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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회 의정부문학 전국문학공모전 운문부분 당선작]

 

대상

다시 그리는 자화상 / 유지호(인천광역시 계양구)

 

 

  젊은 날의 발걸음엔 언제나 빈곤의 물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휴일이 없는 거리에서 주인 잃은 계절을 따라 콘크리트 벽에 무분별한 입맞춤을 하며 사랑을 심었다. 질소 가스의 풍선을 날리며 스물 네 시간을 셈했지만 내 몫은 없었다. 이 빠진 벌거숭이 잇몸으로 이륙의 날개를 접어야 했다.

 

  때 이른 꽃이 만발한 명함은 인식의 지문을 하나씩 지워갔다. 이름 석 자 불릴 때마다 황금의 칼끝에 익숙한 허기진 위장은 밤마다 이름도 모르는 적들과 길고 긴 교전을 벌였다. 부풀어 오른 젊음의 이빨은 아침을 막아서는 검은 그림자를 지우지 못한 채 시계불량의 더께를 입혔다.

 

  이제 낙조로 가는 길에서 수십 년 동안 떼지 못한 계급장을 철책 너머로 날리고 내게 맞는 문신을 갈망한다. 곧게 펴야 할 굴곡같은 길과 풀어야 할 매듭이 물물처럼 몰려 온다. 어금니는 흔들리고 앓는 충치에 신념으로 땜질을 해 박으며 수없이 구원을 모색하는 길고 긴 밤의 사색이다. 내 몸에 버짐처럼 번진 이방인의 세포를 밤새 도려내는 아픔을 뚫고서야 정갈한 이빨이 새로 돋는다는 사실을.

 

  밤새워 불 밝히면 가슴으로 어둠의 파편 하나, 둘 재로 쌓이고 문득 두 손 불끈 쥐어지는 예감. 좁은 길로 가라, 고뇌하는 자의 눈으로 내일을 열 것이로다. 찢기는 아픔의 덩어리가 튀어 오를 때마다 신명 들린 이름 석자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면 투명한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세계가 날갯짓을 한다.

 

 

 

 

장원

찬란 / 김기현(서울예술대 방송영상과)

 

 

나는 한 마리 길 고양이

어른이 되겠다고 한 겨울에 털갈이를 했지

유기된 별들이 길거리를 배회하고

나는 고독한 눈을 얻었어

쓸쓸히 엉키는 나무들, 누가 기를까

지붕 위에 오래앉아 봄을 기다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차가운 손을 내놓고 있었지

누군가 건네주는 먹이를 의심 없이 먹어 버렸어

어린 시절은 길고 나는 고유하지 안항

가끔은 쥐덫에 걸려. 하늘이 얼룩져 잇어

눈물을 좀 흘려 볼까, 지난 밤 꿈이 탈색 되는 걸 보았어

나는 그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해

부서진 기왓장 사이로 떠다니는 구름 조각들을 씹어 먹어버렸어

어깨를 감춘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

슬리퍼 안에 들어가 추운 잠을 자고

낯선 창가를 서성이다,

어느 집 창가에 핀 고요한 아침에

가만히 얼굴을 묻고 싶어

나는 나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쉽게 깊어지지 않을 거야

어둠을 둥글게 말고 앉아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것이 행복하다고

꼬리가 시리도록 중얼거릴래.

 

 

 

 

고등부 장원

주름 / 정하현(안양예술고 3학년 7)

 

 

비행기가 지나가며 구겨놓은 비행운

뜨겁게 달궈진 저녁 해가 다려 놓는다

 

무늬처럼 새겨진 교복 치마의 주름살

온 종일 의자에 앉아있느라 생긴 주름을

어머니가 다림질로 펴신다

주름은 나의 하루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분무기로 찬물 뿌린 옷에 다리미 얹으면

젖은 옷이 바싹 마르는 소리와 함께

뜨거운 김이 허옇게 새어 나온다

차게 젖었다가 뜨겁게 말라야 하는

극과 극의 온도 차를 번갈아가며

뜨겁게 달궈지는 얇은 옷자락 위 주름을

힘주어 꾹꾹 누르시는 어머니

 

어머니 배 위에 그인 붉은 칼자국도

펴질 수 없는 주름으로 남아있다

주름을 통해 태어났으니

나도 어머니의 끈질긴 주름이겠다

캄캄한 새벽마다 딸애의 교복을 다리느라

손바닥 위 붉게 데였던 화상 자국도 주름이 된다

어머니의 다림질 아래 빳빳하게 살아온 가족들

빨리 달아올랐다가 더디게 식느라

거실 한 구석에 놔둔 다리미의 등을 본다

뜨겁게 뎁혀진 열판을 스치기만 해도

벌겋게 붓고 물집 잡히던 손

나도 엄마의 몸에 무늬처럼 남은 주름을 펴드려 본다

 

다리미가 다려놓은 자리마다

주름이 오래 진통을 견뎠는지

비행운이 갈라놓은 초저녁 하늘에

물집처럼 낮달이 태어난다.

