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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독도의 기도 / 송택경

오늘도 방문객이 재잘거리며

설렘으로 가득 찬 가슴을 안고

내 품으로 들어섭니다.

국토의 막내를 대할 때마다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환한 미소로 웃을 수 있게 하소서.

바다와 바람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담담하게 들려주는 역사처럼

귀 기울여 들을 수 있게 하소서.

일본이 억지 주장을 되풀이할 때마다

한반도 사나이들의 씩씩한 기상을 닮은 파도처럼

왜곡된 역사를 강력히 규탄할 수 있게 하소서.

힘들고 어려운 위기를 맞을 때마다

한반도 아가씨들의 따뜻한 마음을 닮은 갈매기처럼

가슴 가득히 품을 수 있게 하소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마다

나라 사랑의 마음이 아름다운 무궁화처럼

건강한 가슴마다 영원히 피어나게 하소서.

행여나 누구든지 잘못된 생각을 가질 때마다

올바른 길을 안내하는 항구의 등대처럼

따뜻한 사랑을 베풀 수 있게 하소서.

오늘도 방문객이 재잘거리며

애국심으로 가득 찬 가슴을 안고

내 품에서 나섭니다.

[당선소감] "2003년 첫 입도…웅장한 자태에 취해 詩로 표현하곤 해"

"물 위에 뜬 독도 Korea가 떠오른다."

2003년에 독도 관련 단체를 통해 처음 입도했습니다. 그리고 독도의 웅장한 자태에 취해 자주 시로 표현하곤 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독도 사랑의 씨를 뿌리고 가꾸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뜻밖의 수상 소식에 놀란 마음이 지금도 두근거립니다. 앞으로 독도 수호를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해 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렵니다. 물 위에 뜬 독도처럼 Korea가 세계 강국으로 떠오를 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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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정재식(시·부산) 

◆특별상 △류미월(시·경기) △박찬희(시·인천) 

◆특선 △시부문= 이생문(경기) 성정희(인천) 임석(울산) 정은주(경주) 김지영(포항) 용원(경기) 박한규(포항) 한명희(창원) 안경희(대구) 고병준(진천) 이영숙(안동) 김완수(전주) 이은영(울산) 박봉숙(구미) 문경선(제주) 방민영(인천) 정광근(진주) 최영희(부산)

[특선] 꿈꾸는 섬, 독도 / 김재호

 

 

모두 깊이 잠든 순간에도 부릅뜬 두 눈으로

첫 하늘 새 아침을 여는 섬

한반도의 막내이자 우리의 희망둥이

가슴에 품고 싶어도 차마 품지 못하고 

안타까이 바라만 보는 섬 

그립다 노래를 부르고 심장에 새겨도 

그리운 섬

죽도竹島라는 출처불명의 오명에도 굴하지 않고 기개를 빛내는 

쪽빛 물결이 한없이 그윽한 어머니의 품 같은 섬

수천수만 년의 시간을 당당히 버티어 내며

천상천하에 우뚝 솟은 절개

동과 서로 나뉘었으되

형제의 끈끈한 정은 깊은 물속에서 변함없이

한뿌리였음을 확증하니

삼 형제 굴바위에서 부모를 그리워하며 속정을 깊이 나누고 있으리라

푸른 하늘을 품어 넉넉한 가슴이요

심지가 깊어 감싸지 못할 바다가 없으니

혼란스러운 세상사 파도에 실어 보내고

두루미 꽃에 맺힌 어부의 노래가 

소금꽃으로 환생하리라

은빛 비늘을 물어 나르는 괭이갈매기 한쌍이 

그려내는 한 폭의 그림이 화폭을 가득 채운다

파도는 섬지기 청년의 잠을 다독이고

삼봉三峰은 성난 파도를 엄중하게 꾸짖는다

기어이 붉은 태양이 솟아오르면

통통거리며 어군을 찾아 나서는 어부의 희망이

끝없이 펼쳐진다

바닷길이 멀다 한들 

백두에서 한라 까지랴

동해의 끝, 막내는 오늘도 간절히 두 손 모아

맏형이 통일이 되어 상봉하는 그날을 염원한다.

◆입선 △시부문= 김태준(서울) 고분임(구미) 서상규(인천) 최종만(대구) 이병숙(경기) 김미향(당진) 남호태(부산) 손병흥(부산) 정연숙(칠곡) 김태희(경기) 박봉철(부산) 박명호(칠곡) 정관근(진주) 박성수(광주) 김귀하(안동) 김만옥(부산) 심진아(삼척) 최운선(서울) 김연옥(경기) 고훈실(부산) 양성자(용인) 김귀순(안동) 김유식(부산) 유지호(서울) 황인술(포항) 유나경(진주) 최세환(광주) 최자영(영양) 유재희(대구) 

[심사평] "다채로운 표현기법 눈에 띄어…예술적 가치 한껏 느낄 수 있는 수작 많아"

동해 한가운데 있는 섬, '독도'는 우리 민족의 자존심이자 소중한 자산인 섬이다. 제12회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은 독도, 울릉도, 동해 바다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문화적 가치, 역사의식을 널리 알리는 뜻깊은 행사다.

올해는 3천800여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심사에서는 장르가 다른 예술 부문이 함께 경합을 벌이므로 선별하는데 애로점이 많았다. 최대한 골고루 배정하려고 노력했으며, 각 부문에 권위 있는 심사위원들의 공정한 심사로 운영됐다. 또 행사의 목적과 취지, 창의성과 예술적 가치가 주제에 얼마나 녹아 있으며, 그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데 중점을 두고 평가했다. 상위권 경쟁이 상당히 치열하게 이루어졌다.

미술은 독도에 대한 역사성의 이해도가 높은 작품이 많이 출품됐다. 재료나 기법의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띄었다. 문학에서는 독도가 지니는 역사적 의미와 미래 세대에 대한 깨우침을 담담하게 비유를 통해 서정적으로 잘 그려냈다. 서예 부문의 경우 초등부는 판본체, 중고등부는 궁체가 주를 이뤘다. 획과 필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정성을 들여 노력한 점은 높이 칭찬한다. 사진 부문은 화면 구도의 다양화, 피사체의 세부묘사와 변화 등 다양한 작품이 출품됐다.

다만 심사에서 부분적으로 표절과 형식적 표현이 된 작품이 다소 눈에 띄어 아쉬웠다. 그러나 표현의 기법과 다양한 소재의 선택, 역사적 사실을 현실적 이미지와 융합, 사물의 은유적 표현 등 다양한 방법이 눈에 띄어 예술적 가치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수작이 많았다.

