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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성 / 이산하

 

 

광주 수산시장의 대어들

육질이 빨간 게 확실하네요

거즈 덮어 놓았습니다

에미야, 홍어 좀 밖에 널어라

 

19805월 광주에서 학살된 여러 시신들 사진과 함께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 있는 글이다

 

우리 세월호 아이들이 하늘의 별이 된 게 아니라

진도 명물 꽃게밥이 되어 꽃게가 아주 탱글탱글

알도 곽 차 있답니다~”

 

요리 전의 통통한 꽃게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라 있는 글이다

이 포스팅에 좋아요500여 개이고

감탄하고 부러워하는 댓글은 무려 1500개가 넘었다

좋아요보다 댓글이 더 많은 경우는 흔치 않다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고 환호한 사람들은

모두 한번쯤 내 옷깃을 스쳤을 우리 이웃이다

문득 영화 살인의 추억마지막 장면에서

비로소 범인을 찾은 듯 관객들을 꿰뚫어 보는

송강호의 날카로운 눈빛이 떠오른다

범인은 객석에도 숨어 있고 우리집에도 숨어 있지만

가장 보이지 않는 범인은 내 안의 또 다른 나이다

 

 

 

 

 

악의 평범성

 

nefing.com

 

 

 

18회 이육사 시문학상 수상자로 시집 악의 평범성을 쓴 이산하 시인이 선정됐다.

 

경북 영일에서 태어난 이산하 시인은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82시운동존재의 놀이로 등단했다.

 

올해 김달진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시인은 시집 악의 평범성을 비롯해 한라산’,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와 성장소설 양철북그리고 기행집 피었으므로, 진다’, ‘적멸보궁 가는 길등을 출간했다.

 

민족시인 이육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숭고한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2004년 제정된 이육사 시문학상은 올해로 18회째를 맞는다.

 

올해 심사는 김해자, 박철, 박형준, 이동순 시인과 남송우 평론가가 맡았다.

 

이육사 시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이산하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우리 시대의 역사와 현실을 비판적 시각에서 시적으로 형상화하고 이미지화하는 시각이 이육사 선생의 시정신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육사 시문학상 상금은 2천만 원이며, 시상식은 다음달 31일 오후 2, 안동 이육사문학관에서 이육사문학축전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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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더위 / 이재무

 

 

우리 시대의 더위는 갈 곳이 없다

 

백화점에서 쫓겨난 더위가,

 

식당가 커피숍 사우나 지하상가에서 문전 박대당한 더위가,

 

은행가 의사당 법원 도청 시청 군청 동사무소 관공서에서 내몰린 더위가,

 

교회와 성당과 절에서 부정당한 더위가,

 

버스 전동차 기차 승용차에서 거절당한 더위가,

 

극장 도서관에서 거부당한 더위가,

 

학교 학원 회사에서 퇴학 퇴원 퇴출당한 더위가,

 

꽃집 빵집 어린이집 예식장에서 내쫓긴 더위가

 

유기견 혹은 좀비가 되어

 

악에 받친 채 거리로,

 

골목으로 공원으로 역전 대합실로 광장으로 고시원으로 벌방으로

 

떼 지어 다니고 있다

 

언젠가 더위가 미쳐 날뛰는 날이 올 것이다

 

 

 

 

데스밸리에서 죽다

 

nefing.com

 

 

 

TBC는 제17회 이육사 시문학상 수상자로 시집 '데스밸리에서 죽다'의 이재무 시인<사진>을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재무 시인은 1983'삶의 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 '온다던 사람은 오지 않고' '슬픔에게 무릎을 꿇다' '슬픔은 어깨로 운다' 등과 산문집 '쉼표처럼 살고 싶다'를 펴냈다.

 

이육사 시문학상은 민족시인 이육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숭고한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TBC가 지난 2004년 제정했다.

 

올해 최종심사는 오세영·권달웅·조용미 시인과 구모룡·오민석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심사위원회는 "이재무 시인의 '데스밸리에서 죽다'는 세상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도 솔직하게 드러내 놓으면서 그것을 새로운 표현에 담아내는 능숙한 솜씨를 보여줬다""작품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이육사정신에 부합한다고 보아 17회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육사 시문학상의 상금은 2천만원이며, 시상식은 다음달 오후 2시 안동 이육사문학관에서 열리는 이육사문학축전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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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운운 / 박철

 

 

어김없이

해가 뜨는 이유를 나는 모른다

생명을 위해서?

