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대상] 아버지의 집 / 유다인
벽돌을 쌓는 사람들이 있다
아버지의 몸 위에 한 삽 한 삽
집이 지어지고 있었다
둥근 봉분이 쌓아지는 중이다
바람에 몸을 틀어 태양을 감추는 구름도,
날아오르는 새떼들의 날개가 허공에 부딪는 소리도,
너무 많아서 나는 기록할 수 없다
혹시 집에 비가 샐까
나는 봉분 근처를 배회하며
물방울의 크기와 그늘의 각도를 잰다
사방으로 뻗은 산맥처럼
아버지 발등 위에 불거진 핏줄은
끊임없이 흐르던 세월이었다
누가 이 산맥을 읽을 것인가
문패 대신 세워진 비석
아버지의 이름이 지워지지 않도록
젖은 소매로 닦는다
[본상] 올갱이국 / 지경희
빗방울 튀어 오르듯
보글보글 끓는 정오
나만의 특별비법
한 옥타브 올라간다
태양초
고추장 넣고
허기가 풀릴 때까지
소나기 부른 열탕
통째로 삶은 유월
단단한 껍데기에
제 살 꼭꼭 숨겼어도
남한강
푸른 물줄기
확 빨아서 비워낸다
'국내 문학상 > 사계김장생문학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2회 사계 김장생문학상 당선작 (0) | 2017.10.16 |
---|---|
제10회 사계 김장생문학상 (0) | 2014.06.19 |
제9회 사계 김장생문학상 (0) | 2013.06.02 |
제8회 사계 김장생문학상 (0) | 2012.05.29 |
제7회 사계 김장생문학상 (0) | 2011.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