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파랑도에 빠지다 외 4편 / 심인숙


하아, 깃털 몇 개 꽂은 고깔모자라니!

눈앞에서 파랑도가

마법사의 주문처럼 탁, 사라지고 없다

나에게 그 모자를 십 분만 빌려다오 아니면 오 분만 오- 오 분만

내게 모자를 씌워다오

목마처럼 겅중겅중 하늘로 날아오르겠다

허리띠는 저 혼자 훌훌 곤두박질치겠지만

아랫도리와 배꼽도 사라지고 모자만 살아남는 즐거움,

시간의 칸막이 속을 주유하며

공터에서 고무줄놀이를 하고 있는 나를 불러볼까

파출소를 지나 개울을 건너

개성여관으로 아버지를 찾아나설까

그러나 오 분은 너무 촉박하므로

미안하다, 파랑도야

양떼구름 속으로 첨벙! 바로 달려들겠다

모자는 어디에 숨겼니?

코끼리바위에게 주었니 갯메꽃에게 씌워주었니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어느새 파랑도는 싯푸른 각을 세우며 바닷속으로 뛰어든다

저 멀리 붉은 산호초에 둘러싸인 고깔모자를 향해

손을 뻗는다





달의 角 / 심인숙


허공에 걸린 달의 角,

아파트 위로 떠오른 저 초승달을 보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들판을 헤매고 있었을 것이다


가시덤불에서 홀로 시름만 뜯고 있었을 것이다

초저녁 하늘에서  

우뚝 솟은 뿔을 보았다


너도 중심에서 벗어나고 싶었구나

달무리 주위로 어둠이 쏟아지고 불끈 솟아오른 달의 뿔만 버젓이 내어걸려

푸-푸우,

서서히 움직인다

돌진하는 네 뿔에 받혀 내 숨소리는 가빠진다

門 하나가 열린다




엘리베이터는 喪中입니다 / 심인숙


 흐린 눈빛을 가진 사람들이 내 몸속으로 들락거립니다. 지푸라기 같은 한숨이 묻어납니다. 누가 먼저 말을 걸어주지 않아도 나도 이젠 관상쟁이가 다 됐나 봅니다.


 아침이면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605호 여자가 진한 남자 냄새를 풍기며 들어옵니다. 501호 여자는 화요일에 만나는 남자와 팔짱을 끼고 쇼핑을 갑니다. 203호 할머니에겐 모자를 눌러쓴 장정들이 가끔 찾아와 그 때마다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곤 합니다. 302호 할아버지는 자주 혈압이 올라갑니다. 자식 자랑도 줄고 광대뼈가 부쩍 튀어나왔습니다. 나는 그들의 비밀을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쑥덕쑥덕 하루가 그림자에 껴 있습니다. 


  지지난밤. 쿵쾅거리는 119구조대원 발자국에 선잠 깨었습니다. 둘둘 말린 모포는 말이 없고 구급차는 급히 원룸을 빠져나갔습니다. 어쩐지 요즘, 302호 할아버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경비원과 청소부 아줌마만이 쉬쉬, 다가와 한숨 섞인 소독약을 뿌려댔습니다. 매캐한 냄새에 눈이 아파옵니다. 할아버지의 구부정한 허리가 눈앞을 서성거리다 사라집니다.  


 오늘은 喪中입니다. 옆집은 동당거리며 서너 계단씩 뛰어다니는데 점검 중 간판을 내걸고 있습니다. 머릿속에 조등만 환히 밝히고 있습니다.