수상자분들에게는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전한다. 아쉽게도 낙선한 분들에게는 차후 독창적인 내용과 완성된 작품으로 다시 출품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

- 심사위원장 조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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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40240 / 서예원

 


장 밥티스트 부르기뇽 당빌이 그린
신중국지도첩 속 조선왕국전도,
그 지도에 조선이 있다

우(于)를 천(千)으로 보아
우산도가 아닌 천산도로 이름 붙은 섬,
그 섬이 지도에 있다

위조냐고 묻지 마라.
18세기 서양인이 그린 지도이다
프랑스인 지리학자의 작품이다

다케시마(竹島)라 하지 마라
우(于)를 천(千)으로 혼동했을 뿐,
당빌은 그 섬을 우산도로 적었나니

조선왕국전도 섬, 독도가 아니라 한다
서양이 본 조선을 왜곡하려 하나
서양이 안 세상을 부정하려 하나

고지도 발견에 안도가 밀려온다
네 것은 내 것이라 외치는 짖음에도
내 것은 내 것으로 증명 되었으므로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전혀 다른 것'
이라 하였느냐
넓고 넓은 동해에는 섬이 두 개 뿐

독도를 울릉도로 오명(誤)하였느냐
독도는 우산도로, 울릉도는 무릉도로
세종대왕님 때부터 그리 불러왔나니

독도가
독도인 이유를 아는가
외딴 곳에 떨어져 있어서 독도가 아니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해풍에
너른 바다 기운이 실려와
독도가 유(柔)해졌고

북아메리카로 이어진 수평선이
무한대의 가능성을 품게 해
독도는 강(强)해졌다

외유내강으로 제 있는 자리 지키는 섬,
혼자서도 동해를 호령할 자격이 있어
독도(獨島)라 부르나니

견물생심을 멈추어라
대나무섬은 이곳에 없다
다케시마를 모르니 알려줄 길도 없다

수심 깊은 동해에는 바위섬이 있을 뿐
풍랑 이는 동해에는 바위섬이 어울릴 뿐
수면 위에 얼굴만 내민 그 섬, 독도가 있을 뿐

그 섬은 강인함과 인자함을 가졌다
가진 힘을 휘두르지 않고
바다 속 生에게 힘이 되어주며 살아왔다

물속에 숨긴 몸집까지 자그마치 2천68m
우편번호는 40240
한반도 최동단에 자리한 섬의 품격이다

우리는 이 바위섬을
다케시마(竹島)가 아닌
독도(獨島)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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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소감] "日 망언에 화나 일본어 배우기도…진실 밝혀지는 날 고대"

 

고등학생 때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선택했습니다. 당시 일본이 독도를 두고 자꾸 자기네 땅이라고 해서 화가 났기 때문입니다. 배워서 어디에 쓸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일본어를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월이 10년은 더 흘렀습니다. 아직도 일본은 독도를 두고 자기네 땅이라고 했습니다. 큰일이라고 생각한 순간 반가운 기사를 접했습니다. 18세기 서양인이 그린 고지도 발견 소식이었습니다.

독도는 무정물이지만, 생명이 있다면 분명히 답답하다고 말할 것 같았습니다. 하여 우리 것인 그 섬을 생각하며 응원하는 마음으로 시를 썼습니다. 대한민국에 독립이 왔던 날처럼,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진실이 명백해지는 날도 어서 오길 바라며 썼습니다. 독도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갖는 게 저와 같은 소시민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임을 압니다. 시를 읽는 분 중에 한 분이라도 독도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큰 기쁨일 겁니다.

귀한 곳에서 상을 받게 되어서 무척 기쁩니다. 좋은 취지의 공모전에 참가한 데 의의를 뒀었는데, 선택까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택받은 건 작품이란 걸 잘 알지만, 제가 선택받은 기분이기도 해서 힘이 납니다.

 

 

 

[심사평] "올바른 역사인식 알리기위한 국민적 관심 고조…출품작 3669편 선의의 경쟁"

올해 열한 번째를 맞은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은 독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사랑이 뜨거워진 때라서 어느 해보다도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문학, 미술, 서예, 사진, 동영상 부문에서 총 3천669편이 접수되어 지난해보다 470점이 늘었으며 양뿐만 아니라 질적 수준도 크게 향상되었다. 그리고 전 국민의 열망을 반영이라도 하듯 전국에 걸쳐 응모된 것이 무척 고무적이었습니다.

독도와 울릉도, 동해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문화적 가치와 올바른 역사 인식을 국민과 청소년들에게 널리 알리고 독도문예대전을 통해 영토적 주권을 강화하며 교육과 예술, 꿈과 미래의 장을 마련하고자 시행해 온 전국공모전은 회를 거듭할수록 기대 이상의 발전적인 양상을 보였습니다. 심사과정으로 분량이 많은 문학과 미술, 사진 작품은 별도로 예심을 거쳐 본심으로 들어갔으며, 1차 예심을 통과한 작품들은 모두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고 본 심사를 통해 더욱 밀도 있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창의성과 목적에 합당한 상징성, 충실한 표현력 등 다각적으로 관찰하여 수상작들을 선정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문학, 미술, 서예, 사진, 동영상 부문 등이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향상되었다는 총평과 함께 입상하신 분들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애석하게도 낙선하신 분들에게는 더욱 정진하여 내년의 기회를 기대하는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의 큰 성과와 함께 운영위원과 심사위원 그리고 참여하신 모든 출품자에게 건승을 기대합니다.

- 심사위원장 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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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강치야, 강치야 / 김석인

 

 

1

 

해 지면 달이 드고 꽃 지면 별 뜨는데

 

너 떠난 동해에 파도 소리 소복하고

 

독도는 내 삶의 부력 밀어 올린 꽃대다

 

 

2

 

강치야, 내 새끼 강치야 말해 줄래, 너 있는 곳

 

물그림자만 비쳐도 너인 줄만 여겼는데 너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느냐, 용모가 수려해서 한울님이 데려갔니, 몸매가 날렵해서 용왕님이 데려갔니, 아니야, 아니야 아무래도 그건 아냐, 이웃 나라 도적들이 느닷없이 나타나 화승총을 쏘아대며 그물을 던졌겠지, 비단 같은 네 살결에 눈알이 획 돌아서 이 넓은 바닷속을 샅샅이 뒤졌겠지...... 아! 네 흔적 찾으려고 기름진 배에 걸린 허리띠도 살펴보고 발에서 번쩍이는 구두까지 훏었는데

 

너 찾아 껌벅이는 눈 머물 곳이 없더라

 

 

3

 

아비는 종의 핏줄, 어미는 위안부 출신

 

바람을 막기에는 팔다리가 너무 짧아

 

바위에 납작 엎드려 해국만 피워댔지

 

 

4

 

강치야, 내 새끼 강치야 들어볼래, 엄마의 말

 

미안하다, 마안하다. 모든 게 내 탓이다 꼭꼭 숨어서 잡히지 않아야 했는데, 잡히더라도 끝까지 버텼어야 했는데, 버티지 못할 거면 차라리 꽃잎처럼 지고 말 것을.

