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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大賞)수상 대표작품

 

떡볶이 미사일 / 김영

 

나는 평화초등학교 앞

맛나다 분식점 떡볶이 집에요.

어린 손님들은 보글보글 끓는 나를 보고

군침을 흘리며 지나가죠.

짤랑짤랑 동전을 만지며

준비물 대신 꿀꺽 한입 삼키기도 해요.

송골송골 콧잔등에 땀까지 맺히고

어휴, 매워 후후

엄마한테 혼날까봐 후후훗

불자동차 된 혀가 바삐 옮겨 다녀요.

전쟁놀이 하는 어른들에게

떡볶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우와, 생각만 해도 신이 나요.

피융- 매운맛 나가신다.

피융- 피융- 달콤한 맛 받아라.

떡볶이 맛에 빠져

전쟁놀이는 잊어버릴걸요.

참! 세계 어느 곳이나 배달합니다.

-작품집 <떡볶이 미사일>중에서

 

 

 

본상 수상작품(운문부문)

 

새우할머니 / 정홍주

 

노량진수산시장 한 귀퉁이

등이 굽은 할머니 한 분 생선을 파신다

달빛 어스름한 시간이 고단한 잠을 깨우면

경매에서 사온 고기들을 스윽스윽 손질한다

빨간 함지박에서 물장구치는 미꾸라지와

얼음을 깔고 누운 생선들과

허공을 퉁겨 오르는 새우가 오늘 주인공이다

모두들 어둠을 깨우며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새 할머니가 펼쳐놓은 바다는 흥건하다

바쁜 발길들이 첨벙첨벙 길을 놓는다

고 놈은, 김치랑 싸먹으면 아주 맛나

할머니는 오늘도 백과사전이다

비닐에 담긴 꽁치가 사내의 손에 들려

달랑달랑 흔들리며 시장 밖으로 헤엄쳐간다

가끔 새우들 수조 밖으로 뛰쳐나가면

황급히 굽은 등으로 달려 나가는 할머니

마침내 그 파닥임을 잡아 수조에 넣어주는

등 굽은 할머니의 아침은 늘 바쁘다

할머니 지나간 자리

굽은 등이 낙관처럼 찍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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