달과 노래하는 중이에요 / 심인숙


초저녁달이 도르래를 내리고 있어요

끊어진 수화기에선 아직도 당신의 말소리가 새어나와요

슬플 땐 노래하라고 밀림의 타잔이 말했던가요

샤우팅 창법으로 노래하고 싶었어요

나는 주춤거리다 이내 달이 끄는 도르래에 올라타요

담을 훌쩍 넘어

아아 새보다 빠르게 달음박질치는 건 내 몸의 긴 그림자에요

달빛 도르래에 매달려

난 정말 가뿐하게 네거리 빨간 신호등을 건너가고 있어요

밧줄을 잡고 나무와 나무의 등을 옮겨 타며 밀림을 지나가고 있어요

아 아 코끼리를 불러볼까요

구구구구 자그마한 구관조들이 몰려오네요

물소리가 들려요 폭포수가 보여요

공기방울처럼 흩어져 내리는 함성들

빈 둥지를 슬쩍 건드리면 하프를 켜는 천사들이 나올까요

당신의 말소리 이곳에선 들리지 않아요

나는 달빛 도르래를 타고 울퉁불퉁한 지평선을 넘어가고 있어요

악보를 삼킨 달이 연거푸 노랠 불러요






공놀이 / 심인숙


햇볕 위로 집이 기우뚱 미끄러져요

어지럼증을 느낀 나는 그만 엉금엉금 침대로 기어들어요

오늘은 방 하나만 차지하기로 하죠

천장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동안

당신은 전등갓처럼 입을 크게 벌려 웃고 있군요

벽들이 빠르게 자리를 바꿔치고 있어요

늦기 전에 전화를 걸어야 하는데 수화기가 자꾸 달아나고 있어요 

장롱이 거꾸로 뒤집어져요

달력 속의 시간들은 미래로 앞 다투어 나가고

걸어 논 옷가지는 바닥으로 떨어지지도 않고 둥둥 떠다니네요

지금 방은 거대한 공처럼 튕겨지고 있어요

문갑이 천정 속으로 기어들어 가고 서랍들이 의자 위에 걸터앉아요

너구리 인형이 꼬리를 흔들며 미끄러져 가고

크고 작은 난 화분이 산발한 채 굴러다녀요

끓어오르는 열정을 싣고 다니며

침대가 또 한 번 신나게 솟아오르지만 뭐, 까딱없어요

문 앞에 앰뷸런스가 당도할 때까지

당신과 나,

온몸에 바람을 불어넣고 가속도를 붙여요





<심사평>


 구체적 묘사와 소재의 특이성


  새로운 시인을 뽑는 일은 새로 떠오르는 눈부신 별 하나를 기다리는 일만큼 가슴 뛰는 일이다. 많은 응모자들 중에 숨어 있을 빼어난 시인을 기다리며 떨리는 손으로 심사에 임했다. 먼저 예심을 통과하여 최종 심사에 넘겨진 마흔네 분의 작품 400여 편을 면밀히 읽었다. 이미 예심을 통과한 작품들이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시적 긴장이 넘치고 진정성이 돋보였다. 우선 시에서 제일 눈에 거슬리는 언어의 클리쉐(Cliche)가 별로 눈에 뜨이지 않았다. 그러나 시류적 경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작품들이 여전히 눈에 뜨였다.

  마지막까지 손에 남은 11편을 들고 최종논의를 한 결과 심인숙 씨의 <파랑도에 빠지다>와 김지윤 씨의 <수인반점의 왕선생>을 당선작으로 정하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심인숙 씨의 <파랑도에 빠지다>는 우선 경쾌한 리듬과 구체적인 묘사가 신선한 이미지와 활력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 김지윤 씨의 <수인반점의 왕선생>은 습작의 내공이 만만치 않게 느껴지는 솜씨였다. 사물을 따스하게 포착하는 시선과 소재의 특이성이 앞으로의 가능성을 충분히 내보이고 있었다.

  이외에 심사위원의 손에 마지막까지 남은 작품이 안승 씨의 <밤 눈>외, 조혜정 씨의 <동물사전>외, 심은섭 씨의 <겨울 도마뱀>외, 김정욱 씨의 <물고기좌 이선생>외, 김선미 씨의 <외딴집>외, 최운정 씨의 <동백>외, 김해선 씨의 <더위먹은>외, 김선 씨의 <종이 인형>외 등이었다. 모두가 곧 새로운 별로 떠오를 시간이 임박해왔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을만큼 수준작들이었다.

  심인숙, 김지윤 두 당선자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며, 문운이 내내 왕성하기를 기원한다.



* 심사위원: 문정희(시인/동국대 교수) 권영민(본지주간/문학평론가)




심인숙 시인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졸업

2006년 <전북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2006년 <문학사상> 신인상




728x90

 

 

상반기

 

하반기

 

    우물 / 하상만



오후반에 가기 전 우물의 깊이를 측정했다

측정 방법은 간단했다 나는 아이답게 돌을 집어 들었고

돌은 몇 번 벽에 부딪쳐 아득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그때부터 깊은 것은 멀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시험지는 자꾸 물어왔다 나에게

관계가 깊은 것을 고르시오

나는 먼 것을 골랐고 어른들은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답을 교정하기 위해 학교에 남았고

준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마치고

안정된 직장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엔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말할 수 없는 것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직원들에게 줄 모자라는 월급 100만원을

