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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 김미홍
넓다고 크다고 온전한 것은 아니며
봄이 왔다고 따뜻한 것만 아니니
가슴에 품은 많은 말들을
작은 비석에 품지 못한다
머리 위 하늘에 써보려 해도
다섯 손가락 어디 갔는지 뵈지 않고
반쪽이 흐린 눈으로 뿌리 내리려니
눈동자가 삐걱거린다
정신은 닳지도 않고 살아 숨쉬고
바람은 닿지도 않고 살아 떠돌고
봄이 온다는 편지는 받았는데
아직 등이 시리다
갇혀 있던 심장이 옷을 벗고
묶여있던 족쇄가 몸을 씻으니
순결하고 소리없는 새가 되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조국으로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울림으로
봄이 오면
늙은이 가문 얼굴
휘고 마른 등 위에도
푸른 싹이 돋아나듯
한 발 더 나아갈
조용한 침묵을 즐겨라
좁다고 작다고 모자란 것은 아니며
봄이 갔다고 차가운 것만 아니니
어긋난 심장을 꿰매고 붙여
흩어진 가슴을 모아
핏줄이 이어져 사랑을 하고
겨레가 힘을 내 소리를 쳐라
이 땅, 이 곳이
시들고 마르지 않는
너와 나의 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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