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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성 / 이산하

 

 

광주 수산시장의 대어들

육질이 빨간 게 확실하네요

거즈 덮어 놓았습니다

에미야, 홍어 좀 밖에 널어라

 

1980 5월 광주에서 학살된 여러 시신들 사진과 함께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 있는 글이다

 

우리 세월호 아이들이 하늘의 별이 된 게 아니라

진도 명물 꽃게밥이 되어 꽃게가 아주 탱글탱글

알도 곽 차 있답니다~”

 

요리 전의 통통한 꽃게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라 있는 글이다

이 포스팅에 좋아요 500여 개이고

감탄하고 부러워하는 댓글은 무려 1500개가 넘었다

좋아요보다 댓글이 더 많은 경우는 흔치 않다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고 환호한 사람들은

모두 한번쯤 내 옷깃을 스쳤을 우리 이웃이다

문득 영화 살인의 추억 마지막 장면에서

비로소 범인을 찾은 듯 관객들을 꿰뚫어 보는

송강호의 날카로운 눈빛이 떠오른다

범인은 객석에도 숨어 있고 우리집에도 숨어 있지만

가장 보이지 않는 범인은 내 안의 또 다른 나이다

 

 

 

악의 평범성

 

nefing.com

 

 

 

이산하 시인과 이은봉 문학평론가가 제32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시사랑문화인협의회가 31일 발표했다.

 

이산하는 시 부문에서 시집 악의 평범성으로, 이은봉은 평론 부문에서 평론집 시의 깊이, 정신의 깊이로 각각 수상했다. 상금은 시 부문 2000만 원, 평론 1000만 원이다.

 

이산하는 1960년 경북 영일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어국문학과를 나왔다. 그는 반정부 활동으로 수배 중이던 1987년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미국을 비난한 장편서사시 한라산을 발표한 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대표 시집으로는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 등이 있다.

 

이은봉은 1953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숭전대 국문과를 나왔다. 1983 삶의 문학을 통해 평론가로, 1984 창작과 비평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산하와 마찬가지로 지하 신문 등을 발행하며 반정부 운동을 벌였다. 해직 교사 출신으로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재구성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국립한국문학관 비상임이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한편 김달진문학상은 시인이자 한학자인 월하 김달진(1907~1989)을 기리고자 1990년 제정됐다.

 

올해 시상식은 오는 10월 2일 경남 창원시 김달진 문학관 생가마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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