 

 

 

 

중등부 장원

노란 리본 / 김영웅(서울 장평중학교 3학년)

 

 

 

거짓말!

재밌게 놀고 온다 했지만

결국 돌아오지 못하고,

선물 사 오겠다 약속했지만

가슴에 안겨준 것은

눈물의 바다

 

그리움!

수십 번 좌절하고

수천 수만 번 기도하지만

환한 전등불빛 아래

빈 식탁 의자

 

신을 원망하고

사람을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하지만

신은 왜 두 팔 뻗지 않고

보고만 있었을까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세월호

하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노란 리본

 

 

 

 

 

 

 

 

<16의정부 문학전국 공모전 심사평>

 

현대시의 현대적 접근과 감동을 위하여김선용(시인)

 

만추(晩秋)입니다. 울긋불긋한 단풍과 떨어지는 낙엽, 어제와 다른 일몰(日沒) · 일출(日出) 돌아보고 둘러보면 뭐 하나 시()가 아닌게 있나요. 이번 의정부 문학전국 공모전 시()부문에 응모한 작품편수는 중등부 53, 고등부 94, 일반부 197편이었습니다. 344편을 4명의 심사위원이 돌아가며 보고 또 봤습니다. 양도 양이지만 수작을 대하는 설렘과 감동, 다양한 색깔, 농익음과 설익음 사이에서 선자(選者)들도 눈이, 얼굴이, 마음이 달아올랐습니다.

 

 

우선 일반부 응모작 197편 중 예심을 통과한 작품은 14편이었습니다. 고심 끝에 유지호 씨의 다시 그리는 자화상이 각 심사위원 모두 최고의 평가를 받았으며 이에 대상에 올리기로 합의했습니다. 4연으로 된 다소 산문시 양식을 띠고 있는데 깊고 넓고 공력(功力)이 느껴졌습니다. 오랫동안 시()를 앓아온 흔적이 보였습니다. 이 시는 전통적 시의 기교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젊은날의 고뇌와 갈등과 아픔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노래하고 이야기합니다. ‘스물 네 시간을 셈했지만 내 몫은 없었다’, ‘황금의 칼 끝에 익숙한 허기진 위장’, ‘아침을 막아서는 검은 그림자등의 상황과 표현에서 절박함과 안쓰러움도 느껴집니다. ‘신념으로 땜질을 해 박으며’, ‘내 몸에 버짐처럼 번진 이방인의 세포를 밤새 도려내는 아픔을 뚫고서야 정갈한 이빨이 새로 돋는다는 사실을등에서는 삶과 한가닥 희망을 향해 발버둥치며 절규하는 소리와 몸짓에 귀를 모으고 시선을 두게 합니다. 다소 난해한 쪽으로 기우는 벌거숭이 현대시에 피가 돌게 하는 수작(秀作)임이 분명합니다. 장원으로 선정된 서울예술대 방송영상과에 재학중인 김기현의 찬란’, 차상을 수상하게 된 황현아 씨의 담쟁이또한 손 놓을 수 없었고 가뿐 숨을 쉬며 읽어야했음을 고백하며 모두들 더욱 정진하여 한국 현대시사(現代詩史)에 한 획을 긋는 시인으로, 작품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

 

고등부 총 응모작 94편 중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13편이었습니다. 안양예술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정하현 학생의 주름을 장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우선 보통의 10대답지 않은 눈과 마음을 가졌다는 점이 대견하하고 범상치 않았습니다. ‘차게 젖었다가 뜨겁게 말라야 하는’, ‘거실 한 구석에 놔둔 다리미의 등’, ‘다리미가 다려놓은 자리마다 / 주름이 오래 진통을 견뎠는지 / 비행운이 갈라놓은 초저녁 하늘에 / 물집처럼 낮달이 태어난다등 응시(凝視)와 관조력(觀照力)이 탁월합니다. 소소한 일상을 객관적이고 담담하며 읽는 이로 하여금 곱씹고 의미를 캐게하는 수작(秀作)입니다. 차상으로 뽑힌 이지성 학생의(경남 진주 명신고 1학년) ‘어머니는 빨래 중과 차하로 선정된 김진아 학생의(전남 목포 목포혜인여자고등학교) ‘나물, 된장국도 돋보이는 작품으로 시의 싹이 힘있고 빠르고 무한(無限)이 성장할 수 있는 탄탄한 작품이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들 작품 모두 빨래부모님(어머니)’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인데 사랑과 정()과 효()의식이 메말라가는 이 시대,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시였습니다. 청소년문학의 희망으로 거듭나는 작품, 꾸준히 쓰기를 당부합니다.