그러기엔 너무 뜨겁지 않은가

타면서 멀리

밀려온 우리

그러나

이제 수평선을 넘어가는 사연을 좀 알겠네

영속이란 없다는 것

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다는 것

그러니

나는 오늘도

사랑 운운

 

 

 

 

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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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C는 제16회 이육사 시문학상 수상자로 시집 '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으니'의 저자인 박철 시인을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상은 민족시인 이육사의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TBC2004년부터 매년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한다.

 

최종심사는 김명인, 장옥관, 김해자, 송찬호 시인과 구중서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이들은 "박철 시인의 '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으니'는 이웃을 바라보는 시인의 목소리에 온기가 담겨있다"면서 "민족의 아픔과 민중의 삶을 형상화하는데 충실했다"고 평가했다.

 

박철 시인에게는 상금 2000만원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오는 727일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에서 열리는 이육사문학축전과 함께 진행한다.

 

서울 출신의 박철 시인은 단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였으며, 1987창비<김포 1> 15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시집 불을 지펴야겠다2009년 천상병시상, 2010년 백석문학상을, 소설집 평행선은 록스에서 만난다2006년 단국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대표 시집으로는 '김포행 막차', '밤거리의 갑과 을', '새의 전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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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의 역 / 허수경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우리는 만났다

얼어붙은 채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내 속의 할머니가 물었다. 어디에 있었어?

내 속의 아주머니가 물었다. 무심하게 살지 그랬니?

내 속의 아가씨가 물었다. 연애를 세기말처럼 하기도 했어?

내 속의 계집애가 물었다. 파꽃처럼 아린 나비를 보러 시베리아로 간 적도 있었니?

내 속의 고아가 물었다. 어디 슬펐어?

 

그는 답했다. 노래하던 것들이 떠났어

그것들, 철새였거든 그 노래가 철새였거든

그러자 심장이 아팠어 한밤중에 쓰러졌고

하하하, 붉은 십자가를 가진 차 한 대가 왔어

소년처럼 갈 곳이 없어서

병원 뜰 앞에 앉아 낡은 뼈를 핥던

개의 고요한 눈을 바라보았어

 

간호사는 천진하게 말했지

병원이 있던 자리에는 죽은 사람보다 죽어가는 사람의 손을 붙들고 있었던 손들이 더 많대요 뼈만 남은 손을 감싸며 흐느끼던 손요

 

왜 나는 너에게 그 사이에 아무 기별을 넣지 못했을까?

 

인간이란 언제나 기별의 기척일 뿐이라서

누구에게든

누구를 위해서든

 

하지만

무언가, 언젠가, 있던 자리라는 건. 정말 고요한 연 같구나 중얼거리는 말을 다 들어주니

 

빙하기의 역에서

무언가, 언젠가, 있었던 자리의 얼음 위에서

우리는 오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처럼

아이의 시간 속에서만 살고 싶은 것처럼 어린 낙과처럼

그리고 눈보라 속에서 믿을 수 없는 악수를 나누었다

 

헤어졌다 헤어지기 전

내 속의 신생아가 물었다. 언제 다시 만나?

내 속의 노인이 답했다. 꽃다발을 든 네 입술이 어떤 사랑에 정직해질 때면

내 속의 태아는 답했다. 잘 가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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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C는 제15회 이육사 시문학상 수상자로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의 저자인 허수경 시인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상은 민족시인 이육사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TBC2004년부터 매년 수상자를 선정한다.

 

최종심사는 고진하, 신달자, 이기철, 천양희 시인과 정과리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이들은 "허수경 시인의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는 이국 생활의 애환과 고뇌를 담았다"면서 "시인은 20년 이상 독일에서 생활하면서도 모국어를 잊지 않고 갈고 닦아 수상자로서의 자질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허수경 시인에게는 상금 2000만원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오는 728일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에서 열리는 이육사문학축전과 함께 진행한다.

 

경남 진주 출신의 허수경 시인은 경상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뮌스터대학교 고대고고학 박사를 거쳤다.

 

그는 제6회 전숙희문학상, 14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대표 시집으로는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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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 / 이하석

 

 

비슬산의

숭엄과 신화의 바위가

검은 속 왈칵왈칵 쏟아내어

질펀한 서사를 이룬 것입니다.