...... 아니다, 아니다 내 탓이다 아니다 잡혀가지 않았다면 우리 집은 온전했을까, 무작정 버텼다면 성한 곳이 있었을까, 활짝 피지 못하고 꽃망울로 졌었다면 내 부모님 상심은 또 얼마나 컸을까.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삶 여기까지 끌고 왔다

 

 

 

5

 

울 없고

담이 없어

어디든 갈 수 있어도

 

가족으로 맺어진

네가 있고 내가 있어

 

다시금

퍼덕대고 싶다,

동해의 심장에서

 

 

6

 

강치야, 우리 강치야 파도 너머 하늘 보자

 

떠도는 저 구름도 돌아갈 집이 있고 손꼽아 기다리는 가족이 있을 테지, 더운 밥 묻어 놓은 구들장 아랫목엔 된장국 같은 얘기 보골보골 끓을 테지, 또렷한 눈빛들이 오손도손 앉은 자리 목이 긴 한숨들이 슬금슬금 빠져나가고 해말간 웃음소리 등불처럼 펴 오르면

 

멸문의 빗장을 열고 네가 들어설지 몰라

 

 

7

 

파도가 지운 이야기 파도로 다시 쓴다

 

해조음 불러 모아 너의 자취 물어보며

 

독도는 동해를 펼치고

 

서사시를 쓰고 있다.

 

 

 

[당선소감] "독도 주인 강치의 눈빛 외면하지 않은 심사위원께 감사"

"여보, 우리 강치 어떻게 됐어?" "글쎄, 아직은…."

느닷없이 툭 던지는 아내의 말에 말끝을 흐렸다. 독도문예대전 응모작을 퇴고하는 과정을 지켜본 아내가 몹시 궁금했던 모양이다. 아내의 입에서 '강치'라는 말이 이렇게 쉽게 나올 줄 몰랐다. 이쯤이면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사실 아내는 강치를 잘 몰랐다. 그냥 물고기의 일종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독도문예대전 때문에 강치에 대해 대강 알게 된 것이다.

바다사자의 일종인 강치는 독도를 무대로 수만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일본인의 무자비한 포획으로 지금은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을. 이 강치가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우리의 마음속에서부터 살아서 꿈틀거려야 한다는 것을.

강치는 독도의 주인이었다. 주인이 떠난 그곳은 파도소리 소복하고, 멍만 퍼렇게 들고 있다. 독도는 위안부 문제와 함께 첨예한 한일관계의 중심에 놓여 있다. 일제강점기부터 뒤틀려버린 한국의 근현대사는 다시 풀어야 할 숙제다. 우리 민족의 정형시인 시조를 통해서 그 실마리를 찾는 몸짓을 해본다. 파도가 지운 이야기 파도로 다시 쓰기 위해.

강치의 눈빛을 외면하지 않고 위안부의 하소연에 귀 기울여 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독도문예대전 관계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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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선] 우데기 / 김현숙

 

나리분지를 갔을 때 당귀잎이 손바닥처럼 자라고 있었다

겨울에 내린 강설량으로 키워낸 토양의 힘은 당귀의 향을 힘껏 뿜어냈다

 

성인봉 아래 유일한 평지에 눈이 내리면

집의 기둥과 서까래와 대들보는 눈바람에 떤다

뼈대와 근육을 둘러싼 살은 갈대 풀이다

 

사람들은 겨울이 오면 꼼짝없이 갇히고 만다

그것이 울릉도에 사는 이유가 된다

 

길에는 사람 키보다 더 높은 눈이 쌓여있고

지붕 위엔 하얀 크레파스를 칠한 듯이 눈이 쌓인 방 안에선

온 가족이 오순도순 겨울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눈 내린 산으로 가서 노루도 몰고 덫을 놓아 토끼도 잡고 싸이나로 꿩을 잡고 산비둘기도 잡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우데기에 매달린 기다란 고드름이 햇살에 뚝뚝 녹아내린다

곧 해풍이 봄을 데리고 오려나 보다

 

 

 

<재>독도재단과 영남일보가 주최하고 한국예총 경북도연합회가 주관한 '제10회 대한민국 독도 문예대전'에서 일반부 시 부문에 응모한 김석인씨(김천)의 작품 '강치야, 강치야'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일반부 서예 부문에서는 문재환씨(대구)의 작품 '을지문덕 장군시'가 대상으로 뽑혔다. 사진·동영상 부문 대상은 박용득씨(구미)의 '독도의 아침'이 차지했다.

청소년부에서는 문학 부문의 정세희양(세인고2), 미술 부문의 박준표군(인천 박문초등5)이 각각 대상을 받았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고미선씨(제주·문학), 한형학씨(의성·미술), 허미숙씨(포항·사진)에게 돌아갔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미술 부문 이지홍(경북예고2)·김홍주(아양초6), 문학 부문 홍성준(천안북중3)·윤서윤(동지여고3)이 각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번 제10회 독도문예대전에는 총 3천199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이 중 일반부에서 대상 3명·최우수상 3명·우수상 4명·특별상 14명·특선 93명·입선 164명이 선정됐다. 청소년부에서는 대상 2명·최우수상 4명·우수상 6명·특별상 14명·특선 160명·입선 563명이다. 총 입상자는 1천30명(일반부 281명, 청소년부 749명)에 이른다. 시상식은 오는 9월17일 오후 5시 경북도청 1층 다목적 강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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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선] 우데기 / 김현숙

 

나리분지를 갔을 때 당귀잎이 손바닥처럼 자라고 있었다

겨울에 내린 강설량으로 키워낸 토양의 힘은 당귀의 향을 힘껏 뿜어냈다

 

성인봉 아래 유일한 평지에 눈이 내리면

집의 기둥과 서까래와 대들보는 눈바람에 떤다

뼈대와 근육을 둘러싼 살은 갈대 풀이다

 

사람들은 겨울이 오면 꼼짝없이 갇히고 만다

그것이 울릉도에 사는 이유가 된다

 

길에는 사람 키보다 더 높은 눈이 쌓여있고

지붕 위엔 하얀 크레파스를 칠한 듯이 눈이 쌓인 방 안에선

온 가족이 오순도순 겨울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눈 내린 산으로 가서 노루도 몰고 덫을 놓아 토끼도 잡고 싸이나로 꿩을 잡고 산비둘기도 잡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우데기에 매달린 기다란 고드름이 햇살에 뚝뚝 녹아내린다

곧 해풍이 봄을 데리고 오려나 보다

 

 

 

 

 일반부

대상 김석인(·김천)

우수상 정재식(·부산)

특별상 유나경(·부산) 유지호(·서울)

