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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은 어디서 왔나 / 성선경

 

 

코끼리는 코끼리에서 왔다면

기린이 기린에게서 왔다면

매화는 매화에서 오고

동백은 동백에게서 오고

매발톱은 매발톱에서 왔겠지

 

팥은 팥에게서 오고

콩은 콩에게서 왔다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겠지만

저 꽃은 어디에서 오나

 

밤은 저녁에서 오고

아침은 밤에게서 오고

낮은 아침에게서 온다면

내 하루의 노동은 어디서 오나

 

나는 아버지에게서 오고

아버지는 할아버지에게서 오고

할아버지는 증조에게서 왔다면

검고도 흰 하루

너는 어디에서 오나

 

저 파랑은 어디서 오나

 

 

 

 

파랑은 어디서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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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고산문학대상 본상에 시조 부문 김정희 시인, 시 부문 성선경 시인이 선정됐다.

 

고산문학대상은 고산 윤선도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추진되어 오고 있으며 전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번 고산문학대상은 고산문학축전운영위원회(위원장 정희성)와 계간 열린시학에서 주관하고 해남군이 후원해 열렸다.

 

시조 부문 양점숙·정용국 시인과 시부문 안상학·복효근 시인이 맡아 지난 6월과 7월 지난 1년간의 시집·시조집을 대상으로 선고를 진행했고, 본심 심사는 정희성·백무산·김사인·이근배·조오현 시인이 참여했다.

 

그 결과 본상 시조 부문 수상시집은 김정희 시인의 '구름 운필(고요아침, 2017)'이며 시 부문 수상시집은 성선경 시인의 '파랑은 어디서 왔나(서정시학, 2017)'이 선정됐다.

 

특히 올해는 (주)크라운·해태제과가 후원해 등단 10년 미만의 문학인들을 대상으로 제1회 고산문학대상 신인상도 수여키로 했다.

 

신인상 시조 부문 수상시집은 유헌 시인의 '받침 없는 편지(고요아침, 2015)'이며 시 부문 수상시집은 이설야 시인의 '우리는 좀더 어두워지기로 했네(창비, 2016)' 이다.

 

시상식은 고산문학 축전행사와 함께 오는 10월 21일 오후 3시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된다.

 

상금은 본상 각 1000만원, 신인상 각 500만원이다. 또한 열린시학에 수상자들과 관련된 특집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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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평 장날/ 이영춘

 

 

올챙이국수를 파는 노점상에 쭈그리고 앉아

후루룩 후루룩 올챙이국수를

자시고 있는 노모를 본다

정지깐* 세간사 뒤로 하고

한 세기를 건너와 앉은

푸른 등걸의 배후,

저문 산그림자 결무늬로

국수올들이 꿈틀꿈틀

노모의 깊은 주름살로 겹치는

허공,

붉은 한 점 허공의 무게가

깊은 허기로 내려앉는

한낮.  

 

 

 

 

봉평 장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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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삶의 진실에 닿아있는 시적 진술

 

본심에 올려진 여덟 권의 시집 중 봉평 장날을 뽑았다. 나머지 일곱 분의 시집들이 수상작으로 미흡해서가 아니다. 수상작으로 뽑아도 될 만큼 좋은 시집과 패기 있는 시집들 가운데에서 선자들이 주목한 것은봉평 장날에 실린 시들이 보여주는 평이한 표현과 소박한 감정들이 친근하고 신산한 삶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들어내고 있다는 그 구체성이 여타의 시집들과 변별성을 보여주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에 이영춘의 시는 흘러간 아날로그 시대의 턴테이블에 바늘과 레코드판을 다시 올려놓는 것과 같은 시적 감흥과 스잔한 감동을 준다.

 

화려한 수사력과 세련된 언어 구사의 시들이 체험된 삶을 모태로 형상화되지 않는다면 시적 공감의 약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이영춘의봉평 장날연작시를 읽어보면 여전히 유효하다.

 

알다시피 시인은 그가 태어난 강원도를 벗어난 적이 없다. 시인은 오래전부터 자신의 고향인봉평에 대해 연작시를 써왔다고 밝히고 있다.

