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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동자승, 주지스님 따라 계곡 갔다가 맑은 물 속 흐르는 얼음 보고 깜짝 놀란다. 경을 외지 못해 졸던 계절은 그해 겨울의 선율이었고 눈 쌓인 대숲이 딱, 분별 꺾으며 만들던 화음이었다. 예끼 이 녀석, 전생에 무엇이었길래 이리 말을 안 듣는고? 스님, 스님, 난 전생에 계곡물이 콸콸 흐르는 물소리였어. 어린 부처가 웃는다. 그리고 폭설(暴雪), 절이 완벽하게 고립된다. 걱정스런 표정으로 총무가 핸드폰으로 여기저기에 연락을 취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사이 동자승은 경내에 가만히 앉아 풍경 끝에 맺히는 이슬을 멍하니 바라본다. 한 방울의 맑은 음악은 자기 속에 주위의 모든 세상을 담아 둥글게 감싸고 있었다.

 

  - 제7회 대산대학문학상 시부문 수상작

출처 : 악마의 번뇌_ 올바르게(身,言,書,判)
글쓴이 : 그리운 하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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