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섬의 뿌리 / 김선자
해 뜨는 모퉁이에 섬 하나 가진 집을 생각한다
한 발 올려 대륙으로 나가는 길목엔 때 없는 바람 불고 바다살 오른 남방의 살쾡이 야행성이 섬돌을 맴돌았다
어둠을 부수는 파도의 등뼈가 흘러내린 하지정맥류를 본다
물은 출렁거리면서 길을 낸다
섬, 뒤꿈치를 들고 깨금발을 한 아이가 강풍에 마주 선다
결연히 일어나는 맨몸
신물을 탐하는 자는 해적의 유전자를 가졌다, 기름진 눈길에선 금속성 소리가 났다, 흐물거리는 웃음이 미세먼지처럼 들어찼다, 숨 막히는 밤
섬에도 뿌리가 있어 형제섬이 있고 삼 형제 굴바위가 있다, 속이 허할수록 깍지 낀 손마디에 힘이 들어가고
'밤이 끝나 간다, 밤이 끝나 간다' 해무의 귓속말을 떠올렸다, 얼어터진 맨살에 빙하가 녹은 물을 발랐다
해 뜨는 모퉁이의 사랑은 넘어지지 않는다, 섬은 외롭기에 무너지지 않는다
섬의 뿌리가 지심으로 내리뻗는 백두대간, 자정 지난 먼 돛단배를
스캔하면 그렁그렁한 눈으로 강치가 펄쩍 튀어 오른다
관심만큼 자유인 섬, 자유는 눈물이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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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독도에게 / 박신우
앞바다에 끊어진 살들이 가라앉아 비린 냄새가 나고, 섬의 동쪽, 그늘을 참배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곳에서 당신, 등대처럼 걱정으로 잠 못이루는 건 아닌지요 지금 쓰는 편지와 당신 사이에는 두 달의 시차가 있습니다 나는 편지를 쓸 때마다 시차를 뚫고 당신과 마주합니다 어제는 수평으로부터 수천수만의 갈매기가 몰려오는 꿈을 꿨습니다 오늘은 모든 수면이 슬프게 보입니다. 당신의 깊은 곳에는 아직도 울컥거리는 물집들이 만은가요 그곳에서 남은 생의 절반을 빗물로 씻어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고기가 말 수를 줄이는 날이 올 때마다, 우리는 파도로 내면을 때리며 밤을 지새울 수도 있겠지요 그 섬에선 일 년의 절반이 먹먹해서, 바다 위로 묽은 어룰만 계속해서 울렁거리고 있는 걸까요 외로운 섬은, 어선처럼 사면이 절벽이라 우리는 서로 오랫동안 육지를 저어야 하겠지요
[우수상] 박혜정(시˙논산) 김완수(시˙전주)
[특별상] 유택상(시˙시흥) 심예림(시˙전주)
[특선] 전진욱(경주) 허윤종(장수) 홍경흠(서울) 이연주(칠곡) 태동철(인천) 이병숙(양주) 윤상용(제주) 이세미(구미) 김재용(대구) 서영숙(대구) 차한열(서울) 박경주(광명) 민춘희(대구) 김현곤(영주) 김진명(화성) 조현미(의정부) 박금선(대구) 임민수(이천) 강수화(순천) 박정수(칠곡) 김명신(남양주) 우정순(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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