 

봉평은 올갱이 국수를 길가에서 쭈구리고 앉아 허기를 달래는 노모가 있던 곳이고, 누런 달력 뒷장에 더 이상 살 길이 없다고 유서를 쓰고 떠난 그의 이웃들이 살던 곳이면서, 지금은 밥장사하는 여 제자가 냉수 한 사발에 보리개떡 담긴 소반을 받쳐 들고 문지방을 넘다 넘어지는 휘는 곳이다. 시인은 이렇게 표현했다.‘아프다 이 불황의 팔다리가

 

이영춘의봉평 장날은 삶의 진실에 닿아있는 시적 진술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삶의 실질을 구체적으로 드러내 준다는 점에서 경직화된 농촌 소재시에 하나의 반성적 징표가 된다. 축하한다.

 

심사위원 조정권, 허영자

 

 

 

오늘은 같은 길을 세 번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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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이 주최 및 지원, 고산문학 축전운영위원회(위원장 오세영)와 계간열린시학에서 주관한 "12회 고산문학대상" 수상자에 시조부분 이상범 시인, 시 부분 이영춘 시인이 선정됐다.

 

시조부분 수상시집은 이상범 시인의풀꽃 詩經’(동학사, 2011)이다. 시부분의 수상시집은 이영춘 시인의봉평장날’(서정시학, 2011)이다.

 

고산문학축전위원회는 오는 1020일 고산문학축전 행사와 함께 고산문학대상에 선정된 두 문인에게 각각 시상금 1천만원을 수여할 예정이다.

 

고산문학대상자 선정은 심사위원 및 선고위원으로 방민호(서울대 교수)ㆍ이재복(한양대 교수) 황인원(중앙대)ㆍ정수자(아주대) 시조시인이 지난 6월과 7월 두 달 동안 20116월부터 금년 6월까지 출간된 시집과 시조집을 대상으로 선고를 진행했다.

 

본심 심사는 김제현(현대시조포럼회장, 가람기념사업회회장) 시인, 박시교 시인, 허영자 시인, 조정권 시인이 수고했다.

 

김제현 심사위원과 허영자 시인은 선정된 두 작품에 대해새로운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시조쓰기, 정결한 자연과 소박한 인정의 숨결을 담고 있는 건강하고 질박한 시라 고 심사평을 전하며, 현대시조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 주기를 바랬다.

 

한편 고산문학 축전운영위원회(위원장 오세영)와 계간열린시학에서 수여하는 고산문학대상은 지난 2001년 제정 돼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고산문학대상은 8회까지는 학술과 시조 작품 1인에 대해 시상해왔다. 9회부터는 시와 시조 시인을 각각 선정하고 있다. 수상자들의 작품은 계간열린시학에 특집 게재하는 등 한국 시가문학을 대표하는 상으로 그 위상을 격상시켜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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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비단벌레 / 최동호


부싯돌에 잠들어 있던

내 사랑아!

푸른 사랑의 섬광

가슴에 지피고 불 속으로 날아가는

무정한 사랑아!

 

소용돌이 치는 어둠 속에서

탄생한 유성이

지구 저편 하늘을 후려쳐

다른 세상을 열어도

태초의 땅에 뿌리 박혀 침묵하는
서글픈 불의 사랑아!

 

유성이 유성의 꼬리를 잘라

번갯불 밝히는 밤

은하 반년을 날아서라도 나는

네 얼굴을 보고 싶다

영롱한 빛 불꽃가슴을 점화시켜다오

말안장에 새겨진

비단벌레 날개빛* 내 사랑아!

* 비단벌레 날개빛 : 경주 황남패총에서 1970년대초 출토된 5세기 신라시대 유물. 말 안장 뒷가리게에는 비단벌레 날개가 장식으로 사용되었는데, 그 빛이 아름답기 그지없어 세계적으로 주목받었다.

 

 

 

 

 

불꽃 비단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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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호 시인과 이근배 시인이 제 9회 고산문학대상 시 부문과 시조 부문 수상자로 각각 선정됐다.

 

수상 작품집은 ‘불꽃 비단벌레’(서정시학사 펴냄)와 ‘사랑 앞에서는 돌도 운다’(시월 펴냄).

 

고산 윤선도를 기리기 위해 지난 2001년 제정된 고산문학대상은 올해부터 시와 시조 부문 수상자를 각각 선정한다.

 

올해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발간된 시집과 시조집을 대상으로 유안진 시인 등이 심사를 했다.

