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드 마크 / 나동하
타이어의 진한 울음이 길바닥에 찍혀 있다.
한껏 입 벌린 타이어의 순한 눈망울이 얼비치는 울음은
작정이라도 한 듯
중앙분리대를 향해 길고 곧게 뻗어 있다.
울음의 끝자락이 살짝 비틀린 걸로 보아 타이어는
속도의 고삐에 숨통이 막혀
한참을 컥컥거렸을 것이다.
짧은 반항을 감행하기까지
지문이 닳도록 달린 타이어는
자잘한 살점이 묻은 울음 한 바가지
길바닥에 엎지르고
뒤이어 쏟아지는 눈물을 질끈
삼켰을 것이다.
폭죽 같은 비명소리
하늘로 치솟는 순간
밤하늘이 잠시 환해지며
고요히 떨어지던 별빛들도
덩달아 비틀거렸을 것이다.
몸속 가득한 울음소리
길바닥에 모조리 토해낸 타이어는
또 어디로 고분고분 끌려갔을까?
위로하듯 지나가는 타이어들이
뒤늦게 한 번씩 상처를 어루만져보지만
한번 터진 울음은 조금도 다물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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