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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한 로맨티스트>





무더운 여름에는


소낙비가 제격이라는 여자친구는


구차한 빗소리에도


상쾌한 숨을 들이 마시고


가난한 노점상인의 자식인 나는


손님 끊긴 점포의 근심 어린


부모님 얼굴에 한숨을 쉰다





이번 달 월급타면 인상깊은


여행을 하고 싶다는 여자친구는


해외지도 펼쳐 놓고


여행경비 비교하느라 정신 없을 때



단순 생산직 노동현장의


비정규직 근로자인 나는


병든 아버지 약값과


동생의 인상된 등록금 걱정으로 애를 태운다




꽃이 피면 나비가 춤을 추듯


사랑이 오고 있는데


태생이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사랑할 자격은 없는 것인가!




가난한 현실의 사슬에 묶여


나는 사랑한다는 것만으로


밤하늘의 별을 노래하기에


한없이 부족한


존재일 수 밖에 없는 것인가!





- 권 수 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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