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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너 / 나태주

 

 

세상 어디에도 없는

너를 사랑한다

 

거리에도 없고 집에도 없고

커피잔 앞이나

가로수 밑에도 없는 너를

내가 사랑한다

 

지금 너는

어디에 있는 걸까?

 

네 모습 속에 잠시 있고

네 마음속에 잠시 네가

쉬었다 갈 뿐

 

더 많은 너는 이미 나의

마음속으로 이사 와서

살고 있는 너!

 

그런 너를 내가 사랑한다

너한테도. 없는 너를

사랑한다.

 

 

 

마음이 살짝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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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 소월시문학상 대상에 나태주 시인(74)'마음이 살짝 기운다'가 선정됐다.

 

문학사상은 지난 8월 소월시문학상 본심을 거친 신작 시집들 중에서 '풀꽃시인'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마음이 살짝 기운다'를 대상작으로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소월시문학상은 한국 서정시를 대표하는 김소월의 시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86년 제정된 상이다.

 

나태주 시인은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공주사범학교와 충남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작가 겸 교육자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50여 년간 수천 편에 이르는 작품을 발표해왔다. 쉽고 간결한 시어로 소박하고 따뜻한 자연의 감성을 담은 시로 사랑을 받아왔다.

 

소월시문학상 심사위원회는 "대상으로서의 자연을 일상의 경험과 밀착시켜 섬세하게 그려낸 점이 모든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최근 펴낸 시집들을 통해 소박하면서도 간결한 언어에 명징한 심상을 실어 서정시의 새로운 경지를 열어놓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나태주 시인은 흔히들 김소월 선생의 시를 쉽다고, 연애시 어름이라고 그러는데 그건 시를 제대로 깊게 읽어보지 않아서 그렇다, 가슴으로 느끼면서 영혼으로 무겁게 읽으면 그분의 시처럼 어려운 시도 드물 것이라며 언감생심, 김소월 선생의 작품을 따를 수는 없겠지만 보다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 부단히 마음을 모으고 실수하지 않는 인생을 살려고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은 이상문학상 및 신인문학상과 함께 12월 열릴 예정이며 상금은 1000만원이다. '2019년 제30회 소월시문학상 기념 시집'은 내년 상반기 발간되고 나 시인과의 인터뷰 등은 월간 '문학사상' 10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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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신 어머니 / 나태주

 

 

어머니 돌아가시면 가슴속에

또 다른 어머니가 태어납니다

 

상가에 와서 어떤 시인이

위로해주고 간 말이다

 

어머니, 어머니, 살아계실 때

잘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부디 제 마음속에 다시 태어나

어리신 어머니로 자라주세요

 

저와 함께 웃고 얘기하고

먼 나라 여행도 다니고 그래 주세요

 

 

 

어리신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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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과 전경욱 고려대 사범대 교수가 제31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달진문학상 운영위원회는 6 '어리신 어머니'의 저자 나태주 시인을 시 부문 수상자로, '아라리의 기원을 찾아서' 연구를 진행한 전경욱 교수를 학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나태주 시인은 1945년 충남 서천 출생으로 시초초등학교와 서천중학교를 거쳐 1963년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했다. 1964년부터 2007년까지 43년 동안 초등학교 교단에서 일했으며 정년퇴임 시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이때까지 41권의 창작시집을 펴냈다.

 

수상소식을 접한 나태주 시인은 "월하 김달진 선생께서 저 너머서 미소로 바라보는 것 같다. '오래 견뎌라, 잘 참아라, 갈 데까지 가보아라'라고 선생께서 타이르는 것 같다" "나도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사람이다. 이만큼 견뎠으니 긴 인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장생, 그 길에 문자의 방법밖에는 달리 길이 없음을 안다. 열심히 쓸 때는 이미 지났다. 죽을 둥 살 둥 써야 한다. 가는 데까지는 가보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2020년 제31회 김달진 문학상 수상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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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욱 교수는 1959년 출생해 서울 미동초등학교와 한성중학교, 동국대 부속고교 등을 거쳐 1978년 고려대 사범대 국어교육과에 입학했다. 1978년 당시 중요무형문화재 제15호 북청사자놀음 인간문화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탈춤에 입문해 북과 장구를 연주했다.

 

1982년에는 탈춤 연구를 위해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부설 한국학대학원 석사과정을 밟았다. 이후 국립민속박물관 임시직 연구원, 창문여고 국어 교사 등을 거쳐 고려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부임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연희', '한국의 가면극', '동아시아 가면극의 역사와 전승양상' 등을 출간했고, 문화유산 보호 학술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전 교수는 "20109월 중국 복건성 천주의 인형극에서 노래하는 구음을 들은 이후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해 10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매년 한두 편씩 논문을 발표하면서 정말 신나게 작업했다. 기존 연구가 없었던 새로운 영역의 개척이라 자료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지만 그만큼 스스로 만족감도 높았다. 2020년도 김달진문학상에 선정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오는 918일 오후 4시 경남 창원 김달진문학관 생가마당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오는 10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3호선 매봉역 2번 출구 마켓 오 2층에서는 김달진문학상 기념 시낭독회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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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 / 나태주

 

 

예쁘구나

쳐다봤더니

빙긋 웃는다

 

귀엽구나

생각했더니

꾸벅 인사한다

 

하나님 보여 주시는

그 나라가

따로 없다.

