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자 / 윤재철
짧게 가자
빠르게 가자
무의미하게 가자
그녀는 잊기 위해 드라마로 간다
그녀는 알레고리에 익숙하다
판타지에 익숙하다
리얼리즘은 천박해
부담스러워
상징적으로 가자
모자 쓰고 가자
가리마도 가리고
바로 클라이맥스로 간다
한일강제합병은 모른다
진주가 어디 붙어 있는 지도 모른다
그녀는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온갖 암호와 예측에 충분히 익숙하다
나는 거꾸로 가자
예측 불가능하게 가자
벌거벗은 몸뚱이로 가자
저 강변 항하사 같은 금모래밭
남풍에 반짝이며 팔랑이는 미루나무 이파리
그 오르가슴을 나는 잊지 못한다
실천문학사와 충북 보은문화원에서 주관한 '제6회 오장환문학상' 수상자로 윤재철(61) 시인이 뽑혔다. 수상시집은 '거꾸로 가자'(삶창 刊)이다.
심사위원인 김사인 시인(동덕여대 교수)은 "오장환의 시 정신에 육박할 만한 변방의 정서를 가창력 있는 솜씨로 육화해내고 있다"고 이 시집에 대해 평했다.
윤 시인은 1953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했다.
1981년 '오월시'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 시인은 시집 '아메리카 들소', '그래 우리가 만난다면', '생은 아름다울지라도', '세상에 새로 온 꽃', '능소화'등과 산문집 '오래된 풍경' 등을 출간했다. '제14회 신동엽창작상'을 받았다
오장환 문학상은 보은군 회인면에서 출생해 한국 아방가르드 시단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오장환(1918∼1951) 시인을 기리기 위해 2008년 제정했다. 그동안 최금진(1회), 백무산(2회), 최두석(3회), 김수열(4회), 최종천(5회)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2013 오장환문학제'가 열리는 오는 10월 11일 오후 4시 보은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윤 시인에게는 창작기금 1000만원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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