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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의 가을 / 이상국
옥상에 올라가
메밀 베갯속을 널었다
나의 잠들이 좋아라 하고
햇빛 속으로 달아난다
우리나라 붉은 메밀대궁에는
흙의 피가 묻어있다
지구도 흙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가을이 더 잘 보이고
나는 늘 높은 데가 좋다
어쨌든 세상의 모든 옥상은
아이들처럼 거미처럼 몰래
혼자서 놀기 좋은 곳이다
이런 걸 누가 알기나 하는지
어머니 같았으면 벌써 달밤에
깨를 터는 가을이다
지용회(회장 유자효)가 올해 제24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이상국(66) 씨를 선정했다. 수상작은 시 '옥상의 가을'이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시인 김남조(85·숙명여대 명예교수) 씨는 이상국 시인의 시는 시의 심장 부위는 착하고 유순한 우수(憂愁)라며 세상에서 이겼기보다 패한 쪽이면서 아량과 용서의 상을 차려 세상에게 대접하는, 그런 유의 우수를 절실히 받아 느끼고 공감하게 된다고 평했다.
상금은 1000만원이다. 시상식은 제25회 지용제가 열리는 5월 12일 충북 옥천예술회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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