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11회 김만중문학상 심사는 다양한 성취를 보인 한국 시단의 쟁쟁한 중견 및 시인들의 최근 시집이 추천되어 올라와 있었다.이분들은 모두 우리 시단에서 남다른 위상을 점하고 있는 시인들이기 때문에,그 성취의 높고 낮음에 차이를 두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결과적으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은 매우 깊이 있고 탄탄한 시적 성취를 보여주는 시인들을 만나보게 되었다.오랜 논의 끝에 심사위원들은 성윤석 시인의 최근 시적 성취가 괄목할 만한 것이라고 합의를 이루었다.곧 그의 시편들이 강한 실험정신과 함께 보편적 인간 본질에 관한 사유를 두루 결합하였다고 판단한 것이다.그리고 신인 가운데서는 박세미 시인의 개성적 시집이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성윤석 시인은 불안하고 유동적인영혼의 순간을 통해 최종적인 삶의 차원으로서의 또 다른 미래를 상상하는 기록을 남겨주었다.삶의 복합성을 승인하면서 시인은 단선적인 흑백논리나 계몽적 의지를 지우고 어떤 중간자적이고 미완의 형식으로 끊임없이 출렁일 수밖에 없는 삶의 심연을 응시하고 있다.단단하고 또 꽉 찬 시적 형상과 존재론이 미덥게 다가왔다.이 시집에 얹힌 이번 수상이 그의 짧지 않은 시력(詩歷)에 상응하는 크나큰 격려가 되기를 희망해본다.그런가 하면 박세미 시인은 부서지고 작아진 자아를 되비추고 또 일으키면서 자아의 익숙한 틀을 오히려 벗어나는 기막힌 균형을 보여주었다.우리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 한 시대를 건너가고 있는 이행기의 한 젊은 시인을 만나보게 된 것이다.그리고 그녀의 시에 의해 우리 시의 또 다른 미래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해보게 된다.시인으로서의 이력에 주어지는 첫 수상을 축하드린다.
거듭 두 분 시인의 수상을 축하하면서,두 분 수상자의 고유한 시적 연금술이 지속적인 진경으로 나타나게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심사위원김언희(시인),유성호(평론가,한양대 교수,글)
제11회 김만중문학상에서 조해진 소설가가 ‘단순한 진심’으로 소설부문 대상, 성윤석 시인이 시집 ‘2170년 12월 23일’로 시·시조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남해군은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제11회 김만중문학상 심사위원회와 제11회 김만중문학상 운영위원회를 각각 개최하고 수상작 선정작업을 마무리해 지난달 30일 당선작을 발표했다.
이번 시상에서 박세미 시인이 신인상 부문 시집 ‘내가 나일 확률’로 신인상을 받았다.또 시집 ‘심상’을 발간한 강달수 시인이 남해군 홍보와 남해문학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유배문학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김만중문학상은 기존의 공모방식에서 탈피했다.
올해 공모는 1차로 추천위원의 추천 작품을 접수 받은 다음 2차로 심사위원 심사를 거치는 2단계 과정을 도입했다.
소설 부문 심사는 이경자 소설가·평론가 정호웅 홍익대 교수가, 시·시조 부문은 김언희 시인·평론가 유성호 한양대 교수가 맡아 3개월에 걸쳐 심도 있는 심사를 통해 당선작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7일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열린다.
각 부문별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원, 신인상·유배문학특별상 수상자에게는 500만원의 상금이 각각 수여된다.
대한민국 대표 서정시인 박재삼의 문학사적 성과와 위상을 기리고, 시인의 문학과 고향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담은 제3회 박재삼문학상에 이문재 시인의 시집 <지금 여기가 맨 앞>(문학동네, 2014)’가 선정됐다.
올해 박재삼문학상 본심 심사위원으로는 허영자, 강희근, 김연동 시인이 참여했다.
심사위원단은 “2014년에 발간된 시집에서 10권의 시집을 엄선해 최종심에 올렸다”며 “심사위원 세 사람이 각각 10권의 시집을 받아 읽은 결과 최종심에 각자 세 권의 시집을 골라내었는데 각자가 선한 시집 그 세 권 중 공통으로 올린 시집이 한 권 나왔다. 이문재의 시집 ‘지금 여기가 맨 앞’이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이문재 시집의 작품 중 <사막>, <오래된 기도>, <혼자만의 아침> 3편의 시에서 보이는 ‘관계의 세계’와 ‘미학’에 대해 주목했다고 전했다.
