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 / 고영민
비둘기가 울 때마다 비둘기가 생겨난다
비둘기는 아주 오래된 동네
텅 빈 동네
학교를 빠져나와 공중화장실에서
긴 복대를 풀어놓고
숨죽인 채 쌍둥이 사내애를 낳고 있는
여고생
빈 유모차를 밀며 공중화장실 옆을 지나는
할머니 머리 위
비둘기는 비둘기를 참을 수 없다
밀려오는 요의처럼
누군가는 비둘기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비둘기가 비둘기에게 물을 붓는다
비둘기는 꺼질 리가 없다
가질 수도 버릴 수도 없는 비둘기가 연신
비둘기를 뱉어낸다
제4회 박재삼문학상 수상자로 고영민 시인이 선정됐다.
사천시는 박재삼문학상 심사위원회가 예심과 본심을 거쳐 심사한 결과 고영민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2002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고영민 시인은 2015년에 발간한 네 번째 시집 ‘구구’를 통해 박재삼문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시인은 충남 서산 출생으로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심사위는 시력 10년 이상 된 시인이 2015년 출간한 시집 가운데 한국의 걸출한 서정시인인 박재삼의 시 정신에 맞고, 치열하게 시작활동을 한 고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박재삼문학상 역대 수상자는 제1회 이시영, 2회 이상국, 3회 이문재 시인이다.
‘제4회 박재삼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6월 11일 박재삼문학관에서 박재삼문학제추진위원회(위원장 윤향숙) 주관으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올해 ‘제18회 박재삼문학제’는 6월 10일부터 이틀간 박재삼문학관 일원에서 개최되며 10일 전국 학생 시 백일장, 11일 청소년문학상, 일반인 백일장, 박재삼 문학의 밤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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