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아지랑이 / 조오현

 

 

나아갈 길이 없다 물러설 길도 없다

둘러봐야 사방은 허공 끝없는 낭떠러지

우습다

내 평생 헤매어 찾아온 곳이 절벽이라니

 

끝내 삶도 죽음도 내던져야 할 이 절벽에

마냥 어지러이 떠다니는 아지랑이들

우습다

내 평생 붙잡고 살아온 것이 아지랑이더란 말이냐.

 

 

 

비슬산 가는 길

 

nefing.com

 

 

서울신문사가 주관하는 제16회 공초문학상 수상자로 조오현(76)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집 아득한 성자’(시학 펴냄)에 실려 있는 아지랑이’. 무소유의 삶을 살다간 공초(空超) 오상순 시인을 기리기 위해 1992년 제정된 공초문학상은 등단 20년 이상의 중견 시인을 대상으로 최근 1년간 발표한 신작시 가운데 수상작을 뽑는다. 올해 심사는 서울대 명예교수인 오세영 시인과 공초숭모회 회장 이근배 시인, 문학평론가 임헌영 중앙대 교수가 맡았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시상식은 1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서울신문사가 주최하는 제16공초(空超)문학상시상식이 12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올해 수상자인 조오현 시인을 비롯해 원로시인 김종길 고려대 명예교수, 김남조 시인, 정진규 시인, 조정래 소설가와 김초혜 시인 부부, 신달자 시인, 한분순 시인, 이근배 공초숭모회 회장 등 문단 인사와 친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시상식은 노진환 서울신문 사장의 인사말에 이어 공초 오상순 시인의 시 방랑의 마음과 수상작인 조 시인의 시 아지랑이낭송, 심사위원장인 시인 오세영 서울대 명예교수의 심사평, 조 시인의 수상 소감, 김남조·김종길 시인의 축사, 이근배 시인의 공초 선생 업적 소개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노 사장은 공초문학상은 무소유의 삶을 살다간 공초 선생을 아끼고 존경하던 구상 시인, 김기창 화백 등 시인 및 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제정한 상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권위있는 문학상으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조오현 시인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고 말했다.

 

수상자인 조 시인은 “‘무사시귀인’(無事是貴人·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없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라는 공초 선생의 가르침을 따르지 못하고 상을 받게 돼 부끄럽기 짝이 없다.”그렇지만 오늘은 무슨 상이든 좋은 것이니까, 기쁘게 받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남조 시인은 축사를 통해 조 시인에게서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문학성을 느꼈다.”목 마를 때 물 한 잔이 소중하듯 즐겁게 상을 받으면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라고 축하의 말을 건넸다. 이어 김종길 시인은 수상작 아지랑이는 전통적인 시조 형식을 과감히 해체해버린 데 그 의미가 있다.”며 시선일여(詩禪一如)의 경지에 이른 조 시인의 시세계를 기렸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시상식이 끝난 뒤 서울 수유리 공초 선생 묘소를 참배했다.

 

728x90

 

 

아득한 성자 / 조오현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 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 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아득한 성자

 

nefing.com

 

 

'향수'의 시인 정지용의 문학정신을 기려 지용회(회장 이근배)가 제정한 '정지용 문학상' 19회 수상자로 시인 조오현(법명 무산·霧山·75) 스님이 12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계간 시와시학’ 2007년 봄호에 발표한 아득한 성자이다.

 

조오현 스님은 1958년 밀양 성천사에서 사미계를, 1968년 범어사에서 비구계를 받았으며 불교신문 편집국장과 주필을 거쳐 현재 강원도 낙산사와 신흥사 회주를 겸하고 있다. 1968'시조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심우도' '설악시조집' 등을 발표했다.

 

고은 시인은 심사평에서 벽에 그림을 그려 두었더니 그 그림이 살아나서 그린 사람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게 되다니! 안개 자욱한 내설악, 안개 걷힌 외설악을 아우르고 있게 되다니! 과연 오현음(五鉉吟)의 높이로다고 말했다.

 

김남조 시인은 삼라만상의 모든 것이 (조오현 스님의) 스승이고 동문임에 틀림없다짧은 생애의 풍요로운 충족을 읊고 있어 충격적이고 시의 지평 확대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지용 문학상은 향수로 유명한 정지용 시인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용회(회장 이근배 시인)가 제정했다. 상금은 1000만 원이다. 박두진 김광균 오세영 오탁번 유안진 정호승 시인이 이 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지용문학축제 기간인 512일 오후 230분 충북 옥천 관성회관에서 열린다. 상금은 1천만원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