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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명 >




무정한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두 번 다시 너를 볼 수 없음을


알면서도 너를 보내고


이다지도 끈질기게 기다리고 있었음을


그러나 너는 몰랐을 것이다



배고파도 시를 쓰고 싶었던


잔인한 세월!


너를 붙잡을 수 없었던 것은


너를 사랑했기 때문이라는


어설픈 변명을 했지



그 때마다 너는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의


모든 것들을 사랑하기 위하여


서러운 눈물을 흘렸던가!



그러나 너는 몰랐을 것이다


네가 서럽디리 서러운 눈물을


흘릴 때마다


모든 것에 가난했던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었다는 사실을



산다는 것이 너처럼


그리 쉽게 설명되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사랑을 버린 자의 슬픔이


시가 되어 메아리치는 세월이


앞으로 얼마나 지독한 지를


한 번 보라!





- 권 수 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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