보는 놈,

놈의 손을 잡는 순간 손끝을 통해

놈의 엄청 시커먼 마음이 내 몸속으로 고압 전류처럼 까무룩 흘러들어왔는데요

그 순간 나는 유정(油井)처럼 캄캄하게 깊어졌는데요

어둠이 깊어질수록 환하게 눈뜨는 놈에 이끌려 밤새 뒷산을 헤매다가 집으로 돌아와보니,

남향이었던 집이 감쪽같이 북쪽을 향해 있었는데요

등뒤로 해가 뜨고 지고

그동안 보이지 않던 어둠 속의 일들이 대낮처럼 환히 다 보이지기 시작했는데됴

놈의 일거수일투족도 한눈에 들어왔는데요

으슥한 어둠 속에 숨어 다디단 죄를 짓기 시작한 그때 놈의 나이 열일곱 살이었는데요

 

 

 

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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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사와 충북 보은문화원이 주관하는 9회 오장환문학상수상자와 5회 오장환 신인문학상당선자가 가려졌다.

 

12일 실천문학사에 따르면 제9회 오장환문학상 수상자로 이덕규(55) 시인을 선정했다. 수상시집은 놈이었습니다’(문학동네 )이다.

 

5회 오장환 신인문학상 당선자로는 역류하는 소문을 쓴 박순희(46·)씨를 뽑았다.

 

이번 오장환문학상의 심사는 도종환·송찬호·최두석 시인이, 오장환신인문학상 심사는 김일영·안현미·조기조 시인이 각각 맡았다.

 

오장환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에서 선이 굵고 힘 있는 남성의 언어로 희미하게 남아있는 농업 경제의 잔영과 세속적 삶과 인물들을 감각적이고 생동감 있게 되살려낸 시집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시의 스케일이 넓고 깊은데다 가끔 시의 솜털에 휘파람을 불어주는 섬세한 면이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시인은 1998년 시 전문지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뒤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문학동네 )밥그릇 경전’(실천문학사 ) 등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번 수상작은 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오장환신인문학상 심사위원들은 당선작인 '역류하는 소문'에 관해 "형태가 없는 소문의 이미지를 짜임새 있게 잘 표현한 시"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오장환문학상 수상자인 이 시인에게는 창작기금 1000만원, 오장환신인문학상 당선자인 박 씨에게는 500만원의 상금을 준다.

 

오장환 문학상은 보은군 회인면에서 출생해 한국 아방가르드 시단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오장환(19181951) 시인을 기리기 위해 2008년 제정했다.

 

그동안 최금진(1), 백무산(2), 최두석(3), 김수열(4), 최종천(5), 윤재철(6), 장이지(7), 최정례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시상은 '21회 오장환문학제'가 열리는 오는 23일 보은읍 뱃들공원에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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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은 용의 홈타운 / 최정례

 

 

용은 날개가 없지만 난다. 개천은 용의 홈타운이고, 개천이 용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날개도 없이 날게 하는 힘은 개천에 있다. 개천은 뿌리치고 가버린 용이 섭섭하다? 사무치게 그립다? 에이, 개천은 아무 생각이 없어, 개천은 그냥 그 자리에서 뒤척이고 있을 뿐이야.

 

갑자기 벌컥 화를 내는 사람이 있다. 용은 벌컥 화를 낼 자격이 있다는 듯 입에서 불을 뿜는다. 역린을 건드리지 마, 이런 말도 있다. 그러나 범상한 우리 같은 자들이야 용의 어디쯤에 거꾸로 난 비늘이 박혀 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있나.

 

신촌에 있는 장례식장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햇빛 너무 강렬해 싫다. 버스 한 대 놓치고, 그다음 버스 안 온다, 안 오네, 안 오네…… 세상이 날 홀대해도 용서하고 공평무사한 맘으로 대하자. 내가 왜 이런 생각을? 문득 제 말에 울컥, 자기연민? 세상이 언제 너를 홀대했니? 그냥 네 길을 가, 세상은 원래 공정하지도 무사하지도 않아, 뭔가를 바라지 마, 개떡에 개떡을 얹어주더라도 개떡은 원래 개떡끼리 끈적여야 하니까 넘겨버려, 그래? 그것 때문이었어? 다행히 선글라스가 울컥을 가려준다 히히.