강희근 시인은 “이문재 시인은 ‘사이’와 ‘관계’를 탐색하고 그를 통해 이웃, 주변, 그대를 챙기는 관계의 미학을 보여 준다. 그것을 관념으로 바꾸어 말하면 ‘사랑의 미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문재 시인은 그 어느 경우이든 확실한 사물(형상)을 기점으로 사색과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다. 말하자면 지향이 있되 그것을 형상으로 말하는 형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박수를 보내고자 하는 이유”라고 박재삼문학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제3회 박재삼문학상을 수상한 이문재 시인은 “십년 만에 시집을 내놓고 막막하던 차에 이런 격려를 받게 되었다. 스무 살 시절, 춘천 소양강가에서 박재삼 선생의 시를 읊조리며 가을을 맞이하던 때가 있었다. 삼십여 년 전, 그 늦여름, 가을이 오는 저녁 강가에서 혼자 태운 눈물이 저로 하여금 시의 길로 올라서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와 함께 애인에게 다가가려 한다. 생명에게, 평화에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려 한다”며 “박재삼의 시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 시가 있어야 할 ‘기쁜’ 장소를 넓혀나가기 위해 남은 힘을 쓰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문재 시인은 1959년 경기도 김포 출생으로, 1982년 <시운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시사저널 기자(1989~2005), 문학동네 편집주간(1998~1999)을 지냈다. 현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학동네 편집위원, 녹색평론 편집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김달진 문학상, 시와 시학 젊은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경희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시집으로는 <지금 여기가 맨 앞>(문학동네, 2014) 등 5권을 펴냈으며, 산문집으로는 <내가 만난 시와 시인>(문학동네, 2004),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호미, 2009) 등이 있다.
통영문학제추진위원회(위원장 김혜숙 통영문인협회장)는 27일 시, 시조, 소설 장르별 심사위원회를 개최, '2013년도 통영문학상' 수상자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사는 박주택, 장석남 시인이 시 부문, 이우걸, 유재영 시인이 시조 부문, 백시종, 방현석 소설가가 소설 부문을 각각 맡았다.
김춘수 시문학상 수상자 조동범 시인은 경기도 안양 출생으로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와 한신대 문예창작학과를 거쳐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2002년 문학동네 신인상 시 부문에 당선 등단했으며, 작품집으로는 시집 '심야 베스킨라빈스 살인사건' '카니발', 산문집으로는 '나는 속도에 탐닉한다', 문학평론집 '디아스포라의 고백들' 등이 있다. 현재 계간 시인동네, 격월간 시사사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중앙대, 서울예대, 한서대 문예창작학과에 출강 중이다.
수상작으로 선정된 조동범의 시집 '카니발'(문학동네)은 도시 생태학적 시선으로 자본과 속도의 문제를 탐구하며 불길한 죽음 의식과 팽팽히 대결, 은폐돼 있는 인간의 심층적 감정이나 원초적 욕망을 밀도 있게 관찰해 시속에 전각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주택 심사위원은 "김춘수 시세계와 멀리 떨어지지 않는 탁월한 시적 고투를 살피는 한편 최근 시적 활동을 활발, 시적 성취가 남다른 것을 기준으로 본선에 오른 10여 권 중 최종 5권을 다시 심사, 최종 조동범의 카니발을 선택했다"고 심사기준을 밝혔다.
또 "조동범은 체험을 깊이 있게 인식해 자신을 세계와 고립시키지 않고, 자신이 처한 현실 속에서 인간과 현실의 관계를 변화시키고자 노력해 온 뛰어난 시인"이라고 평했다.
조동범 시인은 "시 쓰기가 설렘과 열정으로만 가득했던 날들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것은 언제나 일상을 벗어난 순간들이었고, 그런 날들이야말로 내 삶의 가장 빛나는 지점이 아니었을까 싶다…나는 나의 시가 일상성의 무의미한 파국에 함몰될까 언제나 두려웠고, 그것을 피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시 쓰기는 지리멸렬한 파국을 향해 치닫는 것만 같았다. 김춘수 시문학상 수상 소식은 이런 내게 새로운 지점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 주었으며, 오랜 기간 인내했던 시인으로서의 삶을 어루만져주었다. 가족과 함께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통영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7월 5일 오후 7시 통영문학제 개막식과 함께 문화마당 특설무대에서 열리며, 창작지원금으로 각각 1천만원이 주어진다.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아이는 방바닥에 엎드린 채 산수 문제를 풀고 있었다. 복잡한 수식이 적힌 노트를 들여다보며 아이는 중력 암흑물질 벌레구멍 따위를 떠올리고 있었다.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소년은 침대에 누워 천장의 사방연속무늬를 헤아리고 있었다. 소년의 머릿속 은하계 저편에서 죽어가는 별이 다른 우주로 건너가기 위해 마지막 빛을 내뿜고 있었다.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천년은 욕실의 차가운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세면대에 한 방울씩 수돗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넥타이를 풀어 헤치며 그는 언젠가 교수대 위에서 자기 목을 죄어들어오던 밧줄의 섬뜩한 촉감을 기억해냈다.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그는 책상 앞에 앉아 주름진 손으로 백지에 뭔가를 끄적이고 있었다.