 

중등부 총 응모작품 편수는 53. 상대적으로 적은 편수입니다. 조금 씁쓸하고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 온갖 감각적 매체에만 몰입하는 어린 중학생들 틈에 이슬 머금은 새순처럼 설익고 풋풋하지만 제법 시()의 이름을 달고 이쁘게 올라온 친구들은 8명이었습니다. 장원으로 뽑힌 김영웅(서울 장평중 3학년) 학생의 노란 리본은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자신만의 시각과 현실을 냉철하게 보는 학생의 시각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차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남혜인(충북 충주 충주북여자중학교 2학년) 학생의 도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사는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형상화한 시로 그 감동이 결코 만만치 않은 작품이라는 것을 밝힙니다. 어떤 꽃이든 피울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색깔의 꽃을 피울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심사위원 : 안태현 신성수 김생자 나윤희 김선용

 

 

 

 

출처 : 신춘문예공모나라
글쓴이 : copyzigi 원글보기
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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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개미 골목 / 김세정

  

비 자주 내리던 개미 골목

그 골목 막바지에 닿기도 전에

비 비린내 사이를 맴돌던

어느 집 국간장 냄새

 

짠 내 나는 찬들로 채워진

골목 여자들의 소박한 밥상 위로

어제와 다름없이 날이 저물면

아이들은 습관처럼,

목이 말랐다

 

도무지 혀가 아려서

투정으로 하루가 다 가고 말던,

담벼락에 선명하게 새겨진

철거, 붉은색 낱말들 위로

무심히도 낙서해대던

유년의 날들

 

이 빠진 사기그릇 한 벌 남김없이

구불구불 그 골목 빠져나올 때

엄마는 뒤 한 번

돌아보지 않았었던가

골목을 벗어나 배신자처럼

웃던, 웃던

끝내는 울어버리던

 

자라지 못한 어제인양 지붕 낮은 집들이

아직 거기 있을까

싱거운 어느 날이면

허기진 발목이 나보다 먼저

돌아갈 수 없는 그곳을

서성거린다.

 

 

 

 

 

 

 

[심사평] ()를 사랑한다는 것은 마음 속에 사랑이 있다는 증거

 

 

  이 시대 시()란 무엇인가요, 사람 향기가 더욱 고프고 그리운 때라서 응모작들을 기쁘고 아리게 읽었습니다. 예년보다 응모 편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주최 측의 홍보 부족 탓도 있겠지만 바쁘고 폭폭한 일상(日常) 생활 가운데 시 창작은 그리 수월한 일은 아니지요. 그런 가운데 사람 냄새 물씬 풍기고 우리네 인생을 다시금 관조하게 하는 수작(秀作)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일반부에서는 오랜 고심 끝에 김세정 님의 유년 시절의 철거촌을 배경으로 쓴 개미 골목을 금상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원숙한 시적 형상화, 탄탄한 구성력, 시상(詩想)을 밀고 가는 힘 등 오랫동안 시를 앓아온 흔적이 보입니다. ‘비 비린내 사이를 매돌던 / 어느 집 국간장 냄새’, ‘소박한 밥상 위로 / 어제와 다름없이 날이 저물면’ ‘골목을 벗어나 배신자처럼 / 웃던, 웃던 / 끝내는 울어버리던’ ‘자라지 못한 어제인양 지붕 낮은 집들’, ‘허기진 발목이 나보다 먼저 / 돌아갈 수 없는 그곳을 / 서성거린다등이 이를 뒷받침해주며 참신하고 서민적인 발상, 감정의 절제와 상황과 정서의 객관화가 돋보입니다. 정월숙 님의 공원에서는 사유(思惟)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빈방의 어둠은 하루치의 바닥을 차고 올라 / 까칠한 보리수염으로 자라나고 있었다같은 표현에서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인의 섬세한 눈과 연민에 마음이 갑니다. 하지만 무게가 있으나 표현이 다소 가볍습니다. 시 제목과 내용의 유기적 결합, 시어의 선택에 유의하기 바랍니다. 그 외 입선한 모든 분들의 작품이 일정한 시적 자질과 기량을 갖추고 있어 훗날을 기약합니다.

 

심사위원 허은주 · 신성수 · 김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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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참새와 경비 / 송호준

 

화학공장 넓은 뜰 안에 참새 한 마리 살고 있다

낱 알갱이 물 한 모금 없는 아스콘 포장 위를 안방처럼 들락거린다

모인 줄 알고 부러진 이쑤시개를 물었다 뱉기를 반복하다

괜한 히스테리를 보이기도 하지만

경비실 문 앞까지 기웃거리며 짹짹 즐겁다

이른 아침에는 졸고 있는 그를 깨우며

상큼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는데

눈길 한 번 마주치지 않아도 곁에 놀아주는 녀석이 정겹다

 