아내에게 구해달라고 하지 못하는 선배는 아내와

약간은 먼 거리에 있다 걱정과 괴로움은

함께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설혹 잠자리를 함께한 사이라도 멀다

우울한 날 함께 있는 것을 꺼리는 나의 이십 년

친구도 멀다

자기 집안에 대해 한 번도 말해준 적이 없는

애인도 멀다 멀다 멀다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없는 사람들은 멀다

그들의 마음속엔 돌무덤이 있다

아직도 깊이를 재기 위해 누군가

고공낙하하고 있다 깊어만 갈 뿐

가까워지지 않는 그 속을



          -문학사상 2005년 12월호- 

'문예지 신인상 > 문학사상신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7년 문학사상 신인상  (0) 2011.10.21
2006년 문학사상 신인상  (0) 2011.10.21
2004년 문학사상 신인상   (0) 2011.10.14
2003년 문학사상 신인상  (0) 2011.10.14
2002년 문학사상 신인상  (0) 2011.10.14
728x90

 

 

 

중환자실의 까뮈 / 정진영(상반기)

책을 읽어주다가
환자의 호흡을 더듬어 본다
들여 마시고 내 쉬어진 글씨들이
병실 공기를 채우고 있다
잠깐 멈춰진 그의 무호흡이
폐이지를 와르르 넘긴다
그가 접어 둔 곳, 알제...
그는 반으로 접혀진 자리를
이제는 펼쳐놓고 싶어 한다
페스트가 휩쓸고 지나간
장례미사 문장이 써 있는 곳
그는 끝까지 쉬지 않고 넘겨져
그곳으로 완전히 평온해진
쉼표를 찍고 싶어 한다
오오 서둘러야한다
저 페이지에 산소눈금을
다시 붙여 주어야 한다
책갈피가 부풀도록
산소를 체워 놓아야 한다

빠르게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한다

 

 

 

 

 

 

 

달을 베어 먹으며 / 강회진(하반기) 


늙은 책을 펼치자 잎맥 도드라진 나뭇잎 한 장 합장하고 앉아 있다. 책벌
레에게 몸 다 공양하고 해탈에 든, 노스님의 옷자락 같다.

눈을 감으니 보드가야 거대한 보리수 숲 일렁이며 내게로 걸어온다.

뚝뚝, 달을 베어 먹으며, 잘린 가지 흉터를 타고, 숲으로 들어가야지. 바
람이 불 때마다 화르르 쏟아져 내리는 잎새들, 잎새가 되기 전의 생으로 가
잘 구워진 모래 위에 맨발로 서야지.

달을 반쯤 삼킨 옥탑방, 하늘이 기우뚱한 지붕 쪽으로 바짝 다가온다. 몸
부리는 곳이 높을수록 오히려 견딜만 한다.

보리수 잎새만으로 배부르고 싶은 밤, 천천히 달을 베어 먹으며 거대한
보리수 숲으로 들어선다.

낡은 책을 펼치자 잎맥만 남은 나뭇잎 한 장 두 손 모으고 누워 있다. 책
벌에게 몸 죄 공양하고 선정에 든 노스님의 갈비뼈 같다.

 

 

 

728x90

 

 

실종 / 한용국


  누워 있는 남자의 입으로 공기가 밀려 들어간다 느릿느릿 기다려왔다는

듯이  열린 식도를 통과해 간다  곧 저 공기는 남자의 꼬리뼈에서  마지막

흔적을 밀어내리라 남겨질 한 줌의 질척함을 비둘기가 안다는 듯 고개 주

억거리며 지나간다 십분 전 그는 마지막 담배를 피웠으리라 손끝이 다 타

들어갈 때쯤 모든 회한과 환멸을 떨어뜨리고  수도승처럼 신문지 위에 누

웠으리 그의 잠을 깨우던 굉음이 떠나가고 세상이 그를 정적 속으로 초대

한 것이다 한때  그를 빛나게 했던 꿈의 이마는 꼬깃꼬깃 접혀 있다  어쩌

면 저녁거리의 불빛들이 그를 향해 달려오고 있을까 하지만 모로 누워 웅

크린 자세는 무언가 단단히  그러쥔 손아귀처럼 보이는데  아무도 알아채

지 못하는 안식을  단 한 번의 눈길로 스치는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가고

있는가  왜 이 소리 없는  잔혹 앞에서야 모든 궁극적인 질문은  보편성을

얻는가 공기가 지나간  그의 몸을 얼룩진 신문의 활자들이 더듬더듬 읽으

며 덮어주고 있다

 

 

 

728x90

 

 

 