 

상금 각 1000만원. 시상식은 10월17일 전남 해남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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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신 어머니 / 나태주

 

 

어머니 돌아가시면 가슴속에

또 다른 어머니가 태어납니다

 

상가에 와서 어떤 시인이

위로해주고 간 말이다

 

어머니, 어머니, 살아계실 때

잘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부디 제 마음속에 다시 태어나

어리신 어머니로 자라주세요

 

저와 함께 웃고 얘기하고

먼 나라 여행도 다니고 그래 주세요

 

 

 

어리신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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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과 전경욱 고려대 사범대 교수가 제31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달진문학상 운영위원회는 6 '어리신 어머니'의 저자 나태주 시인을 시 부문 수상자로, '아라리의 기원을 찾아서' 연구를 진행한 전경욱 교수를 학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나태주 시인은 1945년 충남 서천 출생으로 시초초등학교와 서천중학교를 거쳐 1963년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했다. 1964년부터 2007년까지 43년 동안 초등학교 교단에서 일했으며 정년퇴임 시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이때까지 41권의 창작시집을 펴냈다.

 

수상소식을 접한 나태주 시인은 "월하 김달진 선생께서 저 너머서 미소로 바라보는 것 같다. '오래 견뎌라, 잘 참아라, 갈 데까지 가보아라'라고 선생께서 타이르는 것 같다" "나도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사람이다. 이만큼 견뎠으니 긴 인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장생, 그 길에 문자의 방법밖에는 달리 길이 없음을 안다. 열심히 쓸 때는 이미 지났다. 죽을 둥 살 둥 써야 한다. 가는 데까지는 가보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2020년 제31회 김달진 문학상 수상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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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욱 교수는 1959년 출생해 서울 미동초등학교와 한성중학교, 동국대 부속고교 등을 거쳐 1978년 고려대 사범대 국어교육과에 입학했다. 1978년 당시 중요무형문화재 제15호 북청사자놀음 인간문화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탈춤에 입문해 북과 장구를 연주했다.

 

1982년에는 탈춤 연구를 위해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부설 한국학대학원 석사과정을 밟았다. 이후 국립민속박물관 임시직 연구원, 창문여고 국어 교사 등을 거쳐 고려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부임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연희', '한국의 가면극', '동아시아 가면극의 역사와 전승양상' 등을 출간했고, 문화유산 보호 학술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전 교수는 "20109월 중국 복건성 천주의 인형극에서 노래하는 구음을 들은 이후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해 10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매년 한두 편씩 논문을 발표하면서 정말 신나게 작업했다. 기존 연구가 없었던 새로운 영역의 개척이라 자료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지만 그만큼 스스로 만족감도 높았다. 2020년도 김달진문학상에 선정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오는 918일 오후 4시 경남 창원 김달진문학관 생가마당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오는 10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3호선 매봉역 2번 출구 마켓 오 2층에서는 김달진문학상 기념 시낭독회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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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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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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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묻은 손 / 이준관

 

 

내가 사는 아파트 가까이
버려진 땅을 일구어 사람들은 밭을 만들었다.
사람들이 촘촘히 뜨개질을 하듯
심은 옥수수와 콩과 고추들.
꿀벌이 날아와 하늘로 꽁지를 치켜들고
대지의 꿀을 빨아들이고,
배고픈 새들은 내려와
무언가를 쪼아먹고 간다.

아파트 불빛처럼 외로운 사람들은
제 가슴의 빈터를 메우듯
호미를 들고 와 흙을 북돋워주고 풀을 뽑는다.
옥수수 잎에 후드득 지는 빗방울은
사람들의 핏방울로 흐르고,
저녁에는 푸른 별 같은
콩이 열린다.

흙 묻은 손으로
옥수수와 콩과 고추와 나누는
말없는 따뜻한 수화.
사람들의 손길 따라
흙은 선한 사람의 눈빛을 띤다.

가을이면 사람들은 흙 묻은 손으로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고,
흙에서 태어난 벌레들은
밤늦게까지 식구들의 옷을 짓는
재봉틀 소리로 운다.

슬프고 외로울 때면
호미를 들고 밭으로 가는 사람들.
겨울에는 시리고 적막한 무릎을 덮는
무릎덮개처럼
눈이 쌓인다.
사람들이 일군 마음의 밭에.