굳은 날 마다않고 부지런한 출근을 해대지만

휴일은 쉴 줄도 아는 걸 보니 참새백서를 따로 써야 할 판

주변의 조그만 움직임에도 급 반응하는 것이 서로 닮았는데

어쩌면 상시 긴장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경비의 반응지수가 더 빠르다 해야 할 것이다

녀석은 채울 주머니 없어 자유로움 위에 즐겁지만

제도적 보장이 없는 사각지대에서 삶이 허기져 가는 그는

새장 속에 갇힌 늙은 관상조 같다

 

앞마당 뒤뜰에, 학교 가는 숲길에 함께 놀던 동심이

꿈을 모아 여기까지 왔지만

평생이 사무치던 가슴앓이 눈물 깊은 예가 꿈의 끝은 아닐 것이라고,

아닐 것이라고 되뇌며 무거운 일상을 받든다

세상의 무게 버거워도 생은 깃털처럼 가벼웠기에

꽃그림 장식한 세상도 더는 낙원이 될 수 없었을 터

잃고 내어 주기만 하던 손끝

처음부터 빈손이었음을 증명해 보이듯 맑아 있어도

맺고 풀 것도 없는 허한 속 찬바람 뒷골목이다

 

눈감아도 그리움 보이지 않을 때

휑한 가슴 아무것도 들어서 있지 않을 때처럼

그렇게 마르고 있었지만

언제나 숲이고 싶었던 소망은

즐거움 불러 싱그러움 노래하고 싶었을 게다

밭두렁 잡초 되어 살았어도 살 같은 세월 헤아릴 줄 아는 지금

또 다른 내일 추구하며 행복을 표현하고픈 간절함 남아 있다

 

따뜻한 곁자리 만들어 참새의 즐거움 함께 놀아 주었듯

귀여움 총총 물오른 몸짓으로

이젠 허수아비 들녘 같은 그를 반겨주고 있다

희망을 그려내고 있다

 

 

일반부 

         은상 김은혜(인천광역시 구월동, 보일러 외 2편)

         동상 두동원(전북대 국어국문학과3년, 나를 웃긴 죽음)

         장려 황치복(서울 강북구, 겨울 산)

               고성조(육군 중위, 하얀 동화)

               황은정(의정부 신곡동, 초가을 비)

               김윤정(충북 충주시 호암동, 초록에 기대어)

               최병학(서울 구로구, 그리움에 떨고 있는 섬)

               차리라(의정부 의정부동, 라면 한 봉지)

 

 

 

 

 [심사평] 덜 익은 낱말이 오래 남을 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접근

                                                                      

2007년에 출간된 오세영 외 10인이 저술한 한국현대시사(민음사)에서는 2000년대 한국 시단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2000년대의 한국 시단은 참여문학과 순수문학이라는 기존의 이분법적 구분이 상당히 와해된 상황이다. 신자유주의 체제를 내세운 거대 자본이 사회의 전역을 지배하게 되자 문학 분야 또한 영향 받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자본주의의 심화로 인해 문화 영역 전체가 산업 가치로 전환되었듯이 문학 역시 예외 없이 가치의 변화를 겪었다. 역사나 국가, 민족, 민중, 계급, 해방 등과 같은 거시 담론의 가치들은 축소 내지 폐기되었고, 대신 일상, 개인, 욕망, 몸, 탈중심 등과 같은 미시 담론의 가치들이 대두되었다. 그동안 문학이 고유하게 견지해온 정신 가치는 더 이상 지배적인 요소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새로운 감각과 시각적인 효과가 중요하게 인식된 것이다. (맹문재, 시인, 안양대교수)’

 

심사평을 쓴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교만이다. 두려움이다. 어떤 말로 입상과 노작(勞作)임에도 불구하고 탈락한 많은 학생, 일반인 응모자 분들에게 부족하더라도 적절한 인사가 될까 늘 고민이다.

힘들게 찾아낸 낱말이 학생부에서는 ‘덜 익은 낱말’과 일반부에서는 ‘낱말의 구사’였다.

덜 익은 낱말이 일구어가는 시 밭은 넉넉함이 잘 드러나고 맛이 좋은 편이다. 초등부 저학년 입상작에 오른 전대진(목포 북교초3)의 ‘번개 치는 날’과 한상우(의정부 경의초3) ‘꼭’은 어린이들만이 내놓을 수 있는 덜 익은 낱말의 세계를 잘 보여준다. 이렇게 덜 익은 낱말을 키워 가면 고학년에 오면 제법 시 흉내를 내기 시작한다. 입상작 중 최욱진(의정부 경의초6)의 ‘가을 풀잎은’ 끝부분에서 ‘가을 풀잎은 대답을 삼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라고 말하여 제법 시적 여운도 보여주고 있다.

