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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앵(夜櫻) / 조정완

 

어린 안구에만 상이 맺히는 벌레를 안다

나는 매일 밤마다 벌레를 잡으러 뛰어다녔고

엄마가 알지 못하는 건 모두 병이었다

매일 밤이 눈부시다는 걸 비밀로 했고

점점 방문을 닫아두기 시작했다

틈, 이 싹을 틔웠다

 

초콜릿 통에 넣어둔 알약

밤이면,

오래도록 녹여 먹었다

내 책상은 언제나 빛났고

사방에서 손들이 모여들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엄마

아픈 사람은 쉽게 죽는 거죠,

 

옥상 난간에 내 머리를 올려두고 혼자 제사를 지냈다

발끝을 세우고 팔을 휘저으면

가벼워진다

떨어져 나간 나는 자라고 자라

벌써 나무가 되어버렸다

나를 가둔 단단한 껍질은 누구인가

 

떨어지는 것은 모두 봄

또,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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