 

 

 

천국의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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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시와 시학사가 주관하는 제3회 영랑시문학상 수상자로 이준관(56) 씨가 선정됐다. 수상작 '흙 묻은 손'세상의 슬픔과 따뜻함을 함께 보는 '순한 사람의 눈빛'이 있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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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 김후란

― 자연 속으로

 

 

나는 파도의 옷자락을 끌고

이 숲으로 왔다

변화를 기다리는 생명들이 있었다

바위조차 숨죽이고 기다렸다

 

푸른 잎새들 이마에

천국의 새들이 모여들고

들꽃을 피우려고 비를 기다리던 산자락에

바다가 입을 맞춘다

 

겹겹 옷 입은 산 황홀하여라

비밀의 숲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안개 속에서

어린 나무들과

키 큰 나무들의 숨소리에

저 소리꾼의 진양조 가락이 울린다

 

눈부셔라

언제나 새롭게 태어나면서

아침햇살에 비늘 번득이는 바다처럼

산은 살아 있다 청렬하고 푸근하다

 

신(神)이 만든 숲이다 나를 끌어안는다

나는 영혼의 긴 그림자를 끌고

천천히 걸어간다.

 

 

 

비밀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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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란(81) 시인의 비밀의 숲2015년 제4회 녹색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산림문학회는 11일 녹색문학상 심사위원회 결과를 발표하고, 수상작과 심사평을 밝혔다.

 

김후란의 비밀의 숲은 숲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서정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소설가 홍성암 씨는 시집 비밀의 숲은 표제작인 비밀의 숲을 비롯해 생명의 얼굴’, ‘참 아름답다 한국의 산등이 자연 속으로라는 연작시 형태로 수록됐다대부분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노래했는데 읽는 순간 그 서정이 그대로 가슴에 스며든다고 평했다.

 

올해에는 123건의 작품이 추천돼 시16, 시조1, 동시2, 소설2, 동화2, 희곡2 25건이 최종 심사에 올랐다

 

수상자인 김후란은 “50여 년간 문학을 하면서 본능적으로 자연을 주제로 한 시를 많이 썼고 특히 나무에 묘한 친밀감을 느끼며 나무들의 얘기를 가슴으로 알아듣는 시인이 됐다자연의 큰 품에서 사유하며 더 깊이 있는 인생철학을 추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후란은 서울 출신으로 한국일보등 언론계에서 23년간 활동했으며 한국여성개발원장, 한국여성문학인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문학의 집 서울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시상식은 13일 오전 1030분 문학의 집 서울 산림문학관에서 개최된다.

 

한국산림문학회는 산림청 문학동호인들의 모임인 산림문학회가 주축이 돼 2009년 만들어진 문학단체이며 종합문예지인 계간 산림문학(山林文學)’을 발간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매년 녹색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

 

김청광 산림문학회이사장은 녹색문학상은 숲과 자연의 소중함을 작품을 통해 알리고 국민 정서녹화에 크게 공헌만 문학작품에 주는 상이라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녹색문화 창달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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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돌아오는 시간 / 문현미

 

 

어떤 붓으로 담아낼 수 있을까

저리 눈부신 참회의 시간을

 

얼마나 숱한 눈물의 항아리가

얼마나 간절한 기도의 메아리가

 

쪽물이 쪽쪽 떨어질 듯

맑은 가닥이 파란 무음으로 흐른다

 

멀리 있는 것은 다만 그리울 뿐

 

이런 높푸른 날에는

누구라도 용서하고 싶다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

 

 

 

 

사랑이 돌아오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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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미 시인이 풀꽃문학상 7회 수상자로 선정됐다.

 

공주시 지원으로 운영되는 풀꽃문학상(운영위원장 이준관)7회째 수상작은 풀꽃상에 문현미 시인의 시집 사랑이 돌아오는 시간(서정시학, 2020), 대숲상에 박형준 시인의 시집 줄무늬를 슬퍼하는 기린처럼(창비, 2020)이 선정됐다. 심사위원은 오탁번 위원장, 김왕노 시인, 유성호 한양대 교수가 맡았다.

 

심사평을 쓴 유성호 교수는 수상자들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선정 이유를 밝혔다.