 

아쉬운 부분이 중등부이다. 우수한 작품은 제쳐 놓고 응모 편수가 전체 33편에 불과하였다. 우리나라 글쓰기 현장의 아픔이다. 고등학교는 대입 등으로 많이 살아난 편이다. 그래도 박지혜(서울 상경중3)의 ‘묘지’ 외 2편은 수작이다. 시작이 좋다. 덜 익었지만 과감하다. ‘웃자란 잡풀 죽은 이의 더부룩한 머리카락이다.’ ‘포구’에서는 ‘내일을 건지는 어부 뱃머리에 몰아치는 풍랑을 살아낸다.’ 이 구절도 넉넉하게 좋다. 김영우(충북 충주중2) 군은 작년보다 시를 길러주지를 못하였다. 재능도 돋보인다. 정진을 바란다.

 

고등부 입상작 및 탈락 작품들 중 나이와 습작 연한을 미루어 볼 때 낱말이 너무 익었고 드러내기에 조급한 부분이 보여 아쉬운 작품들이 있었다. 재능도 뛰어나고 문학을 삶의 길로 정한 학생들이라고 짐작할 때 선외로 두어 미안하기만 하였다. 우수작으로 덜 익은 낱말 쪽에서 찾아 김선옥(의정부 의정부여고1)의 ‘목어’를 올렸다. 덜 익은 낱말들이었지만 군더더기가 없이 간결한 것이 매우 좋았다. ‘그는 허공에 매여 있었다. 길게 뻗은 등 위로 묵은 세월이 겹겹이 내려앉고, 그는 내게 바다를 아느냐고 나는 바다가 그립다고 물었다.’ 고등학교 1학년답지 않은 부분이다. 유병현(안양 안양예고2)의 ‘희미한 사진첩’은 시적 완성도 면에서 앞선다. 그러나 너무 익으면 나중에 힘겨울 때가 있다. ‘이음새가 뜨는 가난의 국경선 안쪽에서는 잉크가 부족해’로 이어지는 부분은 조급하다. 간결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상위 입상한 학생들 모두 대성할 가능성이 보이고 야윈 한국 시단에 시원한 징소리로 들린다.

 

일반부는 송호준(울산광역시 태화동)님의 ‘참새와 경비’외 2편을 모두 올렸다. 기성 시인들을 가르치는 낱말의 구사이고 쉽지 않은 소재를 잘 어울려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화학공장 넓은 뜰 안에 참새 한 마리 살고 있다. 모인 줄 알고 이쑤시개를 물었다 뱉기를 반복하다 약간의 히스테리도 보이지만... 삶의 무게 버거워도 생은 깃털처럼 가벼웠기에 ’ 시작부터 집중하게 만들고 낱말의 시원한 구사에 급한 숨으로 쿵쿵 거린다. 작은 것에 대해 몰입하는 시심이 너무 아프다. ‘참새와 경비’, 아득한 노래였던 참새와 허수아비도 작은 것에 대한 배려의 노래로 아팠던 기억이 있다. 김은혜(인천광역시 구월동)님의 ‘보일러’ 외 2편도 낱말 구사가 좋고 시적 완성도가 돋보인다. ‘비 오는 밤 낡은 보일러실 안에는 무명시인 하나 세들어 살고 있다. 문 틈으로 새어든 바람은 파이프 속 밤새 얼어 하얀 척추를 만든다.’ 송호준 님도 그렇고 김은혜 님도 공통점을 지녔다. 2000년대 시의 공통점인 개인과 일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상위 입상자 분들 외에 입상자 모든 분들이 사는 지역에서 기성시인의 꿈을 이루기를 소망하겠습니다. 응모해 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작년 12회대회에서 학생부 경기도 교육감상이 신설되고 난 후부터 전국 각지에서 의정부문학공모전에 응모하는 작품이 넘치고 우수 작품이 응모되어 의정부 문학을 일구어가는 문학인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동시에 창작에 더욱 정진해야겠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습니다.

 

 

심사위원 : 초등부 저학년(시인 임경자), 고학년(시인 김생자),

               중등부(시인 허은주),고등부 (시인 안태현), 일반부(시인 신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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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 / 최윤희

 

 

그녀는 마술사

멀면 멀수록 달고 볼면 볼수록 짜다

맨손으로 버무린 간간한 나물이 그렇고

누더기 경전 같은 가게부 끝자락이

어딘가 절어놓은 파릇한 지페가 그렇다

찰랑거리는 아내 주머니 털털 털어

헐렁한 내 빈 지갑 채우는 일들이

가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그저 손시린 마술일 뿐

등 뒤로 소쩍새 울고

등짝을 쓸고 간 자리마다 소금꽃 핀다

얼마나 마르고 나면 설움도 저렇게 빛나는가

느닷없이 들이닥친 시뻘건 독촉장이

야만의 완장을 차고 검문하는 저녁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생각들이

하나둘 몰려나와 눈을 흘겨도

밥상에 녹아있는 그 무엇이 아무래도 짜다

썩지말라고 썩지말라고

내 안으로 밀려드는 파도

 

출처 : 의정부문인협회
글쓴이 : 목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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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의정부문학공모전 운문부문에 응모한 작품의 총 숫자는 초등부 저학년부터 일반부까지 총 649편이었습니다. 우선 정중하게 사과 말씀 드리는 것은 많은 분들의 아름다운 수작을 입상으로 축하해 드리지 못한 것입니다. 입상하지 못한 모든 분들은 문학을 사랑하는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 주시기를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초등부 작품에서는 맑고 꾸밈없는 작품을 선에 올렸습니다. 초등부 심사에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시어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너무 마음이 예쁘다는 것을 읽습니다.