특선 시부문 이종근(서울) 길덕호(서울) 이생문(화성) 김진수(서울) 김미경(대구) 최형만(여수) 한관식(영천) 이삼현(서울) 김현숙(서울) 홍영수(부천) 김상수(광주) 김만옥(부산) 최수영(울릉) 최재영(평택) 윤형돈(수원) 이병숙(양주) 이영숙(안동) 정연숙(칠곡) 이은영(울산) 황인술(포항) 김성배(부천) 송규성(서울) 주야옥(인천) 고마리(부산) 김은혜(인천) 최자영(영양) 이주영(화성) 박정수(칠곡) 

 

◆입선 ▲시부문 조성숙(구미) 문주환(해남) 박재선(대구) 고봉국(대구) 오송희(수원) 신춘희(고양) 최종만(대구) 정용채(안양) 박봉철(부산) 강보철(용인) 박덕은(광주) 서상규(인천) 박상은(광주) 김영자(광주) 정승범(대구) 김완수(전주) 남호태(부산) 윤영언(아산) 박인자(대구) 김선진(제주) 김수정(울산) 박희홍(광주) 이순희(구미) 김영근(대구) 박춘희(아산) 이영균(인천) 송유민(부산) 이경미(안동) 김유진(부산) 최지선(창원) 김태훈(과천) 박옥선(하남) 한명희(창원) 김애숙(수원) 류동열(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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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독도는 청자 / 김영욱

 

섬나라로 끌려간 도공은
고국 도자기의 아류를 만들었다
흙이 다르고 물이 다르고
무엇보다도 도자기를 빚는 마음이 달랐다
입이 있어도 벙어리 귀가 있어도 귀머거리인 그의 마음은

축축하고 어두운 가마였다


일찍이 안개 낀 아침이면 바닷바람에서
해금소리가 난다는 독도는 엎어놓은 물항아리 모양이라지만
해협을 건너다 본 독도는 동해가 빚어낸 청자였다
해풍이 새겨 넣은 여러 무늬에
바다 빛깔을 입혀놓은 파랑의 솜씨였다

그곳에 가면 천혜의 가마골이 있다는 풍문이 떠돌았다
태곳적 흙을 구워 섬을 탄생시킨 가마터에는
불타는 얼음이 매장되어 있다는 소문도 떠돌았다

도공은 그곳의 터줏대감 해산 삼형제가
저와 같은 옹기장이인 게 좋았지만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양새는 마냥 부러웠다

불기 없는 다다미방의 도공은
고려청자 같은 독도에 침 흘리는 입들을 쭉 찢어
심해의 아귀처럼 감고 있는 눈도 쭉 찢어
뻘흙으로 막사발로 빚어
펄펄 끓는 활화산 아궁이에 던져
망언을 떠벌리는 입을 막는 아도(啞陶)로 구워냈다

다케시마의 날, 대나무 땔감 타는 연기가
독도로 가는 하늘사다리를 놓을 듯 떠올랐다가
끊어졌다, 썩은 동아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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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홀로 독獨 , 그 섬의 사랑법  / 이선정 

섬은 지독한 산통을 겪고있다 

바닷길이 열릴때마다 
우수수 쏟아져 들어오는 정인, 
그들은 하나같이 섬의 소유권을 주장한다 

금기된 몸을 열어 한바탕 사랑을 치르고나면 
오직 한가지 소리로 구애를 하던 그들
씨앗 하나씩 남긴채 홀연히 섬을 떠난다 

입덧은 짐작보다 빠르다 
어둠이 오고, 산파를 자처한 
별들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밤은 고요속의 소란 

새벽까지 쏴르르 울리는 파도의 마두금 연주 
섬은 밤새 뒤척이며 씨앗을 보듬는다 
신열이 오르내리고 땀범벅인 소금산,
초췌한 등줄기로 동백꽃 산줄 나붓이 걸린 아침

끝내 씨앗을 뚫고 
태극기를 머리에 두른 
괭이갈매기 한마리 씀풍 날아 오른다 

푸득푸득 작은 날갯짓이 끊이지 않을때 
떠난 사랑은 행여 섬을 기억이나 할까? 

오늘도 그 섬,  
질풍*을 맞으며 지독한 산통으로  
오직 한사랑을 위해 머리를 뉘고 씨앗을 키워낼테다 

태생마저 외로운 홀로 독獨
미련한 그 섬의 사랑법이다 

 * 몹시 빠르고 거센 바람

 

 
 
 
 
 

[특별상] 독도 / 

 

한반도를 지키려는 의지로

어미의 품에서 떨어져 나가

동해바다 한가운데 뿌리내려

우뚝 선 독도여!

 

바람이 잠 못 들게 흔들어도

파도가 할퀴고 지나가도

어미를 지키려는 의지로

천둥 번개 쓸어안고

억 만년의 시간을 엮어 매어

금자탑 쌓아 올렸구나!

 

겨레의 젓줄 흘러 거친 숨결 다독이니

철마다 형형색색 꽃동산 이루어

미혹된 괭이갈매기 줄을 이어 찾아들어

날개 접고 쉬어가는 이정표 되었구나!

 

동해를 지키는 독도여!

모두가 연모하여 바라보고 있나니

찬란히 솟아오르는 아침 해의 정기로

조국의 횃불 되어 영원히 비추어라

 

어둠을 밝히는 아침 해가 다시 떠오른다.

 
 
 
 
 
 
 
 

[특별상] 독도 / 

 

밝은 모습으로 푸른 바다에 잠긴

울릉도 동남쪽 독도리 섬 하나

바다제비 괭이갈매기 순번제로 섬 한 바퀴 돌아오면

육지보다 먼저 아침을 열어

 

청정한 블루 그린바다 위에서

정갈한 염원으로 숨 쉬며

두 손 모아 맞잡은 손

 

하나가 되었다가 둘이 되고 셋이 되는

천의 얼굴을 만들며

삼국사기 기록부터 이어진 탯줄

여든아홉 작은 바위섬 젓줄이다

 

계절마다 철새들 보금자리 되어

꿈을 키워 날아오르면

시선을 따라잡아 머무는 사람들

 

수묵처럼 번져가는 꿈

,

 

꿈은 미래가 되고 미래는 희망찬 설렘이 되어

대한민국 동해 바다 속, 깊이

뿌리 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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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독도의 플랫폼입니다 / 유택상

 

아직은 섬이어서 따개비만 가득합니다

 

달은 만월의 꿈을 기다리고 환하게 등뼈의 은비늘 벗겨내고 있습니다

수면 위로 생의 숨결을 더듬어가는 회오리

지상의 불빛 심연에 잠기면

언젠가 섬으 꼭대기에 올라 목놓아 부를 점 하나로 찍힌 별자리로,

세월의 음률 서러움 깔고 동해의 배경으로 자맥질하고 싶습니다

 

