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예지 신인상 > 실천문학신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7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허은실 (0) | 2020.03.14 |
---|---|
제17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박찬세 (0) | 2020.03.14 |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김은상 (0) | 2020.03.14 |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
제17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허은실 (0) | 2020.03.14 |
---|---|
제17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박찬세 (0) | 2020.03.14 |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김은상 (0) | 2020.03.14 |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Cold Bird / 박찬세
자라는 종양을 보며 웃는 짐승을 본 적 있나요
새들이 허공에서 벗어나려고 퍼득거립니다
물오리들은 얼룩진 강의 지퍼를 열고 동전을 꺼냅니다
꺼낸 동전을 꿀꺽 삼킵니다
내 얘기 좀 들어보실래요
뒤통수에 칼이 박히는 꿈을 꾸면 새가 된다는 전설을 금방 지어내봅니다
얘, 뒤통수에 칼이 박히는 꿈을 꾸면 새가 된대
저 소름 돋는 부리 좀 봐
유리창이 나뭇가지에 내 얼굴을 걸어놓습니다
걸린 얼굴 위로 새 한 마리 날아와 지저귑니다
이렇게 꼭 맞는 방은 처음입니다
문이 없는 방을 어떻게 나서야 할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똑 똑 밖에 누구 없나요
얘야, 문은 언제나 너였단다
뒤통수를 관통한 칼이 문이 되다니!
젖을 먹이는 새의 전설을 금방 지어내 봅니다
얘, 젖을 먹이는 새가 있대
저 깃털 사이에 삐죽 나온 젖꼭지 좀 봐
부리로 쪼아 먹는 젖에선 피 냄새가 납니다
엄마는 서쪽 하늘로 고개를 돌립니다
북극곰이 물개를 물어뜯습니다
허연 하늘이 핏물로 더럽혀집니다
나는 그녀의 내부였단 사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밤의 나그네 / 박찬세
호랑지빠귀가 운다
휘-----------이
부리 끝에서
휘-----------이
부리 끝으로
밤이 그네를 탄다
너의 부리에서 태어난 바람이 나의 부리에서 죽는다
새의 울음 속에 갈피 된 편지를 펴 보는 밤이다
산을 오르며 지내고 있어 산새에게 너의 안부를 묻곤해 미안, 돌팔매질을 했어 너에 대한 내 마음은 언제나 초록이라는 말 미안, 초록도 다 같은 초록은 아닌 걸 산에서 보았어
밤에 그네를 타는 너의 울음 속에 초록이 돋고
초록을 물고 날아가는 새의 부러진 발톱 속으로 명이 다한 별들이 몸을 숨긴다
그믐달은 밤의 장단지에 찍힌 그네 자국이라고 너는 말한다
기둥에 돌돌 말린 그네 아래서 그믐달이 제 그림자를 그린다
이쪽과 저쪽으로 새들은 멀어져갔지만
발자국은 부리 모양을 하고 서로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골목의 표정 / 박찬세
딱딱해요 툭, 툭 부러지는 골목은
열두 시의 그림자에서 다섯 시의 그림자로 기울어져 가요
아직까지 골목은 소녀를 숨기고 있어요
툭, 골목이 뱉어 낸 비둘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걸어가고
툭, 골목이 뱉어 낸 개가 비둘기를 날려 보내요
문을 열고 나온 사람들은 골목이 부러진 곳에서 사라져요
아직도 골목은 소녀를 숨기고 있어요
휴지조각들은 왜 잔뜩 찡그리고 벽 쪽으로 굴러가나요
발목이 부러진 소녀가 보는 하늘은 어제의 하늘
골목은 가끔씩 조용합니다
불행해지고 싶어요
골목이 숨긴 소리들은 간지러워서
어느 순간 빵! 하고 터집니다
창문들의 닫힌 입속으로 똑같은 풍경이 들어가고
커튼은 말이 없습니다
미칠 것 같아요
엄마는 눈알을 뽑아버리고 싶다고 말했지만
뽑아 버리고 싶은 건 나였겠죠
골목은 왜 같은 표정인가요,
골목이 소녀를 보여 줍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잠깐 숨기는 동안.