 

그 물 대구시내 들어오는

가창 끝머리쯤에서

맑은 죽음들 품어 쓰다듬는 할머니가 떠먹고,

한바탕, 서러운 술을 깨우는 것입니다.

 

그렇지, 그 깨움을 들고서야 겨우,

어미 강이 되는 것입니다.

수달이든 왜가리든 고라니든 인간이든

선 것들 입에 젖 물린 채

마구 불어나는 것입니다.

 

그 죽은 이들의 자식들 여전히 여기서 자라기에

대구분지는 그렇게 문득 또, 환하게

젖는 것입니다.

한바탕, 새로 저항해야,

깨어나는 것입니다.

 

 

 

 

천둥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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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석 시인이 천둥의 뿌리’(한티재, 2016)로 제14회 이육사 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지난 29일 이육사 문학 축전이 펼쳐진 안동 이육사문학관에서 열렸다.

 

이육사 시문학상은 이육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숭고한 생애와 문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TBC2004년 제정했다. 상금은 2천만 원.

 

천둥의 뿌리는 대구 가창댐, 경산 코발트 광산 등 역사의 현장을 유족들과 수년 동안 찾은 시인이 “10월 항쟁을 핥고 되새김질하는 언어로 그려내길바라며 194610월항쟁과 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죽음의 기억을 담은 시집이다.

 

심사를 맡은 문정희, 박태일, 송재학, 염무웅, 황현산 등은 죽음을 호명하면서 그들의 뼈와 혼백이 발소리를 내면서 세상 밖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없을 수 없다. 70세 시인의 필력은 섬세하고 예리하다고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이하석 시인은 가창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벌어진 참혹한 처형의 기운에 휩싸였다. 그 죽음의 시를 쓰는 것이 숙제처럼 느껴졌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하석 시인은 1948년 경북 고령에서 태어났다. 1971현대시학으로 등단해 1980년 시집 투명한 속’, ‘김씨의 옆얼굴’, ‘우리 낯선 사람들’, ‘측백나무 울타리’, ‘’, ‘연애 간()’ 등이 있다. 1987년 대구민족문학회 공동대표를 맡았으며, 현재 예술마당솔 이사장, 대구문화예술회관 예술감독이다. 대구문학상, 김수영문학상, 도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김광협문학상, 대구시문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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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타 / 김해자

 

 

인천항에서 낯선 이 포구까지

오는 데 수십 일이 걸린데다

그 사이 몸은 다 식고

손톱도 다 닳아졌으니

삼도천이나 건넜을까 몰라

구조된 것은 이름, 이름들뿐

네 누운 이곳에

네 목소리는 없구나

집에 가자 이제

집에 가자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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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이육사문학상 수상자로 시집 집에 가자를 쓴 김해자 시인(사진)이 선정됐다.

 

이육사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삶의 현장에서 느끼는 구체적인 현실과 그 속에 담긴 고뇌를 드러내면서, 예술에 대한 위엄과 세상에 대한 깊은 연민을 잘 나타내고 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 상은 민족시인 이육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숭고한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4TBC가 제정, 올해가 13회째다. 최종심사는 문인수·송재학·이시영·이하석·황현산 시인이 맡았다.

 

상금은 2천만원이며, 시상식은 내달 30일 안동민속박물관에서 열리는 제13회 이육사문학축전 여름 행사와 함께 진행된다.

 

시인 김해자는 1962년 전라남도 신안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졸업해 1998<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했다. 시집 무화과는 없다(실천문학사.2001) 축제(애지.2007) 집에 가자(삶창.2015) 등을 출간했고, 1998년 전태일문학상과 2008년 제10회 백석문학상을 받았다.

 

 

 

해자네 점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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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C가 제정한 13회 이육사시문학상수상자로 선정된 김해자 시인(사진)에 대한 시상식이 30일 오후 230분 안동 민속박물관에서 열린다.

 

김해자 시인은 2015년 출간한 시집 집에 가자를 통해 서민들의 일상을 구체적인 서사와 약동하는 감동으로 형상화해 작은 삶에 대한 깊은 연민을 세련된 시적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상금 2천만 원을 수상했다.

