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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의 고래 / 서기묵

 

오존층의 처녀성을 잃은 빙하가 녹는다 눈물이 자라는 고통이 하얀 핏줄에 스며들어 균열을 퍼트린다

은산철벽이 무너진다 사방으로 흰 핏방울을 튀기며 흩어지는 조각들. 만삭인 빙산에서 물의 한 살인 포유류로 태어나 사생아로 묶인 탯줄을 끊는다

유빙에 청색 반점이 찍힌 흰 고래가 지느러미를 펼친다 바다에 잠긴 폐 속에 공기를 채우는 호흡법으로 생을 연다 그린란드 해(海)에서 새로운 세계로 뛰는 심장을 띄워나간다

해수면에 떠오른 가련한 등이 눈부신 은빛을 반사한다 만 년에서 생년월일을 사주로 풀어 꿈꾸는 아름다운 미래

해류에 얽힌 미로에서 초음파로 점자를 읽듯 바다의 서사를 엮어간다 한 치 눈앞을 가로막는 수압을 가르며 자맥질한 몸을 수평선 위로 솟구친다

심연을 끌어올린 눈길에 태양의 흑점이 번진 하늘이 캄캄하게 덮친다 파랑을 일으키며 팽창한 허파를 휘파람으로 풀어놓는 선율에 플라스틱이 검은 음표로 걸려든다 숨길을 따라 빨려드는 쓰레기들. 내장에 내생의 그림자가 쌓여간다

얼음에 울음을 삼킨 목숨이 물거품으로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빙점에서 녹아내리는 눈물로 바다의 수위가 높아진다 점점 뜨거워지는 피부로 시나브로 줄어드는 부피. 부력에 가벼워진 몸으로 북극해를 유령처럼 유랑한다

직사광선에 살결이 부서진다 생명을 다 살아내지 못하고 멈추는 심장. 빙하의 혈통인 흰 고래가 흘리는 한 방울 눈물로 물살에 마지막 얼굴을 묻는다

고래좌가 눈꺼풀을 감겨주는 영혼으로

 

 

 

[당선 소감]

 

인간은 자연에 속한 존재입니다. 자연 속에 신()이 깃들어 있다는 스피노자의 범신론을 오존층이 파괴되어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작금에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자연은 생명의 근원이지 자원의 대상이 아닙니다. 생태적인 근본을 망각한 생존의 욕망으로 자연을 무차별하게 남획한 결과 병든 지구의 역습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상기후로 인해 멸종되는 동식물 속에서 인간도 멀지 않은 때에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인간 중심적인 사고로 자연을 지배하고 고갈시키는 행태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청되는 급박한 시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시대적 소명 속에서 생태시 문학상을 제정한 것은 선지자적인 혜안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사는 영흥도 전원주택의 현관까지 날아든 박새가 기쁜 소식을 타전하듯 부리로 문을 콕콕 쪼는 진기한 광경을 엿보았습니다. 이어 당선을 알리는 귀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떤 문학상보다 뜻깊은 수상이기에 벅찬 기쁨이 심장을 울렸습니다. 부족한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해주신 심사위원님과 관계자 분들에게 깊이 머리를 숙여 감사를 올립니다.

 

 

 

 

[심사평]

 

자연생태계의 가치와 중요성은 아무리 부르짖어도 부족한 부분이다. 생명의 순환과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며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함은 인간들이 지녀야 할 덕목 중의 덕목이다. 문명의 고속발달은 자연의 균형을 깨트리며 위기 상황으로까지 몰고가려 한다. 이런 때일수록 자연생태계의 보존과 유지에 한층 더 관심을 기울여야하는 것이다. 8회 생태 문학상 공모전에도 많은 문학인들의 응모가 심사위원들을 기쁘게 했다. 생태문학이라는 한정된 조건 하에서도 저마다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그중에서도 빙하의 고래’ ‘점박이 물범’ ‘종의 기원을 찾아서’ 3편을 응모한 서기묵의 생태시가 심사위원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이견 없이 대상으로 확정되었다. 3편 모두 높고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생태시의 가치를 더하게 해주었다. ‘오존층의 처녀성을 잃은 빙하가 녹아내리며 사생아로 태어난 흰 고래, 얼음에 울음을 삼킨 목숨이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빙점에서 녹아내리는 눈물로 바다의 수위가 높아진다는 자연 파괴의 암담한 현실을 부각시키며 다 살아내지 못한 한 생명을 어루만지는 시적 화자의 따스한 마음은 얼마나 고귀하고 사랑스러운가? 자연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시 편수마다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어 공들여 쓴 필력이 역력히 드러나고 있다. 마지막까지 거론된 작품은 쇠뜨기 풀은 힘이 세다.’ ‘진위 하수처리장에서’ ‘우유니 사막의 수태고지의 세 분의 작품이 거론되었으나 대상에 버금가는 우수상의 범주에는 들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다음을 기대하며 당선자와 낙선자 모두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다.