소녀가 단 한번 뒤를 돌아보았을 때
골목은 소녀 같은 표정이었을까요
냉장고 속 크레바스 / 박찬세
냉장고 우는 소리가 들리는 밤은 전화기를 만진다
누군가 울고 있을 것 같아서이다
송신되지 못하는 말들이 손끝에서 우둘두둘 돋아난다
아버지가 크레바스 속으로 사라지던 날
비명을 지르고 쓰러진 어머니는 밤새 이불을 덮어 쓰고 울었다
크레바스는 왜 비명 앞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일까
들썩이는 이불더미 속에서 냉장고 우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눈보라가 몰아치며 크레바스 위로 눈이 쌓이고 있었다
발명가들은 물건을 만들 때 자신도 모르게 인간의 습성을 답습한다는 데
당신을 오래 잊지 않겠다는 의미로 젖은 눈 속에 뒷모습을 담아두는 건
말을 배우기 전부터 내려오는 인간의 풍습이다
냉장고를 들어 낼 때면 웅크린 모습으로 남아 있는 얼룩은 잘 지워지지 않았다
담뱃불도 촛불처럼 타오를 때가 있다
남극에서 날아 온 일기장에 적혀 있던 문장이다
문장 안에 도사리고 있는 크레바스의 깊이를 나는 아직 모른다
세상에 문장 하나를 남기고 떠나는 것이 인간이지만
문장을 하나를 건너는 데 꼬박 한 생이 걸리는 것도 인간인 것이다
인간은 멸종 될 때까지 시를 버리지 못할 것이다
냉장고 우는 소리가 들리는 밤은 세상에 남겨진 문장들을 떠올린다
생의 크레바스에서 건져 올린 문장들
한 문장을 건너가고 있는 인간이 밤하늘을 올려다 볼 때
별들이 젖은 눈으로 인간을 내려다보는 건
아무도 크레바스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남극은 있는 것이다
크레바스에 몸을 두고 빠져 나온 비명은 바람이 되고
바람은 남극에서 불어와서 남극으로 불어간다
치밀어 오르는 열과 기침처럼 생각나는 얼굴들은 바람이 피워 놓은 모닥불이었다
이 순간에도 남극을 위하여 낙타는 눈썹을 늘어뜨리며 사막을 걷고 아마존엔 비가 내린다
그래서 남극에선 감기에 대한 농담을 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남극에 밤이 시작되면
암사자들은 새끼를 절벽에서 떨어뜨리고
어머니들은 이웃의 냉장고를 함부로 열어보지 말거라
냉장고 문을 자주 여닫지 말거라 가르친다
아이들은 발견되지 않은 문장을 찾아가기 위해 밤마다 냉장고 우는 소리를 엿들으며 자란다
냉장고 우는 소리가 들리는 밤은 냉장고를 열고 밥상을 차린다
눈보라치는 숟가락 속으로 뾰루퉁한 내가 거꾸로 담긴다
별들의 눈이 젖는다
[심사평]
최종적으로 심사위원들 앞에 놓인 작품은 「때」외 5편, 「그늘을 살해하다」외 9편, 「손의 영정」외 9편, 「서쪽으로의 일출」외 9편, 「밤의 그네」외 19편이다.
