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아, 입이 없는 것들 / 이성복


저 꽃들은 회음부로 앉아서
스치는 잿빛 새의 그림자에도
어두워질까

살아가는 징역의 슬픔으로
가득한 것들

나는 꽃나무 앞으로 조용히 걸어나간다
소금밭을 종종걸음 치는 갈매기 발이
이렇게 따가울 것이다

아, 입이 없는 것들

 

 

 

아, 입이 없는 것들

 

nefing.com

 

 

경북 상주 출생으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재능을 보여 초등학교 시절부터 여러 백일장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경기고교에 입학하여 당시 국어교사였던 시인 김원호를 통해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때 <창작과 비평>에 실린 김수영의 시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1971년 서울대 불문과에 입학하여 문리대 문학회에 가입하여 황지우, 김석희, 정세용, 진형준 등과 친분을 쌓았고 1976년 복학하여 황지우 등과 교내 시화전을 열기도 했다. 1977정든 유곽에서등을 <문학과 지성>에 발표, 등단했다. 대구 계명대학 강의 조교로 있으면서 무크지 우리세대의 문학1에 동인으로 참가했다.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를 평가하는 말을 빌리자면 철저히 카프카적이고 철저히 니체적이며 철저히 보들레르적이었던 이성복은 1984년 프랑스에 다녀온 후 사상에 일대 전환이 일어나 김소월과 한용운의 시, 그리고 논어와 주역에 심취했다. 이후 낸 시집이 동양적 향기가 물씬 풍기는 남해금산이다. 시에는 개인적, 사회적 상처의 원인을 찾아나서는 여정이 정제된 언어로 표현되었다. 시인은 보다 깊고 따뜻하며, 더욱 고통스럽고 아름다운, 뛰어난 시 세계를 새로이 보여준다. 서정적 시편들로써 서사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 이 시집에서 이성복은 우리의 조각난 삶과 서러운 일상의 바닥에 깔린 슬픔의 근원을 명징하게 바라보면서 비극적 서정을 결정적으로 고양시켜 드러낸다. 이 심오한 바라봄-드러냄의 변증은 80년대 우리 시단의 가장 탁월한 성취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때로는 환상소설의 한 장면처럼 납득하기 힘든 상황의 묘사, 이유가 선명하지 않은 절규 등을 담아냈다는 비판도 받았다.

 

또한 이성복은 섬세한 감수성을 지녔으며 상상을 초월하는 언어 파괴에 능란하다. 의식의 해체를 통해 역동적 상상력을 발휘, 영상 효과로 처리하는 데도 뛰어나다. 그러나 객관적 현실에 대해 냉소적이라거나 그 여름의 끝이후의 관념성을 비판 받기도 했다. 그는 초기 시의 모더니즘 경향에서 벗어나 동양의 형이상의 세계에 심취했다.

 

1989네르발 시의 역학적 이해로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하고 1991년 프랑스 파리에 다시 갔다. 다른 삶의 방법에 대한 모색의 일환으로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와 함께 후기구조주의를 공부했다. 1982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2회 김수영문학상, 2007기파랑을 기리는 노래-나무인간 강판권등으로 53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남해 금산

 

nefing.com

 

 

시인 이성복(52) 씨의 시집 `아, 입이 없는 것 들'(문학과지성사)과 소설가 윤흥길(62) 씨의 연작소설집 `소라단 가는 길'(창비)이 제12회 대산문학상의 시와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희곡은 박상현(43) 씨의 `405호 아줌마는 참 착하시다', 평론은 황광수(60) 씨 의 평론집 `길 찾기, 길 만들기'(작가), 번역은 박황배(59) 씨가 스페인어로 번역한 `이상 시선집'(베르붐)이 각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시집 `아, 입이 없는 것들'은 "10여년 만에 발표한 시집으로 젊음의 탄력과 연 륜의 깊이를 갖추고 있다"는 평을, 소설집 `소라단 가는 길'은 "성장소설, 회고담을 뛰어넘어 참혹하고 고통스러웠던 한 시대의 생생한 증언으로, 문학 본연의 자리와 보편적 가치에 충실했다"는 평을 받으며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수상후보에 올랐다가 이번에 수상작으로 선정된 희곡 `405호 아줌마는 참 착하시다'는 "우리 극작가로서는 드문 덕목인 지적인 관점, 그리고 치밀하고 정 교한 구성력을 갖추었다"는 평을, 평론집 `길 찾기, 길 만들기'는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의미를 현실의 변화와 역사적 전망과 관련지으며 진지하고 깊이 있게 추적했 다"는 평을 받았다.

`이상 시선집'을 번역한 재미교포 박황배 씨는 미국 시타델대학 스페인문학과 교수. 이상의 모든 시를 `오감도 및 다른 시들(A vista de cuervo y otros poemas)' 이란 제목으로 번역한 이 시집은 "원작의 실험성을 선명한 스페인어로 훌륭히 재현 해 한국문학의 다양성과 깊이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스페인어 번역본이 수상 작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이 시상하는 대산문학상은 부문별 3천만원씩 모두 1억5천만원의 상금이 걸린 국내 최대 종합문학상이다. 시, 소설, 희곡부문 수상작은 주요 외국어로 번역, 출판된다. 재단은 내년부터 상금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시상식은 26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대연회장에서 열린다.

 

728x90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 이성복

 

 

대체로 우리는 아픔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몸 어딘가가 썩어 들어가는데도 아프지 않다면, 이보다 더 난처한 일이 있을까? 문제는 우리의 아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있다. 오히려 아픔은 살아있음의 징조이며, 살아야겠음의 경보라고나 할 것이다.

