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침묵의 소리를 보다 / 김점숙
그곳으로 간다
길들일 수 없는 무한 고립, 그 섬으로 간다
뼈에 뼈가
살에 살이 누우면 숨이 살아나듯
물에 물이 하나의 몸이 되어 바다를 낳았을까
불멸의 수심
여기는 서두를 자유조차 허락되지 않은, 사방이 성지 같아
하늘이 길을 열어
수억년을 지켰잖아
그녀는 틈만 나면 그곳을 그렸어
바람에 밟히는 파도의 몸살
무리지어 날아 오르는 새
바위 틈에 흔들리는 작은 꽃들을
눈에서 가슴으로 꾹꾹 눌러 화폭에 담았지
슬퍼서 아름다운 기억들은
딱새의 눈과 부리 가슴과 깃털 연한 갈색 꼬리에
눈물 물감을 풀어 곱게 새겨 넣었어
산다는 건 말이지
때를 긷리는 태아처럼 거룩한 성사 같아
누구든 그곳으로 오르려면
시간을 건너 뛸 수는 없는 법
생을 하루같이 조준해 온 매처럼, 긴장과 설레임의 촉을 세워야 해
침묵의 문을 열고
쪽빛 천을 휘감은 도도한 섬처럼 튀어 올라야 해
보고 싶은 사람이 보이게 되면
침묵은 문을 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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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독도독질 / 박용진
검푸른 수면 아래 용이 잠들어 있음을 아는가
반쯤 뜬 눈으로
듬성듬성 파도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곤 하지
땅과 땅이 흘러 다져진 퇴적층에 웬 이안류인가
병약한 몸에 페르소나, 도도한 메스에서 나온 뒤
새파란 칼이 되고 간드러진 웃음으로 너희 욕망을 채워갔지,
한 때 영절스런 무현금의 연주를 지향했지만,
태양의 흑점으로 착각하여 밥상 앞 되똑임을 몰랐다는 변명이네
엿보는 일도 엔간히 해야지
내 몸에서 솟은 두 개의 텐세그리티
잠들다 만 푸른 용을 감당할 수 있는가.
[특선] 독도 / 문근영
횃불 표 아침 해를 섬에 걸면
밤새 철썩이던 파도는 잠잠해질까
척왜척화 가만히 눈을 뜨는
문무대왕의 푸른 눈빛에는
누구나 아무 때나 접안이 어렵다
만파식적 들끓는 파도를 탓하랴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자리에
오롯이 속아오른 독도여
천 리 물길 끝에 혼자 솟은 너는
섬 같지만 섬이 나이다
보나 마나 꼬리 지느러미는 반도에 닿아
포획에 눈먼 사냥꾼을 경계하는
바다사자의 콧날이다, 이빨이다
[최우수상] 이미순(시˙양산)
[우수상] 박용진(시˙대구) 고국희(시˙대구)
[특별상] 이온정(시˙대전) 이진(시˙서울)
[특선] 송현주(경북) 이명련(진주) 정혜진(전주) 송다인(부산) 이영숙(안동) 김수호(서울) 박성수(광주) 정재식(부산) 남호태(부산) 김창석(광주) 박명호(대구) 석귀순(대구)
[입선] 신영창(청주) 정용채(안양) 김만옥(부산) 유택상(시흥시) 김준환(부여) 문은경(함안) 정기원(영천) 이경숙(영주) 진표건(가평) 태동철(인천) 서상규(시흥시) 안현숙(부산) 황인술(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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