초등부 고학년 강현선(의정부 경의초교6) 학생의 ‘어느 날’에서 봄이 더디 왔다고 풀잎들이 짜증을 부린다는 표현은 너무 고운 표현입니다. 저학년 금상 김다현(호원초3)의 ‘할머니 안녕하세요.’에서는 할머니께서 안 계신 빈 방을 ‘창문도 열려 있지 않은데 바람이 분다.’라고 표현하여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중등부 금상을 수상한 김영우(충북 충주중1) 학생의 ‘개울 건너기’에서 개울을 묘사하며 ‘개울은 가족을 연결해 주는 소중한 고리’라고 표현하여 좋은 시를 써 갈 것 같은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고등부는 수작들이 너무 많아 선을 가리기가 어려웠습니다. 금상으로 선에 올린 한기엽(서울 송곡고3)의 ‘액자 계보학’에서 시작 부분인 ‘할아버지 집 벽에 박힌 못은 할아버지의 힘줄을 닮았다.’의 표현과 작품 전반에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묘사와 세밀한 관찰력이 두드러진 작품입니다. 그 밖에 선에 올린 작품들 모두 작품성이 높고 기성세대를 모방하지 않은 순수함이 드러나 있습니다.

일반부 입상 작품들 또한 작품의 완성도에서 간결하면서도 시적 충실도가 높은 작품들을 선에 올렸습니다. 시어 구사에서도 실험정신이 드러나 있는 씩씩한 낱말을 담은 작품들을 가렸습니다. 대상을 수상한 최윤희(부산 해운대구) 님의 작품 ‘소금꽃’의 마지막 부분 ‘썩지 말라고 썩지 말자고 내 안으로 밀려드는 파도’는 오래도록 가슴 깊이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줍니다.

거듭 응모에 감사드리며 선에 오르지 못한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정중한 인사를 올립니다. 입상을 축하드리며 정진을 부탁드립니다. 내년 제13회 공모전에도 많은 응모 부탁드립니다.

 

 

심사위원

 

 

초등부 저학년 : 시인 임경자, 이재형, 김기홍, 김생자

          고학년, 중등부 : 시인 신성수, 김연종

고등부 : 시인 윤재훈, 김원기

일반부 : 시인 남영태, 김선용

 

입상작들은 심사위원 윤독으로 최종 결정하였습니다.

 

산문부 심사평은 작품 분량이 많아 조금 늦습니다. 헤아려 주시기를부탁드립니다.

   

출처 : 의정부문인협회
글쓴이 : 신성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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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의정부문학공모전 입상자 명단

 

운문부

 

일반부 대상 : 최윤희(부산시, 소금꽃)

금상 : 신미숙(의정부시, 느티나무)

은상 : 강성순(포천시, 시월)

동상 : 장영신(의정부시, 어머니1)

장려 : 차리라(의정부시, 꽃비)

 

고등부 금상 : 한기엽(서울 송곡고3, 액자 계보학)

은상 : 성정현(광주 경신여고2, 새)

동상 : 김선이(의정부 광동고2, 단풍)

장려 : 이현주(의정부 경민고1, 할머니의 사진첩)

김태환(의정부 경민고2, )

김규영(안양 안양예고2, 강)

정종문(광주 살레시오고 2년, 고향)

 

 

중등부 금상 : 김영우(충북 충주중1, 개울 건너기)

은상 : 정수임(의정부 민락중3, 아버지)

동상 : 최민준(광주광역시 일곡중3, 오월의 산골짜기)

장려 : 이가인(경남 김해시 신어중3, 강)

서윤지(강원 남춘천여중2, 나는)

박종화(의정부 의정부중2, 오징어)

강은별(경기 광주시 경안중1, 가을의 기도)

 

초등부(고학년) 금상 : 강현선(의정부 경의초6, 어느 날)

은상 : 김지혜(충북 용산초6, 나비)

동상 : 김현수(의정부 버들개초4, 콩)

장려 : 전대산(전남 목포 북교초4, 울고 있는 단풍나무)

김솔지(의정부 회룡초6, 나무 친구)

한유빈(경기 화성 동학초6, 계단)

이가흔(경기 평택 세교초4, 푸른 기와 옛집)

 

초등부(저학년) 금상 : 김다현(의정부 호원초3, 할머니, 안녕하세요?)