점과 점 사이 텅 빈 내부 사이로 파도를 끌어당기고

숨죽이며 밤새도록 깨어 있는 삭은 화석 풀어진 힘으로

침묵을 스크림하는 꽃으로 남고 싶습니다

물거품은 벼랑의 꽃처럼 묘화를 그려내고

파도는 고요하게 강렬하게

이곳 섬에서는 현의 미발굴된 음악을 기록해 놓고 있습니다

점을 지우고 섬을 지우면 발화되는 독도의 지도

 

지도를 태우고 색채화를 그려낸 고래

사그락거리는 심안 모서리 한 쪽 송곳 가시 침묵을 꿈꾸며

파도가 일렁이는 은빛 광채를 그리움으로 풀어

갈증의 덫에 모자란 물빛으로 바라보고 별똘별로 바다를 담아내고 싶습니다

밤이면 구름 한 조각도 물보라의 포물선도 인적이 끊어진 이끼의 돌벽

이제는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자율기관으로 낡은 문패 대신 이슬을 먹고 자란

혈관의 아스피린으로 살며 불꽃이 되렵니다

 

섬을 깨우는 핏줄이여,

모태의 동굴 같은 태내의 나이테로 섬의 수면이 잔잔합니다

이곳은 출발과 귀환이 반복되고 되돌이표가 고동치는 새도 시어가는 접경입니다

운석의 꿈이 직물처럼 흐르는 피륙의 광장

독도는 아르페지오를 적어내는 곳입니다

창문이 없는 섬이

오늘은

생명을 잉태한 것을 늘 푸른 바다가 다독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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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그 섬, 빙점 어딘가에 / 최인희

 

북풍이 소란하던 밤, 빈 방은

바람 차가워 겨울을 마비시키고 살점을 파고 들었어요

 

그때부터 시작되었죠

그 섬의 온도는 빙점이었어요, 어디론가

바닷물은 강물보다 굵고 은밀하게 건너갔습니다

 

메일이 도착했어요

알래스카와 그린란드를 다녀간 그녀의 심장은 한동안 뜨거워지지 않았대요 

반을 잃어버린 그녀는

잃어버렸으므로 다시 반을 찾게 될 거라나요

 

그녀는 긴 날밤을 기다렸어

질경이처럼 질긴 소리를 숨기며 두 손 모아 합장했어요

서쪽으로 가면 당신을 볼 수 있나요, 섬으로 가는 인편은 요

파도가 높아질 때마다 둘은 더욱 멀어졌습니다

동굴 속에 갇힌 어둠이 은밀한 처녀생식을 계속했어요

우기가 시작되던 날, 먼 바다에서는 피리 소리가 너물거리고

바다의ㅣ신음 소리를 들어 본 사람은 서쪽으로 가는 길을 알려 줄까요

신음도 익으면 음악이 된다는 것을 동쪽은 벌써 배우고 있었어

 

세상 어느 구석이든 풀림의 실마리가 있어

적막이 다한 섬은 싱싱한 푸성귀로 살아난다지요

 

다만 초승달 흐르는

그 섬, 빙점 어딘가에 노란 땅채송화로 피어날 당신을 기다릴테죠

 

아침마다 동이 터 온다는 걸 알아요

 

 

 

 

 

 

 

[특선] 타이머 작동 중 / 이종근

         - 독도경비대에게

 

1. 이월이 가면

 

심란한 겨울이 떠납니다

풍광이 스멀스멀 날리듯 반가운 이가 찾아듭니다

한산한 섬은 푸른 봄을 뒤적거립니다

이월을 이십팔일로 이월하고 나루터에서 삼일절 만세를 외치듯

한산한 섬은 푸른 바다를 선언합니다

 

2. 삼월이 오면

 

두 눈에 촛불을 켜고 지켜보겠습니다

 

누가 구호를 앞뒤로 부르짖는지

누가 만세를 좌우로 가로막는지

 

하루 이틀 사흘 밤낮 지내어도

더 잘 사는 섬은 집은 아닐 텐데

 

반가운 이는 대체 어디쯤 있을까

 

3. 세월이 가고

 

까마득히 잊히지 않을 나의 섬, 나의 집

 

섬의 둘레로 차지한 통통배, 갈매기, 바위, 등대, 바람과 구름, 흙과 풀들, 그리고 수많은 아우성, 한숨, 눈물, 분노

 

외한과 격랑,

아무 일 없었던 대한민국의 변혁 운동처럼

 

섬은

유폐의 기억이 될 겁니다

 

재깍재깍-

 

 

 

 

 

 

[특선] 독도에 닿는 법 / 김명숙

 

내 머리에는 뿔이 달렸어

헤엄치다 보면 나의 블랙홀에 먹잇감이 포획되곤 하지

하루가 무료해지면 지그시 눈을 감고 바닷물에 몸을 맡겨

파도에 이리 저리 밀리고 밀리다 보면

어느새 나는 독도에 이르러 눈을 뜨지

비행청소년은 괜히 생기는 게 아니야

이성을 억누르지 못할 때 비행은 시작되는 거지

그럴 때 설왕설래가 우후죽순으로 자라곤 해

나도 비행청소년이 되고 싶어

허튼소리 해대는 놈들을 이 뾰쪽한 뿔로 냅다 들이받고 싶어

나의 깊고도 둥그런 블랙홀에 빨아들여

몇 날 며칠을 되새김질 해가며 잘근잘근 씹어 먹고 싶어

하지만 영양가 없는 말들로 내장을 채우고 싶진 않아

코도 풀지 않고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대는 저들

종국엔 세종대왕도 저들의 왕이라고 우겨댈게 뻔해

차라리 그 검고 흉악한 속내를 갈매기 먹이로나 던져줄래

비수 같이 푸른 독도의 바닷물로 괭이갈매기의 부리를 닦게 할래.

 

 

 

 

 

 

[특선] 섬 / 박금선 


혼자 있다고 외로운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더불어 있어도 고립된 섬이라고

울먹이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

뜻이 모이는 곳에 고달픔은

큰 파도 등을 타고 굽이굽이

넘어 서는 걸 보았습니다

 

망망대해에 덩그러니 떠 있어도

결코 혼자가 아닌 섬

어디에 있어도

어디를 가든

마음 속 바다에 닻을 내리는 일

소통이라는 파장으로 연결되는 순간

가슴이 차고 넘치는 흥분으로

늘 출렁거리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랜 세월의 물결들이 스쳐

몸음 또 깎이고 또 깎였지만

꿈쩍도 하지 않고 뿌리박은 의연한 모습

당신이 얼마나 많은 의미와

얼마나 큰 뜻을 품고 있는지

잊지 말라고

하늘이 푸르게 내려와

꽃을 피우고 새들을 깃들 게 하였습니다

 

이름을 부르면

흰 바다와 더불어 그림처럼 떠오르는 섬

핏줄 속에 흐르는 뜨거움으로

깊은 바다 속 해류처럼

갖가지 염원이 흘러

먼먼 육지로 실려 온 편지

우리 사랑이 견고해 질수록

대양으로 나가는 눈부신 상징이 되었습니다

 