 

참새, , 모기, 벼룩 이런 것들은 4대 해악이라고 다 없애야 한다고 그들은 믿었단다. 그래서 참새를 몽땅 잡아들이기로 했다지? 수억 마리의 참새를 잡아 좋아하고 잔치했더니, 다음 해 온 세상의 해충이 창궐하여 다시 그들의 세상이 되었다고 하지 않니, 그냥 그 자리에서 뒤척이고 있어, 영원히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린다 해도 넌 벌컥 화를 낼 자격은 없어, 그래도 개천은 용의 홈타운, 그건 그래도 괜찮은 꿈 아니었니?

 

 

 

개천은 용의 홈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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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사와 보은문화원은 8회 오장환문학상수상자와 4회 오장환 신인문학상당선자를 선정했다.

 

실천문학사는 8회 오장환문학상수상자로 최정례 시인(61·사진)을 뽑았다. 수상시집은 개천은 용의 홈타운이다. 4회 오장환 신인문학상당선자로 ‘1945, 그리운 바타비아를 쓴 채인숙씨를 뽑았다.

 

이번 오장환문학상의 심사는 김사인·송찬호·최두석 시인이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에서 최 시인에 대해 수상 시집인 개천은 용의 홈 타운은 오장환의 시 정신에 육박할 만한 변방의 정서를 가창력 있는 솜씨로 육화해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 시인의 산문시는 새롭고 모험적이다. 시와 산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불현듯 솟구치는 다양한 삶의 실재와 의문들을 활달한 상상력과 치밀하게 짜인 이야기로 담아냈다고 평했다.

 

최 시인은 고려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90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내 귓속의 장대나무 숲’·‘햇빛 속에 호랑이’·‘붉은 밭’·‘레바논 감정등을 출간했고, ‘백석문학상’·‘이수문학상’·‘현대문학상등을 받았다.

 

최 시인에게는 창작기금 1000만원을, 신인문학상 당선자인 채씨에게는 500만원의 상금을 준다.

 

시상은 20회 오장환문학제가 열리는 다음달 18일 보은읍 뱃들공원에서 열린다. 이 문학상은 보은군 회인면에서 출생해 한국 아방가르드 시단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오장환 시인(19181951)을 기리기 위해 2008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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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군은 제7회 오장환문학상에 장이지(38) 시인의 시집 '라플란드 우체국'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상은 보은 출신인 오장환(19181951) 시인을 기리기 위해 보은문화원과 실천문학사가 2008년 제정했다.

 

심사를 맡은 김용택 시인은 "장이지 시인의 시는 나약한 것 같지만 강한 내면을 숨기고 있고, 현실을 외면한 것 같지만 거부하고 저항한다""자본의 힘 앞에 무너져 내린 한 시인의 고통이 만들어낸 가상의 세계와 현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고 평했다.

 

상금은 1천만 원이며, 시상식은 이달 19일 보은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 시인은 2000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등단한 뒤 시집 '안국동 울음상점', '연꽃의 입술' 등과 연구서 '한국 초현실주의 시의 계보'를 냈고, 김구용시문학상을 수상했다.

 

 

 

라플란드 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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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자 / 윤재철

 

 

짧게 가자

빠르게 가자

무의미하게 가자

그녀는 잊기 위해 드라마로 간다

 

그녀는 알레고리에 익숙하다

판타지에 익숙하다

리얼리즘은 천박해

부담스러워

 

상징적으로 가자

모자 쓰고 가자

가리마도 가리고

바로 클라이맥스로 간다

한일강제합병은 모른다

 

진주가 어디 붙어 있는 지도 모른다

그녀는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온갖 암호와 예측에 충분히 익숙하다

 

나는 거꾸로 가자

예측 불가능하게 가자

벌거벗은 몸뚱이로 가자

저 강변 항하사 같은 금모래밭

남풍에 반짝이며 팔랑이는 미루나무 이파리

그 오르가슴을 나는 잊지 못한다

 

 

 

거꾸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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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사와 충북 보은문화원에서 주관한 '6회 오장환문학상' 수상자로 윤재철(61) 시인이 뽑혔다. 수상시집은 '거꾸로 가자'(삶창 )이다.

