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상자 발표
※ 대상
당선작품--대동여지도를 보며 / 조명숙
※ 시부문(시, 시조)
* 금상--조정아
* 은상--박순서
* 동상--이성훈
* 장려--김남금(계룡시), 이은주(대전), 박현수(대전),
大東與地圖를 보며 / 조명숙
걸어서 만주까지 다시 한라까지
백두대간이 콧대처럼 선 정밀 지도를 들여다본다.
지도속의 명승지와 온천
도로와 댐들, 학교들, 빽빽한 기호들
그러나 정작 내가 찾아가고 싶은
비무장지대 외딴 오두막 외갓집은 보이지 않는다.
쟁쟁한 푸른 햇살과 구리처럼 흰 등으로
혼자서 남하해 온 할머니의
피란길은 보이지 않는다.
저수지 가는 길이 들어간
화전민 마을도 보이지 않는다.
보여주는 것보단 보여주지 안는 것이 더 많은
지도속의 도계와 시계, 3.8선
함부로 그은 경계선이 서슬 퍼렇다.
허나 바람이 불 때마다
한쪽으로 비스듬히 휘었다가
딱딱히 굳은 경계선을 파르르 감전시키며
풀잎들이 일어선다.
잔물결 치는 갈대밭 지워지며 출렁이고 있다.
달과 해를 등에 업고
평생을 떠돌았을 고산자.
그는 필경 풀잎 하나 입에 물고
떠도는 그리움 하나쯤 어디엔가 숨겨서
축소해 그려 놓았을 것이다.
세상의 시름을 달랜 주막 하나
떠도는 티끌처럼 점을 찍어 놓았을 것이다.
저 아릿한 휴전선 가시철책을
핥아주는 봄비가 지금 막 내리고 있다.
2. 시 심사평
시 77명의 400여 편, 시조 5명의 30여 편이 응모되었다. 시인마다 지향하는 바가 다르고, 작품 역시 응모자의 내면처럼 다양하기 때문에 심사에 앞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심사 기준을 정하였다.
① 주제에 따른 소재의 참신성, ② 직간접 체험에 의한 진실성, ③ 감동을 생성하는 표현력 등이다. 이와 같은 심사 기준에 의해 1차 정독을 하여 9명이 선정되었다. 이 작품들을 재독하여 4편을 선정하고, 삼독과 사독, 5독을 하여 수상 등위를 변별하였다.
결심에 오른 네 편의 작품은 모두 주제와 소재, 진실성에 바탕한 감동을 주는 작품들이었고, 개성이 뚜렷한 작품이어서 등위를 정하기가 쉽지 않았음을 밝힌다. 그러나, 응모한 작품 전체를 참고하여 수상자를 선정하였다.
대상으로 선정된 조명숙의 [대동여지도를 보며]는 주제를 받치는 표현력이 뛰어났다. 또한 우리나라의 현대사의 질곡을 작품 속에 용해시켜 우리의 현실을 확인시키고 있다. 또한 그가 함께 응모한 나머지 작품들도 고른 수준을 유지하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금상으로 선정된 조정아의 [야생화 월기(月記)]도 뛰어난 작품이었다. 자연스럽게 시어를 활용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비법을 갖고 있었는데, 응모한 작품이 고르지 못했다. 은상을 받은 박순서의 [다시 그리움 되어]는 잘 다듬어졌지만, 한 편의 작품으로는 무게가 약했다. 그러나 다른 작품들이 고른 수준을 보여 선정되었다. 동상을 받은 이성훈의 [어머니의 섬김]은 우수한 작품이었으나, 시상과 시어들이 넘쳐나는 것이 흠이라 보았다. 수상 작품도 서두의 4행을 삭제하였다면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이 외에도 김남금의[진달래꽃], 이은주의[산으로 간 물고기], 박현수의 [눈] 등은 주제와 표현에 있어 개성적이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작품이었다. 다만 작품상 응모는 개별 작품의 완성도와 함께 상대적 평가를 하기 때문에 장려에 머물었음을 밝히며, 이 분들에게 격려의 인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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