은상 : 장유진(의정부 금오초3, 전화기)

동상 : 박신영(서울 동북초1, 거미)

장려 : 송유진(의정부 금오초3, 전화기)

임예빈(의정부 호동초 2 수성반,나무)

안태준(충북 충주 용산초1, 음악회)

 

 

산문부

 

일반부 금상 : 최지운(서울 신당동, 올웨이즈 편의점의 야간 P.T)

은상 : 백재열(광주광역시 원광대1, 라디오)

동상 : 김정호(의정부 민락동, 소녀양산에 관한 안건, 제2호)

장려 : 신솔잎(경기 군포시, 그러나, 왈츠)

김백송(경기 수원시, 달 옆에 별)

윤미애(경북 포항시, 봉산댁)

이진경(서울 황학동, 대한민국 전도사, 알렉스)

이규민(의정부 의정부3동, 빼기 톰)

 

고등부 대상 : 조용원(파주 파주여고1, 회고록)

금상 : 박상우(광주광역시 전남대부고2, 두 얼굴)

은상 : 홍다빈(경남 마산 마산여고1, 자이니치)

동상 : 양무진(서울 우신고2, 의심)

장려 : 박영준(광주광역시 동성고1, 형 그리고 자목련)

정승희(의정부 호원고1, 까만 크레파스 이야기)

정래범(안양 백영고3, 진동, 그림자, 산)

최재호(서울 수명고1, 웰컴 투 유원지)

김수현(서울 혜화여고, 낙원)

윤수원(의정부 발곡고1, 유기견)

김민국(양주 남문고1, 無題)

이준기(의정부 경민고1, 메마르지 않은 눈물)

이혜희(의정부 발곡고1, 낙서하는 아이)

장경동(고양시 고양예고2, 바이올린을 삼키다)

허예슬(경남 창원 경일여고2, 별이의 선물)

박혜현(경기 성남 검정고시, 우연과 필연의 기억)

이해영(경기 수원 영덕여고1, 겨울 요정)

박솔빈(광주 광주여고2, 자화상) 

 

중등부 금상 : 정소미(경기 성남 내정중3, 황금 길)

은상 : 지예은(경기 포천 대경중2, 그 사람, 幸運)

동상 : 김서영(경기 용인 대덕중1, 신발)

장려 : 김보규(경기 성남 하탑중2, 어떤 오해)

송승준(경기 성남 서현중1, 거북이)

 

초등부(고학년) 금상 : 이준범(의정부 금오초6, 독도 지킴이)

은상 : 장하은(의정부 효자초4, 고민이다.)

동상 : 홍다은(경기 안성 산평초5, 나는 사랑해요)

장려 : 김진열(의정부 호암초5, 진열이의 일기)

 

초등부(저학년) 금상 : 박세은(의정부 호동초3, 짱뚱어야, 뛰어)

은상 : 추교현(의정부 부용초3, 나무가 있어서 좋다.)

동상 : 이시우(의정부 효자초2, 신발 삼총사)

장려 : 윤지민(의정부 호동초1, 씩씩한 태극기)

 

 

 

 

출처 : 의정부문인협회
글쓴이 : 신성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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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의정부문학 공모전 부문별 입상작품

 

대상 : 나의 첫 수업은

-병든 콩 줄기와 송편 빚기를 통해

장혜림(인천광역시 효성고교 2년)

 

(운문부)

초등부 저학년- 금상, 꽃(이아영(신곡초교 1학년 1반)

은상, 가을(박준범(부용초교 2학년 3반)

동상, 가을 학교(최해림(동두천 지행초교 2학년 3반)

장려, 이슬(박우현(민락초교 2학년 2반)

인형 아롱이(현정빈(회룡초교 2학년 4반)

아빠의 수염(권지연(서초교 2학년 7반)

 

초등부 고학년- 금상, 수박(윤혜민(버들개초교 4학년 1반)

은상, 색연필(강수빈(부용초교 5학년 1반)

동상, 부끄럼쟁이 나뭇잎(박지은(발곡초교 4학년 2반)

장려, 겨울(손민지(송추초교 5학년 1반)

고추(왕장원(청룡초교 6학년 4반)

어느 가을의 깨달음(고유현(신동초교 6학년 4반)

 

중등부- 금상, 아버지의 퇴근길(정수임(민락중 2학년 5반)

은상, 아낌없이 주는 나무(김현지(회룡중 2학년 12반)

동상, 고백(최다원(포천여중 2학년 8반)

장려, 가장자리(소원(꿈의 학교 3년)

실타래(김세연(부용중 3학년 6반)

시험(김수현(솔뫼중 1학년 6반)

 

고등부- 금상, 장마(이정인(경남 남해 해성고 1학년 3반)