「때」외 5편의 응모작 중에서 주목받은 작품은 「몹쓸, 소나타」이다. 이외의 작품들과 함께 이 응모자가 공들인 것은 소재의 병치라는 기법을 활용하여 보여주는 현실의 단면인데, 「몹쓸, 소나타」에는 그 단면의 실상을 시적으로 승화시키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다른 작품들이 이 작품의 성취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문장이 불안하다는 점이 이 응모자의 결점이다. 문장이 불안할 때 시의 리듬도 소멸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그늘을 살해하다」외 9편은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사물과 사건에 그것들의 잠재되고 은폐된 의미를 부여하는 작품들이다. 시적 발견을 도모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셈이다. 그러나그 발견을 위한 언어들의 배치가 평이하다 보니 발견의 노력 자체가 설명적이다. 문제는 발견이 아니라 그 발견을 시적으로 가공하는 능력일 것이다. 이것이 언어를 공교하게 꾸미는 능력을 요청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발견된 시적 의미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시의 구조로 용해되는가의 문제이다. 「손의 영정」외 9편은 무난한 작품들이다. 언어들이 자연스럽고 시상의 형상화에 무리가 없다. 이는 응모자의 시적 공력이 남다르다는 사실을 잘 알려주는것이다. 그런데 한 편의 시가 최종적으로 완결되기 위해서는 그 자연스러움 못지 않게 결기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 결기를 시의 힘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 힘이 시의 언어들에 굴곡을 부여하면서 매듭을 맺어주는 것이다. 이 응모자에게는 그 힘이 좀 더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심사자들은 김은상 씨와 박찬세 씨를 함께 당선작으로 뽑는 데 동의했다. 김은상 씨는 무엇보다도 시적안정과 완결성이, 박찬세 씨는 과감한 상상력이 장점이라고 판단되었다. 우선 김은상 씨는 안정적이고 미적인시상 전개와 아울러 결말부를 맺는 능력이 돋보였다 현실인식도 만만치 않다. 갈고 닦은 언어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 경우인데, 다만 한 가지 시의 형식이 지나치게 단순해서 상상력을 한정해버릴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해두기로 한다. 박찬세 씨의 시는 정격과 파격의 경계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상상의 내용도 그렇고 형식도 그렇다. 이것은 아직 자기 정체성을 고정시키지 않은 신인이기 때문일 터인데, 전범으로부터 벗어나는 일 못지않게 유행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용기야말로 박찬세 씨의 진정한독특성을 만들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최근의 한국시단은 젊은 상상력의 활기와 소란 그리고 풍문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난 듯 보인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는 일이야말로 흥미 있는 일인데, 신인의 출현을 경험하는 즐거움도 그와 관련된 것이다. 신인들은 한국문학의 새 자리를 어떻게 채워나가게 될까? 실천문학이 내보이는, 크게 대비되는 두 명의 시인이 그 답을 채워주리라고 생각한다. 당선된 분들에게 축하를 보내면서 끝까지 고려 대상이 되었던 분들에게는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 심사위원 : 김선우, 박수연, 안도현
제17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
제17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김은상 (0) | 2020.03.14 |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5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박준 (0) | 2020.03.14 |
고무외투 / 김은상
사내가 구름장을 끌어 덮는다
공중을 터뜨리며 쏟아지는 함박눈
고무로 동여맨 하반신을 쓸어안는다
가르랑거리는 숨을 밟고
지나가는 단단한 굽 소리들
사륜 널빤지 아래서
깨진 구름조각으로 출렁거린다
양손으로 바닥을 당길 때마다
한 뼘 한 뼘 기우는 지평선 위
민달팽이 긴 발자국이
