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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식사 / 이재무

 

 

사발에 담긴 둥글고 따뜻한 밥 아니라

 

비닐 속에 든 각 진 찬밥이다

 

둘러앉아 도란도란 함께 먹는 밥 아니라

 

가축이 사료를 삼키듯

 

선 채로 혼자서 허겁지겁 먹는 밥이다

 

고수레도 아닌데 길 위에 밥알 흘리기도 하며 먹는 밥이다

 

반찬 없이 국물 없이 목메게 먹는 밥이다

 

울컥, 몸 안쪽에서 비릿한 설움 치밀어 올라오는 밥이다

 

피가 도는 밥이 아니라 으스스, 몸에 한기가 드는 밥이다

 

 

 

길 위의 식사

 

nefing.com

 

 

문학사상은 제27회 소월시문학상에 이재무 시인의 '길 위의 식사' 23편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소월시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 김남조·오세영·문정희·권영민·문태준)는 지난 4일 권영민 '문학사상' 주간의 주재로 열린 본심 심사에서 이 시인의 '길 위의 식사' 등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심사위원회는 "이재무 시인의 '길 위의 식사' 등은 각박한 현실의 삶과 그 고뇌를 인간적인 사랑으로 끌어안고 이를 정신적으로 극복하려는 의지를 시적으로 구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회는 올해부터 대상 수상작과 함께 선정했던 우수작 수상작 제도를 폐지했다. 따라서 매년 발간해온 '소월시문학상 작품집''소월시문학상 수상 기념 시집'으로 바꾸어 수상자의 대표 시선집 형태로 발간될 예정이다.

 

소월시문학상의 상금은 1300만 원이며, 시상식은 11월 초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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