 

- 심사위원: 우대식. 진춘석. 김영자. 배두순. 한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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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남한산성 심포니 / 이상우

 

겨울 남한산성, 떡갈나무 그늘 한 장에 주저앉아
저녁이 밀려드는 성벽 너머를 듣는다
둥치에 맞닿은 꼬리뼈부터 그늘이 부푸는 소리가 연주된다
십이월의 숲이란 마땅히 귀로 찾아들어야 하는 것
귓바퀴를 따라 둥글게 어둠이 말려들고
간명한 궤적의 가지들 사이로 맨살의 해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저녁이 오지 않는 숲이란 없다
물기 어린 어둠이 중저음의 음계로 숲을 연주할 때
가지들이 어째서 잎을 버렸는지 비로소 알 것만 같다
사방팔방 펼쳐진 텅 빈 가지 사이엔
낱장으로 펄럭거리는 어둠들
나무를 기르는 건 빛의 힘만으로 안 되는 일이다
어둠을 들여다보는 상상력이 숲을 온전히 숲으로 자라게 한다

밤이란 어쩌면 나무와 숲으로부터 시작되는 것
저물녘, 멍울진 해가 실밥 풀리는 소리를 내면
나무 둥치 밑 낙엽들이 소란해진다
무질서하게 쌓여있는 것 같은 저 잎들 사이엔
무수히 많은 길목이 숨겨져 있다
부드럽고 따뜻한 응달의 물길이 그사이에 흐르고,
하늘이 아니라 지상에서 저녁이 먼저 시작된다

마침내 해가 저물면 숲을 둘러싼 배경은 사라지고
모든 가지는 수 만 줄의 궤적으로 다시 드러난다
가진 걸 다 내려놓은 자만이 연탄(連彈)할 수 있는 간소한 선과 자세
밝음은 물론 그러하지만,
어둠 또한 나무를 다르게 들을 수 있는 귀를 만들어준다

남한산성 심포니,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성벽 너머
사시사철 불 밝힌 도시가 거기 있고, 나는 듣는다
언제나 환한 나머지, 어둠을 항시 죽이고 있는 도시
수 만 줄의 현이 저 도시를 모두 다르게 켜는걸

 

 

 

 

 

 

[우수상] 섶다리 / 이수진 

 

나무는 죽어서도
자신의 뼈를 빌려준다

어깨와 어깨를 걸어
폭우로 널뛰는 물의 마음 다잡아가며
봄꽃 만발한 산나물 바구니
사뿐히 걸을 수 있게

무명천 걸친
그렁그렁한 눈물 닦아주고
뼈 없는 슬픔 부축하며
밭을 건네주고 논을 건네준다

고봉밥 같은 길을 내며
거친 손등으로 눈보라 쓰윽 닦아낸
아버지의 저 듬직한 등처럼

꽁꽁 언 물속에서도 뿌리 내려
휘청거리는 어린것들의 걸음
주저앉지 않도록 모두 끌어안고 버틴다

나무는 오늘도 냇가에 서서
등이 휘도록 자신의 뼈를 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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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줄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더 이상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사람의 앞에는 오직

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

이제 그대들의 집으로 들어가라

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

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 아파치족 인디언들의 결혼 축시 <두 사람> 전문

 

 

이번 기회에 - 제12회 맞선 본 사람들의 이모저모

1 지금은 웃음거리가 되겠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옛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때는 1970년대 전후로 엄마가 아빠와 처음으로 맞선을 보던 날이었다. 외할머니는 이모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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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사랑은

용서보다 거룩한 용서

기도보다 절실한 기도

아무것도 가질 수 없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도

사랑이 있다면 사랑하라

사랑할 때 사랑하라

 

- 정일근 시인의 <사랑할 때 사랑하라> 중에서

 

