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전하는 말 / 이은주
작지만 肥沃한 分斷의 땅
이 땅은 歷史가 쓰이기 전부터
탐내는 사람들이 많다 하였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領土를 지켜내기 위해
부단히 싸워야했고
무수히 희생해야 했다하였다.
아들..
내 아들도 그러하였다.
어미가 살고 있는 이 땅을 빼앗기지 않으려
적의 총성에도 한 발자국 물러섬이 없었다하였다.
아들..
혹시 보고 있느냐.
네가 떠난 이 땅에도 꾸역꾸역 봄이 왔다.
어느새 벚꽃은 가느다란 입김에도 떨어질 정도로 흐드러져 있고,
앙상하기만 했던 나무에도 어느새 푸른 빛이 돌더구나.
하지만 이 아름다운 꽃을 보고도 웃음이 만들어지지 않고
푸릇한 나무를 보고도 눈물이 난다.
누군가에게는 유난히 더디게 찾아 온
이 봄이 야속할지 모르겠으나
이 봄 햇살을 어미 혼자 받고 있자니
자꾸 고개가 밑으로 꺼지는구나.
먹을 게 하도 없어서 풀뿌리를 삶아 먹던 보릿고개도,
이 봄 보다 길지는 않았단다.
전쟁으로 반이나 무너져버린 네 外家에서
옷섶으로 파고든다는 봄바람을 피할 때에도,
이 봄 보다 서럽지는 않았단다.
몹쓸 傳染病을 이기지 못한 내 아버지 어머니를
진달래 가득한 산 속에 내 손으로 묻고 내려오던 해에도,
이 봄 보다 잔인하지는 않았단다.
양지 바른 곳에 어미의 것 보다 먼저 만들어진 네 무덤을 본다.
피를 토하며 불러도 대답 못 할 뚜렷한 네 이름 석 자를 본다.
네가 잠들어 있는 이 곳은
햇살이 잘 비춰 따뜻한, 네가 지킨 땅이란다.
네가 잠들어 있는 이 곳은
비가 내려 땅을 다져주는, 네가 지킨 땅이란다.
네가 잠들어 있는 이 곳은
바람도 잠시 쉬어가는, 네가 지킨 땅이란다.
네가 잠들어 있는 이 곳은
純白의 눈이 곱게 쌓이는, 네가 지킨 땅이란다.
이제는 아들을
볼 수 없다하였다.
상처 나지 않은 이 땅을 어미에게 전해주려
아들의 눈은 마지막까지 적들을 향해 있었다하였다.
아들이 끝까지 지켜준 이 땅 위에서
어미는 자랑스럽게 살고 싶다하였다.
아들이 지켜낸 이 땅과 더불어 늙고 싶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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