 

문학상 시상식과 함께 이육사 문학축전이 열리는 안동 민속박물관에서는 이육사 여름 문학학교를 여는 한편 이육사시문학상 수상자 김해자 시인의 문학강연도 열어, 지역 문화인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한편, 지난 2004년 민족시인 육사 이원록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숭고한 생애와 민족정신을 기리기 위해 TBC가 제정하고 경상북도와 안동병원이 후원하는 이육사시문학상은 올해로 13회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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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의 아침 / 김소연

 

 

나 잠깐만 죽을게

삼각형처럼

 

정지한 사물들의 고요한 그림자를 둘러본다

새장이 뱅글뱅글 움직이기 시작한다

 

안겨 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안겨 있는 사람을 더 꼭 끌어안으며 생각한다

 

이것은 기억을 상상하는 일이다

눈알에 기어들어 온 개미를 보는 일이다

살결이되어버린 겨울이라든가, 남쪽 바다의 남십자성이라든가

 

나 잠깐만 죽을게

단정한 선분처럼

 

수학자는 눈을 감는다

보이지 않는 사람의 숨을 세기로 한다

들이쉬고 내쉬는 간격의 이항대립 구조를 세기로 한다

 

숨소리가 고동 소리가 맥박 소리가

수학자의 귓전에 함부로 들락거린다

비천한 육체에 깃든 비천한 기쁨에 대해 생각한다

 

눈물 따위와 한숨 따위를 오래 잊고 살았습니다

잘 살고 있지 않는데도 불구하고요

 

잠깐만 죽을게,

어디서도 목격한 적 없는 온전한 원주율을 생각하며

 

사람의 숨결이

수학자의 속눈썹에 닿는다

 

언젠가 반드시 곡선으로 휘어질 직선의 길이를 상상한다

 

 

 

 

 

수학자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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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추모사업회는 제12회 이육사시문학상 수상자로 시집 '수학자의 아침'의 김소연 시인을 선정했다.

 

이육사문학상 심사위원회는 김소연의 시는 때로는 더없이 투명하고 신선한 언어 감각과, 때로는 이해 불가능한 말들의 솟구침으로 앞선 세대의 이유 있는저항과 새로운 세대의 이유 없는좌충우돌 사이에서 자신만의 시어로 두 세대를 연결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 상은 민족시인 이육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숭고한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TBC2004년 제정했으며, 올해가 열두 번째이다.

 

시상식은 내달 25일 오후 3, 안동민속박물관에서 열리는 이육사문학축전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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來如哀反多羅래여애반다라 1 / 이성복

 

 

추억의 생매장이 있었겠구나

저 나무가 저리도 푸르른 것은,

지금 저 나무의 푸른 잎이

게거품처럼 흘러내리는 것은

추억의 아가리도 울컥울컥

게워 올릴 때가 있다는 것!

, 푸르게 살아 돌아왔구나,

허옇게 삭은 새끼줄 목에 감고

버팀대에 기대 선 저 나무는

제 뱃속이 온통 콘크리트 굳은

반죽 덩어리라는 것도 모르고

 

 

 

 

래여애반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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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이육사 시문학상 수상자로 시집 `래여애반다라`의 이성복(62)시인이 선정됐다.

 

16일 이육사 시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수상작으로 선정된 시는 타락한 세상, 추락한 권위로 특징 지워지는 현실 속을 살아가는 지식인의 자기모멸감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점이 돋보인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올해 11회째를 맞이한 이육사 시문학상은 민족시인 이육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숭고한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2004년 제정됐다.

 

최종심사는 문학평론가인 김재홍, 김주연씨와 이태수, 정희성, 황동규 시인이 맡았다.

 

상주 출신인 이성복 시인은 서울대 불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7`문학과 지성`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 `남해금산`, `그 여름의 끝`, `호랑가시나무의 기억` 등의 시집과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프루스트와 지드에서의 사랑이라는 환상`, `타오르는 물`등의 산문집이 있다. 김수영문학상에 이어 소월시문학상,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수상자에게는 2천만원의 시상금이 주어지며, 시상식은 726일 오후 230, 안동시 도산면 이육사문학관에서 열리는 이육사문학축전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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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운다 / 문정희

 

 

내가 운다

바다 앞에 서서

 

나는 힘과 계산 따위를 잘 모른다

오직 눈물을 알 뿐이다

 

슬픔의 발원지에서 솟아나는

흐름을 알 뿐이다

 

너무 빨리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려

너무 일찍 사랑과 죽음이 동의어임을 알아버려

 

바다 앞에

내가 운다

 

혼자 흐르다

혼자 사라지는

 

바다를 일으켜

한없는 눈물로 나를 누설한다

 

 

 

 

카르마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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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이육사문학축전은 오는 27일 오전 10청포도 사생대회를 시작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오후 2시부터는 육사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숭고한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제정한 제10회 육사시문학상 시상식이 열린다.