살얼음 까는 잔물결로 술렁댄다
상자 속으로 동전이 떨어질 때
반짝 성에 낀 속눈썹 치키는 사내
팽팽하게 일어선 검은 주름이
애벌레 등피처럼 꿈틀거린다
모였다 흩어지는 게 몸이라는 듯
종아리에 쌓인 살갗 흘러내려
외투 안쪽 절반이 떨어져 간 길들
덜컥덜컥 사내의 몸통을 휘감는다
늑골 속 눈발이 뒤척이고 있다
저수지 / 김은상
아버지의 무릎에 물안개가 일렁거린다
손바닥을 대자 손톱에 담긴 달 잔물결에 빠져 현이 울렁댄다
물속에 머리채를 담그고 밤을 중얼거리는 수양버들처럼
병상 위에 묶인 검은 맨발 고향 저수지를 서성 거린다
죽고 없는 친구들의 이야기 한참 허공에 풀어 놓다가도
댁은 뉘신지, 던진 말이 늑골 속 물수제비로 날아든다
낚고 싶은 기억 한 줄이 있어 내가 누구, 핏줄을 물어도
빈 잇몸으로 삐비꽃을 씹으며 젊었던 한때 둔덕을 헤맨다
몸속을 맴도는 나이테도 오래되면 멀미를 하는지
포르말린 향기 가득한 달의 요의 기저귀에 그려넣은 백발의 아기
엄마, 잠결에 흘러나온 가는 목소리 가랑잎 한 장으로 파문 속에 잠긴다
요강 같은 달무리 물의 지문을 지우고 수문 아래로 떠내려간다
하늘로 흐르는 하지정맥류 / 김은상
벚나무가 파릇해진 길을 하늘로 밀어 올린다
간밤 소나기에 어깨를 걸고 재잘대던 양철 지붕들 모스부호로 초근목피를 간질였는지 가지마다 꽃망울이 돋아있다
사내가 헐렁한 대문을 밀고 삐거덕삐거덕 걸어 나온다
끈적거리는 그림자가 어깨를 당겨 기역자로 구부러진 등허리 납작 고개를 수그린 집들과 엉켜 젖은 바닥 위를 꿈틀댄다
몇 겹 접힌 양복바지를 무릎까지 추켜 올리자 때묻은 소용돌이 종아리에 펼쳐진 검푸른 등고선을 흔든다
벚나무 옆에 쪼그려 앉아 구겨진 담배에 불을 붙인다 복사뼈 밑 그늘이 밑동에 흥건하게 고인다
영등포역을 지나가는 열차 소리 덜컹덜컹 정맥 속으로 스며들어 사내가 떠나온 길들 터질듯 부풀어 오른다
처마 밑 폐지를 등에 업은 손수레가 들개처럼 주저앉아 몸을 말리는 아침 골목의 하지정맥류가 비린 그늘들을 수혈한다
사내가 벚나무에 등을 기댄다 흔들리는 꽃망울들 공중을 쓰다듬어 꽃받침 가득히 햇살을 채운다
하늘로 파고드는 핏줄들 팽팽하다
[심사평]
최종적으로 심사위원들 앞에 놓인 작품은 「때」외 5편, 「그늘을 살해하다」외 9편, 「손의 영정」외 9편, 「서쪽으로의 일출」외 9편, 「밤의 그네」외 19편이다.
「때」외 5편의 응모작 중에서 주목받은 작품은 「몹쓸, 소나타」이다. 이외의 작품들과 함께 이 응모자가 공들인 것은 소재의 병치라는 기법을 활용하여 보여주는 현실의 단면인데, 「몹쓸, 소나타」에는 그 단면의 실상을 시적으로 승화시키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다른 작품들이 이 작품의 성취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문장이 불안하다는 점이 이 응모자의 결점이다. 문장이 불안할 때 시의 리듬도 소멸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그늘을 살해하다」외 9편은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사물과 사건에 그것들의 잠재되고 은폐된 의미를 부여하는 작품들이다. 시적 발견을 도모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셈이다. 그러나그 발견을 위한 언어들의 배치가 평이하다 보니 발견의 노력 자체가 설명적이다. 문제는 발견이 아니라 그 발견을 시적으로 가공하는 능력일 것이다. 이것이 언어를 공교하게 꾸미는 능력을 요청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발견된 시적 의미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시의 구조로 용해되는가의 문제이다. 「손의 영정」외 9편은 무난한 작품들이다. 언어들이 자연스럽고 시상의 형상화에 무리가 없다. 이는 응모자의 시적 공력이 남다르다는 사실을 잘 알려주는것이다. 그런데 한 편의 시가 최종적으로 완결되기 위해서는 그 자연스러움 못지 않게 결기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 결기를 시의 힘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 힘이 시의 언어들에 굴곡을 부여하면서 매듭을 맺어주는 것이다. 이 응모자에게는 그 힘이 좀 더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심사자들은 김은상 씨와 박찬세 씨를 함께 당선작으로 뽑는 데 동의했다. 김은상 씨는 무엇보다도 시적안정과 완결성이, 박찬세 씨는 과감한 상상력이 장점이라고 판단되었다. 우선 김은상 씨는 안정적이고 미적인시상 전개와 아울러 결말부를 맺는 능력이 돋보였다 현실인식도 만만치 않다. 갈고 닦은 언어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 경우인데, 다만 한 가지 시의 형식이 지나치게 단순해서 상상력을 한정해버릴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해두기로 한다. 