 

 

 

 

2017 유심작품상 수상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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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나태주, 시조시인 김제현, 문학평론가 권영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겸임교수가 제15회 유심작품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만해 한용운 스님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현대한국문학의 수준을 높이고 있는 문학인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유심작품상 제15회 수상자를 이같이 결정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유심작품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근배 시인. 예술원 부회장) 위원는 나태주 시인의 시 심사평을 통해 나태주씨는 사실 오랫동안 중앙문단과 소외된 삶을 살아왔던 시인들 중의 하나이다. 그의 오늘은 실로 일반 독자(문예학적 용어로는 정통한 독자의도된 독자가 아닌 순수독자’)들의 평가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나태주씨의 문학이 그만큼 값지고 튼실한 이유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태주씨는 우리 문단에서 정치적 민중시인이 아닌문학적 민중시인의 한분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고 평했다.

 

심사위는 나태주 시인의 문학적 개성을 인간에 대한 관심, 진솔한 민중언어 구사, 남다른 상상력으로 요약하면서 수상작 어린 아이에서도 그는 천국은 어린아이의 마음속에 있다는 성서의 가르침, 어린 아이가 곧 부처(童子佛)라는 석가세존의 가르침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시부문 수상자 나태주 시인의 수상작은 <어린 아이>1. 심사위원단은 나태주 문학의 개성을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해 소개했다. 첫째, 인간에 대한 관심이다. 나 시인은 참다운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오랫동안 천착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시대가 비인간화되어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문명의 때를 입지 않은 향토적인 삶과 어린 아이들의 천성에서 발견한다. 이번 수상작 <어린 아이>에서도 나 시인은 천국은 어린아이의 마음 속에 있다는 성서의 가르침, 어린아이가 곧 부처라는 석가세존의 가르침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진솔하고도 평이한 민중언어의 구사다. 그의 언어에는 굳이 독자들을 자극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마음을 울리는 호소력과 진실성이 숨어 있다고 했다. 셋째,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고 소박하면서도 독자들의 시선을 끄는 남다른 상상력이다. 그것은 나 시인이 일상의 사소한 사건에서 인생론적 예지를 발견해 내는 특출한 관찰에서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만해 한용운 스님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한국현대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작품을 발표한 문학인들을 격려하는 유심작품상은 각 부문 수상자에게 상금 2000만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811일 동국대 만해마을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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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 나태주

 

 

흐르는 맑은 물결 속에 잠겨

보일 듯 말 듯 일렁이는

얼룩무늬 돌멩이 하나

돌아가는 길에 가져가야지

집어 올려 바위 위에

놓아두고 잠시

다른 볼일 보고 돌아와

찾으려니 도무지

어느 자리에 두었는지

찾을 수 없다

 

혹시 그 돌멩이, 나 아니었을까

 

 

 

 

꽃을 보듯 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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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천진한 동심, 현실에 찌든 삶 승화시켜줘

 

성서에 제자들이 어떻게 하면 천국에 갈 수 있는지를 물었을 때 예수께서는 어린아이와 같지 아니하면 그 누구도 천국에 들어갈 수가 없다고 대답하신 적이 있다. 불교에서도 동자(童子)는 무구한 불심(佛心)의 소유자로 치부된다. 만일 이 세상 삼라만상이 어린아이의 마음처럼 순결하고 착해질 수만 있다면 이 세상이 곧 천국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훌륭한 시인의 마음속에는 항상 천진한 동심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 시단의 법통을 이어 온 가령 정지용, 윤동주, 서정주, 박목월의 시들이 모두 그러하다.

 

그런데 현존하는 우리 시인들 가운데서 그와 같은 분을 한 명만 고르라고 한다면 누구일까. 아마도 그는 나태주 시인일시 분명하다. 나태주의 시는 맑고, 아름답고, 진실하고, 고결한 동심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이슬처럼 곱다. 그리고 그러한 동심이 이 속되고 고통스러운 우리의 현실, 물질이 인간을 지배하는 가치관을 깨끗하게 승화시켜 준다. 우리는 나태주 시를 읽을 때 실로 인간의 본연, 생명의 본연, 존재의 본연으로 돌아가는 체험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한 가지만으로도 나태주 시인은 권위 있는 공초문학상의 수상자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

 

나태주 시인은 우리 시단에서 서정시의 한 축을 받들고 있는 튼튼한 기둥의 하나다. 뜻 모를 언어의 혼돈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익사 직전의 요즘 우리 시단을 볼 때 나태주 시인의 수상은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의 시가 항상 건강하고, 아름답고, 인간적인 세계관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 심사위원 이근배, 김윤희,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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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나태주

 

 

예뻐서가 아니다

잘나서가 아니다

많은 것을 가져서도 아니다

다만 너이기 때문에

네가 너이기 때문에

보고 싶은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안쓰러운 것이고

끝내 가슴에 못이 되어 박히는 것이다

이유는 없다

있다면 오직 한 가지

네가 너라는 사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가득한 것이다

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

 

 

 

 

꽃을 보듯 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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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의 시인 정지용의 문학정신을 기려 지용회(회장 이근배)가 제정한 제26회 정지용문학상에 나태주(69) 시인의 시 '2'가 선정됐다

 

올해 선정된 나태주 시인의 2’에 대해 심사위원인 유자효 시인은 "최근 몇 년 동안의 수상작들 가운데 가장 수월하게 읽히는 작품으로 쉽게 읽히면서도 감동의 진폭이 크다이런 성과는 예사로운 것이 아니다.

 

정지용 문학상의 심사기준 가운데 '낭송하기 좋은 시'에 어울리는 작품이기도 하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나태주 시인은 충남 서천 출생으로 1971년 등단했다. '대숲 아래서' '황홀극치' 33권의 시집과 '시골사람 시골선생님' '풀꽃과 놀다' 10여권의 산문집, 동화집 '외톨이' 등을 썼다. 43년간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현재 공주문화원장을 맡고 있다.

 

시상은 오는 927일 옥천예술회관 등에서 열리는 제27회 지용제 기간에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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