 

 

 

 

[우수상] 박시윤(˙대구)

[특별상] 김재용(˙대구) 강수화(˙순천)

 

[특선] 고분임(경주) 고찬욱(영덕 권경미(안동) 김완수(전주) 이윤진(대구) 신미경(구미) 박미숙(안동) 유지호(서울) 곽인영(대구) 방미영(부산) 최정희(이천) 정성수(전주) 박하성(김천) 김명숙(부천) 이선행(서울) 김정희(군산) 정혜원(서울) 김강인(서울 제갈형준(대구) 조우리(순천) 최류빈(광주) 박봉철(부산) 서상규(인천) 정재식(부산) 조성연(김천) 양진미(서울)

 

[입선] 김수호(서울) 박영순(청양) 홍경석(대전) 김갑주(울산) 신동근(파주) 고병준(진천) 홍경흠(서울) 전표건(가평) 박성수(광주) 강태승(서울) 이정희(광명) 박혜정(논산) 이점순(대구) 김현태(광주) 최정숙(대구) 황정인(대구) 방정수(칠곡) 박상준(광주) 길철호(제주) 성재경(포천) 손부의(창원) 박덕은(광주) 김은정(인천) 정주이(광주) 이순희(구미) 김영욱(남양주) 배종숙(울산) 이연자(서울) 심해량(인천) 김은(인천) 김보연(서울) 유다은(인천) 강현옥(나주) 이혜정(곡성) 유종인(고양) 신병선(수원) 오아름(제주) 김광진(군산) 김양미(대구) 전근옥(목포) 박봉숙(구미) 박찬희(인천) 임종훈(대구) 전진욱(경주) 오영록(성남) 이화리(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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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섬의 뿌리 / 김선자

 

해 뜨는 모퉁이에 섬 하나 가진 집을 생각한다

한 발 올려 대륙으로 나가는 길목엔 때 없는 바람 불고 바다살 오른 남방의 살쾡이 야행성이 섬돌을 맴돌았다

어둠을 부수는 파도의 등뼈가 흘러내린 하지정맥류를 본다

물은 출렁거리면서 길을 낸다

섬, 뒤꿈치를 들고 깨금발을 한 아이가 강풍에 마주 선다

결연히 일어나는 맨몸

신물을 탐하는 자는 해적의 유전자를 가졌다, 기름진 눈길에선 금속성 소리가 났다, 흐물거리는 웃음이 미세먼지처럼 들어찼다, 숨 막히는 밤

섬에도 뿌리가 있어 형제섬이 있고 삼 형제 굴바위가 있다, 속이 허할수록 깍지 낀 손마디에 힘이 들어가고

'밤이 끝나 간다, 밤이 끝나 간다' 해무의 귓속말을 떠올렸다, 얼어터진 맨살에 빙하가 녹은 물을 발랐다

해 뜨는 모퉁이의 사랑은 넘어지지 않는다, 섬은 외롭기에 무너지지 않는다

섬의 뿌리가 지심으로 내리뻗는 백두대간, 자정 지난 먼 돛단배를

스캔하면 그렁그렁한 눈으로 강치가 펄쩍 튀어 오른다

관심만큼 자유인 섬, 자유는 눈물이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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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독도에게 / 박신우

 

앞바다에 끊어진 살들이 가라앉아 비린 냄새가 나고, 섬의 동쪽, 그늘을 참배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곳에서 당신, 등대처럼 걱정으로 잠 못이루는 건 아닌지요 지금 쓰는 편지와 당신 사이에는 두 달의 시차가 있습니다 나는 편지를 쓸 때마다 시차를 뚫고 당신과 마주합니다 어제는 수평으로부터 수천수만의 갈매기가 몰려오는 꿈을 꿨습니다 오늘은 모든 수면이 슬프게 보입니다. 당신의 깊은 곳에는 아직도 울컥거리는 물집들이 만은가요 그곳에서 남은 생의 절반을 빗물로 씻어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고기가 말 수를 줄이는 날이 올 때마다, 우리는 파도로 내면을 때리며 밤을 지새울 수도 있겠지요 그 섬에선 일 년의 절반이 먹먹해서, 바다 위로 묽은 어룰만 계속해서 울렁거리고 있는 걸까요 외로운 섬은, 어선처럼 사면이 절벽이라 우리는 서로 오랫동안 육지를 저어야 하겠지요

 

 

 

 

 

[우수상] 박혜정(˙논산) 김완수(˙전주)

 

[특별상] 유택상(˙시흥) 심예림(˙전주)

 

[특선] 전진욱(경주) 허윤종(장수) 홍경흠(서울) 이연주(칠곡) 태동철(인천) 이병숙(양주) 윤상용(제주) 이세미(구미) 김재용(대구) 서영숙(대구) 차한열(서울) 박경주(광명) 민춘희(대구) 김현곤(영주) 김진명(화성) 조현미(의정부) 박금선(대구) 임민수(이천) 강수화(순천) 박정수(칠곡) 김명신(남양주) 우정순(태백)

 

[입선] 한종훈(서울) 권용원(안동) 박종서(부산) 천기수(포항) 김갑주(울산) 강귀주(문경) 최영덕(대구) 김현중(대구) 제행명(대구) 원인철(대구) 노점섭(함양) 박영상(대구) 김종환(영덕) 이선행(서울) 김장태(부산) 박용진(대구) 정성수(전주) 이연자(서울) 김준환(충남) 송우언(서울) 류혜민(구미) 정형택(영광) 최경(시흥) 고분임(구미) 이명식(옥천) 고재만(영천) 채수원(서울) 황규석(경기광주) 전대원(목포) 백미숙(구미) 강문일(울릉) 이원용(포천) 박봉숙(구미) 최지열(완주) 방미영(부산) 한가연(서울) 손부의(창원) 이명주(속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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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침묵의 소리를 보다 / 김점숙

 

그곳으로 간다

길들일 수 없는 무한 고립, 그 섬으로 간다

뼈에 뼈가

살에 살이 누우면 숨이 살아나듯

물에 물이 하나의 몸이 되어 바다를 낳았을까

 

불멸의 수심

여기는 서두를 자유조차 허락되지 않은, 사방이 성지 같아

하늘이 길을 열어

수억년을 지켰잖아

 

그녀는 틈만 나면 그곳을 그렸어

바람에 밟히는 파도의 몸살

무리지어 날아 오르는 새

 

바위 틈에 흔들리는 작은 꽃들을

눈에서 가슴으로 꾹꾹 눌러 화폭에 담았지

 

슬퍼서 아름다운 기억들은

딱새의 눈과 부리 가슴과 깃털 연한 갈색 꼬리에

눈물 물감을 풀어 곱게 새겨 넣었어

 