박찬세 씨의 시는 정격과 파격의 경계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상상의 내용도 그렇고 형식도 그렇다. 이것은 아직 자기 정체성을 고정시키지 않은 신인이기 때문일 터인데, 전범으로부터 벗어나는 일 못지않게 유행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용기야말로 박찬세 씨의 진정한독특성을 만들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최근의 한국시단은 젊은 상상력의 활기와 소란 그리고 풍문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난 듯 보인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는 일이야말로 흥미 있는 일인데, 신인의 출현을 경험하는 즐거움도 그와 관련된 것이다. 신인들은 한국문학의 새 자리를 어떻게 채워나가게 될까? 실천문학이 내보이는, 크게 대비되는 두 명의 시인이 그 답을 채워주리라고 생각한다. 당선된 분들에게 축하를 보내면서 끝까지 고려 대상이 되었던 분들에게는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 심사위원 : 김선우, 박수연, 안도현
제17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박찬세 (0) | 2020.03.14 |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5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박준 (0) | 2020.03.14 |
제15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박찬세 (0) | 2020.03.14 |
---|---|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김은상 (0) | 2020.03.14 |
제15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박준 (0) | 2020.03.14 |
제15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4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최정진 (0) | 2020.03.14 |
모래내 그림자극 / 박 준
골목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본 골목은, 왼편 담벼락과 오른편 옹벽처럼 닫혀있다 막 올려다본 하늘이 골목처럼 어두워지고 있다 어느 하루처럼 환하게 번지기 시작하는 외등을 보면 사람의 몸에서 먼저 달려나오는 것이 있다 오늘도 골목에서 너는 그림자였고 나는 신발을 꺾어 신은 배역을 맡았다 서로 다른 시간에서 유영하던 그림자들이 한 귀퉁이씩 엉키고 포개지는 일은 몸의 한기를 털어내려 볕 아래로 모이는 일과 같다 집시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림자극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나와 처음으로 스친 그림자는 담에 널린 담요를 걷어 한쪽 다리가 없는 비둘기를 감싸안고 다닌 적이 있다 그림자는 비둘기를 날려주고 담요를 다시 널어놓았다 그 그림자는 옆으로 걷는 것이 더 편할 때가 있다 다음 그림자는 비디오테이프의 같은 장면을 서른 두 번 돌려보고 집에서 나오는 길이다 열한 번째 같은 장면에서 그림자는 울었고 스물 여섯 번째 같은 장면에서 그림자가 사정을 했다 그림자는 말 더듬는 일을 즐겨 할 것이다 내 그림자가 길게 따라가고 있는 그림자는 언젠가 버스 옆자리에 함께 앉고 싶은 그림자다 다시 말하지만 골목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어두운 골목, 사실 사람의 몸에서 그림자보다 먼저 튀어나오는 것은 노래다, 울지 않으려고 우리가 부르던 노래들은 하나 같이 고음이다 노래가 다음 노래를 부르고 그림자가 다른 그림자를 붙잡는 골목이 모래내에는 많다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김은상 (0) | 2020.03.14 |
---|---|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5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4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최정진 (0) | 2020.03.14 |
제14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ㅁ
제16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