사막을 가로질러온 바람이 허공에 모래먼지를 뿌리고 지나갔다. 이내 그가 적은 말들이 바람에 불려 쓸려나갔다.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그는 붙박이장을 열고 두터운 옷들을 헤치고 들어가 구석에 웅크리고 앉았다. 멀리서 비상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고 비행기 편대가 날아와 공습을 시작했다. 개가 짖어댔고 고양이가 담벼락 너머로 사라졌고 전선 위의 새들이 깃을 치며 날아올랐고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 그는 밤샘 작업을 마치고 잠을 자기 위해 힘겹게 침대를 향해 가다가 거실 벽에 걸린 전신거울에 비친 흐릿한 모습을 보았다. 중력 암흑물질 벌레 구멍 같은 말들이 빠르게 그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어둑한 방 한가운데 먼 혹성에서 온 노인이 불길한 미소를 띤 채 아득히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풀어야 할 마지막 문제였다.
김종삼 시문학상 운영위원회(회장 이숭원)는 ‘제4회 김종삼 시문학상’에 시집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문학동네)의 남진우 시인을 선정했다.
김종삼 시문학상은 김종삼(1921~1984) 시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대진대학교와 ‘김종삼 시인 기념사업회’에서 2017년에 제정했다. 등단한 지 10년이 넘은 시인이 전년도에 발간한 시집 중 김종삼 시 정신에 부합하는 작품을 선정한다.
시집 <나는 어둡고 적막한 집에 홀로 있었다>는 남진우 시인이 2009년 <사랑의 어두운 저편>을 낸 이후 11년 만에 선보인 신작으로 지난해 출간됐다. 수록된 작품은 모두 산문시로 총 68편이 4부로 나뉘어 담겼다.
남진우 시인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깊은 곳에 그물을 드리우라>, <죽은 자를 위한 기도>, <타오르는 책>, 평론집 <신성한 숲>, <바벨탑의 언어>, <숲으로 된 성벽>, <그리고 신은 시인을 창조했다>, 산문집 <올페는 죽을 때 나의 작업은 시라고 하였다> 등이 있다. 대한민국 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소천비평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동아일보와 전남 강진군이 공동 주최하는 제18회 영랑시문학상 수상작으로 윤제림 시인(61세)의 시집 ‘편지에는 그냥 잘 지낸다고 쓴다’가 선정됐다. 본심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근배, 최문자, 곽효환 시인은 최종 후보 5개 작품 중 윤제림 시인의 시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수상작은 인간다움과 상생(相生)에 대해 노래한 시집. 심사위원들은 “윤 시인은 무심히 스쳐 지나갔을 법한 일상과 기억, 농담, 작은 기사, 광고 전단지, 소소한 사물 등 주변의 다양한 것들을 무겁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시로 만들어낸다”며 “고전적 미감과 세련된 페이소스로 미학적 개성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의 시에서 독서와 체험을 통한 독특한 미적 감각과 미사여구가 눈길을 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시 ‘푸른 꽃’의 일부 문구인 “열흘 싸움에 지친 꽃들이 피 흘리며 떨어져 눕고/상처만큼 푸른 꽃들이/함성을 지르며 일어선다/이제보니/꽃들의 싸움도 참으로/격하구나/장하구나”가 대표적. 한 심사위원은 “아름답고 쓸쓸한 미감과 서정성 그리고 윤 시인만의 시적 개성에 영랑시문학상이 값진 격려와 동행이 돼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윤 시인은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너 해 전 꼭 이맘때 집이 화재로 전소되고 가족이 암 선고를 받고 어머니께서 돌아가시는 등 내게 잔혹했던 때가 있었다”며 “눈물 나는 상황에 바깥에 환히 핀 꽃을 보며 곧바로 생각난 건 영랑의 표현 ‘찬란한 슬픔의 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문학상 중에서도 한 번쯤 타고 싶다고 생각한 상을 받게 돼 대단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제13회 영랑시문학상에 고진하 시인 '명랑의 둘레'가 선정됐다. 22일 전남 강진군에 따르면 올해 영랑시문학상에 강원도 원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진하 시인의 '명랑의 둘레'(문학동네)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29일 영랑생가에서 열리는 영랑시문학의 밤 행사에서 진행된다.
김창한 영랑기념사업회장은 "예심과 본심을 거쳐 엄격히 심사했다"며 "수상자로 선정된 고진하 시인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고진하 시인을 선정한 심사위원단은 "올해로 등단 30년을 맞는 고진하는 성(聖)과 속(俗)이 갈등하고 화해하고 공존하는 삶의 과정을 특유의 사유와 감각의 방식으로 탐색해 온 시인"이라며 "영랑 선생이 평생 일구어낸 자연 서정의 깊이와도 친밀하게 상통한다"고 밝혔다.
고진하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꽃망울이 터지려고 팽팽해지는 3월에 수상 소식을 들었다"며 "수상 소식을 듣고 반갑다기보다는 약간 긴장이 되고 이런저런 이유로 제 마음도 팽팽해졌다"고 말했다.
영랑시문학상은 2015년에 발간된 모든 시집을 대상으로 예선에서 10권을 골라 본선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시상식은 제13회 영랑문학제가 열리는 29일 오후 5시 강진 영랑생가 입구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한편 29일 열리는 영랑문학제는 풍물패(길놀이)를 시작으로 영랑시문학상시상, 영랑골든벨, 청자 및 모란화분 전시, 영랑시집 및 기념품판매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30일에는 전국영랑백일장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