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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아버지의 집 / 유다인

   

벽돌을 쌓는 사람들이 있다

아버지의 몸 위에 한 삽 한 삽

집이 지어지고 있었다

둥근 봉분이 쌓아지는 중이다

바람에 몸을 틀어 태양을 감추는 구름도,

날아오르는 새떼들의 날개가 허공에 부딪는 소리도,

너무 많아서 나는 기록할 수 없다

혹시 집에 비가 샐까

나는 봉분 근처를 배회하며

물방울의 크기와 그늘의 각도를 잰다

사방으로 뻗은 산맥처럼

아버지 발등 위에 불거진 핏줄은

끊임없이 흐르던 세월이었다

누가 이 산맥을 읽을 것인가

 

문패 대신 세워진 비석

아버지의 이름이 지워지지 않도록

젖은 소매로 닦는다

 

 

 

 

[본상] 올갱이국 / 지경희

   

빗방울 튀어 오르듯

보글보글 끓는 정오

 

나만의 특별비법

한 옥타브 올라간다

 

태양초

고추장 넣고

허기가 풀릴 때까지

 

소나기 부른 열탕

통째로 삶은 유월

 

단단한 껍데기에

제 살 꼭꼭 숨겼어도

 

남한강

푸른 물줄기

확 빨아서 비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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