제15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박준 (0) | 2020.03.14 |
제14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최정진 (0) | 2020.03.14 |
제14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4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기울어진 아이* / 최정진
몰랐다 엄마의 기품에 안겨 다려지다 어느 날 삐끗 뒤틀렸는데, 세탁소 안에서 나는 구부정하게 다니는 아이라고 불
세탁소가 딸린 방에 살았다 방에 들여놓은 다리미 틀에서 엄마의 품에 안겨 잠들었다 내 몸의 주름은 구김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엄마는 다림질밖에 렸다
다린다는 말은 주름을 지우는 게 아니라 더 굵은 주름을 새로 긋는 문제였다 수선된 옷들이 마지막 누운 곳은 다리미틀 위였다 뜨거운 것과 닿으면 닳은 곳부터 반짝거렸다 오래 입은 옷일수록 심했다 엄마는 밤마다 어딜 가는지 브라더 미싱 앞에서 드르륵 어깨를 떨었지만 우는 게 아니었다 꿰맨다는 말은 상처를 없애는 게 아니라 얼마나 잘 가리냐의 문제였다 엄마, 엄마 가슴에 난 구멍은 얼마나 크길래 날 실통에 걸어야 했나요 나를 돌돌 풀어 가슴에 안아야 했나요
천장엔 옷가지가 우거졌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바닥에 흘려두면 주머니 속의 새들이 쪼아먹었다 엄마, 주는 대로 먹지 않는 헨젤에 관한 동화를 읽고 싶어요 뼈다귀를 내밀기 전에 끝나는 동화 말이에요 밤의 세탁소 깜깜한 비닐의 숲을 헤치고 다가가면, 엄마는 내 바지의 밑단을 늘려 내밀었다 짧아지지 않는 바지 안에 갇혀 내 몸은 부풀고 부풀기만, 그러다 세탁소 밖으로 뻥 터져버렸는데, 그 후로는 얇은 바람에도 어깨를 떨어서 지금껏 너덜너덜한 등을 가진 아이라고 불린다
세탁소가 딸린 방에서 나는 밤마다 기울어졌다 엄마, 내 몸의 기울기에 맞춰 몸을 숙이지 마라 방에도 걸음걸이가 있는지 바지 단에 남은 얼굴처럼 곰팡이도 한쪽 벽에만 핀다 세제의 기울기가 달라서, 얼룩도 때로 빠지는 정도가 다르다 지구에서 잠드는 우리는 제각기 다른 별의 중력을, 한 자루 가득 꿈속에 담아온다
* 베누아 페터즈
바람세탁소
수면의 바람이 강변의 벚나무에게 옮겨간다
나무에 장이 서는지, 잎들이 소란스럽다
새벽의 퉁퉁 부은 눈꺼풀 속에 지난밤의 꿈을 담아왔다 천막을 팽팽하게 끌어당기면 물건을 팔거나 사러 온 사람들은 장에 가기 전에 읍내 하나뿐인 세탁소부터 들렀다 두고 간 옷가지에 묻어있던 주변 마을의 흙들은 저마다 조금씩 빛깔이 달랐다 그새 얼마나 컸냐, 대빗자루로 마당을 쓸듯 기침소리 앞세워 안개를 걷어내는 할아버지 내 고추 그만 만져요 발갛게 익어 떨어질 것 같잖아요
바람이 벚나무의 가지를 손보고 있다
다음 장이 서면 바람은 벚꽃을 내놓을까
보따리를 풀어놓고 할머니들은 줄지어 앉았다 수다가 들풀로 피어난 그 밭둑 사이에서 나는 보폭을 잃고 둥둥 떠다녔다 자주 길을 잃었지만 실밥이 옷자락에 묻어 나풀댔으므로, 집을 잃지는 않았다 바싹 마른 노을이 걷히면 물건을 팔거나 산 사람들은 읍내 하나뿐인 세탁소부터 들러 집으로 갔다 장터에 남은 바람이 빨랫감을 더 달라고 외치는 목소리로 불어왔다
벚나무가지 바람이 수면으로 돌아온다
벚꽃잎 신발 한 켤레 사 신고 하류를 향해 걸어간다
히말라야 변기
히말라야에서 찍어 온 사진 한 장이 욕실에서 머무르던 밤이었지 꿈속에서 나는 거울을 보고 있었지 거울 속에서 눈 대신 변기를 동그랗게 뜨고 있었지 변기에 담긴 거울이 소용돌이치며 빨려들 때, 거울이 내 표정처럼 쩍 금가며 말했어
눈물은 안에서부터 차오르지 않아 한 무더기 말과 냄새처럼 피어나는 풍경들을 네 시선이 고이는 곳에 싸질러 두는 거지 거기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구멍 속으로 빨려들다 변기 밖으로 몇 방울 튀면,
그게 눈물이야 나를 보고 싶을 때면 변기를 열지 입을 대고 외친다 여보세요 메아리가 들려온다 변기에 입을 대고 외친다 나야 네 눈망울에 내 얼굴이 찰랑댄다
바람은 메아리를 두텁게 얼리고 어둠을 얼렸지 욕실의 창밖은 걸음을 내디딜 수 없는 벼랑이었어 정상에 다가갈수록 추워지는 기압골에서 별빛은 가려졌다 드러났다 했지 지상의 온기는 죄다 빨려 들어갔고, 언저리에 묻어 고드름처럼 반짝이는 햇살을 보며, 오- 해가 떴다 외쳤지 구멍은 뭔가 빨려 들고 있는 중에는 보이지 않지 내 체온을 느끼고서야 따뜻하다고 말했어 아침이면 거울 속에서 나는 부은 몸을 떨며 언 채로 구조되었지
뒷모습
집 안에서 어렵지만 집 밖의
옥상에 가면 그의 굽은 등과 마주볼 수 있다
산행에서 돌아올 때마다 팔이나 다리 중에 하나가 사라지고 없는,
지난 산행에서 돌아오던 그의
왼쪽 다리는 간데 없고
다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풍란 한 촉을 절뚝거리며 현관으로 들어섰다