사해(死海) / 김연숙

나의 가슴바닥은
지상에서 가장 낮은 곳
온갖 이야기 흘러들지만 유출구는 없어
기다려야 하네 시간의 투명한 감옥이네

나의 가슴 깊숙이
잠입(潛入)할 순 없다네
밀어내고 밀어내는 내 순결한 표면장력 위에
가만히 등 기대어 누워보게나
무등 태우며 안아주겠네
아무도 내게 와서
자살할 순 없다네

메마른 태양 볕에 졸이고 졸여
유황 짙은 한 사발 약이 되었네
어루만져 씻어주려네 지친 그대여
나의 외로움이 그대 온 몸
감싸주는 약이 되리니

모든 이야기들 땅 속으로 스며들어
조용조용 흘러드는 이 가슴바닥,
사막의 눈동자로 빛나고 있네
(푸른 불꽃 어른거리는 고밀도의
보석 한 알)
고요히 눈을 뜨고 기다리네
그대, 먼 길 걸어
내게로 오게

 

 

 

 

 

오래된 항아리 / 최을원

 


그 집,
그 집 뒤란에 오래된 항아리
시간이 고여 찰랑거리고
산새들 내려와 목을 추기고
보름달 머물다 노란 알 하나 낳고 갔었다
달의 행로를 따라 고샅길 생겨나고
그 길 쫓아 1톤 트럭 한 대 거슬러 올라와 봄을 하역하고 간 후,
곳곳에 피어나던 꽃
마당에, 뒤뜰에, 외양간에, 부엌에, 뒷간에, 지붕에, 안방에, 바람벽에,
그 집 빼곡이 채우고,
읍내 가는 먼지 많은 길로 나섰다가
차마 다리 건너지 못하고 강뚝 서성이다 시들었었다

그 다리,
꽃잎은 강물에 실려 마을을 돌아, 폐교를 돌아
손금 위로 흘러 드는데
밤마다 건너는 교각만 남은 다리
수시로 헛딛어 무릎팍 깨지는 교각만 남은 다리
강물 뚝!뚝! 흘리며 돌아오는 새벽 그 건너엔
꽃들이 주인인 집 한 채 있고
그 집 뒤란, 오래된 그 항아리 노란 알 하나 여전히 품고 있다

 

 

 

728x90



수배전단을 보고 /윤성택 

 
귀가길에 현상수배 벽보를 보았다
얼마나 많은 곳에 그의 자유를 알려야 하는지
붉은 글씨로 잘못 든 生의 내력이 적혀 있다
어쩌다 저리 유명해진 삶을
지켜 봐달라는 것일까
어떤 부릅뜬 눈은
생경한 이곳의 나를 노려보기도 한다

어쩌면 나도
이름 석자로 수배중이다
납부 마감일로 독촉되는 고지서로
열자리 숫자로 배포된 전화번호로
포위망을 좁혀오는지도 모른다

칸 속의 얼굴은 하나 둘 붉은 동그라미로
검거되어 가는데, 나를 수배한 것들은
어디서 잠복중일까

무덤으로 연행되는 남은 날들,
그 어딘가
잡히지 않는 희망을
일망타진할 때까지
나는 매일 은신처로 귀가하는 것이다.

 

 

 

 

'문예지 신인상 > 문학사상신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5년 문학사상 신인상  (0) 2011.10.21
2004년 문학사상 신인상   (0) 2011.10.14
2003년 문학사상 신인상  (0) 2011.10.14
2002년 문학사상 신인상  (0) 2011.10.14
2000년 문학사상 신인상  (0) 2011.10.14
728x90

 

 

 

공갈빵이 먹고 싶다 / 이영식

빵 굽는 여자가 있다
던져 놓은 알, 반죽이 깨어날 때까지
그녀의 눈빛은 산모처럼 따뜻하다
달아진 불판 위에 몸을 데운 빵
배불뚝이로 부풀고 속은 텅 - 비었다
들어보셨나요? 공갈빵
몸 안에 장전된 것이라곤 바람뿐인
바람의 질량만큼 소소하게 보이는
빵, 반죽 같은 삶의 거리 한 모퉁이
노릇노릇 공갈빵이 익는다

속내 비워내는 게 공갈이라니
나는 저 둥근 빵의 내부가 되고 싶다
뼈 하나 없이 세상을 지탱하는 힘
몸 전체로 심호흡하는 폐활량
그 공기의 부피만큼 몸무게 덜어내는
소소한 빵 한 쪽 떼어 먹고 싶다
발효된 하루해가 천막 위에 눕는다
아무리 속 빈 것이라도 때 놓치면
까맣게 꿈을 태우게 된다고
슬며시 돌아눕는 공갈빵,

차지게 늘어붙은 슬픔 한 덩이가
불뚝 배를 불린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