 

올해 수상자는 문정희 시인의 시집<카르마의 바다>가 수상했다.

 

최종심사 위원으로 참여한 김재홍(경희대 석좌교수), 김주연(숙명여대 석좌교수), 이동순(영남대 교수), 정희성(시인), 황동규(서울대 명예교수)씨가 맡은 심사위원회는 문정희 시인은 물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생명과 삶의 본질과 현상을 집중적으로 탐구한 것이선정 이유라고 밝혔다.

 

오후 330분부터는 올해 육사시문학상 수상자인 문정희 시인이 문명이란 무기(武器)를 악기(樂器)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본인의 시 15편을 가지고 무기의 시, 악기의 시란 주제로 문학 강연이 열린다.

 

오후 2시 안동시청에서 집결하면서 시작을 알리는 이육사여름문학학교는 23일 동안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에서 개최된다.

 

월령교 및 안동댐 민속마을광야시비로 출발하여 문학축전 여름행사 참가, ‘광야시상지 쌍봉 윷판대와 도산서원 탐방과 문인 담임으로 참가하는 오정국 시인, 박지웅 시인, 이혜미 시인, 사윤수 시인, 김혜정 소설가가 현장 백일장, 육사시암송대회에 지도 선생으로 참여하게 된다.

 

신나는 레크레이션, 육사선생 동화구연, 작은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23일 동안 진행되며, 참가한 전원에게 29일 오전 11시 수료식과 함께 수료증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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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 박형준

 

 

그 젊은이는 맨방바닥에서 잠을 잤다

창문으로 사과나무의 꼭대기만 보였다

 

가을에 간신히 작은 열매가 맺혔다

그 젊은이에게 그렇게 사랑이 찾아왔다

 

그녀가 지나가는 말로 허리가 아프다고 했다

그는 그때까지 맨방바닥에서 사랑을 나눴다

 

지하 방의 창문으로 때 이른 낙과가 지나갔다

하지만 그 젊은이는 여자를 기다렸다

 

그녀의 옷에 묻은 찬 냄새를 기억하며

그 젊은이는 가을밤에 맨방바닥에서 잤다

 

서리가 입속에서 부서지는 날들이 지나갔다

창틀에 낙과가 쌓인 어느 날

 

물론 그 여자가 왔다 그 젊은이는 그때까지

사두고 한 번도 깔지 않은 요를 깔았다

 

지하 방을 가득 채우는 요의 끝을 만지며

그 젊은이는 천진하게 여자에게 웃었다

 

맨방바닥에 꽃무늬 요가 펴졌다 생생한 요의 그림자가

여자는 그 젊은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과나무의 꼭대기,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 문학과지성 시인선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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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C 대구방송의 제9회 육사시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수상작은 박형준 시인의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가 차지했다.

 

육사시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수상 평으로 충만된 아름다움과 현대적 서정의 시집으로서 와해되어가는 농촌현실과 취락적 인간관계, 그것들에 반응하는 예리한 감정의 화문을 부드러운 물질로 정화시키는 매혹적인 힘을 지니고 있는 시라고 밝혔다.

 

1966년 전북 출생인 박형준은 19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 이야기하련다’,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등의 시집을 출간했다. ‘1회 꿈과시문학상(1996)’, ‘15회 동서문학상(2002)’, ‘10회 현대시학작품상(2005)’, ‘24회 소월시문학상 대상(2009)’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상의 최종심사 황동규(서울대 명예교수), 김주연(숙명여대 석좌교수), 정희성(시인), 김재홍(경희대 석좌교수), 이태수(시인)씨가 맡았다. 시상식은 오는 28일 오후 4시 이육사문학관에서 열리는 이육사문학축전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TBC의 육사시문학상은 민족시인 이육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숭고한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TBC2004년 제정한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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