산다는 건 말이지

때를 긷리는 태아처럼 거룩한 성사 같아

누구든 그곳으로 오르려면

 

시간을 건너 뛸 수는 없는 법

생을 하루같이 조준해 온 매처럼, 긴장과 설레임의 촉을 세워야 해

 

침묵의 문을 열고

쪽빛 천을 휘감은 도도한 섬처럼 튀어 올라야 해

보고 싶은 사람이 보이게 되면

침묵은 문을 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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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독도독질 / 박용진

 

검푸른 수면 아래 용이 잠들어 있음을 아는가

 

반쯤 뜬 눈으로

듬성듬성 파도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곤 하지

 

땅과 땅이 흘러 다져진 퇴적층에 웬 이안류인가

 

병약한 몸에 페르소나, 도도한 메스에서 나온 뒤

새파란 칼이 되고 간드러진 웃음으로 너희 욕망을 채워갔지,

한 때 영절스런 무현금의 연주를 지향했지만,

태양의 흑점으로 착각하여 밥상 앞 되똑임을 몰랐다는 변명이네

 

엿보는 일도 엔간히 해야지

 

내 몸에서 솟은 두 개의 텐세그리티

잠들다 만 푸른 용을 감당할 수 있는가.

 

 

 

 

 

 

[특선] 독도 / 문근영

 

횃불 표 아침 해를 섬에 걸면

밤새 철썩이던 파도는 잠잠해질까

척왜척화 가만히 눈을 뜨는

문무대왕의 푸른 눈빛에는

누구나 아무 때나 접안이 어렵다

만파식적 들끓는 파도를 탓하랴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자리에

오롯이 속아오른 독도여

천 리 물길 끝에 혼자 솟은 너는

섬 같지만 섬이 나이다

보나 마나 꼬리 지느러미는 반도에 닿아

포획에 눈먼 사냥꾼을 경계하는

바다사자의 콧날이다, 이빨이다

 

 

 

 

 

[최우수상] 이미순(˙양산)

[우수상] 박용진(˙대구) 고국희(˙대구)

[특별상] 이온정(˙대전) 이진(˙서울)

 

[특선] 송현주(경북) 이명련(진주) 정혜진(전주) 송다인(부산) 이영숙(안동 김수호(서울) 박성수(광주) 정재식(부산) 남호태(부산) 김창석(광주) 박명호(대구) 석귀순(대구)

 

[입선] 신영창(청주) 정용채(안양) 김만옥(부산) 유택상(시흥시) 김준환(부여) 문은경(함안) 정기원(영천) 이경숙(영주) 진표건(가평) 태동철(인천) 서상규(시흥시) 안현숙(부산) 황인술(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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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할머니의 갈증 / 최병규

 

할머니의 방은 천정만 덩그런 창문없는 방

천정에 별이뜨면 안개이불을 끌어다 덮어요

안개이불에는 고향 냄새가 스며있어

밭갈이 암소의 이랴 소리가 안개 속에 꾸역꾸역 피어나요

저녁연기 구수한 된장내가 공해 끝에 걸리면

바깥마당, 병아리를 몰고나온 암탉이 봄볕을 쪼아대죠

 

저 해류에 밀려오는 하얀 포말끝에 나부끼는 어군들

날카로운 괭이갈배기의 부리에서 한 끼의 끼니가 부서져요

배운적 없어도 생존법칙의 양태가 파도 타듯 익숙하죠

백두가 뿌리 찾아 족보 따라 가 보면 동해의 외로움이 만져 져요

동해의 끝자락에 우뚝 솟은 쇠뿔처럼 외롭지만 당당한

저 민족의 혼불 같은 굳건한 묏부리가 저력으로 박혀있죠

매운 해풍에도 양대의 기상이 눈부시도록 빛나요

 

바다의 푸른 혈류가 태양 속으로 외로움을 태울 때

푸석푸석한 할머니의 독백 같은 갈증이 샘 솟듯하죠

해저 수만리로 걸어 들어간 해류의 발자국에 지문이 자라요

지문은 두 발에 백두가 낙인한듯 신발이 끼워져 있어요

물속으로 은밀히 내민 난류가 한라의 손을 부여잡고 있죠

 

해풍이 기침을 뱉을 때면 외로움은 갈증이 샘해져요

방에 이미 비늘이 천정에서 뚝뚝 떨어지는 빗물 같아요

밤새 머물다간 별들의 샘물을 퍼서 건내 주시며

물도 체한다고 천천히 마시라 시던 해무속의 할머니

갈증이 날 때마다 할머니를 불러보면 안개이불 슬며서

걷어낸 손에 어느새 한 바가지의 샘물이 들려있죠

 

할머니의 손길은 천정에서 쏟아지는 한 줄기 감로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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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독도 / 최정희

 

독도는 흑등고래의 화석이다

바다 밑 그리움의 지층에서 화석이 된

검은 흑등고래의 주검이다

 

그것은 백두대간 푸른 탯줄에서 태어났다

동해의 맑은 젖을 먹고 자랐다

바다가 좋아 바다로 갔기에 오래전

다리는 퇴화 되었다

바다를 품는다는 건

외로움 또한 품어야 한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어미의 자궁 속에서 듣던 새소리 그리운 날에는

가슴지느러미 밑에 새 한 마리 품고

코끝을 간질이던 풀꽃 향기 그리운 날에는

등솔기 마다 푸른 씨앗을 심었다

그리움의 파고가 높은 날에는

가슴 치는 흑등고래 울음소리 파도에 실려

동해의 작은 해변가 모래사장까지 밀려오곤 했다

눈물은 하얀 포말로 부서져 내렸다

 

외로움의 깊이만큼 혹은 커다랗게 자라나고

죽어서도 잊을 수 없었던 그리움

마그마 같은 열병, 폭발하듯 융기한 자리에

흑등고래의 주검 화석이 되어 떠올랐다

 

섬이란 그림움의 또 다른 이름이다

 

 

 

 

[입선] 세계의 등대가 되리라 / 김수호

 

낚시 줄 당기는 물결

깊고 깊어

아득하구나

바위에 걸터앉아

허공을 손잡고

긴긴 터널 속을 건진다

 

왕해국 짙게 꽃피우고

괭이갈매기

바다제비 넘나드는

축복의 땅

횃불 든 등대

세계를 향한 단군의 녻

모두가 평화롭다 하신 곳

 

세상을 향한 염원

사람이여

물결마다 전하는

세계의 유일한 등대

그는 그런 곳이고 싶어 한다

 

 

 

 

 

 

 

◆우수상 △변창산(시·대구) △이숙희(시·서울)  ◆특별상 △석귀순(시·대구) △이미순(시·양산) 

◆특선 ▲시부문 김점옥(대구) 이선행(서울) 김창석(광주) 남태현(광양) 김순희(포항) 이은정(부산) 김봉섭(남양주) 유지호(인천) 심해량(인천) 