이번 기회에 - 제11회 운명에 기대어

1 사람에게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공부할 때도 때가 있고 사랑할 때도 때가 있고 나서야 할 때가 있고 멈춰야 할 때가 있고 이 일을 해야 할 때가 있고 이 일을 하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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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2-3회 소설이 업데이트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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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이번 기회에 - 제10회 떠날 때는 말 없이

1 운명을 믿는 편은 아니지만, 운명을 믿어야 할 또는 운명을 믿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또 왜 찾아왔어?” “그냥, 보고 싶어서 왔어.” “너 자꾸 이럴래? 네가 자꾸 이러면 사람들이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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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에 - 제9회 사랑이 발전하는 단계

1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노력하면 꿈을 이룬다.’ ‘무의하게 보낸 오늘 하루는 죽은 자들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다.’ ‘고독을 사랑하는 자만이 합격을 영광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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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에 - 제8회 연인 사이가 되어가는 과정

1 우리 학원의 수학 선생님 이름은 박은영이었다. 당시 학원 선생님들의 성(性)적 비율을 보면 자연계열 선생님은 남자들이 많았고 인문계열 선생님은 여자들이 많았었다. 박은영 선생님은 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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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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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더 많은 재산과 명예를 얻는 데는 마음을 쓰면서, 지혜를 사랑하고 영혼을 완성하는 데에는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가?”

 

소크라테스의 <변명> 중에서

 

 

이번 기회에 - 제7회 우리는 왜 공부에 악착같이 매달리는가!

1 내 인생의 분기점은 군대를 다녀온 전후로 나누어지는 것 같다. 군대에 가기 전에는 그래도 아직 사회에 낭만이란 것이 남아 있는 시대였다. 사람들은 저마다 꿈을 품고 살았고 노력한 만큼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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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에 - 제6회 회자정리

1 흔들리는 갈대를 붙잡지 말라. 갈대는 흔들릴 때 비로소 갈대이다. 그냥 바람이 허락하는 대로 흔들리는 갈대를 내버려 둬라. 저 넓은 들판이 누렇게 익어갈 때까지 “형님, 이제 유경이 누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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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에 - 제5회 불타는 청춘

1 오늘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우리끼리 모여 회식을 하기로 한 날이었다. 여기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예전부터 일을 마치고 난 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조촐한 술자리를 자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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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체 랭킹 95위 순위권 안으로

재진입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여러분들의 지지와 격려에 감사합니다.

매주 2-3회 소설이 업데이트 때마다

더욱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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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은 전체랭킹 순위, 오른쪽은 신작 랭킹 순위

 

이번 기회에 - 제4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들

1 ‘2달은 길지만 2년은 짧다.’라는 말이 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랬다. 신병교육대 시절에는 이등병 작대기 하나 달기가 왜 그렇게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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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세계 / 유국환

- 김경철을 기리며

 

들을 수 없어도 나는 보았지요

꺼칠한 손으로 애교머리를 쓸어내리는 여동생의 꿈을

 

말할 수 없어도 나에게도 꿈이 있었지요

기와를 굽더라도 어무이 배곯지 않게 하겠다고

 

갸가 어릴 때 경기가 왔는디

나가 뭘 모릉께 마이싱을 많이 맞아 부럿제

그 이후로 귀가 먹어 버렸어

 

사람들이 유행가에 어깨를 들석이는 날이었지요

강물은 흘러갑니다 제3한강교 밑을

당신과 나의 꿈을 안고서 흘러만 갑니다

 

너 데모했지, 연락병이지?

어디서 벙어리 흉내 내?

손사위질 위로 햇살보다 몽둥이가 먼저 쏟아졌습니다

까마득한 곳에서 어무이 말소리가 들렸지요

 

내일 하고 모레면 부처님 오신 날인디

 

갸가 기와를 굽다가 가운데 손가락이 짤렷 부렷어

다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데 요래조래 찾아봉께

가운데 손가락 없는 애가 딱 눈에 들어오던 걸

 

올해로 마흔 번 아들을 죽였다고 말하지만

울 어머니가 아들을 쓰다듬을 때마다

시커먼 땅속에서는

파란 잔디와 뜨거운 햇살이 살아난다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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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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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물의 잠을 묶다 / 이정희

 

