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 텔 >
빌딩 숲 사이로 휘황찬란한 네온 불빛이
그렇게 아름다운줄은 미처 몰랐다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젊은 두 남녀가
치열한 전투를 위해서 숲속으로 들어간다
고급 외제 승용차를 동원한 지원군들도
그 뒤를 뒤따르고 있다
테마가 있는 모텔 내부에서는
24시간 무삭제 동영상 비디오와
온천수로 무장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것이다
쉴 새 없이 들락거리는 모텔 입구 한켠에 위치한
오색빛 천막처럼 팔랑거리는 가벼운 사랑을
시인은 아름답다고 노래해야만 한다
이제는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린
이 사소한 불륜의 현장을 두고 나는
사회적 문제랍시고 시나 쓰고 자빠졌다.
- 권 수 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