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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옷걸이는 누군가의 배후다/정충화
모든 옷걸이는
옷을 위한 몸이다
주인을 대신하는 또 다른 몸
육신의 껍데기를 끌어안고
기꺼이 제 몸을 빌려주는
누군가의 대역代役이다
철 지난 양복을 걸치고
옷장 속 어둠을 거르거나
젖은 셔츠를 입고 빨랫줄에 매달려
햇볕과 바람의 통로를 지키는
수문장이 되기도 하는 것들
세상의 모든 옷걸이는
누군가의 배후다
나 역시
낡고 찌그러져 가는
한낱 옷걸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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