 

풀꽃문학상이 지향하는 깨끗한 서정의 기품을 자신의 시적 정체성으로 삼아온 시인의 균질성과 지속성을 심사 기준으로 삼았다. 이런 기준에 의해 풀꽃상으로 문현미 시인의 <사랑이 돌아오는 시간>, 대숲상으로 박형준 시인의 <줄무늬를 슬퍼하는 기린처럼>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문현미 시인은 <사랑이 돌아오는 시간>에서 감각의 절제를 통해 서정의 원리를 극점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보여주었다. 지나온 시간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에서 발원하면서도 보편적 삶의 이치나 속성에 가닿는 상상력으로 견고하고 은은한 내면의 파동을 우리에게 들려준 것이다. 그리고 서정시의 존재 이유가 삶에 대한 끝없는 질문과 발견, 대상을 향한 성찰과 긍정에 이르는 과정에서 성취되는 것임을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박형준 시인의 <줄무늬를 슬퍼하는 기린처럼>은 사물과 내면, 시간과 공간, 동일성과 타자성이 벌려놓은 필연적 간극을 담아냈다. 서정의 구심적 속성을 오롯이 지켜가면서도 새로운 감각과 사유의 지형을 구축해가는 기율을 보여준 것이다. 시인 특유의 점착력 있는 언어와 미립자 감각의 탄성’(이원)이 돋보이는 이번 시집이 맑고 고요한 세계를 추구하는 서정의 원리를 한 차원 높여주었다.

 

두 시인의 '풀꽃문학상' 수상을 거듭 축하드리면서 자신들만의 개성적 연금술이 지속적 진경으로 나아가게 되기를 바란다.”

 

풀꽃상 수상자 문현미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저는 하루를 기도로 시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받은 사랑을 나누어야겠다는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게 시를 쓸 수 있는 능력을 주신 오직 한 분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풀꽃문학상이 낮고, 소박하고, 어여쁘고, 여린 것들에 대하여 겸손하게 다가가라는 뜻으로 주시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 섬기는 자세로 치열하게 시의 손을 붙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문현미 시인은 부산 출생으로, 1998<시와 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가산리 희망발전소로 오세요, 바람의 뼈로 현을 켜다, 사랑이 돌아오는 시간이 있다. 박인환 문학상, 시와 시학 작품상, 한국크리스천문학상, 난설헌 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백석대학교 백석문화예술관장,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은 오는 1017일 오후 1시 제3회 풀꽃문학제에서 실시된다. 풀꽃상과 대숲상 수상자들에게는 각각 1000만 원씩 총 200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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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후別後 / 나기철

 

 

눈 피해 눈이 자꾸 갔습니다

 

그 사이 달라진

 

머릿결

 

파동의 남오미자꽃

 

지금도

 

낭낭히 들리는

 

 

 

 

지금도 낭낭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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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풀꽃문학상(운영위원장 이준관)이 어느새 4회째 수상자를 내게 됐다. 풀꽃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장 허영자 시인)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숨어 있는 시인, 곱고도 맑은 정서를 단아한 형식으로 표현하는 시인을 이번에도 골라냈다.

 

수상작은 본상에 안용산 시인의 시집 향기는 코로부터 오지 않는다, 젊은시인상에 신효순 시인의 시집 바다를 모르는 사람과 바다에 갔다가 선정됐다. 심사위원은 허영자 위원장(시인), 이형권 문학평론가(충남대 교수), 김수복 시인(단국대 교수)이 맡았다.

 

심사평을 쓴 이형권 교수는 수상자들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소감을 피력했다.

 

먼저 본상 수상자인 안용산 시인. <그는 충남 지역 시단에서 우직하고 성실하게 활동해 온 중견 시인이다. 그의 시는 전원적 상상력과 향토적 서정을 바탕으로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과 시대에 대한 예리한 비판 정신을 담아내고 있다. 그의 시는 '풀꽃'처럼 순박하지만, 그 순박함 속에는 인간적 진실과 따뜻한 서정을 충실하게 함축하고 있다. 이번 수상 시집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 혹은 인간의 자연화를 지향하는 간결하고 단아한 시편들로 구성되었다. 대교약졸(大巧若拙)의 경지라 할까, 결코 화려하지 않은 순수하고 서정적인 언어들로 웅숭깊은 시적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다음은 신인문학상을 받은 신효순 시인. <신효순의 시에 빈도 높게 등장하는 자연은 사유와 관찰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호흡하는 자연, 삶의 체험과 인식 장소로서의 자연이다. 그 자연은 옛 시인들의 시에서 지향했던 인간과 자연의 막연한 물아일체와는 다르게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삶에 대한 다소 추상적인 인식을 드러낼 때에도 자연에서 체현한 구체적 감각을 포기하지 않는다.>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은 오는 27일 오후 2시 공주문화원 대강당에서 있고, 상금은 본상이 1000만 원, 젊은시인상이 500만 원이다.

 

나태주 시인은 "풀꽃문학상이 어느새 4회째 수상자를 배출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많은 독자분들께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응원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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