 

정신의 아픔은 육체의 아픔에 비하여 잘 감지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정신은 병들어 있으면서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신의 아픔, 그것만 해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병들어 있음을 아는 것은, 치유가 아니라 할지라도 치유의 첫 단계일 수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아픔만 강조하게 되면, 그 아픔을 가져오게 한 것들을 은폐하거나 신비화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자신을 속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진실은 우리가 지금 아프다는 사실이다. 그 진실 옆에 있다는 확실한느낌과, 그로부터 언제 떨어져 나갈지 모른다는 불안한 느낌의 뒤범벅이 우리의 행복감일 것이다. 망각은 삶의 죽음이고, 아픔은 죽음의 삶이다.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nefing.com

 

728x90

 

 

來如哀反多羅래여애반다라 1 / 이성복

 

 

추억의 생매장이 있었겠구나

저 나무가 저리도 푸르른 것은,

지금 저 나무의 푸른 잎이

게거품처럼 흘러내리는 것은

추억의 아가리도 울컥울컥

게워 올릴 때가 있다는 것!

, 푸르게 살아 돌아왔구나,

허옇게 삭은 새끼줄 목에 감고

버팀대에 기대 선 저 나무는

제 뱃속이 온통 콘크리트 굳은

반죽 덩어리라는 것도 모르고

 

 

 

 

래여애반다라

 

nefing.com

 

 

 

11회 이육사 시문학상 수상자로 시집 `래여애반다라`의 이성복(62)시인이 선정됐다.

 

16일 이육사 시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수상작으로 선정된 시는 타락한 세상, 추락한 권위로 특징 지워지는 현실 속을 살아가는 지식인의 자기모멸감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점이 돋보인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올해 11회째를 맞이한 이육사 시문학상은 민족시인 이육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숭고한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2004년 제정됐다.

 

최종심사는 문학평론가인 김재홍, 김주연씨와 이태수, 정희성, 황동규 시인이 맡았다.

 

상주 출신인 이성복 시인은 서울대 불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7`문학과 지성`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 `남해금산`, `그 여름의 끝`, `호랑가시나무의 기억` 등의 시집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프루스트와 지드에서의 사랑이라는 환상`, `타오르는 물`등의 산문집이 있다. 김수영문학상에 이어 소월시문학상,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수상자에게는 2천만원의 시상금이 주어지며, 시상식은 726일 오후 230, 안동시 도산면 이육사문학관에서 열리는 이육사문학축전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728x90

 

 

숨길 수 없는 노래 1 / 이성복

 

 

어두운 물속에서 밝은 불 속에서

서러움은 내 얼굴을 알아보았네

아무에게도 드릴 수 없는 꽃을 안고

그림자 밟히며 먼 길을 갈 때

어김없이 서러움은 알아보았네

감출 수 없는 얼굴 숨길 수 없는 비밀

서러움이 저를 알아보았을 때부터

나의 비밀은 빛이 되었네 빛나는 웃음이었네

하지만 나는 서러움의 얼굴을 알지 못하네

그것은 서러움의 비밀이기에

서러움은 제 얼굴을 지워버렸네

 

 

 

 

그 여름의 끝 - YES24

『그 여름의 끝』에서 저자는 연애시의 어법으로 세상에 대한 보다 깊고 근원적이며 보편적인 이해를, 뛰어난 서정을 통해 새롭게 펼쳐 보여준다. 저자 이성복의 시 세계는 깊이를 획득한 단순

www.yes24.com

 

 

숨길 수 없는 노래 2 / 이성복

 

아직 내가 서러운 것은 나의 사랑이 그대의 부재를 채 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봄하늘 아득히 황사가 내려 길도 마을도 어두워지면 먼지처럼 두터운 세월을 뚫고 나는 그대가 앉았던 자리로 간다 나의 사람이 그대의 부재를 채우지 못하면 서러움이 나의 사랑을 채우리라

서러움 아닌 사랑이 어디 있는가 너무 빠르거나 늦은 그대여,나보다 먼저 그대보다 먼저 우리 사랑은 서러움 이다



숨길 수 없는 노래 3

 

내 지금 그대를 떠남은 그대에게 가는 먼 길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돌아보면 우리는 길이 끝난 자리에 서 있는 두 개의 고인돌 같은 것을 그리고 그 사이엔 아무도 발디딜 수 없는 고요한 사막이 있습니다 나의 일생은 두개의 다른 죽음 사이에 말이음표처럼 놓여 있습니다 돌아보면 우리는 오랜 저녁빛에 눈먼 두개의 고인돌 같은 것을 내 지금 그대를 떠남은 내게로 오는 그대의 먼 길을 찾아서입니다.

 

 

 

숨길 수 없는 노래

 

nefing.com

 

 

문학사상사는 제4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이성복 시인을 선정 발표했다. 수상작은 연작시 <숨길 수 없는 노래>이다.

 

이 시인은 경북 상주 출생으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재능을 보여 초등학교 시절부터 여러 백일장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경기고교에 입학하여 당시 국어 교사였던 시인 김원호를 통해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때 창작과 비평에 실린 김수영의 시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1971년 서울대 불문과에 입학하여 문리대 문학회에 가입하여 황지우, 김석희, 정세용, 진형준 등과 친분을 쌓았고 1976년 복학하여 황지우 등과 교내 시화전을 열기도 했다. 1977정든 유곽에서등을 문학과 지성에 발표, 등단했다. 대구 계명대학 강의 조교로 있으면서 무크지 우리 세대의 문학1에 동인으로 참가했다.

 

이번 수상작은 작품집으로 출간 예정이며 시상식은 미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