말없이 가리키는 고갯짓을 따라 먼 산에 가보면
흰 양말을 벗어둔 그의 왼쪽다리가
등산로 구석 나무그늘 아래서
까맣게 여문 발톱들을 매달고
꼼지락거리며 쉬고 있었다
오래 전, 두 팔을 심어 둔 산의 날씨는 사나웠다
바람이 불면 그의 두 팔은 나부낀다
야! 똥 방위라고 놀리던 집주인의 목 언저리에서,
손님의 수작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세탁소를 운영하는 아내 대신
그릇이나 가구들을 집 앞에 생가지처럼 부러뜨려 놓으면서,
팔 대신 뿌리내린 가녀린 화초들은 나부낀다
그때마다 지난밤에 걷히지 못한 어둠들이
웅크린 어깨에 안개로 걸려
아침까지 펄럭인다
하나 남은 오른쪽 다리는 어디에 심을까
옥상 화단에 몇 안 남은 빈자리들을 살펴보는지, 그는 더 웅크린다
화단의 흙을 누군가 다져놓았다
누가 틔운 뒷모습인지 그 발자국에서도
그림자가 자라기 시작한다
[심사평]
당선작으로 결정한 최정진 씨(기울어진 아이 외 19편)는 투고 작품 전편이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든든했다 전체적으로 언어의 밀도가 높고, 오랜 숙고 끝에 얻었을 다채로운 이미지들이 시편마다 풍요롭게 내장되어 있다.
의도적인 여백의 창조가 필요하다 싶을 만큼 넘치는 이미지들이 다채로운 비유들 속에서 오히려 길을 잃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띄지만, 그 실족은 그대로 또 다른 매혹을 간직하고 있었다.
이미지의 결여보다는 이미지의 잉여가 시를 출발하는 시기에는 장점이 될 수 있음에 우리는 동의하였다 이는 시적 언어에 대한 충분한 자의식을 이 시인이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성실한 관찰과 습작의 내공, 상상의 기미를 포착하는 기민함, 이미지가 이미지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상처와 조우하는 진정성, 서정적 언어 속에서도 전복적 상상력의 가능성을 내장한 점 등을 골고루 평가하여 최정진씨를 신인 시인으로 모신다.
여러모로 다채로운 가능성을 가진 젊은 시인의 출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 심사위원 : 최두석, 박수연, 김선우
제15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박준 (0) | 2020.03.14 |
---|---|
제15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4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4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3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김명철 (0) | 2020.03.14 |
ㅂ
제15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
제14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최정진 (0) | 2020.03.14 |
제14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3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김명철 (0) | 2020.03.14 |
제13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ㅋ
제14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최정진 (0) | 2020.03.14 |
---|---|
제14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3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김명철 (0) | 2020.03.14 |
제13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3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틈 / 김명철
몸과 마음을 단단히 여며도
당신은 아무도 모르게 습격당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전면적이어서
낮과 밤, 뼈와 살을 구분하지 않는다.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은행알과 육삼빌딩과 깨진 돌과 핸들 꺽인
세발자전거와 지표를 뚫고 올라오는 지하철 탄 사내가 여자가 게릴라처럼 당신을 하얗게 습격해온다.
빈틈없는 생활
방심하지 않는다 해도
어느 틈엔가 당신에게 틈이 생기기 시작한다. 틈은
한껏 세력을 확장해나가고 당신은
저항하다 기어이 붙들리고 만다.
그 틈으로 당신의 절반이 슬금슬금 빠져나간다.
