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아프다 / 김남조
“내가 아프다”고 심장이 말했으나
고요가 성숙되지 못해 그 음성 아슴했다
한참 후일에
“내가 아프다 아주 많이”라고
심장이 말할 때
고요가 성숙되었기에
이를 알아들었다
심장이 말한다
교향곡의 음표들처럼
한 곡의 장중한 음악 안에
심장은
화살에 꿰뚫린 아픔으로 녹아들어
저마다의 음계와 음색이 된다고
그러나 심연의 연주여서
고요해야만 들린다고
심장이 이런 말도 한다
그리움과 회한과 궁핍과 고통 등이
사람의 일상이며
이것이 바수어져 물 되고
증류수 되기까지
아프고 아프면서 삶의 예물로
바쳐진다고
그리고 삶은 진실로
이만한 가치라고
2014년 제25회 김달진 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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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 시인과 문학평론가 김진희 씨가 시집 <심장이 아프다>와 평론집 <미래의 서정과 감각>으로 2014년 제25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에 각각 선정됐다.
(사)시사랑문화인협의회와 김달진문학관이 주최하고 창원시가 후원하는 김달진문학상은 진해 출신 김달진 시인의 시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고인 1주기인 지난 1990년 제정된 상으로, 시와 평론 두 부문에서 최근 발간된 작품을 대상으로 시상을 해왔다.
1927년 대구 태생으로 17편의 시집을 발표해온 김남조 시인의 신작 <심장이 아프다>는 "일상의 언어를 구원의 언어로, 사랑의 언어로, 실존의 언어로, 참회와 눈물의 언어로 승화시켰다"(심사위원 오세영 시인)는 극찬을 받았다.
김남조 시인은 수상소감을 통해 "오늘 나는 생산이 줄어든 노년기 문인이면서 그러나 여기에도 생의 오묘함과 혹은 생의 은혜로움이 넘치고 있다는 그런 신념에 젖어 있다"며 "두서없는 노년기 비호일지도 모르나 청·장년기의 활기찬 창작 대열의 그 후미에나마 동참하고자 한다는 뜻을 나타내면서 김달진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감사와 문학적 소신을 전하려 한다"고 밝혔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진희 씨는 이화여대 강의전담교수, <서정시학> 편집위원 등을 역임하며 평론을 써왔다. 네 번째 평론집 <미래의 서정과 감각>은 "화려하지도 발 빠르지도 않고 둔중하고 차분하지만, 한국문학의 미래에 열정적인 탐색과 예리한 전망을 내포하고 있다"(심사위원 문흥술 교수)는 평이다.
김진희 씨는 "시에서 만나는 다양한 삶과 언어를 성찰하는 일, 그리고 글로 쓰는 일은 저와 우리 사회의 그림자와 슬픔과 마주하는 일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성찰의 세계를 냉철하고도 따뜻하게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두 수상자에게는 각각 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김달진문학제 기간에 창원시 진해구민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심장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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