하구의 갈대밭에

쌀쌀해진 물의 겹겹들이 든다

물을 밀리고 밀려와서

아래로만 흐르는 존재들 같지만

스스로 잠을 청하러 갈대밭에 들기도 한다

자박자박은 스스로 드는 물소리고

두덕두덕은 갈대밭이

물 갈피를 여며가는 소리다

좀체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 수심은

뿌리들의 집이어서

한 움큼 모아져야 가뭇가뭇 흔들리는데

둑과 둑 사이 넘나드는 물소리를 들치면

구부정한 허리가 보인다

한 걸음 한 걸음 시침하듯

땅을 꿰어 놓은 들녘

여름 내내 물을 빨아들였음에도

엮으면 바짝 마른 것들이 되는 갈대

아버지는 만평 물의 잠을 돌보고

속이 비어 가벼운 것들로

줄줄이 남매를 엮었다

휘어지고 늘어지며

유유히 마른 꽃 피우는 것들

햇빛과 닯빛이 한 대궁에서 마른

그 한 묶음을 추스르는 아버지

물은 오래 잠들어 있으면

버석거리는 소리를 낸다고

쏟아질 것 같은 물의 귓속말을

단단히 묶는다

 

 

 

 

 

[최우수상] 거미인간 / 이용호

 

 

 

 

 

[우수상] 진도 벌포마을 / 김회권

 

 

함박눈이 송이송이 나리는 밤

벌포마을 사내 대여섯

노루꽁지만 한 하루해 싹둑 잘라먹은 선창가

폐선처럼 누운 선술집 뻘건 갈탄난로에 둘러앉아

시린 해풍에 저린 몸을 미역처럼 말린다

 

이따금 토해지는 굽갈래 기침 소리

갈탄난로 위 여린 꼬막들은

해소끼 같은 허연 거품을 내뿜고

먼바다 거센 파도 수만 번 접었다 폈을

늙은 사내는 구릿빛 마디 굵은 손

뚝뚝 꺾으며

누런 양푼에 찬 소주를 친다

 

바다의 삶이란 때론

만선의 깃발마냥 펄럭이던 것인가

맞바람에 시린 냉가슴 쓸어내는 일인가

때아닌 난파에 찢긴 걸그물 같아

저마다 순항치 못한 빛바랜 날들을 호명하며

짠기 밴 시린 눈을 연신 껌벅인다

 

막배 끊긴 벌포 선창가

눈은 허풍쟁이처럼 푹푹 나리고

여가 진도여

몇은 더 이상 비울 것 없는 가슴에

찬 술을 붓고, 또 몇은

오래전 목젖 깊숙이 삼켜버린

질기디질긴 뿌연 침묵을

밤새도록 찌개처럼 끓인다.

 

 

 

 

 

 

 

[장려상] 비질 / 박종익 
 
 
노인의 왼팔은 몽당연필입니다
속심까지 바닥을 보입니다
멀리 쪽방들이 옆구리를 맞대고 있는 사이로
딸랑 손수레 하나
꼼지락꼼지락 털게처럼 세상에 대고
누런 먼지를 피워 올리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해 사용했는지
왼팔이 없어 슬퍼 보이는 그에게
불온함과 초조함이 가득한 그 길에서
투구게 갑옷같이 한없이 딱딱해져
꼼짝없이 화석이 되어 갑니다
그가 웃습니다
짧은 자라목을 보고 비웃습니다
이 몹쓸 이기적인 안도감을 향해
오른손마저 흔듭니다
보이는 건 온통 편린뿐
좁은 미간 사이로
위태로이 줄지어 서 있는 불길한 표지판
오 갈 데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
마른 잎사귀들이 노인의 빗자루 위로 떨어집니다
노인은 길에게 오른팔을 마저 내주고
몸은 다시 강물 위로 떠돌고
멀어질수록 희미하게 들려오는
검은머리물떼새 울음
강은 노인을 부르고 그는 팔을 흔들고
더는 참을 수 없는 골목 너머로
괜한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담아내며
세상에 대고 마른 비질을 하고 있습니다

 

 

 

[장려상] 관 / 최교빈 

 

 

[장려상] 고래는 달빛으로 눕는다 / 김인달 

 

 

[장려상] 소금의 기억법 / 심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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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전체 랭킹은 순위권 밖으로 완전히 밀려나 버렸지만

여러분들의 지지와 격려 덕분에

신작 랭킹 70위로 다시 진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매주 2-3회 소설이 업데이트 때마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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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은 전체랭킹 순위, 오른쪽은 신작 랭킹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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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에 - 제3회 여자와 군인의 상관관계

1 군대에 들어간 이후 정신없이 5개월이 지나갔다. 신병교육대에서 4주간 훈련을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은 뒤 100일 휴가만 손꼽아 기다리며 근근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아침 6시 기상 나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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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소설 공모전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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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심 기간 : 6.15 ~ 7.30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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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일 이후로 작품등록 시작

- 매주 1회 이상 등록(본문 5,000자 이상)

- 공모 기간 내 최소 15회 이상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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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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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에 쓴 소설을 처음부터 다시 등록하여 평가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

- 공모 요강을 자세히 읽지 않고 무작정 뛰어든 저의 불찰입니다.