은상, 진정한 해바라기(김은지(경민고 3학년 10반)

동상, 사진(변지은(경민고 2학년 2반)

장려, 부모님전 상서(신지혜(의정부여고 1학년 1반)

어머니(이동수(의정부고 2학년 3반)

처음 사랑할 때(신애란(경민고 2학년 6반)

 

 

 

 

일반부- 금상, 겨울을 말리다 외 2편(송수민(대진대 국어국문과 2년)

은상, 골목길 외 2편(이상열(의정부시 용현동)

동상, 순간 외 2편(박소영(의정부시 녹양동)

장려, 빈처(김재천)

산(송정숙(의정부시 용현동)

동해 바다(신미숙(의정부시 민락동)

 

(산문부)

 

초등부 저학년- 금상, 재미있는 실뜨기(유지민(회룡초교 2학년 1반)

은상, 생각을 바꾸면(이시우(효자초교 1학년 3반)

동상, 동글이와 뾰족이를 읽고(고은찬(서초교 2학년 7반)

장려, 농부아저씨 힘내세요(권소정(성남서초교 3학년 3반)

소중한 선물(임다빈(효자초교 3학년 4반)

종이접기(강현빈(청룡초교 2학년 6반)

 

초등부 고학년- 금상, 장래희망(박미경(성남서초교 6학년 1반)

은상. 가을(김가인(솔뫼초교 5학년)

동상, 나의 꿈(이민재(솔뫼초교 5학년)

장려, 통일이란 미션(권효빈(어룡초교 6학년 수성반)

할머니의 재미있는 거짓말

(서지민(성남서초교 4학년 1반)

나의 소중한 보물(장윤지(성남서초교 4학년 2반)

 

중등부- 금상, 회의록(전성우(회룡중 1학년 5반)

은상, 저작권, 문제인가, 범죄인가(안보연(포천여중 2학년 7반)

동상, 나도 할 수 있다(김재형(포천남중 3학년 3반)

장려, 진짜 엄마(이다운(포천여중 2학년 2반)

맥주 먹는 아이(김지혜(회룡중 3학년 14반)

수선화(원희주(솔뫼중 2학년 1반)

 

고등부- 금상, 구멍 소리(최은하(고양예고 1학년 1반)

은상, 스마일 장 쌤(이규민(송현고교 3학년 7반)

동상, 파리(김소현(의정부여고 1학년)

장려, 바다와 소녀(명귀림(광동고교 2학년 1반)

꿈꾸는 화살(송호영(서라벌고교 1학년)

하늘을 나는 민들레(고나영(광동고교 2학년 1반)

 

일반부- 금상, 넌, 나의 라이벌(전병현(서울시 도봉구)

은상, 현실의 메마른 입술을 깨물 때

(정재기(의정부시 가능2동)

동상, 사랑을 놓치다(선안남(의정부시 장암동)

장려, 겨울 지나고 봄(정용화(의정부시 녹양동)

파란 운동회 외 2편(조인수(의정부시 민락동)

시작(김세진(충북 청주시)

출처 : 의정부문인협회
글쓴이 : 신성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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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부 심사평)

산등성이 회색구름 길잡이로 섰다

 

 

제11회 의정부문학공모전 운문부 심사평을 한 줄로 평하라고 하면 바로 위 제목의 시구(詩句)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고등부 금상을 수상한 경상남도 남해시 이정인(해성고 1년) 학생의 응모작입니다. 이 시를 평한 시인 이재형님은 군더더기 설명을 하지 않을 정도로 우수작이라고 하였는데 공모전에 응모한 작품들 중 입상작에 오른 작품들의 대대수가 어떤 시어를 사용하였느냐가 입상의 열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초등부 입상작으로 갈수록 시어가 맑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작품을 살찌우고 있습니다. 기교를 사용하기도 해야 하지만 기교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전반적으로 작품을 일구어내는 작품을 선에 올렸습니다.

‘살랑 살랑 다행히 한번만 보고 가네요.’ 이 시구는 초등부 저학년 금상을 수상한 신곡초교 1년 이아영 학생의 ‘꽃’이라는 작품의 일부입니다. 꽃이 떨어질까 봐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너무도 순수하게 바라보고 노래한 표현이 곱기만 합니다.

233편의 응모작 모두 선에 올려 창작의 수고에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당연한 것이지만 심사위원들의 시선은 그러한 부분에서 입상작을 가려냈습니다.

일반부 금상을 수상한 송수민 님의 세 작품 모두 충분한 습작의 흔적이 보입니다. 좀더 하고픈 말을 작품에 담아 표현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입상한 모든 분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내며 공모전에 응모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신성수)

 

운문부 심사위원 허은주 운문분과위원장

                            (심사위원 이재형, 임경자, 신성수, 김생자, 안태현, 김원기) 

출처 : 의정부문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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