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세영의 생애
오세영(吳世榮, 1942 ~ ) 시인은 1942년 전라남도 영광(靈光)에서 태어났으며, 본관은 해주(海州)이다. 1960년 전주 신흥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65년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68년 동대학 대학원 국어국문학에 진학해 석사학위(1971) 및 문학박사학위(1980)를 취득했다. 충남대학교(1974~1981)와 단국대학교(1981~1985)에서 국문학을 강의했다. 1985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현대문학(현대시)을 강의했으며,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버클리캠퍼스(1995~1996)에서 한국 현대문학을 강의했다. 2005년 현재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68년 시인 박목월(朴木月)에 의해《현대문학》지에 <잠깨는 추상>이 추천되어 시인으로 등단했다. 1970년 첫시집 《반란하는 빛》을 발간하였고, 1980년 《한국 낭만주의 시연구》를 발간하였으며, 1982년 시집《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를 발간하였다. 1983년 한국시인협회상을 수상하였고, 1984년 제4회 녹원문학상을, 1986년에는 제1회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밖에도 정지용문학상(1992), 편운문학상(평론부문, 1992), 공초문학상(1999), 만해시문학상(2000) 등을 수상했다. 현재 <현대시 동인>을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시집 《반란하는 빛》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모순의 흙》(1985) 《무명연시》 《불타는 물》(1988) 《사랑의 저쪽》(1990) 《신의 하늘에도 어둠은 있다》(1991) 《꽃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1992) 《어리석은 헤겔》(1994) 《벼랑의 꿈》(1999) 《적멸의 불빛》(2001) 등이 있다. 이 밖에 평론집 《한국낭만주의 시 연구》(1981) 《20세기 한국시 연구》(1987) 《한국현대시의 해방》(1988) 《상상력과 논리》(1991) 《문학연구방법론》(1993) 등이 있고, 산문집 《꽃잎우표》(2000)와 시론집 《시의 길 시인의 길》(2002)이 있다.
2. 작품 세계
오세영 시인은 인간 존재의 실존적 고뇌를 서정적 · 철학적으로 노래하는 중견시인이자 교육자이다. 첫시집 《반란하는 빛》(1970)에서 알 수 있듯이 모더니즘에 심취해 있던 초기에는 언어를 극도로 함축시키는 지적 구사와 서정성을 접목시키려는 시도에 주력하면서 기교적이고 실험정신이 두드러지는 시들을 주로 발표했다.
첫시집 출간 후 언어의 예술성에 철학을 접목시키는 방법론적 문제로 고민하던 시인은 동양사상 특히 불교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이후 불교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사물의 인식을 통해 존재론적 의미를 파악하는 데 주력함으로써 현대문명 속에서 아픔을 느끼는 인간정서를 서정적으로 형상화하는 시적 변모를 모색한다. 이러한 변화는 생(生)에 관한 서정적 인식을 노래한 두 번째 시집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1983)와 존재의 실존적 고뇌를 ‘무명(無名)’이라는 동양적 진리를 통해 탐구한 세 번째 시집 《무명연시(無名戀詩)》(1986)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연작시《그릇》을 들 수 있다.
1970년 첫시집을 펴낸 이래 2005년 열세 번째 시집 《시간의 쪽배》를 펴낸 시인은 절제와 균형이 미덕인 동양적 중용의 의미를 형상화함으로써, 형이상학적이면서도 삶의 체취가 느껴지는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