- 그동안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 매주 2-3회씩 소설이 업데이트될 때마다 관심등록 및 별점주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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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에 - 제2회 사랑이 멀어지는 이유

1 “바다가 보고 싶어.” “그래, 가자” “정말? 언제 갈 건데?” “내일 당장” 중간고사를 앞두고 그녀가 말했다. 며칠째 과방에 갇혀 밤새도록 공부만 했으니 지겨울 만도 했다. 시험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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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공모전이 시작되었습니다.

 

네이버 웹소설 공모전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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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심 기간 : 6.15 ~ 7.30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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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15일 이후로 작품등록 시작

- 매주 1회 이상 등록(본문 5,000자 이상)

- 공모 기간 내 최소 15회 이상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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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론 :

.

- 기존에 쓴 소설을 처음부터 다시 등록하여 평가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

- 공모 요강을 자세히 읽지 않고 무작정 뛰어든 저의 불찰입니다.

- 그동안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 매주 2-3회씩 소설이 업데이트될 때마다 관심등록 및 별점주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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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에 - 제1회 인연이 다가오는 방식

1 내가 처음 그녀를 처음 보았던 건 이제 막 가을이 초입으로 들어서기 직전인 늦여름의 어느 날이었다. 밤공기는 제법 쌀쌀해도 낮에는 아직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사람들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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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조회수가 드디어 8500회를 넘겼습니다.

현재 로맨스 분야 전체 랭킹 순위는 91위 입니다.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권수진

 

다음 기회에 - 35. 로맨티시스트

다리가 짧고 길게 늘어진 테이블 양옆으로 학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다. 박 선생님은 남들보다 회식 자리에 참석하는 시간이 늦어지고 있었다. “어이, 박 선생은 왜 이리 안 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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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조회수가 드디어 7,800회를 넘겼습니다.

항상 고마운 마음 잊지 않고, 좋은 소식 있으면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권수진

 

다음 기회에 - 34. 논술고사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노력하면 꿈을 이룬다.’ ‘무의하게 보낸 오늘 하루는 죽은 자들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다.’ ‘고독을 사랑하는 자만이 합격을 영광을 누릴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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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조회수가 드디어 7,700회를 넘겼습니다.

항상 고마운 마음 잊지 않고, 좋은 소식 있으면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권수진

 

다음 기회에 - 33. 생각의 차이

“이 선생님, 아도르노와 겔렌이 대화를 나눈 이 지문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견해로 보면 되는 거죠?” “네, 그렇게 이해하라고 낸 지문 같은데요.” “장 보드리야르의 지문은 어느 원서에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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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조회수가 드디어 7,700회를 넘겼습니다.

항상 고마운 마음 잊지 않고, 좋은 소식 있으면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권수진

 

다음 기회에 - 32. 만남의 목적

박 선생님이 나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는 걸 눈치챈 건 그녀의 차를 세 번째 타는 날이었다. 두 번째까지는 그냥 우연이겠거니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똑같은 시간대에 세 번씩이나 그런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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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조회수가 드디어 7600회를 넘겼습니다.

항상 고마운 마음 잊지 않고 좋은 소식 있으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권수진

 

다음 기회에 - 31. 동승의 이유

사람이 사람에게 접근하는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보고 접근하는 경우라면 보통 희생과 노력의 대가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그 사람에게 사기를 칠 목적으로 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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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조회수가 드디어 7000회를 넘겼습니다.

항상 감사하고 더 좋은 소식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권수진

 

다음 기회에 - 30. 수학 선생님

우리 학원의 수학 선생님 이름은 박은영이었다. 당시 학원 선생님들의 성(性)적 비율을 보면 자연계열 선생님은 남자들이 많았고 인문계열 선생님은 여자들이 많았었다. 박은영 선생님은 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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