 

심사위원인 김사인 시인(동덕여대 교수)"오장환의 시 정신에 육박할 만한 변방의 정서를 가창력 있는 솜씨로 육화해내고 있다"고 이 시집에 대해 평했다.

 

윤 시인은 1953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했다.

 

1981'오월시'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 시인은 시집 '아메리카 들소', '그래 우리가 만난다면', '생은 아름다울지라도', '세상에 새로 온 꽃', '능소화'등과 산문집 '오래된 풍경' 등을 출간했다. '14회 신동엽창작상'을 받았다

 

오장환 문학상은 보은군 회인면에서 출생해 한국 아방가르드 시단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오장환(19181951) 시인을 기리기 위해 2008년 제정했다. 그동안 최금진(1), 백무산(2), 최두석(3), 김수열(4), 최종천(5)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2013 오장환문학제'가 열리는 오는 1011일 오후 4시 보은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윤 시인에게는 창작기금 1000만원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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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마술 / 최종천

 

 

우리 공장 고양이는 마술을 잘한다

어떻게 암컷을 만났는지 그리고 역시나

도대체 어떻게 새끼를 여덟 마리나 낳았는지

네 마리는 엄마를, 다른 네 마리는 아빠를,

정확하게 닮았다. 밥집에서 밥도 오지 않았는데

일하는 나를 올려다보며 큰소리로 외친다

그 소리를 들어야 비로소 우리들 배가 고파온다

녀석들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니야옹! 하는 소리로 온 것이다

땅바닥에 엎질러준 생선 대가리와 밥을 말끔히도 치웠다

얼마 후엔 암컷도 같이 왔다

공장장만 빼고는 일하는 사람 모두 장가를 못 간

노총각들이어서 그런지 고양이 사랑이 엄청 크다

자본주의가 결혼하라고 할 때까지

부지런히 돈을 모으는 상중이가 밥 당번이다

밥을 주면 수컷이 양보한다

공장장은 한때 사업을 하다 안 되어

이혼을 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자본주의가 헤어지라고 하여

헤어진 것이 틀림없다

사람의 새끼를 보면 한숨만 터지는데

고양이의 새끼를 보면 은근히 후회되는 것이다

사람인 나는 못 하는 시집가고 장가가고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고양이의 마술이다

 

 

 

고양이의 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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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사와 보은문화원이 주관하는 제5회 오장환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최종천(58·사진)씨가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집 고양이의 마술’(실천문학, 2011)이다.

 

심사위원들은 최씨의 시는 이 땅의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통렬하게 근본적으로 행해지고 있다면서 그 주제를 너끈하게 감당하는 발상 또한 독특하고 재미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노동자 시인으로 유명한 최씨는 1986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눈물은 푸르다’ ‘나의 밥그릇이 빛난다등이 있다.

 

오장환문학상은 모더니스트와 리얼리스트의 면모를 동시에 갖춰 한국 시사에서 특별한 주목을 받는 시인 오장환(191851)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 시상식은 오장환문학제가 열리는 921일 보은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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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훔치다 / 김수열

 

 

꽃은

하늘 올려다보면서

 

올까

말까

 

비는

땅을 내려다보면서

 

갈까

말까

 

 

 

 

생각을 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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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환(1918~51) 시인을 기리고자 실천문학사와 보은문화원이 함께 주관하는 4회 오장환문학상수상자로 제주작가회의 김수열 시인(52)이 선정됐다. 수상 시집은 <생각을 훔치다>이다. 김 시인의 수상 시집은 변방의 정서를 가창력 있는 솜씨로 육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상식은 지난 23일 오장환 문학제에서 진행됐다.

 

실천문학사와 보은문화원이 주관하는 오장환 문학상은 충북 보은군 회인면 출신으로 모더니스트와 이럴리스트의 면모를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한국 아방가르드 시단의 선구자로 평가받은 천재 시인 오장환(1918~1951)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8년 제정, 매년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상금은 1천만원이며 시상식은 새달 23일 보은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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