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성자 / 조오현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 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 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향수'의 시인 정지용의 문학정신을 기려 지용회(회장 이근배)가 제정한 '정지용 문학상' 제19회 수상자로 시인 조오현(법명 무산·霧山·75) 스님이 12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계간 ‘시와시학’ 2007년 봄호에 발표한 ‘아득한 성자’이다.
조오현 스님은 1958년 밀양 성천사에서 사미계를, 1968년 범어사에서 비구계를 받았으며 불교신문 편집국장과 주필을 거쳐 현재 강원도 낙산사와 신흥사 회주를 겸하고 있다. 1968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심우도' '설악시조집' 등을 발표했다.
고은 시인은 심사평에서 “벽에 그림을 그려 두었더니 그 그림이 살아나서 그린 사람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게 되다니! 안개 자욱한 내설악, 안개 걷힌 외설악을 아우르고 있게 되다니! 과연 오현음(五鉉吟)의 높이로다”고 말했다.
김남조 시인은 “삼라만상의 모든 것이 (조오현 스님의) 스승이고 동문임에 틀림없다”며 “짧은 생애의 풍요로운 충족을 읊고 있어 충격적이고 시의 지평 확대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지용 문학상은 ‘향수’로 유명한 정지용 시인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용회(회장 이근배 시인)가 제정했다. 상금은 1000만 원이다. 박두진 김광균 오세영 오탁번 유안진 정호승 시인이 이 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지용문학축제 기간인 5월 12일 오후 2시 30분 충북 옥천 관성회관에서 열린다. 상금은 1천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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