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선] 눈물점, 독도 / 전선용
눈 밑에 박힌 까만 점 하나
태어날 때부터 또렷하게 새겨진 것이
내가 나를 보증하는 신원확인 문신이다
거울을 보지 않는다면 알 수 없는 점
지도에서 찾을 수 없는 외딴 무인도처럼
살아온 내내 눈물을 먹으며 커갔다
동경 131도 북위 37도 망망대해 독도
물꽃 같은 꽃망울을 서럽게 틔우는 저 섬을
동백이라 불러도 좋겠다
간수를 머금고 붉은 땀을 흘리는 낙조
얼마나 생인손을 앓았으면 얼굴이 핏빛일까
살면서 울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응고된 고약처럼 진득한 삶을
눈물점으로 다 받아 냈으니 고추 쌈을 먹은 듯
저토록 붉게 응어리졌으리
오체투지로 흘린 눈물 자국마다
주상절리처럼 깊게 골이 파였다
광대 단애를 거칠게 문지르며
섬섬 홀로 우뚝 선 망부석
호젓이 육지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으로
광풍에 뿌리가 흔들려도 참았다
섬으로 산다는 것은 지독한 그리움을 곱씹는
처연悽然한 몸부림
혼란스러운 고독을 바늘 끝에 묻혀
검정깨 같은 점을 짜면
한 움큼 고름만 잡히는 슬픔이 된다
파도가 촛대바위 등짝을 쓰다듬을 때
홍염처럼 뜨거워지는 눈물이 툭, 떨어지고
떨어진 눈물은 눈 밑을 떠다니는
까만 점이 되었다.
보이지 않는다고 서러마라
투명한 동해바다에 이사부 거울이 비치면
네가 대한의 눈물점이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삼라만상은
알게 될 일이다
내가 나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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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독도 경전 / 이혜숙
동도 서도가 예절로 맞절하며 산다
햇발 품 푸지게 쏟아지니 윤슬 반짝인다
붉으면 붉어 좋을시고 푸르면 푸르러 좋으리
괭이갈매기 쇠부리슴새 비천무 자유롭다
들로 난 쪽문으로 바라보는 먼 시선만으로도
얼의 숨, 넉넉히 고맙고 기쁨 환하다
곁에 있어 참 좋은 동무라
고절한 하늘빛 두어 폭 끊고
물빛 햇살 한 단 떠다
하얀 뭉게구름 한 줌 푼다
제 몸 향 지천 어쩌자고 그토록
해국 향기 잘금 떼어 손끝 조물거려
물골 샘물 찰랑 표주박에 댓잎 한 잎 띄운다
밥알 똘똘 뭉친 한소끔 흰밥은 백의민족이라
동도 서도 노둣돌 놓아 밥상 차려 큰절한다
맹랑한 몰락을 꿈꾸는 날도적 검은 혀
표적을 삼키려 변방을 어슬렁거린다, 그런들
꺾이지도 휘지도 않는 흰옷 맥박 소리 우렁찬데
충혼은 살아 쪽빛 바다에 너울거리고
독도는 우리 땅이다 태극기 몸짓언어가
오천만 무궁화 겨레붙이 숨결이고 혼이다
내 속에 고적한 섬 하나 품고 산다
밤새 안부 묻는 독도는 기품 고아하다
어화, 독도가 성현이니 경전이 아니고서야
[입선] 울릉도 그리움 / 남정림
아스라이 속삭이는 섬아
멀리 있어 그리움 울렁이는 섬아
동백꽃 심장 빨갛게 불타고 있구나
푸르름 출렁이는 물띠 낮게 두르고
사방의 벽 허물었구나
너를 향해 가는 길, 어디서든 열린 문
오징어 떼 붉은 카펫 사뿐히 밟고
촘촘히 별 박힌 어화 한아름 안고
아무나 아무 때나 들어서도
두 팔 벌려 반겨누즞
멀리 있어 신비로운 섬아
오늘은
희망 철석거리는 너의 가슴으로
폴당 뒤어들고 싶구나
[입선] 독도의 신화와 미래 / 허석
남반구 적도 대륙판이 북쪽으로 유랑하다
검붉은 마그마 씨방으로 터를 잡은 곳
심해 아득한 침묵의 골짜기에 퇴적된
숨겨진 비밀, 여기는 한님이 세울 단군왕검의 나라
눈 시리게 만날 수백만 년 구원을 간직한 채
마고성 향해 솟구친 하얀 갈망들
자력덩어리 지구별이 숨긴 영검한 기운
형형한 신의 눈빛, 묵상하듯 성자의 바위섬
온갖 생명들 소리로 잉태하는 숨결 속에
개벽의 포말을 빗질하며 신화는 계속되고 있다
남의 땅 함부로 넘본 적 없고
칼로 가른다고 두 쪽 나지 않는 물빛 민족
밝아오는 미래에 평화로운 새벽의 나라
대한민국 1번지 독도는 국토의 시작이며
동해의 중심이고 한반도의 심장
면면히 불타오르는 호국기상의 꼭대기다
문무왕의 혼이 하늘바람으로 너울대고
안용복의 넋이 고래바다 되어 숨 쉰다
어둠의 껍질 깨고 동터오는 해돋이 독도
네가 있어 민족은 강해지고 하나가 되는 구심체
해가 떠오르고 있다, 내일의 해가
[우수상] △지수정(시·대구) △송승환(시·서울)
[특별상] △솔미숙(시·구미) △심해량(시·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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