틈은 꼭 그만큼만 나 있다.
틈은 처음에 아무도 모르게 그러나 나중에는
당신을 제 마음대로 관리한다.
철근 구부리는 사내
내 안에서 그가 기둥처럼 넘어진 후
여름내 열병을 앓았네, 종잇장처럼 들떠 다니다
한 사내를 보았지. 여름도
백 년 동안의 맹독을 뽑아내려는지
녹물 같은 열꽃들 지천으로 꽃잎을 터뜨릴 때마다
신도시 여기저기에서 실밥처럼 터지는 혈맥,
사내는 이 완강한 여름을 맨몸으로 맞대면하지.
왜에 그랴아? 난 에미 잡아먹구 애비도 쥑인 년이여어.
독주를 퍼붓는 사내에게 눈을 흘기는 공사장 밥집 여자와
불화살 속에서 ㄷ자로 철근만 구부리는.
활대 같은 허리를 펼 때마다 허공에 지글거리는 눈빛을 쏘아 올리는
사내, 그때마다 사내 옆에 나도 꼿꼿이 서 있고 싶었네,
한밤 돌아서는 사내의 검붉은 등 뒤로도
여름은 허리를 굽히지 않았지
여름 한복판에 난 상처는 기어이 여름마다 더 깊고 넓게 도진다네.
쩡 쩌엉 강바닥까지 울린다 해도
겨울 울음은 봉합일 뿐 다음 여름을 가만가만
건너갈 수는 없지. 열꽃,
지지 않겠지만
철근 구부리던 사내의 눈빛을 나 잊지 못하네
제 그림자 속으로도 몸을 숨기지 않는 사내가 있다네.
고요한 균열
금줄이 대문을 가로지르자
눈발에 푸른빛이 번지기 시작했다 마당 후박나무의 잔뼈까지 드러나는 새벽이어서
부정하거나 정한 것들도 쉬 드나들지 못했다
한 차례 더 늦겨울 폭설이 있었을 뿐 어둠도 가벼움도 바람도 정갈했다 눈 속에 동백이 피었다는 소문이 있었을 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집터의 무게중심이 대문 쪽으로 급격히 기울기시작했다 집 벽에 굵은 금이 가로로 그리고 세로로도 지나갔다 몇 달만에 집은 붕괴되었다
집 없는 내 이마를 송곳처럼 파고들던 빗줄기와 햇살
그는 모자도 없이 먼 길을 떠났다
공터의 구석진 오후, 세발자전거의 꺾인 핸들 위로 덩굴풀이 마음대로 발을 얹고 있었다
길을 걷다가 무심코 옆에 있는 그를 보았다 그는 거실이었고 마당이었고 드높은 옥상이었다
그 집에서 나는 천 년을 살았다
오늘 아침 그가 내 안으로 들어와 금줄을 쳤다 내가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돌멩이의 시위
햇빛이 내시경처럼
머릿속까지 비집는 백주대낮,
4차선 고속도로를 달리던 덤프트럭에서
돌 하나가 갑자기 뛰어내린다. 깨진 머리로
도로 한 중앙에 버티고 앉아
입을 다문 채 눈알을 희번덕거리고 있다.
내 작은 머리통보다 더 작은 돌멩이의 어디에서
저토록 송두리째 몸을 내어던지는 맹랑한
배짱이 나오는 것일까.
두세 갈래로 찢어지는 단말마의 비명 자국과
끌끌거리는 욕설과 가래를
온몸으로 받고 있는 돌멩이.
트레일러가 짱짱한 서슬에 놀라 움찔,
허리를 비틀다가 중심을 놓친다.
버둥거리는 트레일러의 꽁무니에
연신 코를 뭉개는 갤로퍼와 소나타와 신형 프라이드
갈수록 핏대를 세우는 돌멩이
방음벽 귀마저 한 모퉁이가 떨어져 나가고
죽어라,
내 자동차 뒷범퍼에 다글다글 매달리는,
밖으로 튀어나가려는 소리들을 안으로 꽉꽉.
붙잡아맨 저 침묵.
제14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
제14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3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3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0) | 2020.03.14 |
제12회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 / 이정하 (0) | 2020.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