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나무 / 정희성
사람은 지가 보고 싶은 사람 있으면
그 사람 가까이 가서 서성대기라도 하지
나무는 그리워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애틋한 그 마음을 가지로 뻗어
멀리서 사모하는 나무를 가리키는 기라
사랑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나무는 저리도 속절없이 꽃이 피고
벌 나비 불러 그 맘 대신 전하는 기라
아아, 나무는 그리운 나무가 있어 바람이 불고
바람 불어 그 향기 실어 날려 보내는 기라
제25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자로 정희성 시인(사진)이 선정됐다. ‘향수(鄕愁)’의 작가 정지용(1902-1905)을 기리는 문학인 모임인 지용회(회장 유자효)가 계간지 ‘시와 시학’에 의뢰해 심사한 결과 정희성 시인의 ‘그리운 나무’가 선정됐다.
5명의 심사위원 중 김남조 시인은 심사에서 “본 문학상은 선택 기준을 ‘한 편의 최고의 시’에 두는 것이기에 정희성 시인의 「그리운 나무」가 가장 적절하다는 공감의 일치로 수상작으로 낙점했다”며 “짧은 시 안에 존재와 존재 사이의 숙명적 거리감을 시적 서정으로 융합시켜 아름다운 합일을 이뤄 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학평론가 김재홍 경희대 명예교수는 “그의 시는 사상성을 시의 뼈대로 해서 살로서 서정성과 예술성으로 그것을 감싸 안고 피로서 시혼을 형상화하는 이상적인 전범을 보여줘 온 시인이라는 점에서 개성적인 면모와 특징을 선명하게 보여주었다”라고 극찬했다.
그는 경남 창원 출신으로 1970년 <동아일보>로 등단하여 시집 『답청(踏靑)』 『저문 강에 삽을 씻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시를 찾아서』 『돌아다보면 문득』 등이 있다.
정 시인은 김수영문학상ㆍ불교문학상ㆍ만해문학상ㆍ이육사시문학상 등을 수상하고 숭문고등학교 국어교사로 35년 봉직하였고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지용문학상은 시인의 시문학 세계를 기리기 위해 개최하는 지용제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실시해 오고 있다. 시상식은 5월 11일 제26회 지용제가 열리는 옥천에서 있을 예정이고 상금은 10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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