◆입선 ▲시부문 이은국(서울) 신중혁(의정부) 제창호(울릉)  정용채(대구) 변선희(대구) 이진희(대구) 서민지(대구) 김영자(김제) 송미선(대구) 권경미(안동) 김재훈(포항) 박종승(대구) 전미경(파주) 이정애(안동) 장태경(대구) 윤민희(오산) 정성수(전주) 김영근(대구) 이말순(대구) 조재호(서울) 이문학(봉화) 곽영석(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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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선] 눈물점, 독도 / 전선용

 

눈 밑에 박힌 까만 점 하나

태어날 때부터 또렷하게 새겨진 것이

내가 나를 보증하는 신원확인 문신이다

거울을 보지 않는다면 알 수 없는 점

지도에서 찾을 수 없는 외딴 무인도처럼

살아온 내내 눈물을 먹으며 커갔다

동경 131도 북위 37도 망망대해 독도

물꽃 같은 꽃망울을 서럽게 틔우는 저 섬을

동백이라 불러도 좋겠다

간수를 머금고 붉은 땀을 흘리는 낙조

얼마나 생인손을 앓았으면 얼굴이 핏빛일까

살면서 울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응고된 고약처럼 진득한 삶을

눈물점으로 다 받아 냈으니 고추 쌈을 먹은 듯

저토록 붉게 응어리졌으리

오체투지로 흘린 눈물 자국마다

주상절리처럼 깊게 골이 파였다

광대 단애를 거칠게 문지르며

섬섬 홀로 우뚝 선 망부석

호젓이 육지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으로

광풍에 뿌리가 흔들려도 참았다

섬으로 산다는 것은 지독한 그리움을 곱씹는

처연悽然한 몸부림

혼란스러운 고독을 바늘 끝에 묻혀

검정깨 같은 점을 짜면

한 움큼 고름만 잡히는 슬픔이 된다

파도가 촛대바위 등짝을 쓰다듬을 때

홍염처럼 뜨거워지는 눈물이 툭, 떨어지고

떨어진 눈물은 눈 밑을 떠다니는

까만 점이 되었다.

보이지 않는다고 서러마라

투명한 동해바다에 이사부 거울이 비치면

네가 대한의 눈물점이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삼라만상은

알게 될 일이다

내가 나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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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독도 경전 / 이혜숙

 

동도 서도가 예절로 맞절하며 산다

햇발 품 푸지게 쏟아지니 윤슬 반짝인다

붉으면 붉어 좋을시고 푸르면 푸르러 좋으리

괭이갈매기 쇠부리슴새 비천무 자유롭다

들로 난 쪽문으로 바라보는 먼 시선만으로도

얼의 숨, 넉넉히 고맙고 기쁨 환하다

 

곁에 있어 참 좋은 동무라

고절한 하늘빛 두어 폭 끊고

물빛 햇살 한 단 떠다

하얀 뭉게구름 한 줌 푼다

제 몸 향 지천 어쩌자고 그토록

해국 향기 잘금 떼어 손끝 조물거려

물골 샘물 찰랑 표주박에 댓잎 한 잎 띄운다

밥알 똘똘 뭉친 한소끔 흰밥은 백의민족이라

동도 서도 노둣돌 놓아 밥상 차려 큰절한다

 

맹랑한 몰락을 꿈꾸는 날도적 검은 혀

표적을 삼키려 변방을 어슬렁거린다, 그런들

꺾이지도 휘지도 않는 흰옷 맥박 소리 우렁찬데

충혼은 살아 쪽빛 바다에 너울거리고

독도는 우리 땅이다 태극기 몸짓언어가

오천만 무궁화 겨레붙이 숨결이고 혼이다

 

내 속에 고적한 섬 하나 품고 산다

밤새 안부 묻는 독도는 기품 고아하다

어화, 독도가 성현이니 경전이 아니고서야

 

 

 

 

[입선] 울릉도 그리움 / 남정림

 

아스라이 속삭이는 섬아

멀리 있어 그리움 울렁이는 섬아

동백꽃 심장 빨갛게 불타고 있구

 

푸르름 출렁이는 물띠 낮게 두르고

사방의 벽 허물었구나

너를 향해 가는 길, 어디서든 열린 문

 

오징어 떼 붉은 카펫 사뿐히 밟고

촘촘히 별 박힌 어화 한아름 안고

아무나 아무 때나 들어서도

두 팔 벌려 반겨누즞

멀리 있어 신비로운 섬아

 

오늘은

희망 철석거리는 너의 가슴으로

폴당 뒤어들고 싶구나

 

 

 

 

 

 

[입선] 독도의 신화와 미래 / 허석

 

남반구 적도 대륙판이 북쪽으로 유랑하다

검붉은 마그마 씨방으로 터를 잡은 곳

심해 아득한 침묵의 골짜기에 퇴적된

숨겨진 비밀, 여기는 한님이 세울 단군왕검의 나라

눈 시리게 만날 수백만 년 구원을 간직한 채

마고성 향해 솟구친 하얀 갈망들

자력덩어리 지구별이 숨긴 영검한 기운

형형한 신의 눈빛, 묵상하듯 성자의 바위섬

온갖 생명들 소리로 잉태하는 숨결 속에

개벽의 포말을 빗질하며 신화는 계속되고 있다

 

남의 땅 함부로 넘본 적 없고

칼로 가른다고 두 쪽 나지 않는 물빛 민족

밝아오는 미래에 평화로운 새벽의 나라

대한민국 1번지 독도는 국토의 시작이며

동해의 중심이고 한반도의 심장

면면히 불타오르는 호국기상의 꼭대기다

문무왕의 혼이 하늘바람으로 너울대고

안용복의 넋이 고래바다 되어 숨 쉰다

어둠의 껍질 깨고 동터오는 해돋이 독도

네가 있어 민족은 강해지고 하나가 되는 구심체

해가 떠오르고 있다, 내일의 해가

 

 

 

 

 

 

 

 

 

[우수상] 지수정(·대구) 송승환(·서울)

[특별상] 솔미숙(·구미) 심해량(·인천)

 

[특선] 김향순(안동) 전선용(서울) 정유나(춘천) 김종환(영덕) 이을(광주) 김창선(광주) 장태경(대구)

 

[입선] 서성택(서울) 김진복(군산) 박시윤(대구) 김옥순(상주)  이영석(서울) 김갑주(울산) 서상규(시흥) 김강섭(김천) 박종인(부산) 박혜균(영덕) 이점순(대구) 이현정(서울) 유현주(대전) 김태복(제천) 유용형(서울) 유병국(안성) 우정순(태백) 변창산(대구) 이혜숙(서울) 함국환(인천) 김우진(부천) 김만옥(부산) 허석(함양) 김지연(안산) 산문부문 윤선주(대구) 안민호(구미) 이형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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