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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 물고기 / 박희연
한 겨울 아스팔트에 말라붙은 물고기를 보았다
삭풍을 견디는 힘은 가시에서 비롯하는 듯
물고기는 스스로 살을 발라버리고
가시를 점점 더 가늘게 벼리고 있었다
바람은 종종 눈물을 부른다
울음은 뼈를 드러내는 일
골수까지 얼어붙은 바람이 불어야
더 열심히 울 수 있다고
더 열심히 울어야
악착같이 끌어안을 수 있다고
악착같이 끌어안아야
두 번 다시 너를 보내지 않을 수 있다고
물고기는 마지막 비늘까지 떼어내며
아스팔트 위에 굴신했다
숨이 턱턱 막히고
목이 조여 오는 세상
스스로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는
제 몸을 불사르고 청계천을 달린 아이들의 엄마
진도 바다에 영문도 모르고 수장된 아이의 엄마
아직 엄마 젖 주무르기를 좋아하던 어린 날
전쟁터에 끌려가 갈기갈기 찢긴
이제는 늙어버린 여자 아이
광대뼈가 불거지고 손마디가 굵어지고
거죽 위로 두두룩 뼈마디가 솟아오른
더러는 흙이 된 여자들
한겨울 아스팔츠 위에 화석처럼 굳어버린 여자들을 보았다
그 버려진 가시 위에 골수처럼 비가 내렸다
우수상 김인숙혼자
장려상 김하나 010-거울
변아림 고슴도치
정유리 물고기의 기척
입선 김후자 물고기
박화진 아버지에겐 아가미가 있다
서영지 발랄한 물고기자리
성지수 물고기
허수현 고슴도치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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