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상] 아버지의 등뼈 / 신성철
아버지 등뼈는 바퀴를 닮았다
구르는 언덕이 가파른 만큼
숨도 가쁘다.
한숨 돌리려할 때마다
등 떠미는 것들
모퉁이를 돌때면
휘어짐에도 가속도가 붙는다
성한 것 옹골진 것 마다하고
하필이면
이울어진 것들만
한 가득
이젠 내려놓으세요
아버지
오늘도
아버지의 등뼈는
비탈길을 구른다
3천 원짜리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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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상] 엄마, 나야 / 정성수
엄마, 나야∼ 막내라고
쉰이 다 된 아들이 팔순노모의 기억을 흔든다.
풋토마토를 따먹고 곽란나면 어쩔 거냐고 지청구를 듣던 이야기며
코찔찔이라고 친구들이 놀렸을 때
저녁밥을 하다말고 부지깽이를 든 채 동네 고샅을 쫓아다니던 일이며
봄소풍 보물찾기에서 상품으로 받은 프라스틱 젓가락 한 벌을 내밀었을 때
역시 내 새끼라며 좋아했지 않았느냐고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자식이 된다.
기억을 흔들면 흔들수록 팔순노모는 허공 너머 저편으로 날아가는 것인지
생의 끝을 넘어다보고 있는 것인지
초점 없는 눈동자가 아들의 가슴에 못질을 한다.
세상에서 가장 목이 메이는 일은
엄마, 나야, 나라니까 ∼
불러도 대답없는 어머니를 흔드는 것이다.
공든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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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래 작가의 수필 ‘아버지께로 가는 평행선’이 제2회 백교문학상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효친(孝親)사상이 깃든 문학작품을 공모해 수필과 시 등 2개 부문에 시상하고 있는 백교문학회(회장 권혁승)가 입상작을 발표했다.
우수상에는 박서정 작가의 ‘무거운 옷’(수필)과 신성철 작가의 ‘아버지의 등뼈’(시)가 각각 선정됐으며 장려상에는 정성수 작가의 ‘엄마 나야’(시)가 뽑히는 등 모두 4개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1일 오후 2시 강릉시 경포 핸다리 마을 사모정(思母亭) 공원에서 거행되며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백교문학회가 주최하고 강원도민일보사와 계간 문파문학이 후원하는 올 백교문학상에는 전국과 해외 거주 작가들의 100여편이 응모돼 지난 7월 1차 예비심사를 마치고 본심을 거쳐 지난 26일 수상작을 선정했다.
올해 심사는 심사위원장인 황금찬 원로시인(97)을 비롯해 권혁승, 지연희 심사위원이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문학적 지성과 감성으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과 사랑과 그리움을 절제된 언어로 담아낸 작품들이 많이 응모됐다”며 “장르별 작품을 심도 있게 심사하고 문학상 취지인 효친사상을 문학정신에 깊이 깔고 있는 입상자 4명의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대상 수상자 김봉래 작가는 “먼 이국땅에서 수상자 선정의 소식을 접하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한층 더했다”며 “미약한 작품을 선정해 주신 백교문학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봉래 작가는 강릉이 고향으로 올해만 제5회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계간 웹북 봄호 신인문학상 시조부문 당선, 계간 시에 상반기 신인상 수필부문 당선 등 수필과 시에 왕성한 필력을 보이고 있다.
백교문학상은 2009년 가을 강릉시 경포 핸다리 마을에서 세워진 사모정 시비공원이 미래의 등불인 젊은이들에게 고향을 사랑하는 애향심과 부모님을 그리는 효친사상을 높이는 정신적 문학공간으로 거듭나길 기원하는 취지에서 전국에 수필과 시부문 문학작품을 공모, 올해 2회째를 맞았다.
권혁승 백교문학회장은 “부모에 대한 효가 무엇인가를 후손들에게 남겨두고 싶은 마음에서 사모정을 세우고 백교문학회를 만들었다”며 “사친(思親)문학 정신의 백교문학상이 해마다 효친사상과 애향심이 충실한 작품 공모로 효사상이 세계적인 사상으로 전승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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